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속학자 양종승 박사 |
샤머니즘박물관 준비, "무속연구는 우리 정체성 찾기"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우리 무속이 그 동안 너무 천대받았어요. 무속연구는 우리의 얼굴을 그리는 정체성 찾기 작업인데, 자꾸 부정하려고만 들어 안타깝습니다."
한국 무속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국립민속박물관 양종승(54) 학예연구관은 '무당'이다. 정식으로 신내림을 받은 적은 없지만, 무당만이 할 수 있다는 작두를 탄 경험도 있다. 승무와 판소리에 능하며, 무형문화재 강령탈춤은 정식으로 이수했다. 더구나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양 연구관은 무속인들 사이에서는 존경하는 '후원자'로 통한다. 무속 신앙을 긍정적으로 조명하는 학자로서 반 무속인으로 살았던 그가 무속인의 애환을 잘 공감해주기 때문.
이런 그가 평생을 모아온 무속 수집품을 정리해 샤머니즘 박물관을 준비하고 있다. 본업인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국제교류 담당) 일 외에도 대학에서 무속 이론ㆍ춤ㆍ승무 등을 가르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주말 이틀은 꼬박 수집품 정리에 매달린다.
◇"사재 털어 샤머니즘박물관 준비"
"개인 사립박물관은 문을 열면 곧 적자라는 사실을 잘 압니다." 정릉 자택에서 각종 무속관련 수집품을 정리하던 그는 개관이 언제냐는 물음에는 선뜻 자신있게 답하지 못했다. "수년 내 문을 열 것"이라고만 말하는 모습에서는 박물관을 하나 여는 것이 얼마나 큰 작업인지 그 무게감이 느껴졌다.
"대학 때부터 모으기 시작한 용품들을 미국 유학시절에는 누님과 친구 집에 맡겼는데, 친구 부부에게는 무속 용구들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죠. 그 친구가 이사를 갈 때 이삿짐에서 방울소리(굿에 쓰는 금속 방울)가 나서 무섭다고 전화가 와서 유학 도중 짐 정리를 위해 한국에 들어온 적도 있어요.(웃음)". 무속신앙을 막연히 '두려운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현대 한국사회의 풍토가 읽히는 대목이다.
그의 서재는 전통연희와 샤머니즘에 관한 국내외 자료와 무당들을 직접 인터뷰한 테이프로 가득했고, 침실을 제외한 모든 공간이 방울, 산신도, 의복, 악기류, 부채 등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몽골 출장을 갔을 때에는 미국자연사박물관에 전시돼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전통 무속의상을 발견했어요. 현금이 모자라 차고 있던 손목시계를 파는 등 '쇼'를 다 한 끝에 겨우 입수한 적도 있습니다." 사재를 털어 틈만 나면 무속 자료를 모아온 그의 노력으로 조만간 한국은 샤머니즘박물관을 하나 갖게 될 것이다.
◇ '반 무당, 반 학자'
"어릴적 동네 무당집에 가서 굿을 구경하면 떡과 과자를 마음껏 먹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매일같이 무당을 따라다녔습니다". 사춘기로 접어들면서 사후세계 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다는 그는 이러저러한 계기로 현세적인 무속신앙에 빠져들게 된다.
"11살 때는 무당을 따라다닌다며 아버지가 광에 가두기도 했죠." 전남 여수에서 무속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엄한 부모 밑을 벗어나 서울로 대학에 진학한다.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판소리, 승무, 강령탈춤 등을 배우며 무속인의 꿈을 키웠다고.
무속연구가 양종승 박사 |
실제로 대학 때는 70년대 '큰 무당' 우옥주 선생과 박동신 선생의 집에 기거하며 무속을 배우기도 했다. 이후 직접 무당이 되기보다 무속을 이론적으로 연구해 양지로 끌어내야겠다고 마음을 바꾼 그는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는데 유학을 떠나면서 무속연구를 위해 인디애나대학 인류학과로 학부 편입을 했습니다. 이후 석ㆍ박사과정을 거치면서 무당ㆍ연희꾼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학자로서의 자의식을 갖기까지 10여 년의 세월이 걸렸죠."
유학시절 만난 미국인 부인은 현재 오하이오주립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부인의 전공은 비교언어학. 떨어져 산 지 오래됐지만 부인은 양 연구관이 샤머니즘 연구에 몰두하는 것에 대해 단 한마디도 싫은 소리를 한 적이 없다고.
◇ "무속 연구는 한민족 정체성 찾기"
다시 무속으로 화제를 돌렸다. "무속신앙은 한국의 역사ㆍ문화의 근저에 자리한 중요한 가치입니다. 무속 연구는 한민족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작업이죠.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그것을 너무 부정하고 천대해왔어요."
무속인과 학자로의 세계를 공유한 그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그는 한국인은 '영적인(spritual) 민족'이라고 강조했다. 한민족 특유의 신바람나는 기질이 무속에서 비롯됐다는 것.
