만화나 영화를 보면 소변을 보다가 부르르 떠는 남성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소변을 본 후에 부르르 떠는 이유는 왜 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서 소변을 보기 때문이다.
방광에 가득 차 있던 소변이 나오면서 배 안의 압력이 급격히 떨어져 배 안의 혈관이 이완되고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줄어들게 된다. 때문에 서서 소변을 보는 남성은 혈압이 내려가고, 심하면 얼굴이 창백해지고 어지러움을 느낀다. 이런 상황에서 신체는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혈압을 올리려고 한다. 교감신경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리는데, 이때 근육도 같이 긴장해 몸이 부르르 떨게 되는 것이다. 어떤 남성은 소변을 보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도 있다. 보통 따뜻한 방에서 소변을 참으면서 술을 마시다가 급하게 소변을 볼 때, 혹은 과음한 다음날 아침 소변을 볼 때 잘 발생한다. 특히, 전립선비대증이나 요로질환이 있거나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남성들에게서 이런 현상이 잘 나타난다. 소변볼 때 어지러움이나 실신을 경험한 남성들은 앉아서 소변을 보고, 방광이 가득 차기 전에 소변을 보는 것이 좋다.
반면, 여성에게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여자는 앉아서 소변을 보기 때문에, 배뇨 후 혈압이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 여성은 전립선도 없고 요도도 직선으로 돼 있어서 힘을 주지 않아도 소변이 잘 나온다. 또 옷을 벗고 입으면서 소변 보기 전 준비운동과 수변 후 정리운동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도 이유다.
긴장하면 소변 마려운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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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과학 탐험 전시전에서 아이들이 소변이 나오는 과정을 표현한 인형 앞에서 신기해 하고 있다. 사진= 조선일보 DB
시험을 볼 때면 유독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 달려가야 하는 학생들이 있다. 또 면접이나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소변이 마려운 사람들도 많다. 이처럼 긴장하면 소변이 마려운 이유는 뭘까?
인체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의 여러 기능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이 있다. 이 자율 신경은 흥분될 때 활성화되는 교감신경 계열과 평온한 기분일 때 활성화되는 부교감신경 계열이 있다.
배뇨 기능에 관여하는 방광이나 요도 괄약근에도 자율 신경이 작용한다. 소변이 방광에 편안하게 저장되기 위해서는 방광이 적절하게 늘어나고 동시에 요도 괄약근은 소변이 새지 않도록 닫혀 있어야 하는데, 이런 기능은 교감 신경이 활성화됐을 때 나타난다. 반면 소변을 보기위해서는 요도 괄약근이 적절히 열리면서 방광이 수축해 내부에 저장된 소변을 밖으로 밀어내는 작용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기능은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 돼 일어나게 된다.
이처럼 방광과 요도괄약근은 자율 신경의 조절에 의해 ‘저장기’와 ‘배뇨기’를 반복한다. 이런 반복은 뇌, 척수 등의 중추신경계가 발달하기 전인 아기 때는 전적으로 자율 신경의 조절에 의해 결정되지만 중추신경계가 발달하면서 자신의 의지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서주태 제일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평상시에 자율신경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방광의 충만 정도에 따라 적절히 조화를 이뤄 방광에 일정 분량의 오줌이 차야 배뇨가 이뤄진다. 하지만 긴장하게 되면 이 같은 자율신경의 조화가 깨져 방광에 오줌이 충분히 차지 않았는데도 많이 차 있는 것처럼 느껴져 소변이 마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긴장 상태에서는 혈액 순환이 빨라지면서 신장에서의 소변 생산이 늘어나 방광이 처리해야 할 소변 양도 따라서 증가해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더 자주 든다.
소변, 오래 참으면 좋지 않은 이유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화장실 가기가 귀찮아 참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소변은 참을수록 좋지 않다. 방광을 탄력성이 좋은 풍선이라고 생각해보자. 소변을 참으면 방광이란 풍선 안으로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요관을 따라 계속 들어가면서 풍선은 계속 커진다. 풍선은 바람을 계속 불면 언젠가는 터지지만 방광은 탄력이 좋아 많이 커져도 외부의 충격이 없으면 터지지 않는다.
소변이 방광에 계속해서 차오르면 방광이 팽창하면서 방광내의 압력이 계속 상승하게 된다. 이러한 압력 상승이 오래 지속되면 신장에서 요관을 거쳐 방광으로 내려와야 할 소변이 방광의 높은 압력 때문에 내려오지 못할 뿐 아니라 방광 안의 소변이 요관으로 거꾸로 흐르는 역류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면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신장 안에 계속 정체되고 결국 신장 기능이 나빠진다. 방광의 내부 압력은 방광 자체에도 영향을 준다. 방광으로의 혈액 흐름을 나쁘게 해 방광 근육에 산소 공급을 저해하는데, 방광 근육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근육 조직이 약해져 방광의 수축력이 떨어진다.
