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복 (역사학자: 한국학중앙얀구원 명예교수, 한국사학사학회 명예회장 )
8.15 광복절에 우리가 해야할 일
78년 전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는 일본 식민지로부터 벗어나 잃어버린 국민주권을 되찾은 날이다. 그래서 이날은 광복절이다.
국내외의 일반인 대부분은 일본의 패망을 예견치 못했다. 갑자기 찾아온 광복에
우리는 전후 처리는 물론 새로운 국가 건설에 일정한 계획을 수립하지도 못했다. 해방의 기쁨을 가지기 전에 우리의 주권은 외세에 의해 좌우되었다.
일본군의 축출에 미국은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중국과 러시아 지역에 진출한 엄청난 일본군의 축출에 소련의 힘을 빌리려 하였다. 그래서 미국 군과 소련 군의 진입을 38도선을 경계로 삼았다.
중국에서의 조국의 독립을 위해 생명을 걸고 활동한 광복군이 인정되지 않아 광복후 민간인 자격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비극이 일어났다.
38도선의 경계는 향후 남북한의 두 정부의 수립으로 고착화되었다.
해방을 맞이한 해방 정국에서 우리나라 지도층은 좌·우익. 중도의 3파로 갈렸고, 우리의 향후의 운명은 강대국에 의해 좌지우지됐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1945년 미·영·소 삼국의 외상회의에서 향후 한반도를 5년간 강대국에 의해 신탁통치를 한다는 결정을 했다. 이에 대한 민족적 결정은 ‘신탁통치 반대’라는 기치를 내걸어야했다. 그러나 남북한의 지도층은 처음 반탁을 결정했다. 그러나 12월 26일 소련의 지령을 받은 북한의 좌익측에서는 하루 만에 갑자기 신탁통치 찬성이라는 ‘찬탁’으로 돌변했다. 좌우익의 극심한 대립이 시작된 것이다.
이는 1946년 3.1절 기념식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좌익은 남산공원에서 우익은 동대문 운동장에서 민족운동의 기념식이 따로따로 개최되는 웃지못할 촌극이 연출되었다.
그 후 한국문제를 다루는 마소공동위원회가 서울에서 세 차례 열려 국민의 여론을 듣기로 했다. 이 회의에서 좌·우익의 대립된 의견을 조정 통합할 수 없었다.
유엔의 결의에 의해 38도 이남에서는 유엔의 감시 하에 자유 민주 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의되었다. 그래서 선거가 가능한 38도 이남에서 제헌 국회의원을 선출했다. 이에 북한에서는 인민의원회를 조직하고 유엔의 결의를 정면으로 반대하고 ‘조선민주주의공화국’이란 국가 수립을 선포했고, 이어서 남쪽에서도 8.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선언했다. 분단국가의 체제가 이루어졌다. 이를 한국사에서는 그래서 한국사에서는 이 3년간의 역사를 ‘해방공간’이라고 한다.
이후 우리는 북한에 의해 6.25 남침을 당하였고, 그 이후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지원을 받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킬 수 있었다.
78주년의 광복절을 맞는 우리는 남북한은 정치체제의 극단적인 대립현상을 가지고 그 동안 우리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왔으나 이루어지지지 못했다. 공산당 체제를 유지하는 중공과 소련의 힘을 극복하지 못했다. 우리 남한은 소련과 중국과의 외교를 개방하는 선진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북한 당국은 인민을 우리 안에 가두고 그들의 삶을 개선하지 못하는 폐쇄국가가 되었다, 그 결과 남·북한의 경제적 문화적 차이는 천양지차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 체제를 바꾸지 않더라도 중국의 산업화 정책, 개방정책을 쓰지 못했다. 세계상 유일한 갇혀 얼어버린 ‘동토의 국가“로 전락하였다.
우리는 78주년 광복절을 맞이하여 해방공간의 역사를 되새기며 우리의 앞날을 고민하고 걱정하는 계기가 되어야할 것이다.
이날 우리는 태극기를 집집마다 게양한다. 이에는 두 가지 뜻이 담겨져 있다. 하나는 광복의 의미와 또 한 가지는 대한민국의 수립이다. 북한에서는 인공기가 펄럭인다.
이런 역사적 상황을 이해할 때 우리는 8.15을 맞이하여 국가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국가를 만들어야 할 것인가, 국가적인 문제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앞으로 우리 역사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깊은 사색, 고민, 새로운 철학을 세워야 할 것이다. 우리의 문제해결을 위해 전 국민의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며 유엔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다.
