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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30분 경 "all station, all stand-by"라는 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흐른다.
제주항 도착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새벽의 제주항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여 충혈된 눈으로 카메라를 들고 옆 갑판으로 뛰어 나갔다.
해무에 둘러싸인 제주항은 낯선 여행객에게 부끄러운듯 그 속내를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잠이 덜 깼는지 핀도 안맞네. ^^;
고박이 끝나고 하선 준비 완료!!!
드디어 제주상륙이다.
선장님이 일일이 하선하는 승객들에게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하며 인사를 건낸다.
선장님 덕분에 에어컨이 너무 빵빵해서 밤새 안지기 꼬옥 보듬고 잤으요.~~ *^^*
다시 보아도 늠름한 스노우피크호!!
전날 외항으로 나오자 다소 거친 파도가 치는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배멀미도 없이 덕분에 무사히 제주도에 상륙했다.
하역은 후입선출방식이라 늦게 선적할수록 빨리 차가 나오는 법!
우리 렉돌이가 6번째로 나왔다. 짜식~ 주인 잘만나서 제주도 땅도 밟아보고...
(렉돌이 曰 : 제주도 안밟아도 좋으니 평소에 트렁크에서 짐이나 꺼내놓지!! 무거워 죽겠다!!)
하역사무소에서 인수증 보여주고 차키를 건내 받고 모구리로 향한다.
부두 근처 동문시장에서 밥을 먹자고 했더니 상크미는 방금 일어나 입이 까칠하다고 걍 모구리로 가잔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모구리에서 텐트치고 밥 먹을 줄 알았다. ㅠ.ㅠ
한산한 새벽 도로를 40여분 달리니 후기에서 자주보던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다 왔나 보군 ^&^
"잠시후 목적지 부근입니다."라는 네비녀의 상냥한 음성이 들리자 모구리야영장 표지판이 나오고
꿈에 그리던 입구의 표지판이 눈에 화~악 들어온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모구리의 하늘엔 벌건 태양이 혀를 낼름거리며 오늘 하루가 무척 더울 것을 암시한다.
여기서 잠깐 모구리의 어원을 살펴보면 모구리야영장이 위치한 곳이 모구리오름인데 이 오름의 전체 모습이 모로 누운 어미개의 모습이라하여 母狗岳(모구악)이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설과 과거 몽고가 침략했을 때 모고리가 몽골어로 개라는 뜻이라고도 한다는데 암튼... 모구리.. 머구리... 흠흠흠
윗쪽 개수대나 샤워장쪽은 경사가 있고 자리가 좁아 포기하고 이리저리 자리를 둘러보다가 관리사무소 뒤편(주차장 오른쪽) 축구장의 푸른 잔디에 마음을 확 빼앗겨 이곳에 자리를 잡기로 결정했다. 관리사무소 근처가 무선인터넷이 된다는 정보도 있었고...
마침 철수하시는 분이 계셔서 기다렸다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개수대(음수대가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바로 옆 자리!!!
식전 공복부터 캔맥 한잔하고...
옆 사이트 계시던 호남방 장원이아빠님으로부터 전기도 따오고
땀을 많이 흘려 시원하게 등목도 했다. 물이 너무 차가워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랄까...
뒤에 보이는 사이트가 장원이아빠님 사이트!!
원래 우리 가족만 단촐하게 오려고 자그마한 돔텐트를 준비했으나 처제가 조카와 함께 온다고 하여 할 수 없이 랜드락을 가져갔다. 처제와 조카는 오후 비행기 편으로 도착 예정이다. 이제 집도 다 지었으니 밥을 먹어야 하는데 제주도에서 장을 보기로 하여 준비된 게 아무것도 없고 차로 5분거리에 농협하나로마트가 있으나 브레이크 밟을 힘도 없고... 해서 제주도 오기전 맛집들 검색한 자료를 가지고 가장 가까운 성읍민속마을내에 있는 관당네식당으로 방향을 잡았다.
관당네식당 또는 괸당네식당이라고도 하는데 10시경 도착한 식당에는 아직 이른 시간인지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괸당은 제주도 말로 '친족'을 뜻한다.
그날 잡은 생물 갈치조림도 맛있지만 향토음식전문으로 제주도 맛집답게 이색적인 분위기에서 꿩괴기(꿩고기), 흑돗괴기(흑돼지고기), 지실국시(감자국수)의 세가지 제주의 맛을 느껴보기로 했다.
물론 3가지를 따로 시킬 수도 있으나 세트메뉴도 있어 3가지 음식을 모두 즐길 수 있다. 2인 기준 30,000원, 3인일 경우 49,000원에서 4,000원 할인된 45,000이다.
3인상을 주문하고 식당 내부를 둘러보니 구석구석 빠짐없이 코팅되어 붙어있는 수많은 방문객의 흔적들... 꼭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사인이나 사진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마치 유명인이 된 것처럼...
