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은행잎이 나무끝에 내려 앉는가 싶었는데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해진 날씨가 벌써 옷깃을 여미게하는 10월 하순이 되었다
한낮의 길이가 많이 짧아져 저녁 여섯 시가 되었는데도 주위는 깜깜해져 퇴근길 자동차들이 긴 행렬의 불빛을 내며 저마다의 길을 향하고 있었다
한달만에 춘천 차연합회 회원님들과 다담을 즐기는 저녁 차모임을 가졌다
차실에 들어서자 빨간 빛의 예쁜꽃 다알리아가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자개가 박힌 다반위로 전통 수가놓인 골무 잔 받침에 빨간 찻잔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목기 안에는 안흥찐빵 무화과 삶은밤이,
오늘 따서 찐 미백 찰 옥수수와 왕대추 등의 맛있는 음식들이 담겨 있었다
우유빛 분말 연자차는 부드럽고 줄기가 섞인 안계 철관음은 살짝 매콤한 맛이 감돈다
찾잔속의 녹차꽃은 차향기를 더해 주었다
무이산 여행에서 데려왔다는 다선사 철관음도 오묘한 맛이 났다
저녁에 마시기 좋은 감국차
노랑 하양 꽃이 초록잎과 더불어 색도예쁘고 국화꽃 향이 그윽하였다
눈 속에서도 피어있는 꽃
붉은빛 고운 설국차도 함께즐겼다
산해경에 "아침엔 목련의 이슬을 마시고 저녁엔 국화의 꽃잎을 씹는다"하였는데
옛부터 사랑받은 가을꽃
마당에 핀 국화를 따 차를 만들어 나누어 마시는 넉넉한 마음 또한 군자답다
마지막 따뜻한 침향꿀차를 마시며 몸도 마음도 편안히 차회를 마무리 하였다
마음이 넉넉한 분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은 내겐 참으로 귀하고 복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