唾面自乾 / 唾面待乾
중국 당나라의 재상 누사덕(婁師德)이 남긴 ‘타면자건(唾面自乾)’이라는 사자성어를 올렸다.’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으면 저절로 마를 때까지 기다린다'
타면대건(唾面待乾): 얼굴에 침을 뱉어도 마르기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누사덕(婁師德)은 당(唐)나라 때의 재상으로, 대주 도독(代州都督)으로 부임하려는 그 아우를 경계하기를, “내가 어린 나이에 재능이 부족한 사람으로 재상의 자리에 앉아 있는데, 네가 또 주(州)의 수령이 되어 가니, 분수에 넘치는 자리를 맡았다고 사람들이 질시할 것인데, 너는 장차 어떻게 소임을 마치겠느냐?” 하였다. 이에 그 아우가 “이제부터는 남이 저의 뺨에 침을 뱉더라도 감히 대꾸하지 않고 스스로 닦음으로써 형님께 근심을 끼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하자, 그는 말하기를, “그렇게 해서는 나의 근심거리가 되기에 알맞다. 대저 사람이 침을 뱉는 것은 노여움에서 나온 행동인데, 네가 그것을 닦는다면 이는 그 사람의 노여움을 거스르는 행동이 될 것이다. 침은 닦지 않아도 절로 마를 터이니, 차라리 웃으며 감수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하니, 그 아우가 “삼가 가르침을 따르겠습니다.” 하였다 한다. 《大唐新語 容恕》
당(唐) 나라 때 누사덕(婁師德)이 일찍이 자기 아우가 외직으로 부임할 적에 그로 하여금 모든 일에 인내를 힘쓸 것을 당부하자, 그 아우가 말하기를,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거든 내가 닦아버리고 말겠습니다.〔人有唾面 潔之乃已〕”라고 하므로, 누사덕이 말하기를, “그것은 안 된다. 네가 닦아내면 그의 노염을 거스르게 되니, 저절로 마르도록 놔둬야 한다.〔未也 潔之 是違其怒 正使自乾耳〕”고 했던 데서 온 말이다. 소식(蘇軾)의 차운답장전도견증(次韻答章傳道見贈) 시에, “얼굴에 침 뱉거든 삼가서 닦지 말고, 사타구니로 지나가라거든 지나갈 뿐이네.〔吐面愼勿拭 出胯當俯就〕”라고 하였다.
당(唐) 나라 누사덕(婁師德)은 성질이 너그러웠는데, 그 아우가 대주(代州) 원으로 나갈 때, 아우에게 묻기를 “처신(處身)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였더니 대답하기를 “다른 사람이 낯에 침을 뱉더라도 손으로 닦고 대항하지 않겠습니다.” 하였더니, 누사덕은 “그것은 안 될 말이다. 닦으면 그 사람이 노할 것이니 그대로 말려야 한다.” 하였다. 《新唐書 婁師德傳》
누사덕은 30년 동안 장상(將相)을 지내면서 특히 덕이 많고 공근박충(恭勤樸忠)하기로 이름이 높았다. 《唐書 卷108》
원씨가 한수에서 관형(觀形): 당(唐) 나라 원천강(袁天綱)이 일찍이 한수(漢水)를 건너려다 배를 내려 도로 돌아오니 옆 사람이 그 까닭을 물었다. 원천강은 말하기를, “배 안의 사람들이 코 밑에 흑기(黑氣)가 비쳤으니 함께 건널 수 없다.” 하였다. 이윽고 한 남자가 다리를 저는데 남에게 업혀 와서 배를 타니 천강은 그 사람을 보고서야 “귀인(貴人)이 탔으니 나는 함께 건너겠다.” 하였다. 배가 중류에 이르자 바람이 일어나서 거의 전복될 뻔하다가 마침내 무사했다. 발을 전 그 사람은 바로 후일의 정승 누사덕(婁師德)이었다
당나라 방관(房琯)이 도사(道士) 형화박(邢和璞)과 같이 어느 폐사(廢寺)에 놀러 가서 늙은 소나무 밑에 앉았더니 형화박이 사람을 시켜 땅을 파서 독 안에 들어 있는 글을 꺼내었는데, 그것은 전일에 누사덕(婁師德)이 영선사(永禪師)에게 보낸 편지였다.
