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 골 기 행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
허구한 날 되풀이되는 일상생활을 벗어나 훌쩍 어딘가로 떠나간다는 것은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다.
특히 외국 여행은 우리들을 설레게 할 만큼 충분함 매력이 있다.
여행은 어디로 가는가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가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취향과 기질이 같지 않은 동반자와의 여행은 갈등의 짐만 지고 돌아올 수도 있다.
코로나 때문에 3년 넘도록 해외여행을 못했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기생 6명이 몽골 여행을 결정하였다.
비행기 표를 마련하고 설레는 기분으로 여행 준비를 하고 있었다.
출발 며칠을 앞두고 두 사람이 여행을 못하게 되었다.
문제의 발단은 건강 문제였다.
노년에는 여행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나이를 먹는다는 게 굴욕감마저 느끼게 한다.
계속되는 더위와 장마로 불쾌지수가 높은 여름 날씨다.
코로나가 잠잠해 지니 그래도 공항은 인산인해다.
인천 국제공항을 이륙한 여객기가 몽골에 도착하는데 는 세 시간 남짓 걸렸다.
몽골 수도 울란바트로로 가 늦은 점심 식사를 했다.
인구 140만 몽골 수도의 도시 모습은 어느 나라 도시 모습과 다를 게 없다.
긴 차량 행렬과 건물이 즐비하고 거리는 인파가 넘친다.
몽골은 러시아와 중국에 둘러싸인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국가다.
한반도 면적의 7배인 광활한 국토 면적에 인구는 350만 가깝다.
이 나라의 1인당 국민 소득은 5천 달라 미만이다.
울란바트로 시내에는 한국인 식당이 어느 곳에서나 눈에 뜨인다.
첫날밤을 보내고 호텔 식당에서아침 식사가 끝나니 차가 와 있다.
우리 일행 네 사람과 운전사와 안내원(부부)만 탄 차는 수도를 벗어나 남쪽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망망대해처럼 펼쳐지는 넓은 초원을 차는 여러 시간 달려간다.
나무 한포기 보이지 않는 드넓은 초원 곳곳에 수많은 소와 말, 양과 염소 떼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풍경이 목가적(牧歌的)이다.
하늘을 못보고 인파와 소음에 시달리는 대도시에 산다는 건 질곡(桎梏)의 생활이다.
전후좌우로 펼쳐지는 초원의 지평선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도시 생활에 숨 막힐 듯 찌든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오후 늦게 우리를 태운 차는 돌과 바위만 바라보이는 비포장도로로 접어든다.
신기하고 경이로운 기암괴석들이 눈길을 끈다.
옛날 미국 서부 여행 때 그랜드캐년을 처음 보며 감탄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수도를 떠나 10여 시간을 달려 ‘바가지르촐로’ 캠프에 도착했다.
고비사막으로 진입하는 전초 캠프 지역 같다.
게리(몽골사람들 이동식 천막집)에서 이틀 째 밤을 맞았다.
비바람만 가리고 겨우 누울 수 있는 나지막한 움막집이다.
초라한 공간이지만 양고기에 곁들여 마시는 러시아산 보드카는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 같았다.
고교 시절부터 80평생 넘게 살아온 친구들의 인생 역정은 파란만장했다.
추억에 물리고 정담에 빠져 친구들은 밤이 이슥하도록 시간을 보냈다.
3일 째 아침에는 궂은비가 내리고 있다.
우리는 여행 계획을 변경하였다.
고비사막으로 가 밤하늘의 별을 보며 트레킹을 하려던 여행 코스(2박3일)를 포기하고 울란바트로로 돌아온 것이다.
9박10일 일정은 6박7일로 바꾸고 시내 관광을 하였다.
4일 째는 하루종일 ‘테를지 국립공원’을 관람하고 왔다.
광활한 국토에 비옥한 초원과 기암괴석으로 수놓은 관광자원이 풍부한 나라.
5일 째는 울란 바트로 시내 관광에 나섰다.
사려니 숲길, 자이승 전망대, 이태준 기념공원, 재래시장, 부다공원 ...
마지막 날 징기스칸 마상 동상과 기념관 관람을 마지막으로 관광은 끝났다.
징기스칸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정복 왕으로, 유목민들로 분산되었던 몽골을 통일한 임금이다.
징기스칸의 정복 전쟁 경로를 나타내는 지도에는 아시아와 유럽 모두가 들어 가 있다.
징기스칸 기념관의 이 지도는 몽골리안의 자존심이리라.
첫댓글 여행은 젊어서 하는게 좋은것 같아요.
지금은 여행하려면 설레임보다는 걱정이 앞선답니다.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광활한 초록의 대지
눈이 부신 경치에 마음이 조용해지는 곳
멋진 여행에서 활력을 얻으며
더위에 건강 조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