왼쪽이 꿩괴기이고 오른쪽 붉은 고기가 흑돗괴기인데 꿩괴기는 애들 먹이라고 하신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좋다나.. 하지만 뼈가 있어 아이들이 먹기엔 조금 불편하다.
세트에 같이 나온 좁쌀막걸리도 한잔과 먹는 흑돗괴기...
"경 먹어감시믄 되크냐?"
"잘 보라" 하시면서 제주 방언 연구가이신 사장님께서 맛있게 먹는 법을 보여주신다.
먼저 상추나 씀바귀를 깔고 고기 올리고 콩나물과 고사리, 무채를 올린 다음 지실국수도 한젓가락 올려서 한쌈 크게 싸먹는 맛이 일품이다.
돼지고기 사이사이에 고사리가 씹히는 식감이 색다르다.
상크미에게 한젓가락~~
내가 주는 것 보다 맛있냐? 입 찢어지겠다. 상큼아~~~
요게 지실국시!! 감자로 만든 국수라 국물이 걸죽하고 탁하다. 원래 3인세트는 한그릇만 나오는데 개시 손님이라며 한그릇 더 주신다. ^&^
아이들에겐 이집에 왔었던 히딩크감독과 선수들 사인이 들어있는 브로마이드와 제주도 방언이 코팅된 책받침도 선물로 주신다.
식당 옆에 핀 연꽃을 바라보며 커피도 한잔...
음식도 맛있었지만 무엇보다 사장님의 서비스 마인드가 너무 좋았다.
식당을 나와 맞은 편 성읍민속마을로 향한다. 갈옷에 오토바이를 타고 쏜살같이 나타나신 동네 주민께서 안내를 자청하신다.
설명도 이것저것 해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시고...
이곳은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곳으로 옛 제주사람들의 생활 모습이 그래도 유지되고 있다.
현재도 사람이 거주하는 곳이 대부분이고 일부만 관광객들에게 개방이 되고 있다.
제주도는 논농사가 안되기 때문에 짚이 없어 지붕은 갈대로 매년 한번씩 새로 엮는다고 한다.
갈옷을 입고 안내해 주시는 마을주민! 근데 뭐가 그리 바쁜지 설명은 대충대충 수박겉핡기식이다.
물론 그 이유를 알고는 있었지만 마음 한쪽이 무겁다. ㅠ.ㅠ
보이는 곳이 제주 통시(화장실)이다. 누워있는 똥돼지!!!
예전 제주 사람들은 볼일을 볼 때 항상 작대기를 들고 볼일을 보았다고 한다. 저 녀석이 집중을 방해하기 때문에 작대기로 놈을 쫒아내려고...
마을 안 자그마한 연못에 핀 꽃들을 몇 컷 찍는데 안내하시는 분이 "재게 재게 옵소" 하면서 걸음을 재촉한다. 말뼈를 사야하나? 오미자를 사야하나?
전통가옥을 새로 보수중인데 기둥마다 일일이 청테이프로 번호가 붙어있다.
새로 짓는 것보다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지만 옛 것을 보존하려는 마음만은 읽을 수 있었다.
소박한 제주의 시골길! 이 길을 제주 사람들은 올레길이라 일컷는다고 안내인이 말한다.
길은 소박할 지 모르나 그 길을 앞장서서 걷는 이 곳 사람도 과연 소박한지...
제주 아낙들이 일 할때 아기를 뉘여놓는 바구니와 물허벅
허벅은 물이 귀한 제주도에서 먼 곳의 물의 길어올 때 사용하는 운반용 항아리를 뜻한다.
남자들은 절대 긷지 않기 때문에 이 허벅의 갯수가 그 집 아낙네의 수이기도하다.
만약 남자가 이 허벅을 메고가면 그집은 사별하여 여자가 없는 집이란다.
또한 이 허벅의 입구를 손바닥으로 장단을 치며 민요를 부르기도 한다.
아방, 큰놈, 어멍, 조근놈이 함께 허벅을 지고 단체사진 한방!
제주도 여행 중 느낀 것 중 하나가 마당이나 학교운동장이 대부분 잔디가 깔려 있다는 것에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걍 텐트만 치면.... 흐흐흐
드뎌 올 것이 왔다!!
밖은 푹푹 찌는데 이 곳은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냉장고에서 시원한 오미자차도 한잔씩 건내며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으로 선전을 한다.
결국 마음이 여린 빅스타는 30,000원에 오미자차 한병을 사고야 말았다.
이틀 후 중문 E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같은 물건이 있어 가격을 보니 15,000원 이다. ㅠ,.ㅠ
16시에 도착 예정인 처제와 조카를 데리러 제주공항에 들렀다.
가기전 제주에선 이미 소문난 빠빠라기 팥빙수를 사들고...
비행기가 연착이 되어 30분 정도 지연이 되었다.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다시 모구리로 향했다.
