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더불어민주당 청년비례대표 후보 임형찬이라고 합니다.
엠팍에는 사실 처음 글 쓰는게 아닙니다.
원래라면 비례대표 후보라서 출마선언문을 커뮤니티에 올리는게 먼저입니다만은 그런 글을 쓰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 커뮤니티에는 새누리당 지지자도 있을 것이고, 국민의당 지지자도 있을 것이며,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지키며, 작업 중이신 정직원도 있을테고요.
다름이 아니라 현재 당내 상황을 대중에게 호소를 하려고 합니다.
현재 언론에서는 당내 공천 심사에 대한 말이 많습니다. 그런데 비례대표 분야에서도 상황이 다르지 않습니다.
그나마 지역구 예비후보들은 각자의 캠프를 꾸릴 수 있어서 언론 보도로 항의를 할 수 있지만 소수자 쪽인 비례대표 쪽은 전혀 그렇지 못 합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경선 세칙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288명의 후보가 비례대표 경선을 기다리는데, 4월 13일이 선거이고, 본선거 기간 이전에 비례대표 순번을 정하는 작업이 끝나야 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다음 주에 세칙 공고가 발표되어도 매우 촉박한 시일이라는 것이지요.
후보자의 면접과 토론회를 거쳐도 대중에게 자신을 어필할 기회는 매우 한정적입니다.
사실상 절차가 있어도 이미 공정성이 상당히 결여된 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애초부터 선거구 획정과 관계 없는 비례대표 후보자 선출 일정을 왜 정해놓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선거구 획정으로 비례대표 의석수가 바뀌는 것이지만 순번만 결정하면 되는 정당의 일정은 그와 무관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최근 당내 모습을 보면 불공정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당의 청년 비례대표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시의원 출신, 시민단체 간사나 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엠팍에서 유명한 정은혜 부대변인 등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당내 행사에서는 대부분 제외되고 특정 후보가 김종인 당대표와 동행하여 선거 운동에 준하는 여론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토론회라도 열고 싶은데,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 규정상 할 수조차 없다고 합니다. 즉, 시민단체나 외부 기관이 주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언론에 사설을 쓰지만 선거법상 90일 이전부터 제 명의의 사설 한 줄도 쓸 수 없습니다. 즉, 모든 선거 운동의 길이 막힌 셈입니다.
유일하게 대중에게 자신을 알리는 길이 SNS와 인터넷 선거 운동 뿐입니다.
그런데 당대표는 특정 후보자를 당 행사에 참석시키고 있습니다. 당 대표나 해당 후보자 모두 부적절한 처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그 행사가 '청년 간담회'였다는 사실을 볼 때 다른 후보들은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습니다.
이 상황을 저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듣보잡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 인생은 듣보잡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후보자들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중의 여론은 냉정하여 전략공천을 그야말로 전략으로 이야기하지만 그들의 인생은 장기판의 말이 아닙니다.
당원 생활을 하면서 느낀 바로는 그 성과가 미흡할지라도 공정한 룰에 따라 대우 받을 권리는 다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정부패를 저지른 사람만 아니라면 말이지요.
그래서 최근 공천 문제나 제가 겪는 비례대표 경선 문제 모두 정당 생활에 회의감마저 느끼는 수준입니다.
경선은 지더라도 '승복'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치입니다. 그리고 공정할 수록 패자로서 승자에 대해 협력할 명분을 줍니다.
그러나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경쟁을 하면서 어떻게 협력과 승복을 할 수 있겠습니까?
4년전 민주통합당 시절 청년비례대표 선출과정에서 후보자를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만으로 컷오프 시킨 전례가 있었습니다.
그때에도 청년비례대표를 마치 '기업'에 입사하는 '구직자' 취급을 한다는 생각을 해서 참으로 힘들었었습니다.
신청자 중에서는 당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들이 많았기에 더더욱 실망감은 컸었습니다.
그런데 4년 뒤에도 그 시각은 별로 바뀐 것 같지 않습니다.
경선 세칙 등의 문제들을 다루고, 특정 후보를 중앙당에서 지원하는 듯한 모습을 볼 때 청년 세대를 주체적인 시민과 당원이 아닌 어르고 달래야 하는 거수기 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국회에서 보좌진으로 근무했습니다. 법안을 하나 발의하기 위해서는 10명의 의원이 직인을 찍어줘야 합니다.
지난 4년간 열심히 노력해준 김광진, 장하나 두 의원이 있지만 그들이 자신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한 까닭은 현역 의원수의 부족이었습니다.
열정페이 방지를 위해 무급 인턴을 폐지하려고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하나 내려고 해도 10명의 의원이 없어서 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이해에 대해 세대간 인식 차이는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에게 부여된 청년비례대표 의석은 두 석입니다. 사실 이 두 석으로 얼마만큼 바꿀 수 있을까요?
더 많은 청년들이 의회에 진출해야 하지만 그 과정부터 이렇게 녹록치 않습니다. 청년들을 공정하게 경쟁시키기보다 특정 소수의 주관적 낙점에 의해 선별되는 듯한 상황을 볼 때 미래에 대해서도 조금 회의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다들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우리 곁의 작은 정의도 지킬 수 없으면서 큰 정의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부디 무관심하게 바라보지 말아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의로운 세상은 작은 정의를 지킬 수 있을 때부터 입니다.
작은 공정함을 지킬 수 없다면 커다란 공정함도 지킬 수 없습니다.
정당은 당원과 지지자의 것이지 특정 지도부의 것이 아닙니다.
권리당원이지만 일개 후보자 신분으로 이런 내용으로 대중에게 호소해야 한다는 것도 부끄럽습니다.
14년 정당 생활을 하면서 좀 더 투명하고 공정한 정당을 만드는데 실패했다는 자괴감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디 포기하지 마시고, 공정함과 투명함에 대해 요구해주십시오.
정당이 당원과 지지자의 것이라는 것을 말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정말 미쳤다...
미쳤네미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