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교당에서 하는 요가와 영어 시간에 성심씨가 왔다.
아마 아이들을 보내고 궁금해서 일도 빨리 마치고 왔나보다.
엄마가 있어서인가 오늘 따라 성심씨 아이들인 민섭이 지향이가 유난히도 더 산만하다.
민섭이는 중간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더 들썩인다.
끝나고 나서 빵을 먹는데
민섭이가 영어샘 어깨 위에 올라가서 힘들게 한다.
교무님이 여러 번 내려오라고 해도 듣지 않고 그냥 그대로다.
성심씨가 알아서 좀 아이들을 야단을 쳤으면 좋겠는데 그냥 놔둔다.
거기다 지향이도 무엇에 삐졌는지 샐쭉하면서 큰소리로 고함을 친다.
정말 이렇게 버릇없는 아이들이 있나 싶고 성심씨에게도 더 화가 난다.
학교에서 보는 문제아들과 행동이 겹쳐지면서 이럴 때 잡아주어야 한다고 성심씨에게 말한다.
"내가 보기엔 그렇게 죽을 죄도 아니고 난 잡지도 못해,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한다.
난 그 말에 화가 폭발한다.
"정말이지?"
"민섭아, 이리와, 무릎 꿇고 앉아, 여기에서 우리가 가장 섬기는 분이 누구야?"
"교무님이요."
"영어선생님을 힘들게 하고 있잖아.
엄마들하고 교무님을 가르치는 영어선생님이야, 왜 교무님이 여러 번 하지 말라고 해도 안들어."
민섭이는 시무룩해서 간다.
난 성심씨 표정이고 민섭이 마음이고 헤아리지 못한다.
갈 때쯤 성심씨는 내게 웃으면서
"민섭이 울고 있어."한다.
난 불쑥 화가 난다.
'아들이 잘못했으면 그다음 뒷 수습을 해야지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성심씨는 민섭이와 지향이에게 선생님께 잘못했다고 사과를 드리게 하고 교무님께도 인사를 정중히 드리라고 하면서 간다.
가고 난 다음 내 마음은 너무나 요란하다.
여러가지 감정들로 복잡한 심정이다.
속으로 생각했던 여러 감정들이 의도하지 않았는데고 밖으로 쏟아져 나와버려 당황스럽다.
성심씨가 모두 다 잘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에 대한 못마땅함, 성심씨의 자녀교육에 대한 그동안의 못마땅함, 어제 들었던 학교에서 있었던 민섭이의 행동에 대한 어이없음, 그 행동에 대한 성심씨의 반응에 대한 요란함, 조카인 찬환을 구박했다는 것에 대한 못마땅함,
그냥 지나갔던 작은 감정들이 모두 다 그대로 파닥파닥 살아있어 밖으로 나온 것이 감당이 안된다.
난 역시 안돼, 말로만 잘난 척해, 너무 창피해, 이제 성심씨랑 사이가 어색할 것 같아, 혜심씨 볼 때도.....
마음이 꾸겨놓은 종이짝같다.
첫댓글 파닥 파닥 그렇게 살아서 나오구나 하고 그 내 마음도 인정해 줘요 ... 그래야 어색함이 없이 만나서 내가 아이들 야단치니 섭섭해 하고 물으면서 다시 그런 이링 없었던 원래 마음에서 만날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