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플록스꽃
늦가을 플록스꽃을 보며
여름이 아닌 늦가을
머지않아 입동인데
너를 볼 수 있다니
그간 너처럼 온화한 날씨
밤이면 훤히 밝힌 가로등
너는 깜빡 속았나 보구나
이제 찬 바람 불어오면
너와 못다 핀 어린 봉오리
어이할꼬
저 찬란한 하늘빛
울긋불긋 단풍경
마음껏 보려무나
온화함이 냉정으로
빛이 어둠으로
한순간 변하리니
누구나 가는 그 길
너라고 다를쏘냐
나라고 별 거겠냐
허허(虛虛)
그렇게 웃으며
평상심(平常心) 잃지 말게
글, 사진 / 최운향. 2023. 11
■ 플록스(Annual Phlox)
그리스어의 '불꽃'의 뜻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개화시기는 6~7월.
장일성식물(長日性植物)로 꽃말은 '온화', '청춘의 열정'.
장일성식물은 하루 일조(日照) 시간이 보통 12시간 이상이
되어야 꽃이 피는 식물로 보리, 시금치, 완두 등이 이에 속한다.
이에 반해 태양을 오래 쪼이면 생식생장에 기능 장애가 생겨서
꽃이 피지 않는 단일성식물(短日性植物)이 있다. 들깨가 이에
속한다.
이를 적용 최근 들깨밭에 일정 시간 밤에 불을 낮처럼 밝혀 꽃이
피는 것을 막고, 대신 깻잎을 다량 생산하려는 농법이 시행되고
있다.
또 플록스 꽃을 늦가을에 피게 하려면 8~9월에 파종해 적당한 때
불을 밝혀줘 일장(日長)을 조절해 주면 가능하다.
불암산에서 내가 만난 플록스꽃은 그간 온난한 기후와 조명불빛
으로 기인해 피게 된 것으로 본다.
글, 사진 / 최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