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http://pann.nate.com/talk/315670532
회사를 관두고자 한다.
2008년 11월, 교복도 채 벗지 않은 채로, 여상을 졸업하지 않은 상태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첫 출근 날, 어제는 학교로 '등교' 했던 내가 당장에부터 '회사'로 '출근' 을 하는 직장인이 되기에는
난 너무나도 어렸던 것 같아.
하지만 그래도 취업 사관 고등학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사회에서 알아주는 학교 학생이었으니
남들은 오고싶어 안달이라던 대기업 사무직이라니
연봉이든 무엇이든 빵빵하게 챙겨주는 그런 직장이라니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에서부터 비롯된 공연한 자신감을 갖게되었다.
나는 공부를 못해서 대학에 못 간 게 아니야, 안 간 거지.하는 생각과
'그래도 요즘 취업난에 이런 일 이런 연봉 대졸자들도 못받는 애들 천지인데..' 하는 자기위로.
회사를 다닌 지 3개월이 지났을 무렵,
중학생 시절 나보다 더 공부를 못했던 친구가 명문대에 진학했다거나
고등학교 1학년 때 나보다 공부를 못했던 친구가 진학반으로 들어가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명문대에 진학한 걸 보면서 머릿속이 조금씩 복잡해지기도 했고
왠지 모를 뜨거운 게 가슴께서부터 왈칵 치밀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업무가 익숙해졌다싶어질 6개월 때,
2009년 봄 -
나와 같은 또래의 여자아이가 버스안에서 09학번이라 써진 전공책을 껴안고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그 왈칵거리는 뜨거운게 눈물로 터져버렸다.
그렇게 스무살의 봄날
나는 화장한 아이라인이 번질까봐 눈을 꾹꾹 조심스레 닦아내며 남은 울음을 삼켰다.
익히 선배들의 취업 후기를 통해 알고 있었어
칼정장 차려입고 또각거리는 하이힐을 신고 프로페셔널하게 PT를 진행하고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의 커리어우먼따위 고졸 여직원에게는 그저 꿈일 뿐이라는 걸.
커피를 타고 상무 이사 팀장 책상을 닦고 탕비실을 정리하고 내 자리에 앉으면
쏟아지는 영수증과 제서류들을 정리하고 갈아엎고
점심은 회사 주변의 고칼로리 음식들
그리고 한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을 보내고 다시 자리에 앉아서
일을 정리하거나
할일이 없으면 인터넷을 끄적이고, 장바구니를 채우고,
월급날 통장 잔고를 찍어보면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는 그런 생활을
하루도 빠짐없이 똑같이 어느덧 4년이나 해왔다.
그동안에 내 연봉은 2600으로 올랐고, 쌓인 퇴직금도 500만원에 달한다.
스물 셋,
이제 올 11월이면 꽉 채워 4년이고 11월이 넘어가면 직위년차는 5년차로 바뀐다.
하지만 더이상 있고 싶지가 않다.
고졸 여직원, 부서 막내 여직원, 언제까지나 말단인 여직원,
나랑 같이 입사한 대졸자 오빠, 언니들 어느덧 대리가 되었고
직장생활 3년차, 동갑인 초대졸 친구들 들어오니 경력 3년인 나보다 연봉은 천만원씩 높더라.
배우는 일은 똑같은데, 학벌로 사람이 이렇게 차이날 수 있는지 씁쓸해졌어.
고졸로 직장생활 10년차인 타 부서 언니나
입사한지 3개월 된 다른 영업지원팀 스무살짜리 막내나
업무량과 하는 일은 매우 똑같다.
3개월이면 누구든 하는 일 10년째 하고 있는 언니는
자신의 학력을 탓하면서도 더 배우고자 하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해.
그래도 꼬박꼬박 월급은 들어오니까.. 때 되면 상여금 들어오니까..
일이 손에 익어서 할만 하니까..
이 나이에 고졸로 10년 경력이라고 다른데 갈 수 없으니까..
내년이면 대리 달아주겠지, 하며 씁쓸히 웃던 언니.
10년전 언니가 업무가르쳐주고 인수인계했다던 대졸자 사원,
지금은 과장이 되어서 언니에게 업무 지시하고 있다.
결혼자금 알뜰히 모아서 결혼해, 배가 불러오던 7년차 언니는
아가 낳고 돌아오자마자 콜센터로 발령,
2년을 더 버티다 둘째 임신하니 어쩔수 없다며 퇴사했다.
