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판> 보이지 않는 이의 손길‥ [205]
결국, 거대 조직은 16개로 나뉘면서 각각 16명의 보스가 따로 생기게 되었고 이 세력 하나하나가 별개의 조직이 돼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들 16개의 세력 사이에는 쟁탈전을 벌이거나 어떠한 마찰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랫동안 그들을 군림해왔던 거대한 인물의 행방이 모호했으며……, 헤르메스의 남겨진 그림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조직의 구성원들은 그 누구도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
[당시 현장은 정말인지 참혹하기 그지없습니다. 2010년 1월 1일에 발생한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XX시의 증발 원인은 과연…… ]
"에휴- 도대체 저걸로 몇 년째 우려먹는 거야. 지겹다, 정말!"
거실 소파에서 커피를 마시며 TV를 보던 승희가 다소 지루해하는 표정으로 투덜댔다.
"그럴 만도 하잖아. 사상 최악의 참사에다가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니……."
마침 거실 복도를 지나치던 대섭이 말했다. 양복 차림에 넥타이를 맨 그는 한 손에 서류 가방을 들고 있었다.
"그래도 허구한 날 방송에서 저런 얘기만 나오니까 짱나잖아. 지긋지긋해. 내가 가서 확- 다 불어버리고 싶어!"
승희가 짜증이 섞인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뽀로통한 얼굴조차 대섭에게는 너무나 사랑스러워 보였다.
학생 신분이 아닌 어엿한 성인이 된 이들은 오래전 겪은 일들을 잊고 평범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었다.
어릴 때 겪은 씻을 수 없는 아픔들……, 육체적인 상처와 정신적인 충격들은 이제 거의 완치된 듯했다.
예전에 분명 절단되었던 대섭의 오른쪽 어깨는 거짓말처럼 오른팔과 함께 정상적으로 붙어있는 상태였다.
그 날 셀터를 탈출한 뒤 모두가 신속히 조직의 의료시설이 있는 곳으로 갔었다.
신체가 절단된 이들은 각자 그곳에서 유전자 클로닝(cloning) 처리를 받고 필요한 부위만 배양해서 몸에 이식시켰다.
완전한 한 개체(인간)를 발생시킨 것이 아니라 특정 부위만 얻기 위한 방식으로 쉽게 말해서 줄기세포를 통해 이식시킨 것이다.
이 방법을 통해 신체 훼손이 된 이들의 몸은 완전히 복구되어 전처럼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치료 후 재활 과정에서 몇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영태의 경우에는 티아마트가 미리 그의 양팔을 챙겨온지라 굳이 유전자 클로닝을 받을 필요없이 그냥 이식만 시키면 되었기에 치료하는데 가장 수월하고 빨랐다.
"레이나 언니가 이번에 신상품이 새로 나왔다고 샘플을 줘서 사용해봤는데 어때? 괜찮아?"
화장을 하며 립스틱을 바른 승희가 대섭에게 자신의 얼굴을 내보이며 물었다.
"응, 너무 야하지도 않고 더욱 청순가련해 보인다랄까……. 좀 섹시해 보이기도 하고……."
화장한 승희의 얼굴을 대섭이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하핫! 레이나 언니 말로는 겨울 상품으로선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호평받았다고 했던걸!"
승희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매우 흡족해하고 있었다.
"넌 화장 안 해도 충분히 예뻐……. 아무튼 나 먼저 출근할게. 쪽- "
대섭은 승희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하더니 이내 현관문 밖으로 나갔다.
승희와 대섭은 현재 결혼한 지 1년 정도 된 맞벌이 부부이며 아직도 신혼 초기의 풋풋한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아직 자녀 계획이 없는지라 현재 집에는 두 사람만 살고 있지만 언젠가 이들 사이에서 탄생할 새로운 인연으로 식구 수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럼 이제 나도 슬슬…… "
방으로 들어온 승희는 옷을 갈아입으며 슬슬 외출 준비를 했다.
서로 출근 시간이 다른지라 언제나 대섭이 먼저 출근한 뒤 30분 후에 승희가 집 밖을 나선다.
"아- 날씨 좋다!"
현관문을 열고 나온 승희가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몹시 상쾌한 표정을 지었다.
순간 승희는 오래전 셀터를 탈출했을 때 헬기의 창을 통해 일출을 바라본 기억을 떠올렸다.
모든 고난과 시련을 극복한 뒤 마주하는 아름답고 따스한 햇살……, 그 순간 감동은 오랜 시간이 지난 오늘날까지 잊을 수 없었다.
그때의 향수 덕분인지 그녀는 매일 아침 햇살만 보면 미소가 절로 지어졌고 동시에 그녀의 일상생활에 활력이 샘솟았다.
그 때문에 그녀는 비 오는 날을 제외하고 늘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도 힘내는 거야! 아자!"
그렇게 밝고 씩씩하게 외치며 승희는 출근길을 나섰다.
인천 중앙병원……, 이곳은 승희가 2년째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곳이다.
