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에도 후배의 청을 거절하지 못했다.
원래 계획은 시골집 가서 이사가고 난 후의 상태를 확인하고 대충 고쳐야할 곳을 파악해야 겠는 데, 토요일에 현관키 맞겨논 고향 형네를 들렸더니 형수가 키를 두고 출타를 하셔서 어디에 두었는 지 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
헛탕을 치고 집에 왔더니 허전하기도 하고 한창 버섯 많이 난다는 소식이 날 유혹하니 마음가는 대로 하기로 했다.
"형! 요새 산에 안가고 일하는 사람있어??????" 이런다. 젠장~~~
가고 싶은 곳은 많고 시간도 없고 몸뚱이도 하나고~~~~~
새벽부터 깨가지고 요기하고 차를 끌고 약속장소에서 후배와 다른 후배친구를 기다려 이리저리 해서 출발했다.
"오늘은 나도 먼 발치에서만 산세를 보구 가는겨~ 버섯이 없을지도 몰러~"
"그려유 없으면 운동하는 셈치면 되지유 뭐~~~"
말은 이렇게 하지만 생각은 어디 그런가, 잔뜩 기대를 하고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목표한 산의 입구의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배낭에 봉다리 잔뜩 넣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시커먼 살모사 무늬를 닮은 능이가 나타날 거 같은 데 간간이 밀버섯만 보인다.
둘은 친구사이니 가까이 붙고 난 지피에스 있으니 좀 떨어져서 능선을 올랐다.
산줄기가 만나는 곳에서 만나기로 하고~~~~
소나무 밭도 살폈다.
,혹시나 송이가 있으랑가,하고~~~~~~~
송이는 없고 소나무잔비걸상만 두어개 눈에 띤다.
큰 능선에 도착하니 후배일행의 기척이 들린다.
후배는 벌써 능이를 한봉다리 했다.
조금 쉬었가 능선부의 팔구부쯤을 훑어 나갔다.
얼마 안돼서 후배친구도 상태좋은 능이 두무더기를 내 바로 앞에서 보고 환성을 올린다.
"야 능이다." 응~~ 내눈에도 보인다. 몸이 앞으로 확 쏠리는 것을 후배 친구에게 양보했다.
"이제 형만 능이 보면 되것네~~~~~"
저 앞에 밀버섯인 줄 알고 비탈을 올랐는 데 암회색광대버섯이다. '젠장~
내눈에는 밀버섯도 잘 안보이네~~~~~'
산작약이 열매가 빨갛게 익어서 하나 둘 떨구고 있다.
열심히 후배들 앞서 나갔지만 헛탕만 쳤다.
건너편 능선으로 하산을 결정하고 다시 후배일행과 헤어져 앞으로 전진하는 데~~
참나무 중간 쯤에 이상한 뭉텅이가 보인다.
야,궁뎅이다.
그러잖아도 후배가 형 못따면 우리가 능이 한개씩 준다고 미리 약을 올리는 판인 데~~~
내앞에 궁뎅이가 나타나니 겉으론 태연한 척해도 내심 약이 바짝 올랐었는 데 ~~
대번에 "이제 능이 안줘도 뎌~~"
기가 확 살아난다.
뭐 별루 커보이진 않지만 내산행에서 첨으로 궁뎅이를 본 거다.
능선에서 골짜기를 건너 다음 능선으로 향했다.
능선부는 몇일 비가 안왔다고 벌써 가물어 바닥이 보송보송한 데 골 쪽에는 물도 졸졸 흐르고 땅도 습기를 많이 머금어 있다.
간간이 산뽕나무가 보인다.
어떤 건 괴사해서 시꺼먼 속살을 보여 주고 있다.
아름드리 뽕나무 고사목에 버섯이 다닥다닥 붙었다.
뽕나무 버섯부치다.
문자 그대로 뽕나무에 뽕나무버섯이 생긴 것이다.
'어허! 뽕나무에 뽕나무버섯이 ~~~~~~'
참나무에 붙은 건 종종 봤지만 이 것도 첨이다.
한 군데서 봉다리가 꽉찬다.
'그려 내수준에는 이런 잡벗이 딱이여~~'
인증샷을 했더만 정작 버섯은 안 찍히고 못생긴 내얼굴만 가득찼다.
작은 그루터기에도 버섯이 보인다.
이 건 또 ~앞에 것과 같은 것도 같고 다른 듯도 하다.
골이 깊으니 자빠져 고사한 나무도 많고 ~~~
낙엽송에 덕다리버섯도 큼직하게 붙었다.
참나무에 이 건 또 뭔 버섯인 지모르것다.
노루궁뎅이가 또 보인다.
이제 막 자라나고 있는 데 할 수 없이 거뒀다.
