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날은 단 하루도 없습니다
장마기간이라서 비를 많이 봅니다. 늘 그 비가 그 비 같은 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비의 종류를 찾아보았습니다. 비의 굵기와 세기에 따라서, 또 갑자기 내리는 빈도에 따라서 이렇게 구분 됩니다. 안개비, 는개(비), 이슬비, 보슬비, 부슬비, 실비, 가랑비, 소나기, 장대비, 달구비, 바람비, 진눈깨비가 있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계절과 농사에 비유한 비들이 있습니다. 봄비는 봄에 일이 많다 보니 비가 와도 일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일비’입니다. 여름비는 여름에 바쁜 일이 없어 비가 오면 낮잠 자기 좋다고 해서 ‘잠비’입니다.
가을비는 추수 후에 떡 해 먹으면서 쉴 수 있다고 해서 ‘떡비’입니다. 겨울비는 농한기라 술 마시며 놀기 좋다고 해서 ‘술비’입니다. 그런가 하면 비의 성격에 따라 꼭 필요할 때 내리는 ‘단비’가 있고 약이 되는 ‘약비’가 있습니다. 농사철의 때맞는 비는 복을 가져다 준다고 ‘복비’이고, 모낼 무렵에 오는 ‘목비’, 또 모종할 때 좋은 ‘모종비’도 있답니다. 그런가 하면 먼지 날리지 않을 정도로 오는 ‘먼지잼(비)’, 어두침침하게 오래 내리는 ‘궂은비’, 차갑게 느껴지는 ‘찬비’, 밤에 내리는 ‘밤비’, 햇볕 좋은 날 잠깐 오다 그치는 ‘여우비’, 천둥과 함께 내리는 ‘우레비’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우리는 비가 오면 또 오는구나, 지겹게 생각하지만 그 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얼마만큼, 오느냐에 따라서 이렇게 많은 종류의 비가 있다는 겁니다. 내리는 비를 다 똑같이 본다면 비가 슬퍼할 겁니다. 그러므로, 어제 내린 비와 오늘 내린 비는 전혀 다른 비인 겁니다. 어찌 비만 그렇겠습니까. 햇볕도, 바람도, 공기도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다 다른 것입니다. 더 나아가 내가 만나는 사람도, 내가 하는 일도,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다를 겁니다.
그러므로 세상에 똑같은 날은 단 하루도 없습니다. 내가 만약에 그날이 그날이지, 이러면서 심드렁한 마음으로 인생을 따분하게 생각한다면 내 신앙에 뭔가 병이 생겼다는 증거입니다. 하나님이 날 구원하신 그 은혜를 깨달은 사람의 특징이 무엇입니까? 세상이 새롭게 보이는 것입니다! 세상은 달라진 게 없지만 내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의 눈으로 들여다보면 똑같은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사는 게 재미없다고 말하지 맙시다. 주님의 사랑을 경험한 사람, 그 은혜를 느끼며 사는 이에게는 모든 게 새롭게 보입니다. 똑같은 날은 단 하루도 없는 것입니다☺
(2024년 7월 21일 주일 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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