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과 영화> 에너미 라인스 2-악의 축
영화 속 설정이지만… 北 영변 핵 시설 파괴!
북한을 다룬 할리우드 영화 중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돋보이는 영화
▶ 에너미 라인스 2 - 악의 축 (Behind Enemy Lines II: Axis Of Evil), 2006
감독: 제임스 도드슨, 출연: 맷 부셸, 키스 데이비드, 데니스 아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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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미사일·핵 위협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고, 통일의 기반을 쌓아 더 이상 한반도가 전쟁의 위협과 불안에 떠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2016년 장·차관 워크숍’에서 북핵 해결과 나아가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는 사회 단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 역시 북한 핵 폐기와 이를 통한 전쟁 억지에 나서야 할 때다. 럭비공처럼 튀는 행보로 세계적으로 공공의 적이 된 북한 때문에 군과 민간의 소중한 재산과 생명이 피해를 보는 걸 막아야 한다.
미 네이비 실, 북한에 침투
# 영화 ‘에너미 라인스 2’는 1994년 4월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북한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하며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북한 영변 지역에서 핵미사일 연료 주입이 시작됨에 따라 미국 수뇌부에선 전면 기습 공격을 감행할 것인가, 소수 정예 부대를 투입해 그 시설만 공격할 것인가로 논란이 생긴다. 미국의 선제공격이 시작되면 50만 명에서 10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펜타곤은 예상했다. 많은 이들은 북한이 보복을 위해 서울로 조준된 미사일을 쏠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소집돼 서울의 모든 민간인을 탈출시킬 계획을 논의하려 할 때,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전화를 했다. 개인 자격으로 평양에 도착한 카터는 북한 지도자 김일성을 만나 군사작전을 막기 위한 협상을 했다.
한편 소수 정예 네이비 실로 타격하는 작전계획 5027이 실행된다. 네이비 실은 고공 강하를 통해 북한에 침투하기로 한다. 하지만 4명이 강하를 한 상황에서 작전이 중지되고, 뛰어내린 4명은 북한군에게 잡힌다. 한국군 특수부대가 포로 2명을 구출하고 이들은 함께 작전을 재개해 영변 핵 시설을 파괴한다.
북한에 침투한 네이비 실 대원이 포로로 잡혀 고문 받는 장면도 등장한다.
북한에 침투한 네이비 실 대원이 포로로 잡혀 고문 받는 장면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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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소품 등 아쉬운 디테일
# ‘에너미 라인스 2 - 악의 축’은 ‘에너미 라인스’의 속편이다. ‘악의 축’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2년 1월 29일 연두교서에서 반테러전쟁의 제2단계 표적으로 이라크·이란·북한을 거명하면서 이들을 총칭해 쓴 말이다. 당시 부시 정권은 군사력 행사를 포함해 해당 국가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견지했다.
이 속편은 화제를 모았던 전편에 비해 스토리와 구성이 다소 떨어져 B급 영화로 치부된다. 전체적인 구성과 주제는 현실적이지만 디테일이 아쉽다. 영화 속 1994년의 서울은 그보다 10여 년 전 풍경과 오히려 비슷하다. 마치 옛날 북한 군복 같은 옷을 입은 우리 젊은 남녀의 모습도 눈에 거슬린다. 영화의 중반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부르는 부분 역시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한국전쟁 이후 남북 분단 상황과 북한의 핵무기 개발, 지미 카터의 방북 등 한반도와 관련된 실화가 곳곳에 담겨 있어 흥미롭다. 북한을 다룬 기존 할리우드 영화보다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묘사가 이 영화의 미덕이다.
북한, 할리우드 단골 소재로
# 최근 할리우드는 북한을 분란의 주요 원천으로 그리고 있다. 냉전 시대 소련을 대상으로 했던 할리우드의 선악 구도에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에 이어 북한이 또 다른 축으로 등장한 것이다. ‘에너미 라인스’가 영화적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남북한에 대한 이해도는 어느 정도 점수를 받을 만하다. 실제로 할리우드의 북한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현실과 다른 설정이 등장해 보는 이들이 아연실색한 적도 많다. 영화 ‘007 어나더 데이’에서 제임스 본드가 ‘창천동 1대대’란 명찰이 달린 한국 예비군복을 북한에서 훔쳐 입는 설정이나 ‘스텔스’에서 동남아 사람을 등장시켜놓고 북한 거주민으로 묘사하는 구성 등이 화제에 오른 적도 있다. 영화 ‘인터뷰’의 시나리오 작가 스털링은 “영화 속엔 북한뿐만 아니라 미국의 CIA, 연예뉴스 등 모든 것이 조롱거리로 등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할리우드 등 해외 영화는 한국과 북한 체제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007 시리즈’ 같은 블록버스터뿐 아니라 ‘에너미 라인스 2’처럼 평범한 영화라도 북핵의 위협을 제대로 자주 다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규대 영화평론가>
추억의 영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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