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않고
낮게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을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2월예찬 / 양광모
이틀이나 사흘쯤
더 주어 진다면
행복한 인생을 살아 갈수 있겠니
2월은 시치미 뚝 떼고
방긋이 웃으며 말하네
겨울이 끝나야
봄이 찾아 오는것이 아니라
봄이 시작되어야
겨울이 물러가는 거란다
새로운길 /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갈
나의길 새로운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길은 언제나 새로운길
오늘도...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2월 /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 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따뜻한 댓글과 답글은 그 사람의 향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