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김치를 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니 김치를 많이 먹고, 그러기 때문에 '김치 1인 소비량'이 다른 사람에 비해 월등하게(?) 많기도 한데요,
그런 저에겐, 그렇지만 혼자 살면서 직접 김치를 담가먹지 못하는 저에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은 까탈스러워서, 사먹는 김치는 또 먹지를 않는 사람이라)
김치를 대주는 사람이 있어야만 하는데요,
누님과 형수님이 철철이 번갈아 그 시절에 맞는 김치를 담가 보내주는 행운을 가지고 있기도 하답니다.
그러니까 그 전반적인 상황을 보면,
매해 김장철이면 누님네서 큰 통으로 두 통을 가져오는데(군산 형수님은 '백김치'를 보내오기도 하고), 그걸 다 먹고나면 또 누님집에서 남은 (묵은)김치를 또 가져다 먹는 등 1년 내내 김장김치가 떨어지지 않는 건 물론 제가 그 집 김치를 거의 혼자 다 먹는 식이고,
중간중간의 다른 김치들(오이소백이, 열무, 파, 갓, 무청 등등)도 군산에서 부쳐주는 등,
'김치 없으면 못 사는 사람'으로,
우리 식구(형제)들이 다 김치를 좋아하지만, 오죽했으면 7남매를 키운 저의 어머니께서 저를 '김치 대장'이라고까지 하셨겠습니까?
(이 얘기는 제가 종종 해왔는데요.)
그래서 보면요(제가 최근에 알게 된 건데),
저는 평소에 식당에 가서 밥을 먹을 기회가 많지도 않은 사람이긴 하지만, 제 스스로 별로 식당에 가는 걸 좋아하지 않기도 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김치 때문이기도 하다는 겁니다.
어디든 김치가 맛있는 곳이 음식 전체적으로도 맛이 있기 마련이지만,
요즘 식당에 가보면 조그만 접시에 김치 몇 가닥 내오는 게 전부인데, 저에겐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김치를 더 달라고 하는 것도 미안하고 귀찮고) 그 물기도 없이 바짝 마른 김치 맛도 그저 그래서 시큰둥해지는데,
가만히 보면 그 게 싫어서 식당엘 가지 않으려는 저 자신을 발견했다는 겁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하면,
제가 평소에 (집이거나 우리 형제들의 집)먹는 김치와 식당에 가서 먹는 김치의 차이점이랄까요?
물론 맛이야 다 다를 겁니다만, 그 '양' 자체의 차이도 크다는 겁니다.
그 예를 보면(아래)
아래 보여드리는 사진 둘은,
제가 이전에 군산에 가서 문득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 찍어 둔, 그래서 제 핸드폰에 자료로 있어,
외국에서도 이따금 이런 사진을 보며 집생각(?)을 하기도 하는,
제 군산에 가서 먹었던 밥상 사진(김치를 찍기 위한)인데요,
보시다시피, 제가 평소에 접하는 김치는 이렇게 그 양이 많은데,
사실 저는 김치만 있어도 밥 한 그릇을 비우는 사람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늘 김치와 함께 하는 삶인) 저에게도,
늘 그리워하는 김치가 있으니,
그게 바로 '겉절이'입니다.
제가 스스로 김치를 못 담가 먹기 때문에(그런 제가 또 아이러니하게 '김치가 없는 세상(외국)'으로 훨훨 돌아다니면서도 산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김치맛'이 나는 '샐러드'를 해먹으면서 지내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견딜 만은 하답니다.),
즉석에서 버무리는 김치인 '겉절이'를 해 먹지 못해서지요.
그래서 어떤 때는, 겉절이를 머릿속에 그리면서 침만 삼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에 군산에 갔더니, 더구나 요즘 김장철도 지났고 해서(그렇지만 요즘이 또 겉절이 철이기도 해서),
형수님이 저를 위한(? 형님도 좋아지요.) 겉절이를 해주지 않았겠습니까?
그래서 그 모습도 소중한 것 같아, 아예 작정을 하고 그 버무리는 모습까지 사진에 담았는데요,(아래)
저, 원래 평소엔 안 그러는데(저는 약간 '소식파'입니다.),
이 '밥 도둑'인 겉절이와는 배가 터지도록 밥을 먹고,
너무 배가 불러 후회까지 했으면서도, 행복했답니다.
(군산에 가면 그런 일이 잦은데요, 형님 집 식탁이 '산해진미'로 풍부한 건 결코 아닌데(그에 비해선 오히려 초라할 정도로 단출하기 짝이 없는데도), 간단하고도 맛있는 김치만 있으면 저는 너무 행복하답니다.)
첫댓글 맞아요.
나이 들어가며 김치 없는 밥상은 적응이 안돼요.
전라도에 많은 눈이 내리고 있어 가도 못하고 서울에서 빈둥거리고 있습니다.
나이 들어가면서는, 고기도 먹어두어야 한다고 들 하긴 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