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남의 이야기를 하거나 옛날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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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는 사소한 사건들의 집적이다.
목회자는 소심할 필요는 없지만, 세심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된다.
목회자의 말 한마디가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실망을 안겨 주기도 한다.
자기위주의 말은 상처를 줄 수 있지만, 상대편 위주의 말은 상대의 기를 살린다.
누군가 인터넷에서 찾아낸 글이라며 내게 보내준 글을 전재해 본다.
이런 글이 인터넷에 올라 있다는 게 신기할 뿐이다.
세상이 참 많이 좁아졌다는 느낌이다.
내가 목회하던 초기에 섬주민들 중에 어려운 사람들이 많았다.
여력이 있다해도 볼펜 한자루를 사거나 이발을 하려고 해도
배타고 군산 나가서 하루나 이틀밤을 묵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관-
-다음-
섬이야기 15
볼펜 한자루 -김숙경
14년전 예수님을 주와 그리스도로 영접하고
설교때마다 한 말씀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트에 적어가는데
어느날 내가 단 한자루 갖고 있던 소중한 볼펜을 잃어버렸다.
그 당시 내게는 볼펜 한자루 살 여력이 거의 없었다.
남에겐 그렇게도 흔한 볼펜이 내겐 꼭 한자루 있었는데
그것을 잃어버렸으니 얼마나 서운했던지....
그런데 그 다음날 구역예배 때 목사님께서 출석 체크하시려고
가방에서 꺼내시는 볼펜이 푸르스름한 내 볼펜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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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그 볼펜 제껀데요"
그러자 목사님께서 "그래요? 왜 내 가방에 있었을까? 허허허 자, 가지세요."
두 말씀도 안하시고 건네주시길래 덥썩 받았다.
어이구 내가 얼마나 찾았다구 소중한 내 볼펜!
그리고 며칠후 낡은 가방속 귀퉁이 틈새에 박힌 진짜 내 볼펜을 발견했다.
푸르스름한 두자루의 볼펜을 나란히 놓고 나는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그때 만약 목사님께서 "아니예요. 이것은 분명 제꺼예요." 하시면서 볼펜을 주시지 않았더라면
그랬어도 오늘날의 내가 이자리에 이렇게 서 있을수 있게 됐을까?
아낌없이 주시고 베푸신 그 사랑의 목사님은 지금 요르단에서,
사모님은 이스라엘에서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계시는
이관수 목사님과 김은숙 사모님이시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200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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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10.2.28(일) 이관수
독일의 뮌헨에 살고 있는 아우가 보내온 편지(이메일)에서
첨부로 보내온 글이 섬이야기15였습니다.
그래서 동군산 브로그를 알게 되었고, 열어봤고,
섬이야기를 단숨에 1~26까지 읽어 보았습니다.
아우가 어떻게 이런 글이 있는걸 알고
복사해서 보냈는지 궁금하긴 했지만,
섬냄새가 물씬물씬 아름다운 글 잘 보았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칭찬해 주셔서!
글쓴이가 누군지 금방 알겠군요. 승리하세요!
김숙경
11.07.07 21:45
첫댓글 사랑하는 목사님! 위의 글을 쓴 사람이 바로 저라는 사실을 아시지요?
희나리씨는 누군지 모르겠네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날때라고 생각 되던 때 주님은 때 맞추어 군산으로 발령나 섬기던
동군산교회에서 카페를 개설하게 하셨고 제가 섬이야기를 시리즈로 글을 올리면서
하나하나 상처를 치유시키셨습니다.
2년을 글 올렸더니 목사님께서 "섬 이야기 "처녀작도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젠 모든 상처 깨끗이 씻어내고 망주봉 아래 해당화 처럼 해맑은 모습으로 감사히 살고 있습니다.
늘 기도해 주시는 목사님 사모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이관수
작성자 11.07.07 23:15
짐작은 했지만 실토를 하시니 고맙습니다.
희나리씨는 집사님의 '필명'이랍니다.
희나리 이름으로 쓴 모든 글을 내가 복사해 놓고 섬생각이 날때마다 꺼내어 읽고 있지요.
더욱 더 주안에서 다복한 가정이시기를 축복합니다. 쌀람!
숙경
11.07.08 21:46
목사님
언제나 처럼
여전히 짱!
이십니다!
2023.9.3 아침에
언뜻 생각이 나서
제목을 바꿔서
다시올리기를 해보았다. -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