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절 태극기 광화문 집회에 참가, 그 앞뒤 면에 놀라 추운 날씨에 애국심 높은 노인들 모셔놓고 다섯 시간 집회는 무리. 어수룩한 노인들 상대로 다단계 장사까지. 이민복(대북풍선단장)
3.1 절 광화문 광장은 한겨울처럼 추웠다. 그럼에도 부산과 전라도, 강원 등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나와 함께한 분 중에는 99세 되는 어르신도 있었다. 그분의 아내는 91세, 다리가 좋지 않아 밀차를 끌고 참가하셨다. 사실 이 분들의 요청으로 나도 참가하게 되었다. 집회의 중심은 전광훈 목사를 위수로 하는 개신교인들이다. 애국과 신앙의 열기 속에 장장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이상 집회가 진행된다. 추위를 보아 5시간 집회를 예견했다면 그 반으로 줄였으면 어땠을까. 나와 일행은 추위를 견디다 못해 교보문고 서점에 들렸고 3권의 책도 샀다. 우정 광화문 근처 서점에 가기가 쉽지 않았는데 3.1 절 행사 겸 가장 큰 소득이다. 젊은 측에 속하는 우리가 그렇게 춥고 지루했는데 우리보다 더 연세가 많은 대부분 집회자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 집회가 끝나고 어둠이 깃들기 전에 집에 들어와 부랴부랴 뉴스를 살폈다. 그렇게 추운 날씨 속에 장장 진행한 큰 행사가 어떨까 살피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거의 실리지 않은 것에 실망을 넘어 놀랄 정도이다. 집회 주도자 전광훈 목사의 <너 알아Tv>밖에 실린 것이 없었다. 겨우 추가로 찾아낸 것이 조갑제닷컴에 한 회원이 사진 올린 것이 전부이다. 3.1절에 관한 언론은 윤 대통령이 참가한 유관순 기념관 행사, 보신각과 서대문 형무소에서 행사들만 모두 다루고 있었다. 광화문 태극기 집회가 외면당하는 이유가 뭔지 직접 참가해보니 알겠다. 연단의 연설들을 보면 애국심은 높아 보여도 너무 지나친 언사와 내용들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한 세대 이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하긴 집회의 도사들이 이를 몰라서가 아니라 모인 군중의 수준과 정서에 맞추어 하다나니 그렇게 유도되어 진행되는 것 같다. 아무튼 젊은층, 식자층에서는 거리를 두게 될 내용이고 자세이다. - 또 추위에 떠는 대중을 배려하는 느낌이 없어 보인다. 영하권에 바람까지 생생 몰아치는 추위로 연세 많은 집회 참가자의 건강을 염려하는 기색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애국을 위해 이것을 춥다고 하면 안된다는 식의 연설을 보면 대중 위에서 올라타는 자세로 보인다. 또한 이보다 심각한 부정 현상도 목격하였다. 어스룩한 노인이 대부분임을 이용하여 다단계 장사 진행되는 것이다. 눈뜨고 당할 수밖에 없는 다단계인데 마침 동행한 신변보호 형사들이 이를 잘 간파하고 알려주었다. 다단계는 월 100만 원씩 이득이 생긴다며 집회 인도 측에서 설파하는 <자유마을 카드 가입>이다.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 집회자들 속에는 <자유마을>이란 깃발들이 여러 개 보일 정도이니 광범히 하게 퍼져있는 것 같다. 같이한 형사는 저런 다단계를 직접 겪어보았기에 상세하게 지적한다. 수준 있는 젊은이들과 다단계 경험자가 아니면 월 100만 원이 꼬박꼬박 들어온다니 혹하게 당할 다단계였다. 이러한 사실을 집회 군중에서 어떻게 전하고 이해시킬지 난감하다. 오히려 음모적인 반 애국 집회자로 낙인찍힐 분위기이다. 이럴 때 조지오웰의 명언을 재삼 떠올라 용기를 낸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 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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