또한 방광이 과도하게 팽창되면 방광 근육이 얇아져 수축력이 저하된다. 풍선을 크게 불었다가 바람을 빼면 원래의 탄력 있는 모양으로 돌아가지 않고 쭈글쭈글하게 늘어진 모양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처럼 소변을 오래 참으면 신장과 방광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춥다고 화장실 가는 것마저 꺼려서는 안된다.
소변이 통(通)하였느냐?
하루에도 몇 번 보는 소변의 이상 증상은 남자나 여자나 민감하게 다가온다. 쾌감으로 끝나야 할 것이 불쾌감으로 남아 괴롭기도 하다. 특히 중년 이후 나타나는 소변 이상 증상은 말못할 고민이 되고, 자칫 자존심 상하는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소변을 통해 보는 내 몸의 건강 상태, 미리미리 체크해 예방하도록 하자.
#1. 약해진 소변 줄기에 마음도 약해진다
2003년 개봉된 미국 영화 <어바웃 슈미트>의 주인공 워렌 슈미트(잭 니콜슨). 보험회사에서 은퇴한 뒤 집안에서도 천덕꾸러기 신세인 60대 남성의 심리와 생활을 절묘하게 그린 영화다. 이 영화 초반, 워렌이 부인으로부터 구박 받는 장면이 나온다. 소변을 볼 때 변기 밖으로 소변 방울을 흘리기 때문이다. 부인의 거듭된 잔소리를 듣다가 결국 여자처럼 변기에 앉아 소변을 보는 워렌의 모습은 이 연령대 남성들에게 확 와닿는다.
다니던 회사에서 명예 퇴직한 뒤 새로운 일거리를 찾고 있는 진모(56) 씨는 “아내, 아이들과 함께 비디오로 어바웃 슈미트를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바로 워렌이 변기에 앉아 소변을 보는 장면이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다른 장면이 재미 있었다고 했지만?”이라고 말하며 “남자들에게 소변은 중요 하잖아요”라고 했다.
소변은 대변과 더불어 생물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생리활동의 하나이다. 만약 하루 이틀만 소변을 정상적으로 못 보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남성들에게 소변은 생리(배설) 활동 외에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몸에서 비뇨기와 생식기가 상당 부분 중복되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비뇨 활동인 소변 배출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생식 활동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년 이후 남성들 중에 ‘약해진 소변줄기’ 때문에 고민 한두 번쯤 해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다.
남자들의 소변은 유머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서양의 유머 한 토막을 소개한다. “남자의 성공이란? 5세, 바지에 소변을 싸지 않는 것. 10세, 친한 친구를 갖는 것. 16세, 운전면허증을 갖는 것. 20세, 섹스를 하는 것. 35세, 돈을 버는 것, 50세, 돈을 버는 것. 65세, 섹스를 하는 것. 70세, 운전면허증을 갖는 것. 75세, 친구를 갖는 것. 80세, 바지에 소변을 싸지 않는 것.” 남자의 일생은 소변을 제대로 보는 것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머다. 소변을 제대로 본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고 살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소변 고민은 남성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중년 이후 여성들의 최대 고민 중의 하나도 소변과 관련된 ‘요실금’이다.
최모(54)씨는 얼마 전부터 여고 동창회 참석을 중단했다. 나이 들면 가장 부담없이 수다를 떨 수 있는 것이 고교 동창생이란 말을 실감하듯, 몇 년 전부터 2개월에 한 번씩 만나는 동창 모임이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다. 하지만 최씨는 동창 모임에 참석할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흐르는 소변(요실금) 때문에 몇 번 당혹스런 경험 끝에 결국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모임에 발을 끊었다. 요즘은 증상이 더 심해져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요실금이 생겨 외출할 때는 자존심을 접고 성인용 기저귀를 착용할까 고민 중이다.
#2. 소변에 영향을 주는 3가지 요인
우선 남성의 소변을 보자. 소변은 배뇨작용(소변 줄기가 굵은가 가는가, 잘 끊어지는 가 등), 저장작용(약 400㏄ 크기의 방광에 정상적으로 고였다가 배출되는가), 배뇨 후 증상(소변이 남아 있는 듯한 느낌 등이 있는가)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기관별로는 배뇨작용은 전립선, 저장작용은 방광, 그리고 배뇨 후 증상은 요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남성의 소변 문제는 50대 이후에 주로 나타난다. 가장 주된 원인은 전립선 비대증이다. 노화에 따라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 소변 배뇨작용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반면 전립선이 없는 여성의 소변 문제는 대부분 과민성 방광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연구의 연구결과 남성도 전립선비대증뿐 아니라 과민성 방광도 소변 문제의 중요한 원인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과민성 방광은 40대 이후 연령 증가에 따라 남녀 모두 증가하는데, 대개 여성의 유병률이 더 높다가 62~63세 무렵부터 남성이 여성을 앞지른다. 과민성 방광도 남녀 모두 노화가 중요한 원인인데, 남성의 경우 전립선비대증이 과민성 방광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를 모르고 소변에 문제가 있는 남성들이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해도 완치되는 비율이 50% 선에 머무는 것이 바로 과민성 방광이란 또 다른 원인을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도도 소변문제에서 중요하다. 50대 이상 남성들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소변을 보고 난 뒤 바지를 추스르고 돌아서는데 소변이 흘러내리는 증상이다. 이런 증상은 긴장하거나 몸이 피곤할 때에 더 심해지곤 한다. 이는 요도의 탄력성 저하가 주 원인이다. 역시 근본 원인은 노화이다. 요도가 탄력성이 있을 때는 소변을 다 본 뒤에 방광에서 성기 끝에 이르는 요도에 남은 소변을 요도가 짜서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소변을 마친 뒤에 요도에 남지 않는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요도의 탄력성이 떨어지면 소변을 다 본 뒤에도 소변이 일부 요도에 남아 있다가 몸을 움직일 때 흘러내린다. 자신도 모르게 흘러내린 소변이 바지에 묻어 곤혹스런 경험을 했다는 중년 남성들이 꽤 있다.