수염을 꼬아도 시구 얻긴 어려워 / 撚鬚難得句
침 닦으려고 수건도 쓸 필요 없이 / 拭吐不須巾
인생 백 년 덧없어 한 해가 저무니 / 百年無幾歲云暮
한 일도 못 이룬 채 인생이 끝나간다 / 一事不諧行且休
타면대건도 오히려 견딜 만하거늘 / 唾面待乾尙可忍
곡굉음수가 그 어찌 나의 수치이랴 / 曲肱飮水豈吾羞
급암의 직언은 본성에 따른 것이요 / 汲黯直言由本性
누공의 말없음이 어찌 다른 뜻이었으리 / 婁公不語豈他心
누문의 훌륭한 덕은 공근에 근본하였고 / 婁門盛德本恭謹
석가의 만석은 충후로 말미암았었다 / 石家萬石由忠厚
여러 번 승진하니 감히 婁師德을 얕게 안 것과 같겠는가 屢進敢同師德淺
말을 다하니 일찍이 자첨의 간쟁으로 허여하였네 / 盡言曾許子瞻爭
주공근의 좋은 술은 사람을 취하게 하고 / 周瑾美醪人飮醉
누공의 성대한 덕에 내가 포용되었네 / 婁公盛德我包容
본래 누공처럼 성대한 덕 많았고 / 自是婁公多盛德
마침내 손고처럼 원인이 되었지 / 終看孫固作院人
머리 조아려 직간하며 굴복하지 말고 / 叩頭直亮須無屈
뺨에 침 뱉어도 너그럽게 침 마르길 기다리게 / 唾面寬弘待自乾
벼슬한다고 누사덕의 얼굴에 침 뱉을 것인가 / 宦途誰唾婁師面
파리한 자하의 얼굴 가련하게 여겨야 하리 / 山澤須憐子夏形
唾面待乾
부계기문(涪溪記聞)
唐婁師德弟厚德曰。人唾其面。拭之而已。師德愀然曰。此所以爲吾憂也。人唾汝面。怒汝也。而汝拭之。則逆其意。而益其怒。不拭自乾矣而受之。觀其辭氣。病于夏畦。甚於陳萬年之敎謟矣。君子處世之道果若是耶。唾面必拭。人之常情。唾而自乾。此果理歟。若此不已。必至舐痔吮癰而後已也。此師德能保富貴於武氏之朝者也。
당(唐) 나라 누사덕(婁師德)의 아우 후덕(厚德)이 말하기를,
“남이 자기 얼굴에 침을 뱉으면 닦을 뿐이다.”
고 하니, 사덕이 근심스러운 빛을 지으면서 말하였다.
“이것이 나를 근심스럽게 하는 것이다. 남이 너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은 너에게 성낸 것이다. 그런데 네가 그것을 닦으면 그 사람의 뜻을 거스려서 그 성냄을 더하게 할 것이다. 닦지 않고 저절로 마르게 하면서 받아야 한다.”
그의 말을 보니 여름에 들에서 일하는 것보다도 더 힘들어 보이는 것이 진만년(陳萬年)이 아첨을 가르치는 것보다도 심하다. 군자의 처세하는 길이 과연 이와 같은 것일까. 남이 얼굴에 침을 뱉으면 반드시 닦는 것이 사람의 상정(常情)이다. 그런데 침을 뱉어도 저절로 마르게 한다는 것이 과연 도리이겠는가. 이와 같이 하기를 말지 않는다면 반드시 아첨하여 남의 치질(痔疾)을 핥아주고 남의 종기를 빨아주는 데 이르고야 말것이다. 이는 사덕이 무씨(武氏)의 조정에서 부귀를 보전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