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님의 식탁으로 초청한 미얀마 난민 친족은 누구인가?
인도 본토와 미얀마 사이에 있는 방글라데시와 소위 동북인도라고 불리는 땅은 19세기 중후반까지 만해도 소왕국들과 미얀마의 영토였다. 영국은 대영제국을 확장을 꿈꾸면서 1824년, 1852년, 1885년 세 차례의 전쟁을 통하여 미얀마를 점령하였다.
당시 영국이 미얀마와 전쟁을 수행할 때 본토의 군인들보다 식민지 인도인들의 군대를 더 많이 참전시켰고 그 후 식민지 경영에도 미얀마 다수족인 버마족을 견제하기 위해서 인도인들을 미얀마로 대량 이주시켰다. 뿐만 아니라 친족, 로힝야족, 꺼잉족, 카친족 등의 소수 부족민들을 우대하고 버마족을 탄압하였다.
1948년 인도와 미얀마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때 인도정치인들은 영국의 미얀마 점령과 경영에 인도인들의 희생과 공로를 주장하며 영국이 지배한 땅을 자기들의 영토로 편입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였다.
실제로 현재 동북인도의 땅은 한번도 인도인 적이 없었고 인종, 역사, 문화, 종교가 완전히 다르다. 인도가 그 땅을 자국의 영토로 욕심을 부려야할 역사적인 이유가 없음에도 간디를 비롯한 인도지도자들은 끈질기게 막후 협상을 벌였다. 그리하여 영국은 자신들이 멸망시킨 작은 왕국들의 땅을 방글라데시, 인도, 미얀마에 나누어 주었다. 영국은 다르질링과 그 일대는 네팔왕국에 속하였고 네팔 왕국이 어엿이 살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땅을 인도에 넘겨주었다.
우연한 인연으로 1994년 동북인도 마니푸르를 방문하였다.
그 곳에서 만난 소수부족민, 아디바시들은 말은 있지만 문자가 없었다. 구전되는 역사에 의하면 그들은 대략 2천 년 전에 자기 조상들이 “찐”이라는 나라의 폭군을 피해 남쪽 나라로 내려왔다고 하였다. 그곳에서는 계속되는 가뭄으로 살 수가 없어서 조상들이 기우제를 지내고 서북쪽으로 조금씩 이동하였고 14, 15세기에는 네팔과 미얀마 사이에 있는 산악과 구릉지역에 자리를 잡았다고 하였다. 부족들이 군소왕국으로 난립하여 평화롭게 살았던 그들은 영국의 침략에 저항하지 못하고 무너져 식민지가 되었다.
그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이 소왕국들의 역사와 전통, 인종과 문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인도에 무게를 실어주어 자기들을 도매금으로 팔아 넘겼다고 하였다.
그들은 본토 인도인들을 극도로 증오하였다. 한번도 한 나라인 적이 없었던 나라, 식민지 투쟁에 앞장 서있던 인도가 감히 언어와 문화, 인종과 전통과 역사가 다른 자기들의 소왕국을 삼켜 식민지로 만들어 자신들을 2등 인간으로 전락시켰다고 주장하였다. 그들은 이질감으로 본토 인도인들을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들이라고 표현하였다. 하여튼 그들은 당시 지도자이며 영국을 움직였던 간디와 네루를 다 싫어하였다. 그들은 인도의 영웅이며 지도자일 따름이라고 하였다.
복잡한 동북인도 중에서 미조람에 사는 형제가 어느 날 우리 곁으로 왔는데 그는 자신을 마라족(친족)이라고 소개하였다. 우리는 그에게 미얀마근대사 강의를 들었고 그의 조상들이 대대로 살았던 땅“마라랜드”가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때 인도와 미얀마로 나뉘었다는 어처구니없는 슬픈 이야기를 들었다. 인도는 독립을 하면서 한번도 자기 영토가 아니었던 땅을 차지하며 부라보를 외쳤지만 마라족은 하루아침에 인도인과 미얀마인으로 나뉘는 대 참사를 맞이하였다.
2006년 미얀마와 인도 미조람 국경일대, 마라지역에 번진 쥐로 시작된 대 기근으로 긴급구호를 하게 되었다. 우리는 자원봉사자와 비전아카데미 학생들을 미조람 국경도시에 파견하여 기근의 현장을 살피게 하였다. 계속되는 구호 요청을 감당하기 위해서 고민 끝에 사진을 전공하고 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진지하고 인내심이 강한 청년을 불렀다. 그는 두려움과 사명감을 가지고 인도 미조람 국경을 넘어 기근의 땅으로 들어갔다. 당시 미얀마에 들어갈 사람을 찾을 때는 미얀마 형제들이 당하고 있는 기근의 문제를 제대로 알고 해결하고 싶은 욕망과 열정이 앞서 있었으나 그 청년이 불법으로 인도 미얀마 국경을 넘어가는 날 나는 간이 콩알만 해져서 하루 종일 자책과 반성으로 엎드려 있었다. 하나님께 무사히 돌려보내 주시면 두 번 다시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무식하고 미련한 짓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였다. 하나님의 보호하심으로 그는 무사히 돌아왔고 한국으로 가서 ⌜WHAT I PRAY FOR IS ...(기도한다는 것)⌟ 책을 펴냈다.