아침에 40분이면 가던 길이 제주시를 빠져 나오느라 시간을 허비한 탓에 1시간 가량 걸린 듯 하다.
캠장에 도착해서 우유와 팥을 버무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팥빙수를 헤치웠다.
포장은 한통에 15,000원이지만 결코 비싸지 않다고 생각한다. 후기를 적는 지금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허기를 조금 달래고 나니 주위가 조금씩 눈에 들어오는데 '어라 저건 뭐지? 버팔로에서 행사하나?'
알고보니 모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국토대장정 참가 학생들인데 오늘과 내일 올레길을 걷는단다.
가만히 있어도 말라 버릴것 같은 이 땡볕에...
소나기가 한차례 시원하게 지나가는 사이 이웃집도 많이 바뀌었다.
콜멘 타프를 이상하게 친 집이 자꾸 눈에 거슬리지만 꾹 참고... ^^;
애들과 안지기가 샤워하러 간 사이 저녁 캠핑장을 카메라에 담아 본다.
숯불을 만들기 위해 화롯대에 불도 땡겨보고...
흑돼지가 다 팔려 소고기로...
지나가던 대학생들이 자기들끼리 수근대는 소리가 들린다.
"저렇게 살아야 돼",
"나도 처자식 생기면 꼭 저렇게 해 볼꺼다."
"우리 텐트는 너무 어두워~~"
미래의 카페 식구들을 많이 만드는 시간?
좋아하는 올드팝을 들으며 제주에서의 캠핑 첫날밤이 그렇게 저물어 간다.
첫날에 우리만 좋은 곳 구경 할 수 없고 처제와 조카 마중도 하느라 계획했던만큼 실천은 안되었지만
제주도가 일본에 넘어가는 것도 아니고 또 다음에 다시 오면 되고...
암튼 내일은 우도관광을 예정하고 있는데 과연 우도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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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빅스타님! 이렇게 찔끔찔끔 올릴거유~~~~ 궁굼하잖여~~~~~ ㅎㅎ
우짭니까 사진이 많아 정리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상사 눈치도 봐야하고 그나마 하루 한편이라도 올릴 수 있으니 다행 아닙니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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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배아파서 하는말은 아님 제미없음 지루함 다음편 기대안됨 진짜로 ㅎㅎㅎㅎㅎㅎ
다음편 기대 안하시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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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내년에 저도 꼭 도전해보고 싶내요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역시 재미없네...이렇게 재미없는걸 왜 시리즈로 올리는지 이해가 안되네...사진도 안좋고 나오는 인물중에서 주황색 옷 입은 사람 눈에 거슬리고...드라마도 인기 없으면 노출신을 넣는다드만 여기도 좋지도 않는 몸매 노출 시키네...진짜 재미없네...내일부턴 진짜진짜 안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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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만큼은 크지 않지만 섬이 고향인 저로서는 섬으로 피서 가는게 진짜로 안부러움
답글을 어찌
아야할지 막막할 따름입니다. 
큰별님, 제주에 오셨었네요.......ㅎㅎ.......11시간 배타고 오신 후 바로 운전하시고............ㅋㅋ
대단한 체력입니다.........^&^
참, 그리고 머구리는 제주도방언으로 남자잠수부입니다(엣날에 배타고 나가서 해저2만리에 나오는 잠수복입고 전복 채취하는....)=== 태클 아닙니다..........ㅋㅋ===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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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고잡다...부러우면 지는건데...도저히 이길 자신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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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대출더받아서 제주도모구리로 
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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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멋진후기 잘보고 갑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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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로 부러운 여정입니다~~제주도 함 달려야겠는데요~~^^
꼭 이루어지시길 빕니다.
제주도 후기 잘봐수다~ 내일도 기대허크매 꼭 올려줍서예~ ㅋㅋ 제주도에서 서울로올라온지 3년이 되어가네요
내일도 후기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쑤다. 요새 어떵 살암쑤광? 어멍 아방 몬닥 팬안 했쑤광?
열심히 올리겠슴돠~~
제주도 여행 부럽네요.저도 대출 받아서 한 번 가볼려고요.후기 잘 보고 갑니다.^&^
견학 잘 했습니다.
좋으네요.....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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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진으로 다시 뵈니 반갑네요. 캠핑장에서도 느낀 거지만 빅스타님 참 부지런 하신것 같네요.. 휴가다녀오셔서 이렇게 바로바로 후기도 올리시고... 멋지게 저희집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6개월치가 밀려있는데.. 언제 다 정리하나.. 제주도에서는 서로 일정상 해뜨면 나가는 바람에(사실은 해뜨면 너무더워서 캠핑장에 있을수 없었죠) 같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적었지만.. 담 영호남 정모때 긴 이야기 나누시게요...
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게 아쉬웠습니다. 말씀처럼 정모때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주도 모구리 바람 없을때라 좋구만....바람 많을땐 장난아닌디....좋은밤입니다.
이번주는 또 어디서 들살이 예정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