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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타격계 무술의 원칙은 짧고, 빠르게, 각을 살리고, 체중을 실어 날리는 것이다. 특히 크게 붕붕 휘두르는 형태의 타격은 대부분 바람직하지 못한것으로 여겨지며 지양된다. 이 점에 대해서 왜 그러한지 물리적으로 고찰해보고자한다.
1. 시작하며
대부분의 타격계 무술(복싱,무에타이 etc...)의 코치들은 모든 타격에 대해 짧고 빠르게 그리고 체중을 실어 날릴것을 주문한다. 더불어 크고 붕붕 휘두르는 타격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지며 크게 지양되곤 한다. 타격의 원칙이란 대부분 어떤 무술이든 다음과 같다.
.짧게 .빠르게 .체중을 실어 .각을 살려서
각각의 원칙에 대해 물리적으로 고찰해 보고 어떻게 하면 강력한 타격을 날릴 수 있는 지 생각해보자.
2. 충격량 (Impulse)
충격량이란 어떤 물체에 대해 힘을 작용하여 물체의 운동상태가 변할때 가해준 충격의 양을 의미한다. 다음과 같은 공식을 따르게 된다. 스칼라 값이 아니고 벡터값이라서 조금 어려워 보이는 공식이다. 그냥 벡터와 스칼라 개념 모두 차치하고 가장 단순하게 적어보자.
좀더 쉽게 한글로 적어보자면
충격량 공식 ;한가지 단언하자면 위의 충격량(impulse) 공식에 세상 모든 타격계 격투기의 원칙이 담겨있다.
충격의 척도는 충격을 준 대상이 얼마나 날아갔느냐(움직였느냐)하는 것이 된다. 예를들어 K-1에서 세미 슐트 선수가 날린 스트레이트(훅은 물리적으로 고려할 변수가 좀 더 많다)가 최홍만 선수의 머리를 가격해서 20cm 정도 뒤로 젖혀지게 했다고 하자. 또 잽으로는 최홍만의 머리를 10cm정도 뒤로 젖혀지게 했다고 가정 했을때 충격량은 대략 스트레이트가 잽보다 2배 강력하다고 보면 된다.
세미 슐트의 스트레이트 - 최홍만의 머리를 20cm 뒤로 젖혀지게 만들다 세미 슐트의 잽 - 최홍만의 머리를 10cm 뒤로 젖혀지게 만들다
만약 머리 무게가 최홍만의 2분의 1인 평범한 머리크기를 가진 필자가 세미 슐트의 스트레이트를 맞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필자의 머리는 각각 40cm, 20cm 뒤로 젖혀지게 될것이다. 이 경우 필자의 머리에 대한 데미지는 최홍만 선수가 느끼는 것의 2배가 될 것이다. (=같은 주먹을 맞아도 최홍만 선수는 필자보다 덜 아프다)
일단 여기서 공식을 대입한다면 '속도'라는 부분은 '뒤로 젖혀지는 정도'라고 판단하면 편리하고, '질량'이라는 부분은 '가격 당하는 곳의 무게'라고 보면 된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조금(아니 많이...) 다르지만 이 포스트의 독자들이 꼭 공학이나 이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는 법도 없고 일단 간단하게 대입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여기서 우리가 하나 알 수 있는 단순한 사실은 맞는 대상의 질량(무게)이 무거울 수록 젖혀지는 거리도 줄어들고 따라서 데미지도 적어진다는 점이다. 즉 무게(질량)가 무거운 선수일수록 같은 공격이라도 받는 체중에 비례해 데미지가 적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타격의 입사각을 줄인다든지 스웨이나 백 스텝으로 충격량을 줄이는 다른 테크닉적 변수를 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왜 무차별급 선수들이 증량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된다.
지금까지 공식 분수의 분자인 질량(m, 무게)과 젖혀지는 거리(v, 속도)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 분모인 시간(t)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타격계 무술의 코치들은 항상 이런 주문을 한다. '끊어쳐라!' 무슨 이야기냐면 끊어치라는 것은 펀치(또는 킥)가 목표물에 닿는 순간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닿는 순간 회수하지 않는 펀치는 흔히 '미는 펀치'가 되고 만다. 복싱이든 무에타이 계열이든 이런 '미는 펀치'는 크게 지양되고 교정되어야 하는 부분이 된다.
