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와 빈민사목위원회, 정의평화위원회가 23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권리를 빼앗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봉헌한다.
삼성전자서비스노조는 지난 5월 19일 전면 파업을 선언, 현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조합원 700여 명이 ‘생활임금 보장과 노조 탄압 중단, 위장 폐업 철회와 고(故) 염호석 양산센터 분회장의 주검 탈취에 대한 사죄’ 등을 요구하며 33일째 노숙 농성 중이다. 또 수원 삼성전자 정문 앞에서도 43일째 조합원 30여 명이 노숙 투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노조 파업과 농성은 노조 탄압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염호석 양산센터지회장의 주검을 경찰이 장례식장에서 탈취하면서 시작됐다. 염호석 지회장의 장례 절차는 유족들이 노조에 위임한 상태였고, 탈취 과정에서 노조와 경찰 간의 충돌이 발생해 조합원 20여 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연행된 노조원 중 삼성전자서비스노조 간부 위영일 지회장과 라두석 수석부지회장은 검찰이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집시법 위반, 장례 방해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서비스노조는 “지회가 승리하는 날 화장해 달라”는 고인의 뜻을 이어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5월 19일 오전 9시부터 전 조합원이 무기한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삼성전자서비스노조 결성 10개월 만에 노조원 2명 사망, 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지난 5월 고 염호석 지회장뿐만이 아니다. 2013년 10월, 천안지부 소속이었던 최종범 씨도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씨가 숨지기 전 받은 급여는 휴대전화비, 수리재료비, 유류비, 차량수리비, 식비 등의 경비를 뺀 100여 만원. 생활임금 보장을 위해 노조에 가입하자 사측은 최종범 씨를 특별 감사 대상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노조 측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 상황에 대해 “노동자들은 삼성 작업복을 입고 근무하지만 협력사 직원이라며 삼성이 원청 사용자임을 부정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삼성은 위장도급을 숨기기 위해 노조와의 직접 교섭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삼성전자 계열사이자 자회사로 지분의 99.8%를 삼성전자가 소유하고 있다. 삼성은 서비스 부문을 강화하면서 자회사를 설립했고, 이 과정에서 센터 직원들은 모두 협력사 소속이 됐다. 현재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직원복을 입고 일하는 직원들 중 약 96%가 하청 소속이다.
고 염호석 지회장의 지난 4월 급여, 41만원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2013년 7월 2일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노동조건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된 것은 ‘분급’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기본급 없이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건당 수수료는 분급으로 분당 225원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이 분급마저도 이동 시간이나, 작업 준비 시간 등은 모두 빠지고 오로지 수리가 진행되는 시간만 적용된다. 분급 225원의 근거는 전자기기 및 통신수리원 월 평균 임금 255만원을 기준으로 계산된 분당 임금율이다.
현재 노조는 사측과 교섭 중이다. 노조는 교섭안으로 건당 수수료 폐지와 기본급 책정으로 고정급, 변동급에 의한 임금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의 110% 또는 기본급 120만원, 낮은 수준의 건당 수수료를 책정해 최종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은 이를 거부한 상태다.
‘권리를 빼앗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주최 단체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추가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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