간호사 차림을 한 그녀는 병원 복도를 걷던 중 누군가를 발견하곤 그쪽으로 다가서며 말을 건넨다.
그녀가 본 사람은 다름이 아닌……, 철수 아버지였다.
"앗! 안녕하세요!"
승희가 몹시 반가워하며 철수 아버지를 향해 정중히 묵례했다.
"여전히 건강하고 씩씩해서 보기 좋구먼. 볼 때마다 예뻐지는 거 같네."
"하핫!"
철수 아버지의 칭찬에 기분이 매우 좋아진 승희였다.
"오늘도 검사받으러 오신 거예요? 꽤 자주 오시는 거 같아요."
"그려. 특별히 몸에 이상이 있는 거 같진 않은데 아들 녀석이 자꾸 독촉해서 말이지. 내가 병원에 안 가면 집에 들어오지도 않는다니 원……."
"철수 오빠가 아버님을 많이 걱정해서 그런 걸 거예요. 몇 년 전부터 몸이 좀 안 좋으셨잖아요."
"솔직히 나이가 나이인지라 몸이 예전 같지 않긴 하네. 그래도 전 같이 힘든 일을 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지."
철수 아버지는 예전과 비교하면 흰머리가 많아지고 얼굴에 주름이 더욱 깊어져 있었다.
이미 나이를 많이 먹은 탓에 허리가 다소 휘어진 그는 지팡이로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
그는 정년퇴직한 상태이며 현재 그의 아들인 철수를 통해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다.
철수 덕분인지 예전과 달리 그가 특별히 몸에 무리가 가는 일을 할 경우는 결코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건강에 너무 신경을 써줘서 그가 귀찮아할 정도였다.
"이번에 곧 '모임'이 있다면서? 아들 녀석은 그 날만은 잊지 않으려는지 달력에다 표시까지 해두었던데…….
무슨 날이냐고 물어도 도통 얘기를 안 하니 원……. 그렇게 중요한 날인가?
"네,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그 날'은 저희한테 매우 특별한 날이라서요."
이 순간 승희의 얼굴에는 잠시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모두와 함께 예전에 겪었던 아픈 기억들을 회상이라도 한 듯…….
"그럼 난 이만 가볼게. 다음에 또 보자구."
"네, 조심히 살펴 가세요!"
멀어져 가는 철수 아버지를 향해 승희가 힘차게 외쳤다.
여전히 밝고 씩씩함을 잃지 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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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무리 단계인 에필로그까지 왔군요.
에필로그는 앞으로도 몇 편 더 이어집니다. 끝까지 많이 기대하세요!
첫댓글 오 시간이 정말 많이 흘렀네요. 잘 읽었습니다. 저의 얼굴에 웃음이 도네요 ㅋ
감사합니다, 많이 기대해요.
오.... 다음엔 좀더 메인 캐릭 이야기가 되겠군요... 잘보고 갑니다.
네, 갈수록 캐릭터 근황이 더 나오겠죠?
이제는 마지막 소설을 향해 보는 날까지 아무튼, 힘낼게요.
감사합니다, 마지막까지 많이 기대해요.
마지막에는 아름답게 마무리 되겠군요. 소설시간상으로도 몇년이 흐른거 같네요. 다음편에는 철수나 세크메트 등이 다 모여서 근황 알려 주겠네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어두운 분위기로만 써와서 밝게 진행하고 싶네요. 많이 기대해요.
이번화도 어김없이 잘 보고갑니다~ ^^
감사합니다, 많이 기대해요.
대섭승희는 어디서나 잘 어울리는듯
후후.. 많이 기대하세요.
오...역시 클로닝 처치햇군요. 조직 기술력이면 당연하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입니다, 레이나는 누군가의 본명이던가요
클로닝 처치 그때 문득 딱 생각나더라고요.ㅎ 아무튼 끝까지 많이 기대하세요.
마지막 에필로그가 다가오고 짱도 끝이 나가고 어퍼님의 소설도 끝이 나가네요 수고하시고 있습니다! 다음주를 기다립니다
끝까지 많이 기대하세요!
몇년이 흘렀군요 철수는 효자가 됐고
대섭 승희 결혼에 현재까지 매우 훈훈하게 가고있네요 ㅎ
최종전 이후에는 밝고 훈훈한 분위기로 오버랩되지요. 그동안 너무 절망적이었으니..
오호~~ 대체 몇년이나 지난건가요? 훈훈하게 마무리 되가서 기분이 좋습니다.
대섭이랑 승희 결혼했네요. 그리고 세크메트나 영태나 대섭이 다들 팔다리 붙어서 보는 제가 기분이 좋습니다.
대섭이 승희랑 결혼했다니 기쁘군요.. 철수가 어떻게 컸는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ㅋㅋ
몇년이나 지난건가.. 세크메트나 애들 팔다리는 안붙나 했는데 붙었다니 정말 다행임.
잘보고갑니다. 승희랑 대섭이 결혼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