같은 힘이라도 타점에 닿는 즉시 회수하게 되면 짧은 시간에 충격량이 대상에 전달되고 이것은 바로 대상의 운동에너지(데미지)가 된다. 만약 같은 힘을 준 펀치라도 타점에 닿는 시간이 각각 0.1 초와 0.3초일때 그 데미지는 전자가 후자의 3배가 되게 된다. 왜냐하면 충격량, 즉 임펄스 공식의 분모가 3배 줄었기 때문에 충격량은 3배 증가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단지 너클(주먹)이 닿는 시간을 3배 줄이는 것만으로 데미지를 3배 더 줄수 있냐고 의심스럽게 질문할지 모르겠다. 대답은 '그렇다'이다.
타점에 닿는 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여서 모르는 이에게 어떤 신비로운 필살기나 같이 보이는 기술들이 바로 중국 무술에서 말하는 발경(이소룡이 시연한 one inch-punch가 바로 발경의 일종이다)과 복싱의 숏펀치, 졸트와 같은 것들이다.
타격에 닿는 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여서 파괴력을 높이는 것은 긴 거리의 타격에는 사실상 어렵다. 타이밍이나 거리 측정, 체중을 싣는것, 근육의 반응속도 모든것이 거리가 길어지면 계산이 엄청나게 복잡해지기 때문이다.(로보틱스 전공자들이라면 알겠지만 로봇의 관절 하나 까닥거리는데 행렬계산이 몇번이 동원되는지를 생각해보면된다, 그래서 그 복잡한 계산을 아무렇게나 하는 인간의 뇌란 정말 위대하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한 기술들은 근접전에서나 사용되는 기술들이다. (다른 포스트로 한번 다뤄보도록 하겠다)
물리의 충격량 공식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사실은 다음과 같다. 분자인 질량과 속도를 높이고 분모인 타격에 닿는 시간을 줄임으로서 충격량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공격, 즉 타격을 날리는 쪽의 입장에서는 질량을 늘리기 위해서 팔힘으로 타격을 하는 것이 아니라 너클 끝에 체중이 실릴 수 있도록 중심이동을 통해서 체중을 실어야 하며 가능한 빠른 속도로 펀치를 날려야 한다. 그리고 또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타점에 닿자 마자 빠르게 주먹을 회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으로 타격을 하는 공격자는 충격력을 최대화 시킬 수 있다.
반면 수비, 즉 타격을 받는 입장에서는 자신의 질량(체중)을 늘리고 상대방의 타격이 들어오는 방향으로 몸을 젖히거나 백 스텝을 통해서 데미지를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상대의 타격이 들어오는 순간 닿는 시간을 길게해서 데미지를 줄일 수 있다. (정교한 헤드 슬립과 같은 기술이 바로 이 맥락인데 이 것을 유난히 잘했던 선수가 바로 알리와 타이슨이다)
이렇게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 명제 중 세 가지는 설명을 한것 같다. 즉
.짧게 (타점에 닿는 시간을 최대로 줄여 미는 펀치가 되지 않도록 한여 분모값인 t값을 최대한 줄인다) .빠르게 (속도를 증가시켜 충격력을 높인다. 즉 분자값인 v를 높인다) .체중을 실어 ( 질량을 질량을 증가시켜 충력력을 높이며, 분자값인 m을 높인다)
그러면 각을 실려서 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바로 훅과 어퍼와 같은 라운드성 펀치에 대한 이야기 인데 다음 단락에서 이야기 해보자.
3. 타격과 입사각
경사 장갑이라는 것이 있다. 전차(Tank)에서는 방어력을 증가 시키기 위해 포탑과 차체의 장갑을 지면과 수직으로 하지 않고 경사형태로 설계하게 되는데 이것은 적에게 피탄 당했을때 운동에너지를 가능한 줄이기 위한 방책이다. 초기 전차는 지면과 수직으로 설계된 강철 상자 모양을 가진 형태였다. 초기 전차들이 왜 강철 상자 모양이었냐 했을때, 설계자들이 경사장갑의 유용성을 몰랐다고는 할 수 없다. 공정의 단순화와 주조 및 단조기술의 기술적 문제, 생산비용의 절감등등의 문제가 겹쳐 그렇게 되었으리라. 최초로 전차 설계에 (실전에서 의미있는) 경사장갑이 도입된 케이스는 2차대전 모스크바의 수호신이라 불렸던 T-34 전차로 알려져 있다. ( 경사장갑에 대해 더 알고싶으시다면 이 포스트를 참고 하시라 http://blog.naver.com/2dla1111?Redirect=Log&logNo=35015348 )
조금 더 살펴보자. 필자는 현직 엔지니어 임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물리에 대해 잘 모른다.(하기에 학교 때 물리 학점이 바닥을 기었다, 물리뿐이겠냐만은...) 전산전공이라는 핑계가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어쩄든 필자의 짧은 물리 지식을 동원해 경사장갑의 효과를 잠깐 알아보자.
