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보 사도는 갈릴래아의 벳사이다 출신으로, 세례자 요한의 제자
였으나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열두 사도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그는 바르톨로메오로 짐작되는 나타나엘을 예수님께 데려와 사도가
되게 하였다(요한 1,43-51 참조).
성경에 나오는 야고보는 제베대오의 아들과 알패오의 아들이 있는데,
오늘 기념하는 야고보 사도는 알패오의 아들이다. ‘소 야고보’라
불리기도 하며 신약 성경 ‘야고보 서간’을 저술하였다. 예수님의
형제로 불리는 야고보(마태 13,55 참조)와 같은 인물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다.
제1독서 <주님께서는 야고보에게, 또 이어서 다른 모든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5,1-8
1 형제 여러분, 내가 이미 전한 복음을 여러분에게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이 복음을 받아들여 그 안에 굳건히 서 있습니다. 2 내가 여러
분에게 전한 이 복음 말씀을 굳게 지킨다면, 또 여러분이 헛되이 믿게 된
것이 아니라면, 여러분은 이 복음으로 구원을 받습니다.
3 나도 전해 받았고 여러분에게 무엇보다 먼저 전해 준 복음은 이렇습니
다. 곧 그리스도께서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시고 4 묻
히셨으며, 성경 말씀대로 사흗날에 되살아나시어, 5 케파에게, 또 이어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6 그다음에는 한 번에 오백 명이 넘는 형
제들에게 나타나셨는데, 그 가운데 더러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대부분
은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7 그다음에는 야고보에게, 또 이어서 다른 모
든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8 맨 마지막으로는 칠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6-14
그때에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6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7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
8 필립보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
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 하자, 9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
셨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
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
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하느냐? 10 내가 아버지 안
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
에게 하는 말은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다. 내 안에 머무르시는 아버지
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이다. 11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
도 믿어라.
12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
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가
기 때문이다. 13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
루어 주겠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시도록 하
겠다. 14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필립보는 베드로와 안드레아와 함께 일찍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1,40-46 참조). 필립보가 예수님께 나타나엘을 인도하고(1,45-46 참조)
그분을 뵙기를 바라는 그리스 사람들을 데려온 일은(12,20-23 참조) 선교
사의 탁월한 자질을 드러냅니다. 특히 예수님을 만나기를 머뭇거리는 나
타나엘에게 “와서 보시오.”라고 말할 만큼, ‘누구든 예수님을 만나기
만 하면 진리를 깨닫고 믿음을 가질 수 있다!’라는 신념을 가진 제자입
니다.
그런 필립보가 정작 ‘나를 알게 된 이는 아버지를 이미 뵌 것이고, 그분
을 알게 된다.’는 말씀은 알아듣지 못합니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앞
둔 마지막 저녁까지도, 그분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모른다던 토마스와(14,
5 참조), 그저 성부를 직접 뵙게만 해 주시면 충분하겠다던 필립보였습니
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어리석고 나약한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셨고
(13,1 참조), 그들이 앞으로 더 큰 일도 하리라 믿으셨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필립보는 스키티아와 프리기아 지방까지 가서 복음을 전
하다가 십자가에 달려 돌에 맞아 순교하였습니다. 소 야고보는 다른 사도
들보다 먼저 언급될 만큼(제1독서; 갈라 2,9 참조) 사도단의 맏형 구실을
한 이(예루살렘의 초대 주교)로, 시리아와 이집트까지 가서 선교하다가
신전 지붕에서 내던져져 몽둥이에 맞아 순교하였다고 전합니다.
한때의 사도들처럼, 알아듣기 힘든 신비와 삶의 우여곡절 속에 믿음과 오
해를 되풀이하는 우리입니다. 그러나 나를 믿으시는 주님 곁에 머물며 아
버지 하느님과 함께 살아간다면, 어느덧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더 큰
일’을 이루는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강수원 베드로 신부)
-출처 매일 미사-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