역사는 과거만이 아니라 현재가 중요하고 미래가 더욱 중요함을 가르쳐주고 있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소멸되는 역사가 아니라 유지 발전하는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 이에 우리는 모든 국민이 현대사와 미래 역사를 창조하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 역사정신은 역사의붕괴와 단절이 아닌 연속되고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
현재 자유민주주의 선봉에 선 대한민국이 해결해야할 문제는 너무나 많다. 역사와 국가의 지속을 위해서 우리는 시급한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전쟁과 평화의 문제이기도 하고 내외적으로는 사회문제, 이념의 갈등, 체제의 문제. 인구절벽의 문제 등등이 있다.
이 중 인구절벽의 문제만을 우선 거론하자 이 절벽은 무너지는 붕괴의 위험을 가진다. 이는 단순한 인구 감소의 문제가 아니라 인구의 세대 간 비율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에서는 의료보럼의 혜택으로 전 국민의 생존 수명이 크게 늘어나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인구절벽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 국민적 고민과 토의가 있어 100년 20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대책을 하루 빨리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일반 사람들은 ‘내’가 살아 있는 한 인구절벽은 ‘나’와는 상관없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할 지 모른다. 인구절벽을 해결하지 않으면 한반도에 사람이 살지 않는 상황이 될 것이다. 이를 40년 전에 영국의 미래전문가는 이 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소멸될 문명국가는 한국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충격적인 예언이었고 한국역사의 종말을 고하는 조종을 쳐 알린 것이다.
한국의 출산율은 현재 0.7% 수준이라고 한다. 부유층의 자식들은 외국 국적을 취득하여 한국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런 인구감소정책을 해결하려면 앞으로 수 십년이 걸린다고 한다. 한국의 출산율의 증가만이 아니라 연령층 비율을 개선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개방하는 이민법을 제정하면 인구문제를 해결할 방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어느 한국의 역사가는 앞으로 한국에서 호모사피엔스(현생인류)가 완전히 소멸된 후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이민이 올 것이란 예상을 한 바 있다. 마치 한국에서 공룡의 시대가 지나가고 새로운 동물의 시대가 도래한 것처럼 말이다. 이는 참으로 서글픈 현상이다. 이는 한국역사의 종말에 대한 사망신고를 예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동아일보의 기고란에 우리는 인구절벽의 문제를 해결해낼 수 있다는 논지에서 우리는 ‘역사의 힘을 믿는다“는 추상적인 결론을 낸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막연한 말 같지만 나는 역사학자로서 ”역사의 힘을 믿는다“다는 말에 우선 신선한 느낌을 가진다.
78주년 광복절을 맞이하여 나는 전 국민에게 절규한다.
특히 50대, 60대, 70대, 80대 이상 연령층의 사람들에게 호소한댜. 이를 우리세대라고 칭하겠다
우리 세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 경제력을 발전시켰다고 말하곤 한다. 이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앞으로의 역사에 대한 얼마만큼의 노력을 했는가를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
청소년들의 위한 배려를 얼마나 했는가?. 이는 정치인이나 기업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사회와 전 국민의 문제이다. 우리는 역사의 지속을 위해서 깊은 생각을 해야 한다. 우리가 모은 재산을 지식들에게 물려주는 수준에서 벗어나 국가를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 젊은 세대를 위해서 내놓는 일에 힘을 쏟자!, 우리 공동체 사회발전을 위해 해결책을 강구함에 중지를 모으자!.
한국의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 이는 출세지향주의의 부모들의 의식이 바꾸이어야 한다. 내 자식의 문제가 소중한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우리 자식을 일류대학에 입학시킴이 중요함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학교생활은 인간의 동료집단의 ‘또래의식’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지식위주의 교육은 공교육의 붕괴를 가져오고 있다. 학부모들이 내 자식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동료집단간의 우정을 키우는 인성교육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깊이 있게 인식해야 한다. 진정한 교육재건운동이 필요하다,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권문제로만 공교육의 회복은 해결되지 않는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깊이 있게 인식해야 한다.
황금만능주의 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죽을 때 모든 것을 놓고 빈손으로 떠난다. 우리가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가는 의식이 필요하다. 돈은 화폐를 돌린다는 뜻을 가진다. 우리가 모은 돈을 적절하게 돌리는 일은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다.