특별한 해결 방법은 없다. 일부에서는 “마라톤을 하면 한 방에 해결된다”는 등의 비방(?)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으나, 운동이 온 몸의 기능을 좋게 하는 정도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소변을 본 뒤에 손으로 회음부에서 요도 끝 방향으로 손으로 쓸어 올리면서 요도에 고여 있는 소변을 밀어내주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3. 밤에 소변 보려고 잠 깨는 게 다반사
노화를 실감하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보는 증상이다. 인체는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밤에는 소변작용을 억제하는 항이뇨호르몬이 분비돼 소변이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밤에 항이뇨호르몬 분비량이 줄면서 소변 양이 늘어 잠자가 요의(尿意)를 느껴 잠을 깨게 된다. 하루 중 전체 소변 양의 33% 이상을 밤에 보는 것을 야간 다뇨라고 하며, 증상이 심하면 항이뇨호르몬제를 복용해 치료한다. 야간 다뇨 못지 않게 불편한 것이 소변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이다.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사람들이 병원에 찾아가 “제발 좀 해결해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첫째가 소변을 보려고 변기 앞에 섰는데도 소변이 금방 나오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소변이 나오긴 하지만 중간중간 끊어지거나 소변줄기가 약해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다. 부천성가병원 비뇨기과 이지열 교수는 “상당수 환자들이 공중화장실을 기피한다고 말합니다. 변기 앞에서 소변 때문에 쩔쩔매고 있는데, 옆 자리의 젊은 사람들은 금방 소변을 마치고 돌아섭니다. 자신의 뒤에 줄 서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를 때도 있다고 얘기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라며 “절박뇨, 요실금은 물론 전립선비대증 등의 원인으로 소변을 정상적으로 못 보는 사람들의 고충은 겪어보기 전에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소변 보기 불편한 중년 10명 중 8명 전립선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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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소변 때문에 화장실 가기가 무섭다'고 느끼는 중년 남성 10명 중 8명은 적극적인 전립선 질환 치료가 필요한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헬스조선·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의 '전립선 자신감 프로젝트' 무료 강좌 행사에 참석한 중년 남성 176명을 대상으로 '국제 전립선 자가진단 점수표(IPSS)' 등을 활용한 검진 결과 82%(144명)가 전립선 질환이 중등도 (中等度) 이상으로 전문의와의 상담과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는 판정을 받았다.전립선 질환이 중등도 이상인 사람 중에서 소변 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는 '세뇨'가 57%(이하 중복응답)로 가장 많았고, 밤에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리는 '야간뇨'(47%)도 많았다.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소변 후 시원하지 않은 '잔뇨', 소변 참기가 힘든 '급박뇨' 증상이 있다는 응답자도 각각 20% 이상이었다.
강좌에 참석한 문형용(62)씨는 "10여 년 전부터 소변볼 때 애로가 있었는데, 그냥 나이 들면 생기는 현상이겠거니 하고 넘겼다. 그런데 이번에 검사를 받아보니 전립선 비대증이 있고,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고 했다.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 이유식 학술이사는 "이번 검진에서 중증 진단을 받은 중년 남성 대부분이 평소 소변 줄기가 가늘어졌다고 느끼면서도 병원에는 갈 생각을 하지 않던 분들"이라며 "중년 남성의 전립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전립선비대증은 노화와 환경적인 요인 등으로 40대 후반부터 늘기 시작해 60~70대에 최고조에 이른다. 전립선비대증도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므로 50대부터는 매년 전립선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한편 10월 3회에 걸쳐 진행된 강좌에는 500여 명의 중년 남성들이 참여했다. 이근철(58)씨는 "평소 소변보기가 불편했지만 마땅히 물어볼 곳이 없어 속이 답답했는데 직접 증상도 체크해 보고 관리와 예방법도 알게 돼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