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명한 급진적 지식인 리 호이나키(Lee Hoinacki)는 대학시절 토머스 머튼의 자전적 기록 <칠층산>을 읽고 크게 감명을 받아 1951년에 도미니크회 수도자가 된 사람이다. 그는 맨해튼의 빈민구역, 푸에르토리코, 칠레, 멕시코 등지를 떠돌며 현실사회에 수도자로 자식인으로 참여했다. 환속 후에 베트남전쟁으로 대변되는 미국의 제국주의 정책과 미국사회에 만연한 불의와 부도덕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가족과 함께 베네수엘라로 자발적인 망명을 하기도 했던 호이나키는 이반 일리치의 동료로 대학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으며,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교수직을 그만두고 농부가 되어, “경제주의/화폐중심 사회의 틀에서 얼마나 벗어나서 살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이렇게 파란만장한 급진주의자 호이나키가 최근 피레네 산맥을 넘어서 스페인의 옛 성지인 산티아고 가는 길을 순례하고 묵상한 책이 <산티아고, 거룩한 바보들의 길>이란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그가 순례길에서 재발견한 것이 '묵주기도'였다. 그는 순례를 하면서 어릴 적 외우던 '성모찬송'을 떠올리며 마치 감전된 듯이 성모 마리아를 발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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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七樂의 묵주기도 성모(장발, 88㎝×128㎝) |
모후이시며 사랑이 넘친 어머니, 우리의 생명, 기쁨, 희망이시여, 당신 우러러 하와의 그 자손들이 눈물을 흘리며 부르짖나이다. 슬픔의 골짜기에서, 우리의 보호자 성모님, 불쌍한 저희를 인자로운 눈으로 굽어보소서. 귀양살이 끝날 때에 당신의 아들 우리 주 예수님 뵙게 하소서. 너그러우시고, 자애로우시며 오! 아름다우신 동정 마리아님.
급진적 지식인이 소박한 신앙 안에서 노년을 맞이하는 새로운 전환점을 도는 것이다. 이때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 순간부터 나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것이다. 지금의 깨달음과 성모 마리아의 존재를 느끼며 이전의 내 모습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할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러한 은총을 지금까지 카미노를 걸으며 겪었던 사건들 가운데 가장 중요하며 가장 숭고한 선물로 볼 수밖에 없다. 이것을 ‘증명’하려는 어떤 논리나 주장도 모두 멍청하고 무익한 짓이다. 오늘부터 날마다 걸으며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이러한 깨달음을 매우 사랑스럽고 세심하게 갈고 닦는 일이다."
가톨릭교회에서는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지낸다. 묵주기도는 '성모님과 함께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인데,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한두 개씩은 가지고 있는 것이 묵주(默珠, 로사리오, Rosario)이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어 ‘연아 반지’라고 알려진 것도 반지로 된 묵주이다. 묵주는 실에 꿴 열 개의 알을 한 단으로 하여, 보통 다섯 단이 묶여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로사리오’는 ‘장미 화관’ 이라는 뜻이며, 묵주를 가지고 바치는 기도를 말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묵주 기도는 이 알을 하나하나 넘기면서 기도하는 가톨릭의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기도이다. 천주교 신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기도할 수 있도록 묵주를 지니고 있으며, 간편하게 반지나 팔찌 형태로 몸에 지니고 있기도 한다.
묵주 기도의 내용은 성경 복음에 따라 ‘환희의 신비’, ‘빛의 신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 네 개로 되어 있고 각 신비는 5개의 기도문으로 되어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과 공생활, 수난과 십자가 죽음, 부활과 승천, 그리고 성령 강림의 신비와 영광을 묵상하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생애와 신비를 묵상하면서 마리아의 도우심을 청하는 기도가 묵주 기도이다.
역대 교황들 역시 가톨릭 신자들이 묵주 기도를 바치기를 강조하였다. 바오로 6세 교황은 "묵주 기도가 신자 가정의 ‘공동 기도’로서 가장 효과적이고 훌륭하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본인은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기도할 때 가장 즐겨 바치는 기도가 묵주 기도라고 생각하며 또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으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도 ‘가족을 하나로 묶어 주는 기도’인 묵주 기도를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묵주기도 성월을 맞이해 수원교구 남양 성모 성지에서 10월 1일 오전 10시에 남양 성모 성지 봉헌 19주년 미사를 최덕기 주교(전 수원교구장) 주례로 거행한다. 청주교구 감곡 매괴 성모 순례지 성당에서는 오전 10시 30분, 청주교구 제92차 성체 현양 대회를 개최한다. 미사(장봉훈 주교와 사제단 공동 집전)와 성체 행렬, 복음 성가 공연, 역사 사진전 등이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nahnews.net>
10월 묵주기도 성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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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3세 교황(1878~1903)은 1883년, 회칙『최고의 사도직』를 통해서 10월을 '묵주 기도 성월'로 정하고 개인과 가정 성화, 인류 구원과 세계 평화를 위하여 묵주 기도를 바치는 달로 정하였다: “본인은 진심으로 신자들이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집에서나 가정에서 끊임없이 묵주 기도를 바치기를 권고할 뿐 아니라, 또한 금년도 10월 한 달이 거룩한 로사리오의 모후에게 봉헌되기를 원하는 바입니다.”
◎ 10월 7일 묵주 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
16세기 중엽 오스만 투르크가 유럽을 침공하자 당시 교황 비오 5세는 연합군을 조직하여 대항했다. 교황은 이 전쟁에서 성모님의 도움을 청하며 병사들에게 묵주를 나눠주고, 묵주 기도를 바칠 것을 권고하였다. 1571년 10월 7일 ‘레판토 해전’에서 대승을 거두자 이날을 ‘승리의 성모 축일’로 정하였고, 뒤에 ‘묵주 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이름이 바뀌었다.
교회는 이날 로마의 성모 대성전*이나 이곳과 특별한 영적 유대를 가진 장소를 순례하여 고해성사 및 영성체, 교황님의 지향에 따른 기도를 바치고, 죄를 끊겠다는 결심을 하고, 전례에 참여하여 주님의 기도와 신경을 바치면 전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나라에는 다음 순례지가 해당된다.
- 서울대교구: 길동 성당, 길음동 성당, 대치 성모 탄신 성당, 둔촌동 성당, 명동 주교좌 성당, 묵동 성당, 발산동 성당, 방학동 성당, 불광동 성당, 삼각지 성당, 새남터 성당, 세종로 성당, 암사동 성당, 역촌동 성당, 연신내 성당, 오금동 성당, 용산 성당, 잠실 7동 성당, 창 5동 성당, 천호동 성당, 행운동 성당, 흑석동 성당 - 대구대교구: 성모당 - 수원교구: 남양 성모 성지 - 청주교구: 감곡 매괴 성모 순례지 성당, 보은 성당, 진천 성당, 청주 내덕동 성당, 청주 복대동 성당, 청주 성모성심 성당, 충주 교현동 성모당, 충주 지현동 성당
<자료 출처/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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