우리 세대들이 앞으로 역사를 만듦에 얼마나 중요한 책무를 진 것임을 명심하자!. 나 개인의 힘은 비록 작은 빗방울 같은 작은 존재이지만 빗방울이 모여 내를 이루고 이것이 합치면 강이 되듯이 결코 작은 힘이 아니다. 우리세대의 이런 역사의식이 국가의 문제를 해결함에 중추적인 힘이 될 것이다. 이것만이 우리 세대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세대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심하자 전국의 우리세대에게 읍소한다. 우리 국민은 이런 국가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역사의 힘’을 나는 진정 믿고 싶다.
농어촌이 파괴되고 도시만 남을 수는 없다. 도농의 균형발전이 이루어져야한다. 자연이 파멸되고 인간만이 살아남을 수는 없다. 인간은 자연과 공존해야 한다. 한 반도의 기후는 온대지방에서 아열대로 변해가고 있다. 이를 막아낼 중장기의 대책을 연구하자.
천년 가는 나무를 오늘 심자. 천년의 역사를 위해서. 천년을 내다보는 역사창조의 계획을 세우자. ‘우리는 이를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자. ‘내“가 죽는다고 그 후의 역사를 나는 모른다는 생각을 버리자. 우리 세대들은 우리 역사를 지속시킬 것인가 아니면 종말을 고하게 내버려둘 것인가에 대한 공동의 역사적 책무를 지고 있다. 이런 역사적 대 전환의 문제해결을 위해 죽을힘을 다 쏟다가 떠나는 인간이 되자! 우리 세대는 우리 역사를 만들어 가는 역사의 주인공들이다.
(2023년 8월 14일) 정구복 드림
첫댓글 광복절을 맞이해 우리는 대단한 결단을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여러분의 좋은 비판적 의견을 주시기 앙망합니다. 저는 1000년전의 역사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일연과 이승휴가 몽골의 침입이란 국가적 위기에서 역사학의 힘을 믿는다는 사상을 폈습니다. 지금은 그 때보다도 더 심각한 역사적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하신지요. 정진, 동행하자는 각성을 우리 세대들에게 외칩니다.
"8.15광복절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잘 읽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광복은 곧 독립이라는 것과 그 과정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문제들과
동족상잔의 폐허 속에서도 경제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이를만큼 발전한 것을 인정하지만
앞으로의 당면과제를 지적하고
우리의 새로운 각성과 애국의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지적해주신 바와 같이 우리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를 반성하고
진정한 국민의 사명을 깨달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매우 비관적인 양상을 보여주는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국민을 실망케하는 모습은 우선 고급관료사회와 의회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무대에서
매우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에서는 상대방을 헐뜯고 비난하고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이
정치의 본질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지 않은지 의아할 정도의 수준에서
정쟁만을 과업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가 너무나 많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78주년 광복절을 맞이하면서 온 국민이 새로워지고 또 새로워져야 할 것입니다. (고림)
광복절 아침에 낙암 교수님 옥고를 읽으니, 그 의미가 더욱 깊게 다가옵니다. 낙암 교수님은 옥고 제목을 <광복절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다셨습니다. 태극기가 바람에 힘차게 펄럭이는 것처럼 숱한 시련을 거친 우리나라의 기세도 더욱 융성할 것을 기대합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놀라운 경제발전과 K팝에서 보듯이 대한민국은 이제 문화 강국이 되었습니다. 세계인이 우리나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하지만 선진국이라 하기엔 부끄러운 면이 너무 많습니다. 낙암 교수님 옥고 제목처럼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많고 많은 문제점 중에 역사 왜곡, 정치 편향의 언론 문제는 가장 심각합니다. 국민의식을 바꿔 놓는 언론이 역사를 왜곡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편파 방송한다면 그것은 公器가 아니라 독극물이라 할 것입니다. 특정 지역주의도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불변의 지역주의로 어떻게 선진 민주국가를 만들겠습니까. 구체적인 과제를 언급하자면 <해야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달라져야 할 고질병이 너무 많습니다.
고림 선생님의 지적처럼 국회가 지금 하는 작태는 참으로 한탄스럽습니다, 국회의원들에게 국가라는 문제의식이 있는지 의문시할 정도입니다. 무위도식하고 국가재정만 축내는 국회라는 지탄을 받은지 이미 오래입니다. 우리의 대표를 엄정하게 선별하여 뽑아야 할 것입니다. 좋은 지작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윤승원 님이 지적하신 말씀 지당한 의견입니다. 우리 역사의 밝은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현재 세계문화를 주도하는 예술인,
체육인들의 활동은 그 예일 것입니다. 이런 역사문화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 지가 문제입니다. 그리고 언론과 방송의 편파적인 성향 또
한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우리 역사에서 지역주의적 문제도 시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구체적 지적은 저의 글을 보
완해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촣은 의견 주신 점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