행정상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나에게 떠미루는 팀원들과
막내라며 회식때 2차 노래방에서 무작정 마이크를 쥐어주는 것,
본인이 할 수 있는 간단한 일 - 토너 갈기나 종이컵 채워넣기 등도
나의 일이라며
족히 30초는 더 걸어야 할 정도로 떨어져있는 나에게까지 와서 강요를 하는것도
내가 무엇이든 다 알고있어야 하는듯이 내 업무 외의 다른일까지 물어대며
모른다면 '귀찮은걸 싫어한다'는 욕지꺼리나 들어야하는 내 상황이 너무나도 싫다.
본인들이 정작 귀찮은 걸 나에게 당연히 맡기면서
"넌 원래 이런 일 하는 애니까" 하고 여겨지는것도 나는 너무나 싫다.
나는 나대로 소중하고 나도 나대로 꿈이 있지만
회사생활이 하루 하루 지날수록 확실해 지는건
회사 안의 내 주변에서는, 어느 누구든 나의 꿈이나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지도 않는다는 것.
너는 고졸이니까
너는 여직원이니까
너는 고졸치고 회사 잘 들어온 케이스니까
돈이나 열심히 모아서 시집이나 잘가면 되겠네
내가 여기서 열심히 아등바등 노력해봤자, 남의 일까지 빼앗아와서 일해봤자
그저 평생 일 잘하는 고졸일 뿐인걸.
나의 미래는, 나의 꿈은
돈이나 열심히 벌어서 일 잘한다는 소리 들으며 좋은 남자 만나는 그런 꿈이 아닌데.
이제 몇 달 뒤면
나와 동갑인 대졸자 사원들이 들어온다.
나보다 연봉이 족히 천오백만원 씩 높은 친구들이 들어온다.
단지 한 학기에 몇백만원 내어가며 대학을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5년 경력의 나보다 더 높은 위치에 서서
나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일들을 차근차근 배워서는
어느순간에 그 친구들은 나를 초월하겠지
자신이 없어졌다.
고졸 취업이 확대되어 이제 학벌차별없는 세상이 만들어졌다고 ?
그게 하루아침만에 가능할까?
그 정책 또한 대졸자들이 만든 정책이고 그 기사 또한 대졸자들이 쓴 기사다.
후배 아이들이 희망에 찬 이야기만 골라들을까 무서워진다.
그래서 이제 공부하려고 한다.
요즘은 야간대다 방통대다 사이버대학이다, 얼마든지 회사를 다니며 공부할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내 자신이 회사에 치여가며 공부하다가는 지쳐서 포기하거나
회사를 다니며 졸업을 해도 확연한 변화가 없을 거란 걸 알게되고 나니
이토록 학벌에 한이 맺힌 내가 야간대나 방통대로 만족할수 있을까 싶어졌다.
차라리 하고싶은 공부 하루종일 실컷해보고 싶단 생각에 결정한 게 올 해 초.
공부하고싶단 생각은 스무살 때부터 해왔지만,
우물쭈물 미루고 미루다 보니 어느덧 스물 셋이 되었고
많지 않지만 그렇다고 결코 적지 않은 '스물 셋'이라는 나이를 입 밖으로 소리내어 보니 더는 시간을 지체해선 안되겠다고 확 와닿았다.
아직도 식당일을 하시는
회식이나 야근하다 돌아오던 새벽마다 동네어귀까지 마중을 나오시던
열아홉 막내가 울면서 출근길 지하철로 향하던 그 아침이 너무나도 서러워 따라 울던 우리 엄마는
내가 공부한다고 그만둔다고 하니 더이상 막지 못하시고
스물, 스물하나, 스물 둘- 풋풋함을 팔아가면서 벌은 돈 일부를 모아두신 통장 슬쩍 내미셨다.
다행히 오빠도 이제 취업을 해서 내가 안 벌어도 생활이 가능해졌다.
제일 다행인건 흥미있고 공부하고 싶어진 분야도 생겼다.
다음달이면 나는 회사를 떠난다.
이제 공부를 하는 학생이 되면, 직장인으로써의 누리던 모든 것들은 포기하게 되겠지만
등록금에 벌벌 떨며 '아! 회사를 그만두지 말 걸' 하는 후회를 몇번이고 곱씹겠지만
지금 나에겐 열아홉 시절 느꼈던 막연한 자신감이 아니라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거라는 설레임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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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얘기.
