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24. 12. 8. 일요일.
날씨가 무척이나 추웠다.
서울 최고온도 영상4도, 최저온도 영하4도.
오늘 대전일보에 뉴스가 떴다.
'춥지만 따뜻한 한끼'
전국적으로 영하권의 날씨를 보인 8일 오전
대전 동구 소제동 호국철도광장 무료급식소를 찾은 노인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 대전으로 전학가서, 대전에서 11년간 살았다.
소년기 청년기를 보냈기에 대전은 나한테는 제2의 고향이다.
대전 중구 은행동에서 살았기에 위 동구 소제동 위치도 안다.
이렇게 추운 날씨인데도 밥을 따뜻하게 지어서 생활이 어려운 어른들께 식사 제공하는 대전시 자선단체에 고마움을 느낀다.
가난한 사람들은 겨울철에는 추위를 더 세게 느낄 것이다.
배 고프고, 춥고, 삭신은 아프고.....
겨울날씨라도 더 온화했으면 싶다.
착한 마음씨를 지닌 자선단체가 더욱 많았으면 싶다.
나는 만나이 75살.
아직껏 거리에서 밥 한 끼조차도 얻어먹은 적이 없다.
춥고 배고파도 그럭저럭 참고 살았다는 뜻이다.
내 어린시절 산골마을 빈촌이었다.
아침에 밥을 얻어먹으려고 사립문 바깥에서 '밥 좀 주세요'라고 소리 지르는 거지들이 흔히 있었다.
문둥병 나병환자인 용천뱅이도 이따금 왔다.
6·25사변 직후라서, 한국전쟁이 끝난 뒤 얼마 안 되는 시기였기에 팔다리를 잃어버린 상이용사들이 떼를 지어 다니며 동냥을 요구했다.
또 때로는 목탁을 두둘이면서 동냥을 구걸하는 중(스님)도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1950~70년대 초의 시대상황은 무척이나 가난하고 추웠다.
내가 초등학교 때 전학 간 대전, 우리나라 6대 도시의 하나인 대전 중심지에서도 거지떼가 제법 있었다.
* 목척교 아래 빈 터에는 간이천막을 친 거지떼들이 우굴거리며 살았다.
수십 년이 흐른 지금은 2024년대.
아직도 밥을 얻어먹고 사는 사람들, 가난한 이웃들이 다소 있다.
앞으로 얼마 안 있으면 12월 25일 크리스머스이다.
자선냄비가 부풀어서 가득 채워졌으면 한다.
가난한 이웃한테 따뜻한 밥 한 끼, 장갑 한 켤레라도 더 선물했으면 싶다.
2.
오늘은 무척이나 추운 날씨인데도 거리를 뜨겁게 달아올리는 시민들도 많았나 보다.
12월 8일 오후
울산시 남구 롯데백화점 울산점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3.
나는 오늘 오후에 아파트를 벗어나서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서호 쉼터로 나갔다.
늙어서 자꾸만 등허리뼈가 더욱 굽혀지는 나.
걷기운동이라도 해야 하기에 장갑 끼고, 털모자 눌러쓰고, 입마개 하고는 바깥으로 나갔다.
장갑을 꼈어도 손이 시려워서 손가락을 흔들면서 걸었다.
이렇게 추운 날씨인데 서호 쉼터 돌벤치 위에 걸터앉아서 바둑 장기를 두는 영감탱이들이 몇 군데 있었고, 구경꾼도 있었다.
장기 두는 영감의 기력 수준이 하급이라서 구경하던 내가 나도 모르게 '그것도 장기여요?' 소리 내지르고는 이내 자리를 떴다.
석촌호수 수변 주위에는 낙엽이 많이도 떨어져서 길 모퉁이에 쌓여 있었다.
오랫동안 방치한 탓으로 낙엽이 밟혀서 갈갈히 찢어져서 이리저리 쏠리고 있었다. 더군다나 물기마저 촉촉히 배어서 하수구 구멍을 메꾸고 있었다.
진작에 청소할 일이지.
나중에 청소부를 동원해서 낙엽을 치우려면 몇 배나 더 수고해야 할 것 같다. 일거리가 훨씬 많이 생겼다고 본다.
석촌호수 환경을 담당하는 부서가 어디인지는 몰라도 '청소 행정업무를 개떡같이 한다'라고 비난하고 싶었다.
* 석촌호수 주변을 청소하는 분들께 예산을 더 투입했으면 싶다. 청소비를 지나치게 아껴서는 안 된다!
4.
나는 어린시절부터 추위를 무척이나 탔다.
지금은 만75살을 더 넘겼으니 추위를 더 탄다.
나는 요즘 오른쪽 손이 무척이나 차겁고, 은근히 저리고 아프며, 이따금씩 벌벌 떤다.
오른손을 아랫배에 넣어 살갗에 닿으면 나도 모르게 깜짝 놀랄만큼 차겁다.
아무래도 오른쪽 팔뚝과 오른손이 다치고, 차가워진 이유는 있을 터.
이렇게 자꾸만 추워지면 시골에서 살던 어린시절이 생각난다.
시골집 재래식 아궁이에 장작을 잔뜩 궤어넣고 장작불을 피우면 무척이나 뜨거운 화기/열기가 부엌 안에 번졌다.
장작불을 다 땐 다음에는 잿불을 부삽으로 떠서 쇳화로 안에 넣어서 방안으로 들여다 놓았다.
화롯불 위에 두 손을 펴서 불 쬐면 손이 은은하게 따뜻해졌다.
정년퇴직한 뒤 시골에 내려가서 아흔 살이 넘은 어머니와 함께 둘이서 살던 때가 몇 해간 있었다.
춥고 긴긴 동지섣달이라도 장작불 때고, 화롯불에 손을 녹이면 추위가 가셨다.
장작불 땐 사랑방 아궁이 잿불 속에 생고구마 몇 개를 넣어서 익히면 고구마 겉거죽이 검게 탔어도 속은 얼마나 맛이 있던가.
탄내도 물씬 나고.
내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도 오래되었다.
앞으로 두서너 달 뒤인 2025년 2월 25일이면 만10년이다.
아버지 무덤 한자락을 파서 어머니를 합장해 드린 뒤 그참 서울로 되올라와서 지금껏 서울에서만 산다.
오랫동안, 10년간 방치한 탓으로 시골집은 이제는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다.
해동되는 내년 봄에나 한번 시골집에 내려가 봐야겠다.
앞으로는 추위가 더욱 드세게 매서울 것이다.
내 경험으로는 연간 가장 추운 때는 1월 초순이다. 지금서부터 추위는 더욱 드셀 것으로 예상한다.
/////////////////
위 사진들
용서해 주실 게다.
많은 글감이 떠오를 것 같다.
나중에 보탠다.
2024. 12. 8.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