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니힐氏의 하루. 6
니힐
지평막걸리 한 병 사들고 집으로 간다
오늘도 파란만장한 하루였다
무말랭이에 도라지와 파김치를 안주로
지평막걸리 종이컵에 따라 마신다
오늘도 파란만장한 하루였다
지평막걸리 한 병 사들고 집으로 간다
오늘도 참 피곤한 하루였다
나이 오십 줄에 유턴을 하기란 참 쉽지가 않다
막다른 길목
삶이란 지평막걸기 같은 것이라서
무말랭이 같은 것이라서
특별할 것 없는 경기도 같은 곳이라서
오늘 하루치 고단함을 지평막걸리로 푼다
지평선이 수평선이다
막막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들은 왜 저리 많고
술 마시고 들뜬 주막은
불판 뒤집는 소리 소란한데
경기는 곤두박질친다고 아우성
신호등에 서서
1과 2라는 불길한 숫자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
그래 숫자에 민감한 나이야
지평막걸리 한 병 사들고 집으로 나는 간다
오늘도 어제도 지리멸렬 며루치 대가리 같은 삶
남해가 고향인 어느 선배는
망가진 기타를 치다가 저 세상을 갔다
나도 어쩌면 그 마루치 아라치처럼
소화마비를 앓다 이 생을 뜰지도 모를 일
긍정과 부정
난 왜 이리 긍정보다 부정할 일들이 많을까
부정한 나는 나는 자세가 부정하다
그게 나란 인간의 불길한 매력
나는 오늘도 부정하게 세상을 읽다가
지평막걸리 한잔으로 세상을 부정한다
손익은 없다
그게 시인의 멋
두유노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