여기를 언제 다시 올 지 기약을 할 수가 없으니~~~~~~
후배일행이 간간이 소리를 지르면 응답을 하더만 대답소리가 뚝 끊겼다.
혼자 댕기니 둘보다 불안하다.
휴대폰을 꺼내 열심히 눌러댔지만 연결이 안된다.
심산에 불통이 당연한 거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눌러봐야 헛탕이다.
저만치 아래 쪽으로 민가가 보인다.
시간도 두시를 넘어가고 있다.
일행은 소식이 감감하고 난 홀로 떨어져 있구~~~~~~~
민가를 방향삼아 숲을 헤치고 내려 갔다.
경사진 산비탈에 오미자밭이 이어져있다.
하우스 파이프를 박고 망을 씌워 오미자 줄기를 올리니 오미자 터널이 형성돼있다.
오미자도 끝물인 지 탐스런 송이는 별루 없고 잔챙이들만 보인다.
터덜 터덜 겨우 차 한대가 지날 수 있는 길을 따라 내 차에도착했다.
일행은 소식도 없고 나만 차에 도착했으니 언제 일행이 도착할 지 함흥차사다~~~~
'에라, 알탕이나 해야것네~~~~'
햇살은 따갑지만 바람결은 선들선들하다.
홀라당 벗어던지고 물속에 몸을 맡기니 좋다.
이놈의 장화는 산에 신고 댕기면 왜이리 발이 아픈지 모르것다.
등산화는 나름 쿠션이 있지만 이 것은 바닥의 강도를 바로 발로 전달하니 아프지 않고 배기나??????
물속에서 발도 주무르고 두손으로 물을 퍼서 등넘어로 쭉쭉 넘기고 ~~~~~
물도 많이 차지않고 알맛다.
전화가 온다.아직도 산속이란다. 아직 내려오려면 한참 걸린단다.
"얼릉와 지금 세시가 다 되가잖여~~~~씨~"
알탕끝내고 하릴없으니 담아온 버섯을 풀어서 전지가윗날로 쓱쓱 긁어내고 지져분한 것은 싹둑 잘라내고 다듬질을 했다.
거지반 다듬기가 끝날무렵 다시 전화가 온다.
동네 노인정인 디 델러 오란다.
버섯을 다시 봉다리에 담아 스티로폼박스에 넣고 차를 몰아 동네로 향했다.
노인정이라더니 아까 내려오다 만난 노인의 집 마당에 앉아있다.
헛간에선 아주머니 둘이 열심히 오미자를 다듬고 있다.
인심좋은 아저씨가 두율를 내오고 오미자 차도 따라준다.
아저씨에게 산이야기도 듣고, 어디에 가면 능이 밭이라는 둥~~~~~
버섯도 꺼내서 보여드렸다.
뽕나무가다발을 보시더니 제일 좋은 거 했다고 칭찬이다.
소나무잔나비는 후배를 쥤다.
처남이 암투병 중이라고 한다.
오다가 버섯판매한는 곳도 구경하고 후배 둘 한테 능이도 한송이씩 받았다.
후배에게 뽕나무버섯도 한움큼 건넸다.
집에 와보니 다섯시가 넘었다 .
벌써 저녘을 준비하고 있다.
저녘먹고 버섯을 데쳐냈다.
피로는 몰려오고~~~~~~~~~~~~
매 번 버섯 뒷갈무리는 힘들다.
이렇게 이 번산행도 끝났다.
이 번 산행에서는 노루궁뎅이를 첨 보구,산뽕나무에 붙은 가다발도 보구 나름 내 산행 이력에 덧 붙일 꺼리가 생긴 산행이었던 거 같다.
아파트도 리모델링한다고 ,하고 시골에 세나간 집도 수리를 해야하고 몸뚱이는 하나인 데 어쩌란 말인가?
첫댓글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세상~잼나게~~~~~~~~
고맙습니다.
하루가 금방가더라구여~~```
한참을 숨죽이며 읽느라고고 시간가는 줄 몰랐네요
능이 능이 언제나 만나려나요
글쎄 말입니다.
올 안에 보려는 지 모르것네요
건강하세요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멋진 산행기 잘 보고 갑니다
칭찬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나름 재미있는 산행하셨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산에 있으면 늘 즐겁지여~~~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즐거운 산행 축하 드립니다.
여유로운 마음에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특별히 이득을 위한 산행이 아니니 즐겁습니다.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산에 가서 가장 삼가해야할 일이 욕심 버리는 것 같습니다
산은 그걸 잘 알아 보는 것 같습니다
예, 그렇지여~~
산에 머무를 수 있는 것만 으로도 행복핮여~~~~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