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바리새인들에게 주인의 소유를 낭비하던 불의한 청지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눅 16:9)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주할 처소로 영접하리라고 하셨다. 예수님의 비유를 듣고 (눅 16:14) 바리새인들은 돈을 좋아하는 자들이라 이 모든 것을 듣고 비웃었다.
정말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어도 될까? 이 구절은 이해하기 어려운 성경의 난해 구절 가운데 하나다. 남의 재물을 훔쳐서 친구를 사귄단 말인가? 심지어 남을 돕기 위해 부자들의 담장을 넘는 의적도 비난을 받을 법인데 어떻게 자신의 후일을 위하여 자신의 것도 아닌 주인의 재물로 선심을 쓴다는 말인가? 요즘 말로 한다면 이것은 배임이며 횡령이 아닌가? 예수님이 과연 불의를 조장하는 말씀을 하신 것인가?
오늘 우리가 묵상하는 사무엘상 25장의 스토리가 바로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가장 잘 설명하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마온 사람 나발이라는 거만하고 불량한 부자가 있었는데 그 사람에게 재물은 그의 신이었고 이익이 그 사람의 최고의 가치였다. 다윗의 군사들이 그의 종들이 일하는 들판에서 외적이나 무법자들의 침입을 받지 않도록 지켜주었는데 정작 다윗이 그의 소년들을 위하여 어느 정도 도움을 구하였을 때 그는 냉정하게 거절해 버렸다.
(삼상 25:10) 나발이 다윗의 사환들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다윗은 누구며 이새의 아들은 누구냐 요즈음에 각기 주인에게서 억지로 떠나는 종이 많도다 (삼상 25:11) 내가 어찌 내 떡과 물과 내 양털 깎는 자를 위하여 잡은 고기를 가져다가 어디서 왔는지도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 주겠느냐 한지라
다윗은 나발에게 굴욕적인 대답을 듣고 (삼상 25:21) 다윗이 이미 말하기를 내가 이 자의 소유물을 광야에서 지켜 그 모든 것을 하나도 손실이 없게 한 것이 진실로 허사라 그가 악으로 나의 선을 갚는도다 라고 하면서 군사들을 준비시켰다. 이런 사실이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에게 전달되었고 지혜로운 여인 아비가일은 신속히 음식을 꾸려서 남편 몰래 다윗의 군사들이 나발을 치려 내려오는 길목으로 달려 나갔다. 그녀는 길에서 다윗을 만나 그의 노를 잠재우고 후일 그가 왕이 되었을 때 행여 다윗에게 허물이 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도록 종용하면서 그녀가 가져간 음식을 바쳤다.
(삼상 25:26) 내 주여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 주도 살아 계시거니와 내 주의 손으로 피를 흘려 친히 보복하시는 일을 여호와께서 막으셨으니 내 주의 원수들과 내 주를 해하려 하는 자들은 나발과 같이 되기를 원하나이다 (삼상 25:27) 여종이 내 주께 가져온 이 예물을 내 주를 따르는 이 소년들에게 주게 하시고 (삼상 25:28) 주의 여종의 허물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여호와께서 반드시 내 주를 위하여 든든한 집을 세우시리니 이는 내 주께서 여호와의 싸움을 싸우심이요 내 주의 일생에 내 주에게서 악한 일을 찾을 수 없음이니이다
그날 아비가일은 다윗의 분노도 막았고 그의 모든 식솔이 죽임을 당하는 것도 막았다. 자신의 지혜와 준비한 음식으로 살인극을 막아낸 것이다. 아비가일은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귄 사례가 된다. 예수께서 하신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에서 주인은 하나님을 청지기는 세상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이 맡기신 재물을 돌아보는 청지기들이다. 우리가 가진 지갑이나 재산은 사실 우리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가 살아있는 일정한 기간에 우리에게 맡기신 재물들이다. 우리는 죽고 나면 그것을 우리 것으로 주장할 수 없다. 살아있을 때만 우리는 그것을 우리가 원하는 곳에 사용할 수 있다. 불의한 청지기는 그가 해고되기 전에 자신이 사인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에 남들에게 은혜를 베풀었다. 아비가일은 자신의 재산으로 다윗과 그 소년들을 접대함으로 지혜롭게 행하였지만, 나발은 며칠 후면 죽을 줄도 모르고 냉혹하게 친구를 대우함으로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다.
자기 호주머니에 있으면 그것이 다 자신의 것인 줄 착각하는 나발 같은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어리석게도 (삼상 25:36) 왕의 잔치와 같은 잔치를 그의 집에 배설하고 크게 취하여 마음에 기뻐하면서도 이웃과 남을 위하여 조금의 선을 베푸는 것도 아깝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은 나발의 길을 가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세상사는 처세술이라고 주장한다. 그때마다 (눅 12:20)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하나님 아버지! 우리는 세상 모든 것을 내 것이라고 우깁니다. 그러나 내 호주머니의 재물도 내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는 때가 머지않았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재물의 청지기 역할은 끝이 납니다. 우리의 사무를 끝내는 날이 오기 전에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게 하소서. 지혜롭고 순전하며 나누는 일에 아비가일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