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어요 - 詩: 황진이
달 밝은 밤이면 그대는 무엇을 생각하나요?
(蕭寥月夜思何事)소요월야사하사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을 꾸시나요?
(寢宵轉輾夢似樣)침소전전몽사양
붓을 들면 때로는 제 이름도 적어보나요?
(問君有時錄忘言)문군유시녹망언
저를 만나 기쁘셨나요?
(此世緣分果信良)차세연분과신량
그대 생각하다 보면 모든 게 궁금해요.
(悠悠憶君疑未盡)유유억군의미진
하루에 제 생각 얼마만큼 하나요?
(日日念我幾許量)일일염아기허량
바쁠 때 얘기해도 제 말이 재미있나요?
(忙中要顧煩或喜)망중요고번혹희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정겨운가요?
(喧喧如雀情如常)훤훤여작정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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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가 동선이를 시켜 한양에 있는 소세양에게 전하게 했다는 한시(7언율시)입니다.
소세양은 황진이가 유일하게 남자로 사랑했던 인물입니다.
한시 직역 - 알고 싶어요
簫蓼月夜思何事 소슬한 달밤이면 무슨 생각 하오신지
寢宵轉轉夢似樣 뒤척이는 잠자리는 꿈인듯 생시인듯
問君有時錄妾言 님이시여 때로는 제가 드린 말도 적어보시는지
此世緣分果信良 이승에서 맺은 연분 믿어도 좋을지요
悠悠憶君疑未盡 멀리 계신 님 생각, 끝없어도 모자란듯
日日念我幾許量 하루 하루 이 몸을 그리워는 하시나요
忙中要顧煩惑喜 바쁜 중 돌이켜 생각함이라 괴로움일까 즐거움일까
喧喧如雀情如常 참새처럼 지저귀어도 제게 향하신 정은 여전하온지요
황진이가 사랑하던 소세양에게 보낸 연시.
양인자씨가 의역해 김희갑씨가 곡을 붙이고 이선희가 불렀다.
프랑스에 사강이 있다면 그 보다 훨씬 앞선 시대에 조선에는 황진이가 있었다.
서녀로 태어나 기녀가 되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황진이는 태생적인 자유인이었다.
그가 남긴 시 중에 애틋한 시 한 수.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내어
춘풍 이불속에 서리 서리 넣었다가
어룬님 오시는 밤이어든 구비구비 펴리라.
황진이는 죽은 후 유언에 따라 길 가에 묻혔다는데 백호 임제가 지나다가
그의 무덤 앞에 술 한 잔 올리며 남긴 시 한 수.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웠는다
홍안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나니
잔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설워하노라.
당시에 임백호는 어딘가의 임지로 부임하는 길이었는데 부임도 하기 전에
일개 기녀의 무덤앞에 먼저 갔다하여 조정에서 어쩌구저쩌구 하는 바람에
바로 파직당했다나 어쨌다나....
어쨌든 양인자씨의 의역이 참 감칠맛 있다. 이 노래 아니었으면
황진이의 멋진 시 한 수가 그냥 묻힐 뻔 했잖아.
달밝은 밤에 그대는 누구를 생각하세요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 꾸시나요
깊은 밤에 홀로 깨어 눈물 흘린적 없나요
때로는 일기장에 내 얘기도 쓰시나요
날 만나 행복했나요 나의 사랑을 믿나요
그대 생각 하다보면 모든게 궁금해요
하루중에서 내 생각 얼만큼 많이 하나요
내가 정말 그대의 마음에 드시나요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귀여운가요
바쁠 때 전화해도 내 목소리 반갑나요
내가 많이 어여쁜가요 진정 날 사랑하나요
난 정말 알고 싶어요 얘기를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