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주체별 수급 결산
외국인 고배당주 집중 사들여
삼성전자 팔고 LG화학 매수
18조 판 연기금, 바이오주 매수
삼바·SK바이오사이언스 투자
코스피 3300 끌어올린 개인
삼전 사들였지만 수익은 저조
올해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가 LG화학을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평균 매입 단가를 기준으로 볼때 LG화학 투자수익률은 '마이너스'지만 회사의 성장성을 보고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을 제외하면 외국인은 주로 고배당주 위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 LG화학을 1조719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 기간에 17조2451억원어치를 파는 가운데 LG화학만큼은 대거 사들였다. 심지어 외국인은 LG화학을 평균 100만8527원에 샀는데, 지난 2일까지 수익률은 -15.8%에 그쳤다. 이는 올해 상반기 외국인의 투자 흐름과 달라 눈길을 끈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텔레콤이었다. 그 뒤를 이어 포스코, KB금융, 신한지주를 샀는데 모두 한국 증시의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힌다. 외국인은 이들 종목을 사서 배당을 제외해도 10% 넘는 수익을 거뒀는데, 성장주 가운데 LG화학만큼은 대거 사들여 눈길을 끈다. LG화학은 지난해 배당금을 기준으로 산출한 배당수익률이 1.18%에 그친다. 외국인이 선호하는 고배당주로 보기는 어렵다.
이에 비해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를 11조3244억원어치 순매도해 대조를 이뤘다. 두 번째로 많이 판 종목 또한 삼성전자우였다. 외국인은 같은 2차전지 업체인 삼성SDI 또한 올해 상반기 8210억원어치를 팔았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리콜로 충당금 4000억원을 실적에 반영하면서 전지 부문이 적자로 돌아섰다"면서 "올해 하반기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한 뒤 수급이 분산돼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첨단소재와 생명과학 등이 고성장하고 있어 결국 적정 가치를 찾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기금은 올해 상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은 이 기간에 유가증권시장에서 18조8717억원어치를 팔았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789억원어치 사들였다. 연기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평균 83만6515원에 샀는데, 2일까지 2.2% 수익을 거뒀다.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에쓰오일(S-Oil)이었고 그 뒤를 하이브,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이었다. 연기금은 외국인과 함께 투자 위험이 낮은 차익 거래보다는 해당 종목의 주가 흐름을 판단해 투자하는 주체로 꼽힌다. 외국인이 올해 상반기 가치주를 샀다면 연기금은 바이오, 배터리 등과 같은 성장주에 투자해 대조를 이뤘다.
특히 연기금은 에쓰오일에 투자해 11.8%, 하이브에 투자해 20.6%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연기금은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았는데, 순매도액은 8조1193억원에 달한다. 그 뒤를 이어 연기금은 LG화학, SK하이닉스, 네이버, SK이노베이션을 대거 팔았다.
한편 개인투자자는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모두 24조147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평균 순매수 단가는 8만3389원이었다. 2일까지 평균 수익률은 -4.1%에 그쳤다. 그 뒤를 이어 개인은 삼성전자우,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를 많이 샀는데 모두 2일까지 주가 기준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