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10분 집을 나선다.
15분쯤 마을에 도착하면 할머님들께서 어두운
골목(올레)모퉁이서 옹기종기 기다리신다.
1시간 거리(하원ㅡ성읍리)를 달리는 동안 한번도
본적없는 KBS연속극 빨강구두 내용을 다 듣고
윤승렬이 재명이. 누게네 잔치, 미깡따는 이야기등등
동네사랑방이다.
어슴프레이 해가 떠 오르면 할머님들은 바로 밭으러 들어가신다. 어린아이처럼 뒤뚱이기도, 살살 걸음마를
하시기도 고랑 끝나기도 전에 서너번 허리까지 펴신다.
8시에 샛거리를 드시고 또 당근만 솎는다.
크다만 당근들이 귀를 쫑긋들 세우고 할머니를 만난다.
12시 도시락찬은 딱 한가지라도 맛나게 드신다.
날 좋아 일할 수 있다고 좋아라 하신다.
난, 그 말씀이 참 듣기좋다.
5시면 끝나는 수백년 불문률이 우리밭에서 깨진다.
멀리 왔으니 한시간 더 할끄라!
겅하자게!
겅헙쥬~~~ 모두들 동의 하신다.
6시땡 모두들 노루궁둥이를 털고 일어서신다.
여름엔 제주 귀경시켜드린다고 허세를 부리지만
겨울엔 참 미안하다.
너무 어두워서....
사흘째 당근솎다 윤순자는 푹 쓰러졌다!
교통사고 영향인지 고됨이 쌓여선지 도저히
일어설 수가 없다.
척추가 녹아져 내리 듯 힘이 없어서....
꺽다만 솎은당근 더미에 벌렁 누워 저물어져가는
보드라운 햇살도 보고, 당근잎파리도 잘근깍물고
한시간 반을 농땡이 쳤습니다!
오늘 당근솎기 끝.
첫댓글 당근이지 ..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습니다.
해가 많이 짧아졌어요!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교통사고 후유증이 있어 더 힘드신가봅니다
수고 많이 하셨어요.~
쉴틈도 없이 일하시니 몸이 그만 쉬라하나봅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당근 농사가 귤농사보다 몇배 힘들어요..ㅠ.ㅠ
아주 잘 하셨습니다 가끔은 그리 땡땡이를 치세요^^ ㅎㅎㅎ
오늘하루도 애쓰셨어요^~^
아프다고 하시면 가슴이 덜컹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