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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새의 전체 줄거리 |
불륜과 해석하기에 따라 신성모독으로 보일수도 있는 소재로 가득한 이 작품은, 지금의 눈으로 볼 때 그다지 파격적인 작품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 특히 카톨릭 교단의 반발은 엄청났습니다...
신부와 소녀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콜린 맥클로(Colleen McCullough)>의 원작소설을 미니시리즈로 만든 이 작품은 1983년 에미상 6개 부문과 골든 글로브 4개 부문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시청률 또한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고 합니다.
1910년대 호주, 광활한 드로레닥 목장에 부임하게 된 야심만만한 신부 <랄프>는 엄청난 재벌이자 그 지역의 대지주 <메리 카슨>의 유혹을 받습니다.
남편과 사별후 그의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은 이 미망인은 시시각각 <랄프>를 유혹하지만, <랄프>는 번번이 그녀의 유혹을 물리칩니다.
<메리 카슨>은 그녀의 동생<패디 클리어리>를 목장 관리인으로 쓰고자 불러들이고, <패디>의 막내딸 <매기 클리어리>와 <랄프> 신부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가족의 무관심 속에 외롭게 살아가던 이 소녀는 <랄프> 신부를 아버지처럼, 오빠처럼, 애인처럼 생각하게 되며, 그의 보살핌 속에 사춘기를 보내고 아름다운 처녀가 된 <매기>는 그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합니다.
<랄프> 또한 그녀를 사랑하지만, 신부로서 신(神)에 대한 사랑으로 평생 살아가겠다고 맹세한 그는 도저히 그녀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고, 결국 어떤 사건을 계기로 로마로 불려가게 됩니다.
<콘티니> 추기경의 비서가 된 <랄프>는 점차 권력의 맛을 알아가게 되고, 고위 성직자로서 경력을 쌓아가게 되는데, 때마침 <매기>의 아버지와 오빠가 목숨을 잃게 된 화재 소식을 듣고 드로레닥 목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다시 그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매기>....
하지만 <랄프>는 그녀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상처받은 <매기>는 떠돌이 양털 깎이 노동자 <루크>와 결혼, 킹즈랜드로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결국 둘의 사랑은 파국(破局)으로 치닫게 되고, 교황청 대사로 임명되어 호주로 돌아오게 된 <랄프>와 마침내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하지만 신에 대한 사랑과 권력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못하는 <랄프>는 다시 로마로 떠나게 되고, <매기>는 홀로 그의 아들을 낳습니다.
19년이 지나 추기경이 되어 돌아온 <랄프>는 <매기>의 아들 <데인> 에게 이상하게 끌리는 마음을 느끼게 되고, 운명적으로 사제가 되고 싶다는 그를 도와주게 됩니다.
서로의 관계를 모르는 아버지와 아들....
이들은 서로를 부자지간처럼 느끼며 로마에서 아버지와 아들,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지냅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했던 <데인>의 죽음이 찾아오게 되며, 결국 <랄프>는 <매기>에게 <데인>이 그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됩니다.
평생을 여인에 대한 사랑과 신(神)과 권력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던 <랄프>는 밀려오는 회한(悔恨) 속에, <매기>의 품안에서 숨을 거두게 됩니다....
재방송을 몇 번이고 보면서 그때마다 감동에 빠졌던 저는 이번 우연한 기회에 이 시리즈를 DVD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평생을 신과 여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던 <랄프>....
평생 한 남자만을 사랑했던 <매기>....
세상이 흔히 불륜 이라고 단정 지어 버리는 이들의 관계는, 어쩌면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일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 작품은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유명한데, <리차드 챔벌레인(Richard Chamberlain)>, <레이첼 워드(Rachel Ward)>, <바바라 스탠윅(Barbara Stanwyck)>, <크리스토퍼 플러머(Christopher Plummer)>, <진 시몬즈(Jean Simmons)>, <브라이언 브라운(Bryan Brown)>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의 모습을 보는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어린 <매기>로 나왔던 아역배우 <시드니 페니(Sydney Penny)>의 모습은 너무나 깜찍하고, 귀여워서 그 당시 어린 제 가슴을 사정없이 설레이게 만들었으며, 또한 <헨리 맨시니(Henry Mancini)>의 아름다운 주제곡도 제 기억속에 깊숙히 각인되었습니다... ^^
이 작품의 제목인 [가시나무 새]의 전설은, 죽기직전 일생에 단 한 번의 노래를 부른다는 가시나무 새의 이야기 입니다.
그 새는 알에서 깨어나 둥지를 떠나는 순간부터 단 한 번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가시나무를 찾아다니고, 그 나무를 발견하면 가장 날카로운 가시에 스스로 가슴을 찔러 피를 흘리며 죽을 때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소리보다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죽어간다는 이야기 입니다.
<매기>에게 있어서 <랄프>는, 그리고 <랄프>에게 있어서 <매기>는 가시나무 였던 것입니다.
단 한 번의 진실한 사랑을 위해 평생을 괴로워했던 <매기>와 <랄프>....
우리들 각자의 가시나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첫댓글 영화를 보고 싶네요.
난 미국에 와서 얼마 안되었을때 이 미니 시리즈를 봤었죠
아름다운 영상으로 기억되는데 그때 옆에서 남편이 부활절 사순시기에
이런 캐톨릭에 위배되는걸 보여준다고 투털거렸었는데 벌써 세월이 이렇게 지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