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풀었습니다!
장 기자님께서 내신 수수께끼를 마침내 풀었습니다.
'관찰하고 발견하라'는 장 기자님이 주신 힌트를 붙들고 몸부림친 결과
동백꽃이 어떻게 두 번 피는지 알아내고야 말았습니다.
2
매일 꽃을 응시했지만 꽃들은 나흘 동안 아무 변화 없이 그대로
고아하고, 고졸하고, 청아했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좀 거세게 분 닷새째 밤사이에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꽃들이 많이 떨어져 땅바닥을 덮고 있었습니다.
그 빨간 꽃송이들을 보는 순간 '아, 땅바닥에 꽃이 피었네!'
하는 생각이 퍼뜩 스쳤습니다. 그런데 다른 꽃들과 다른 점이 금방
눈에 띄었습니다. 벚꽃이든 목련이든 다른 꽃들은 다 떨어질 때 꽃잎들이
낱낱이 흩어져 날립니다. 그런데 동백꽃은 꽃잎이 하나도 흩어지지 않고
꽃송이 그대로 떨어져 있는 것이 었습니다. 그리고 그 꽃송이들마다 샛노란
꽃술까지 그대로 달고 있었습니다. 또한 꽃송이들이 전혀 변색되거나 시들지
않았으니 땅바닥에서 동백꽃이 새로 피어난 것 같은 느낌은 너무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수께끼의 답을 완전하게 찾아내게 되었습니다.
'동백꽃은 두 번 핀다. 나무에서 한 번, 땅에서 또 한 번,'
- 조정래, <천년의 질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