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30라운드가 끝날 때가 되어가니 인천, 경남, 대구, 성남 팬 분들은 이런 생각을 하실겁니다.
상위스플릿에 꼴찌로 올라가면 까딱하면 승점자판기가 될 수 있는데, 차라리 하위스플릿에서 왕노릇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래도 상위스플릿에 가면 강등 걱정은 없는데......... 과연 상위스플릿의 꼴찌가 나을까? 하위스플릿의 왕이 좋을까? 말이죠.
하지만 말이죠. 상위스플릿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유1. 하위스플릿에 들어가면 경기가 굉장히 격해집니다. 어느 나라 리그를 보아도 강등권에서 벗어나려는 팀은 상대방을 거칠게 몰아갑니다. 가뜩이나 강등걱정에 신경도 날카로운데 상대방하고 계속 맞부닥치는 빈도가 늘어나면 당연히 파울도 각오하고서 덤벼드는 플레이가 잦아집니다. 강등만 막을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하려는 거지요.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부상위험도가 올라가는 것은 둘째치고, 상대편도 몇 번 태클 당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거칠게 나아가게 됩니다. 만약에 하위스플릿에서 왕노릇하고 싶어하다가, 이런 경기에서 주축선수가 부상당하면 그때는 더 이상 하위스플릿의 왕노릇을 못하게 됩니다.
이에 비해 상위스플릿은 최소하의 생존권은 보장되어 있기에 탈강등 싸움과 같은 격한 경기는 벌어지지 않을 겁니다.
이유2. 하위스플릿에 있는 팀들이 과연 하위스플릿에 들어가고 나서도 이전과 같은 전력을 유지할 것이란 보장이 없습니다. 당장 하석주 감독님이 전남으로 오셨죠. 하위스플릿과 상위스플릿이 갈라지면 하위스플릿에서 바로 전력 변화를 시작할 겁니다. 특히 16위와 15위와 가까운 팀일수록 팀 전력을 변화하겠죠.
이러면 이전까지 가지고 있던 상대팀의 데이터베이스가 그대로 먹히기 힘들겁니다. 이에 반해 하위스플릿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팀은 팀전력을 그대로 가지고 가겠죠. 즉, 하위권에서도 하위권의 팀은 상위권 팀의 전력을 파악하고 있지만, 상위권팀은 다시 하위권 팀의 전력을 분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5경기 정도면 파악이 끝나겠지만, 5경기면 무려 승점 15점이 왔다갔다 합니다.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승점이 아닙니다.
이런 두 가지 이유만으로도 상위스플릿의 특권이 잘 드러나지요. 다시 말하면, 상위스플릿에 가는 편이 환경변화가 적다는 것이고, 팀 운용에 더 유리하다는 겁니다. 당연히 상위스플릿으로 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