그의 글이 단순하고 간결해서 이해가 쉬우면서도 우리로 하여금 우리 시대의 이분법적인 사고, 판단과 책임전가, 악인과 선인, 가해자와 피해자, 진보와 보수, 좌와 우를 넘어서 인간과 삶의 근본, 문화 문명의 본질을 생각하고 고민하며 통찰하도록 인도한다.
아래 “마라족은 누구인가?”는 그의 책에서 발췌를 한 것이다.
마라족(친족)은 누구인가?
마라족은 누구인가?
인도 동부 미얀마 서북부 지역에 사는 마라족은 한때 여러 개의 부족들로 이루어진 부족국가였다. 110여 년 전 영국의 한 선교사가 이들을 찾았고.
이들의 부족장을 개종 시키며 이 지역 일대를 기독교화 시켰다.
이 지역.
지금은 그나마(인도) 지역에 도로가 있어.
차가 다닐 수 있지만 갈라진 미얀마지역에는 도로가 없다.
그래서 이들의 삶은 매우 힘들다.
계속 되는 기근과 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한 어려움 그리고 화전(火田)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또 다른 빈곤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인도의 독립과 미얀마의 독립.
하지만 영국은 이(마라족)들을 독립시키지 않았다.
정화하게 이야기 하자면 그들은 그렇게 두 나라로 갈라졌다.
결국 그들의 반은 인도에 나머지 반은 미얀마에 속한
같은 언어, 같은 종교, 같은 문화를 가진
철책 없는 국경선으로 나뉜 땅 위에서
서로 다른 정부를 가지고 살고 있다.
몇 그룹의 많은 사람들이 (미얀마로부터)독립을 원하고 있지만.
그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싸움 없는 기근의 탈피와 지역발전을 꿈꾸고 있다.
지형적 생태적 정치적 환경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들.
전 인구의 95%(유입된 인구 5% 제외)가 크리스천인 이상한 나라
산길을 가기 전에 기도를 하는 마을 어귀가 있고
모든 마을에 한 개의 교회가 꼭 세워져 있는 곳.
사람들이 차 안에서 찬양을 들으며 가는
이상한 산간 나라.
인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구걸하는 사람을
단 한 명도 찾아 볼 수 없는 곳
하지만 모두가 못 사는 곳...
국경 없는 국경 라인으로 인해
다른 대우를 받고 있는 곳.
국경 때문에 마라족 이웃들이 돕고 싶어도
돕지 못하는 곳.
이상하고 신기하며 이해하기 힘든 곳
이곳이 바로 마라족이 사는 곳이다.
이 지역 외에도
수많은 아시아 국가들의 상황은 비숫하다.
영국이 이들에게 제공해 준 두 가지.
생명과 국경선.
과연
무엇이 신의 뜻이며?
무엇이 신의 의도이며 목적일까?
아니면 그 누구의 잘못인가?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일까?
그 물음에 천천히 접근하여 본다.
⌜WHAT I PRAY FOR IS ...(기도한다는 것)⌟21쪽
그는 계속해서 “정의”, “생명”, “공생의 의미”, “환경”, 문명의 비교“ ”현실“ 등의 주제로 호흡을 고르며 천천히 묵상한다. 그리고 이 시대를 함께 사는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를 치열하게 묻는다.
2024년 5월 16일 축시
우담 초라하니
참고문헌
전영현 저,⌜WHAT I PRAY FOR IS ...(기도한다는 것)⌟, 자가출판, 2009년
후기
현재 미얀마 친족은 미얀마 북서쪽에 위치한 친주에 몰려 살고 있으며 인구는 100만 명을 조금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들은 영국 식민지 시절에 버마족을 탄압하는 친영파로 활동을 한 역사적인 낙인으로 인하여 미얀마 독립 이후 정부로부터 많은 차별과 탄압을 받아왔다. 교육, 의료, 교통, 개발 등의 차별로 친주는 미얀마에서 낙후된 지역 중의 하나가 되었다. 정부의 차별과 탄압에 저항하여 친주에는 미얀마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21개의 프리덤 파이터 그룹이 있다.
2021년 미얀마 내전으로 친족 난민들이 미조람 싸이하 일대와 방글라데시 등으로 피난을 떠났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싸이하 일대에서 난민캠프를 돌보는 사무엘과 함께 30여 개의 난민캠프를 돌보고 있다. 한국이 전쟁으로 초토화 되었을 때 우리 조상들은 전 서구 나라들과 세계교회의 나눔과 섬김으로 절망과 폐허를 극복하였다. 하나님께서 우리 한국과 교회들을 통하여 미얀마 난민들을 비롯한 세계의 난민들에게 자비를 베푸시며 위로하시길 간절히 간절히 바란다.
주님! 자비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우리 모두에게 자비로운 마음을 주시옵소서.
주여! 오시옵소서.
타원형으로 표시된 곳이 "마라랜드"이며 좌측은 인도에 속하였고 우측은 미얀마에 속하였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산악지역으로
서북쪽은 인도와 동남쪽은 미얀마에 속한 마라족, 친족의 땅이다.
빨간 라인 위쪽은 인도 미조람주에 속한 마라족(친족)의 마더랜드이고 그 아래는 미얀마 친주에 속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