나도 똑같은 얘기.
고졸로써 살아가기 힘들다, 정말.
그렇지만 고졸이든 대졸이든 살기 힘든건 마찬가지지만
힘내자 친구들아
+
언니들 너무 꼬아듣는것 같다.. ;;;
'단지 몇백만원 내가면서' 라는게 대졸자들을 무시하려고 한 말이 아니잖아.
대졸자들때문에 "까짓거 뭐 나도 몇백만원 내가지고 치사하고 더러우니 대학나오지" 이렇게 쓴 글도 아니고
10년차인 언니는 그대로인데, 그언니가 업무가르치고 인수인계해줄정도로 처음부터 일 배우는 것도 비슷했지만
결국에는 대졸자는 승진의 기회도 주고 그언니는 내년이나 대리 달랑 말랑 하고 있다는것,
그리고 경력이 4년인 본인보다 갓 들어온 대졸자 사람들이 연봉 더 많이 받으면서 일하는것에 대해 한계를 느끼니까
이제 자기도 하고싶은 공부 찾아서 떠날거라는 그런얘기지
대졸자 비하하는거 하나도 없는데...
글 전체가 아닌 '단지 몇백만원'에 초점이 맞춰진 댓글들이 많아서 뭔가 그렇다...
'세상에 공짜가 없지, 그러게 왜 사람들이 대학에 가는데?' 하는 댓글이 많은데
지금 이 글에서 고졸자 대졸자 평등하게 하자라는 주장도 아니고..
첫댓글 고졸자의 애환이 있겠지만은.... 대기업 대졸자 학벌 한번 생각해 보십시요. 못해도 서울 중상위권 이상의 대학 출신들입니다.
거기다가 각종 스팩들.... 대기업 입사할 정도면 대학 4년동안 그냥 학교만 다닌거 아닙니다. 각종 스터디 그룹에 해외 봉사 또는 교환학생 아니면 어학연수라도 다녀왔겠죠. 거기다가 학점 관리도 해야지요...님이 쓰신 글에 프로페셔널 하게 pt진행한다고 하셨는데.... 그런 pt능력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지는게 아닙니다. 대학 다니면서 교수님께 수백번 깨지면서 만들어지는 능력입니다.
만약 님이 졸업후 실업계 전형으로 명문대 진학했다고 칩시다.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대학 4년의 기간이 호락 호락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더라도 취업 못하는 대졸자가 대다수 입니다. 어정쩡한 대졸 출신들은 고졸 대기업 다는니 사랍들을 부러워 하죠.....대학에서 실업계 전형으로 학생 정원 몇명 배정해 둔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대기업에서 고졸자 전형으로 사원들 몇명 배정해 둔것 뿐입니다. 일반적인 인문계 고등학교 나와서 명문대 진학하려면 얼마나 공부를 잘했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시십시요, 고졸자의 애환이 있겠지만은 대졸자의 애환은 더 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학 나와서 알바해야 하는 심정을....
아침부터 완전 캐공감 눈물폭풍 ~ 대학가서 학비로 빛진애들~ 에혀 ~ 전에 일할때 내밑에서 알바하던애가 카이스트 다녓는데 ... 마이 불쌍하더이다... 약간 꼴통스럽긴 햇지만 그녀석이 생각나네여
좋은것만 보셨나보군요~~ 만약 정말 그런것만 보셨다면 대학 졸업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거 필요 없구요 현쟈 자기 일에 만족하면 가는거고
먼가 아니다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커지면 다시 도전하는 겁니다
나머지는 붙여 봤자 변명
세상이 점점힘들어지는것같습니다ㅠ
도전정신은 인정. 그런데 그게 겨우 개소말 다 다니고 있는 대학을 가려는거라니 좀 그러네요.
거기 나오면 입사가 그냥 되는 것도 아닌데.
결국 꿈이란게 취업이란건가.. 씁쓸하네요.
글은 마치 빌게이츠가 하버드 그만 두던 때 같은데.
뭐 사람마다 각자 자기 생각이 있는거긴 하지만 '개나소나'를 꼭 넣으셔야 말하시고자 하는바가 분명히 전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그렇게 격하고 극단적인 표현을 굳이 쓰시는지...저는 나쁜 머리로 서울 중상위대학 가보려고 스트레스성 탈모오고 핸드폰 없이 교통카드만 들고 2년 공부해봤습니다. 가치관이 틀리니 '대학'이란게 개개인에게 느껴지는 의미가 다를 순 있지만...뭐 쉽진 않아요. 이런 성격이 아니지만 여러번생각해보고 딴지 걸어봤습니다
로망님 실수하셨습니다...그럼 고졸은 짐승만도 못하단 소립니까?