"무당이 괜히 작두를 타는 게 아니에요. 신바람으로 작두 위에 오를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이 생기는 건데, 사람들은 그 앞에 절 한번 하고 집과 일터로 돌아가 다시 힘을 내 살아가는 겁니다." 그는 이러한 '신바람'의 원천인 무속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것에 대해 큰 자긍심을 느낀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속학회장을 역임하고 지난해에는 연구자ㆍ무속인ㆍ전통연희꾼을 모아 귀신학회를 창립, 초대 회장을 맡은 그는 샤머니즘 페스티벌, 국제 무속인교류 등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한 외국대사 부인들을 상대로 한국 샤머니즘을 강연하고, 해외 큐레이터들에게 한국의 무속을 소개하는 등 '국제적으로' 한국 무속을 알리고 있는 그의 꿈은 그러나 한국 무속의 '세계화'와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반 무당, 반 학자'이자 무속인들의 '존경하는 후원자'는 말한다. "외래 종교가 주를 이루는 한국 사회에서 그 동안 천대받아온 소수 전통 신앙을 잘 보전해 가꾸는 것이 제 사명이죠."
yonglae@yna.co.kr
(끝)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1351687
2006.7.9자
===============================================================================================================
올해 정성채박사 민속문화상에 양종승씨
| |||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국립민속박물관회(회장 임동권)는 제6회 '정성채박사 민속문화상' 학술 부문 수상자로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인 양종승 박사를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한국 무속문화 연구 전문가인 양 박사는 2000년 이후 현재까지 9년 동안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근무하면서 국제교류, 국제학술지발간, 민속소식지 제작 및 발간, 민속박물관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민속학 저변을 확대한 공로가 인정됐다.
박대순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구입 심의위원은 같은 상 공로 부문상을 받는다.
정성채박사 민속문화상은 의사이자 한국 옛 화폐 전문수집가인 정 박사가 고화폐 3천여 점을 민속박물관에 기증하고, 박물관 발전과 후진 양성에 써달라며 민속문화상 기금 1억원을 민속박물관회에 쾌척하면서 만들어진 상이다.
시상식은 오는 21일 오후 5시 국립민속박물관 강당에서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2009.12.9 자
================================================================================================================
[양종승의 무속 다시 보기] 부적의 효험은 믿음에서 나온다
과학문명이 발달한 현대에서도 여전히 부적이 성행한다. 이는 부적이 보편성과 타당성을 지닌 문화인 동시에 신앙이기 때문일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덜어내고 위험 요인을 차단하기 위한 부적. 그 역사는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시시대 바위나 동굴에 주술적 그림을 그린 암각화에서 부적의 원관념을 발견할 수 있다. 이후 삼국유사에 나오는 비형랑이나 처용 설화도 부적과 관련된 이야기다. 예컨대 처용의 화상을 문에 붙여 나쁜 잡귀나 악귀를 막는 풍습이다. 조선시대에 허준의 동의보감을 보면 최생부(催生符)가 나오는데, 이는 아기를 빨리 낳을 수 있도록 하는 부적을 말한다. 동학혁명 때는 궁을부(弓乙符)를 태워 먹으면 총알과 화살이 피해 갔다고 한다.
부적의 역할은 문화의 전승 과정과 역사 속에서 인간의 가치관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확대되어 왔다. 건강과 재물, 자손 등과 관련해 '만사대길'이나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에는 결혼, 합격, 승진, 매매에 이어 로또 당첨을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 같은 부적의 '효험'은 어떤 일이나 상황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에서 나온다.
부적은 종이와 조형으로 그 형태를 구분한다. 종이 부적에는 주로 일월(日月), 천광(天光), 왕(王), 금(金), 원(元), 문( 門), 삼(三), 귀(鬼), 궁(弓), 불(不), 출(出), 길(吉), 임(林), 신(神), 화(火), 수(水), 용(龍), 호(虎) 등의 글자와 호랑이, 새(매와 까치), 물고기, 태양, 인형, 귀면이 상징적으로 그려진다.
예컨대 금(金)은 재물을 상징하며 원(元)은 장원, 진급 또는 고위 관직을 뜻한다. 문(門)은 사람이나 재물이 출입하는 공간을 넘나드는 뜻으로 귀인이나 부귀가 들어온다는 의미다. 궁(弓)은 나쁜 액을 쏘아 보낸다는 뜻이다. 부적에 많이 나오는 새(매)는 높은 곳에서 모든 잡귀를 감시하고 물리치는 신통력을 가진 영물이다. 특히 삼두일족응(三頭一足鷹) 부적은 몸에 지니거나 해당 장소에 부착하게 되면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삼재팔난(三災八難)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까치와 호랑이가 함께 그려져 있는 부적은 기쁜 소식을 전하는 부적으로 유명하다.
부적은 괴황지(槐黃紙)에 경면주사를 곱게 갈아 참기름 또는 설탕물을 개어 쓴다. 경면은 붉은색 광물로서 유황(양)과 수은(음)의 음양이 조화롭게 배합된 물질이다. 백마의 피나 닭 피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황색의 괴황지는 광명을 뜻하며, 악귀가 싫어하는 색이다. 붉은색은 또한 불과 피를 상징하는 색으로 불의 정화력 또는 축귀력 내지는 피의 생명력을 상징한다.
한편 조형부적에 사용되는 재료는 쇠붙이에서 돌, 나무, 천까지 다양하다. 예술적 미를 살린 것이 있는가 하면 자연적인 형태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되도록 몸에 지닐 수 있도록 간편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근래에는 작은 장식품 형태로 꾸며져 휴대전화나 가방 등에 걸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양종승(梁鍾承.52)씨는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으로 문화재 전문위원이다.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문화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무속학회 회장을 지냈다.
http://blog.joinsmsn.com/media/folderlistslide.asp?uid=yhyeono&folder=4&list_id=3998816
2005.01.13
=============================================================================================================
강신무.세습무 유형론에 따른 무속연구 검토 - 양종승.hwp
첫댓글 무속인이 아니면서 우리고유의 종교인 무교를 꾸준히 연구해오신 분입니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사이시고 관련분야 박사학위를 받으신 분이네요.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신 분이네요. ^^
기사도 좋지만 첨부된 문서도 훌륭하군요. 이것만 따로 뽑아 게시해도 되겟습니다^^
그렇게 해야겠네요. 호두님... ^^*
잘읽고갑니다 저도 우리의 무당에대해 눈을 뜨고 보고있는중입니다 ^^ 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