위 그림은 필자가 직접 그린거라 조금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이해하시기 바란다. 포탄이 차체에 피격되었을 때 운동에너지는 위 처럼 감소된다. 장갑이 기울수록 표면에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힘은 적어진다. 2000 J (줄, 에너지 단위) 의 포탄을 직사장갑의 전차가 피격되게 되면 장갑은 그 2000 J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한다. 반면 45도의 경사장갑을 채택한 전차라면 그 에너지의 7할만을 감당하게 된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 30도 가까이 극단적으로 장갑을 누인전차라면 (스웨덴의 S 전차나 부분 부분 독하게 경사장갑을 넣은 이스라엘의 메르카바의 경우) 그 에너지의 절반을 줄일 수 있다.
바로 지금 다루고자 하는 '각을 살린다'라는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이렇게 경사장갑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위의 포탄과 경사의 관계는 전차와 대전차포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격투의 타격도 같은 맥락을 갖는다.
복싱의 훅은 정확하게 90도 각도로 팔을 꺾어 치는것이 원칙이다. 어퍼컷 역시 팔을 훅처럼 팔을 갈고리 처럼 걸어 치는 것이 원칙이다. 그 이유는 위의 맥락과 같다. 타점을 직각으로 타격하여 최대한의 운동에너지를 낭비없이 타점에 가하기 위한 것이다. 각이 죽어있는 상태에서 크게 붕붕 휘두르는 펀치를 스윙이라고 한다. 아래 그림을 보자.
그림에서 원은 타점이 되는 상대의 머리를 의미한다. 위 그림은 훅과 스윙의 궤적을 그린 것이다. 훅은 비록 먼거리에서 타격할 수는 없어도 타점에 닿을 때 90도에 가까운 각으로 들어간다. 반면 스윙은 먼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고 크고 호쾌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막상 이도 저도 아닌 각도로 타점에 닿게 된다. 훅이 정확히 그 운동에너지를 타점에 가할 수 있는 반면 스윙은 타점에 닿을 때 각이 분산되어 그 타격에너지를 정확하게 가할 수 없게된다. 게다가 체력소비도 많으며 동작이 커서 텔레폰 펀치가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하기에 복싱 코치들이 스윙을 지양하는 이유이다.
위와 같은 측면에서 흔히 말하는 '각을 살린다'라는 말은 타점에 정확하게 직각으로 타격을 꽂아넣는 것을 말한다. 잽이나 스트레이트의 경우 팔을 곧게 직선으로 펼치며 타격해야 하며( 하기에 잽과 스트레이트는 총이나 포에 강선(Rifle)으로 회전을 넣듯이 손목에 스핀을 넣어준다.) 훅과 어퍼컷의 경우에는 팔을 확실하게 꺾어 타점에 정확하게 직각으로 꽂을 수 있어야 한다.
4. 물리적으로 강한 타격에 대한 요약
이야기를 요약해보자. 지금까지 물리적으로 강한 타격을 날리기 위한 4가지 원칙과 왜 그러한 원칙이 적용되는지 물리적으로 설명하였다. 모든 타격은 .짧게 .빠르게 .체중을 실어 .각을 살려서 위 4가지 원칙을 지켰을 때 물리적으로 강력한 타격이 나올 수 있다.
체중을 실어야한다는 측면에서 무차별급의 격투 선수들은 체중 자체를 증량하여 타격에너지를 증대하고 또한 피격 당했을 때에 대한 충격 감소를 노리게 된다.
빠르게라는 측면에서 선수들은 물리적인 에너지를 늘릴 수 있고 자신의 근육이 낼 수 있는 운동에너지를 충격량(impulse)으로 바꿀 수 있게된다.
짧게라는 것은 타격이 타점에 닿자 마자 때는것을 의미한다. 이것을 통해 충격량을 극대화 시킬 수 있게된다. 이것이 극에 달했을때 우리가 흔히 마법처럼 여기는 발경과 같은 타격이 나오게된다.
각을 살린다는 것은 타점에 입사각을 최대한 90도에 가깝게 하는 것으로 운동에너지가 분산되지 않고 타점에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 타격의 원칙에 대해 물리적으로 풀어보았다. 타격계 무술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런 부분에 대해 고려해 훈련한다면 좀더 확실하게 트레이닝 이미지를 그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출처.:blog.naver.com/windheim/9001540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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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 ~ 이런뜻이..
그렇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