무려 80%의 대학진학률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시궁창인게 너무 안타까워 대학 꼭 가야하나라는 뜻으로 써봤습니다.
혹 제 글에 마음을 다치신 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글쎄요 전 그렇게 안읽었는데요 솔까말 개나소나 다가는 대학맞지않나요? 돈만있으면가는 대학무늬만있는 학원틱한 듯보잡들까지 포함해서요 갠적으로 고졸은 고졸의 길이있고 소신이있다고 느낍니다 어정쩡하게 남들 다가니까가는 대학가서 시간돈 낭비하느니 그쪽이 훨신 멋진결단이라 생각합니다
뭐 판에 올릴 정도는 아닌듯한데..일반적인 내용 아닌가여 대학가보면 24짜리 신입 여자애들 있잖아요
대학을 나온다고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글쓴이는 나름대로 취업을 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몇년을 회사생활을 하는데 자기보다 늦게 들어온 초대졸 사원, 그리고 자기와 같이 들어온 대졸자 언니, 오빠들은 승진을 해가면서 무언가 발전을 해나가는게 눈에 보이잖아요...자기는 승진이라는 과정이 없이 언제나 말단 영수증이나 정리하는 사원이며, 타부서 10년차나 자기나 똑같은 일을 하고 있으니 무슨놈의 의욕이 생기겠습니까? 대학을 나오면 그래도 우리사회에서는 무언가를 할수 있는 기회를 더 빨리 더 많이 가질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 요즘 40대 이상도 공부를 많이 하는데 현재 글쓴이의 나이에 그것은 당연한겁니다.
네 그런데 확실히 점점 나이가 들면 새로운 분야로의 공부가 두려워지더라구여...돈은 계속 벌어야겠고 지금은 만족못하겠고,,,,딜레마가 심했어여.,,,그래서 세무사 공부도 하다가 때려치고 지금은 근근히 먹고만 삽니다
중졸에 고등학교 검정고시 패스 하며 유통업에 종사하는 제 친한 가시나 친구놈 , 지금 연봉이 5000가까이 찍고 있는데, , , , , 몰론 피나는 노력 으로 6년간 판매왕을 해서 팀장이라는 자리까지 차지하는 놈이죠
어떻게 24살 4년차 연봉이 2600 울 회사(중소기업 녹산위치 ) 부산 4년대 동아대. 동의대. 부경대 4년 졸업한 직원도 수두룩하는데 초입 월 120. 10년차 과장도 월 250 부장은 270 . 이번에 사무회계직원 뽑으려고 워크넷에 광고올렸는데 기본 4년대 졸업 어느정도 스팩 갖춤 올린지 보름만에 이력서 51개 이력서 내용중에 월 120 그런데 서로 오겠다 무작위로 이력서보내서 광고내렸음
위 여자는 좀 회사내 불평등한 것이있지만 연봉만 본다면 조건 좋은것 같군요 요즘 부산시내 당가 너무 짬 사무직원이라 8시 출근 5시30분 퇴근 혹은 6시퇴근인데 이렇게 회사근무하고 년 2600 이면 좋은 조건임 좋은 건만봐서 눈이 높아진것 같음 참고로 전 경영지원부 과장임 월급 내가 주고 사람 내가 구함 울 회사 사무 여직원들(5명) 돌아가면서 탕비실 청소 설거지 손님 올때마다 차 주고 음료수 대령
다 좋은데 말이 존나 짧다?
짧은것은~?
헉.... 어제 저의 개드립을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신;;; ㅋㅋㅋㅋㅋㅋㅋ
위에 조조님 말씀처럼 딱히 특별할것도 없는 내용이군요..... 더많은시간 더많은교육받은 사람을 대우해주는건 당연하지싶슴니다....가정형편등의 외부요소가 아니라면 스스로를 원망해야하지 않을까요
저도 처음엔 좀 동정심같은게 들기도했지만 가만생각해보면 대학학벌중에서도 면접보고 스펙보고 고르고골라서뽑은 인재라는걸 간과했었군요 ... 저 여자분의 고충도 충분히이해가가지만 결국은 후회와 좌절을 맛보게될 공산이 큰것같아서 좀 씁쓸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