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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七 章.
암흑마계(暗黑魔界)의 등장(登場).
천축(天竺).
석가세존(釋迦世尊)이 탄생하고 열반에 든 불문(佛門)의 대성지(大聖地),
신비(神秘)의 땅.
온갖 종교(宗敎)가 난립되어 있는 곳이기도 했다.
하나, 이제 그곳은 더이상 불문의 성지는 아니었다.
자비와 불심(佛心)은 백 년 전엄청난 혈사(血史)로 인해 크게 그 뿌리가 흔들렸었다.
살(殺)-
오직 욕망과 패업만을 위해 살생이 대천축을 휩쓸며 혈향(血香)을진동시켰다.
오욕의 땅이여..
불교(佛敎)와 동대(同代)에 출현한 지나교(支那敎).
천축 고대(古代)의 명맥을 이어온 파라문(婆羅門).
서역(西域)을 휩쓴 회회교(回回敎).
서장(西藏)에서 밀려온 라마교(喇痲敎).
홍교(紅敎).
황교(黃敎).
그 밖에도...
-금강천황부(金剛天荒府).
-대라황비교(大羅黃秘敎).
-불성밀전(佛聖密殿).
-금사신부(金砂神府).
....
그야말로 천차만멸의 온갖 종파의 세력들이 우후죽순처럼 난립하여
피비린내 나는파벌싸움을 일으킬 때,
피의 땅(血地)으로부터 홀연히 일어선 성자(聖者)가 있었다.
백 년 전(百年前),
한 송이의 연화(蓮花)를 들고 나타난 벽안의 고승(高僧),
그는진정한 불(佛)의 참뜻을 설파햐며 대천축의 이교들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그의 현세(現世) 이후,
천축 최강의 세력인 포달랍궁이 굴복하고
마침내 천축의제문파(諸門派)들은 차례로 혈수(血手)를 거두며
그의 휘하에 무릎 꿇기 시작했다.
전설의 불화(佛花)!
만악(萬惡)을 소멸시킨다는 구천불성대연화(九天佛聖大蓮花) -
연화향이 천축의 피냄새를 몰아내었다.
벽안고승...
-연화대불존(蓮花大佛尊).
그를 일컬어 천축인들은 그렇게 불렸다.
그를 정점으로 마침내 천축은 평화를 되찾으니...
수많은 이교도들도 종파를초월하여 그를 존경하고 따르게 되었다.
<대불연화사(大佛蓮花寺).>
이로써 천축에 하나의 하늘이 탄생하였던 것이다
. 이는 바로 환우팔성천 중의천축일천(天竺一天)을 말함이었다.
한데,
뭉클... 뭉클...고오오오...
거대(巨大)한 청동화로에서 검은 묵기류가 피어 오른다.
암흑일색(暗黑一色)... 온통 암흑빛이다.
사위가 온통 검은 색으로 되어 있는 방원 백장(百丈) 여의 거대한 대전(大殿)이었다.
그 사이, 언뜻언뜻 비치는 묵기류 사이의 검은 인영(人影)들이 있었다.
아!
지옥(地獄)의 귀영(鬼影)들인가?
모두 백여 명쯤 될까?
그들은 모두 흑오석(黑,烏石)바닥에 오체복지(五體伏地) 하고 있었다.
검은 암흑의 묵기와 함께 가공할 마기(魔氣)가 흐르는 곳,
대체 이곳은 어디인가...?
“...!”
“...!”
무시무시한 침묵이 흐른다.
한데, 그들이 엎드린 전면을 보라!
높이 수십 장에달하는 거대한 악마상(惡魔像)이 우뚝 서있는 것이 아닌가?
푸르스름한 잔광 속에...
끔찍했다.
삼두팔비(三頭八臂)! 세 개의 귀두(鬼頭)와 여덟 개의 팔이
공포스러운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더더구나, 세 쌍의 눈에서는 줄기줄기 시퍼런 인광이 뻗쳐나오고...
딱 벌어진입에서는 피가 폭포수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한데, 이럴 수가...
여덟 개의 팔은끔찍하게도 인간(人間)의 잘려진 수급을 움켜쥐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고오오오!
이토록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악마상이 존재하다니...
그때였다.
“크크크... 크크크크...”
아귀의 호곡성인가?
문득, 심장을 쥐어뜯고 고막을 후벼파는 듯한 소성이
악마상의입으로부터 들려왔다.
흡사 수천 개의 마종(魔種)이 울리는 듯 뇌음(雷音)이 치는듯...
우우... 웅...!
암흑대전이 진동했다. 인간의 영혼은 물론 유부(幽府)의 악귀들이 저주하는 듯,
인간의 영혼(靈魂)까지도 파괴시켜버릴 것만 같은 전율(戰慄)이 흐른다.
“크크크... 듣거라...”
예의 섬뜩한 마음이 재차 대청을 울렸다.
“마황(魔皇)을 배알하옵니다!”
“오오... 전능의 마존(魔尊)이시여...”
숨막힐 것 같은 긴장감 속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던 백 여 마영들은
더욱 고개를숙이며 외쳤다.
그들의 안면에는 은은히 공포와 아울러 지극한 경외지심이 배여있었다.
“고개를 들라...”
“존명(尊命)!”
거역할 수 없는 마음(魔音)에 대전의 인물들은 서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순간,
사라라라랑...
희미한 소리와 아울러, 눈(眼)! 악마상의 여섯 개의 눈에서는
각기 다른기류(氣流)가 뻗어나오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것들은 장내에 퍼져있는 묵기류와어울리며
하나의 도면(圖面)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윽고, 기류의 움직임이 멈춰지자,
“오오...!”
“우우...!”
그것은 신비였다.
바로 천하대전도(天下大全圖)가 아닌가?
천하대전도(天下大全圖)-
일곱 가지 색이 어우러져 이룬 그림은 바로 천하를 축소시켜 놓은 지도(地圖)였다.
중원(中原)을 비롯하어, 천축(天竺), 묘강(苗疆), 북해(北海), 남해(南海),
대초원(大草原)에 이르는, 그야말로 천하의 구석구석까지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전도(大全圖-!
대전의 모든 인물들이 감탄과 경악의 탄성을 지를 즈음,
“흑천뇌작(黑天腦爵)!”
예의 소리가 대전을 울렸다.
“예엣! 신(臣) 피천홍(皮天紅),
위대하신 마황님의 하명(下命)을 기다립니다.”
맨 앞에 있던 육십대 노인은 아예 바닥에 이마를 맞대고 있었다.
신형은 가늘게떨리고...
이로보아, 그가 얼마나 괴음(怪音)의 주인을 경외(敬畏)하고 있는지짐작할만 했다.
“흑천뇌작! 시작하라.”
암흑에서 명령조의 말이 떨어지자 흑천뇌작 피천홍이라 불린 흑의노인은
주춤주춤일어섰다.
그의 이마에는 구슬같은 땀방울이 흐르고 있었다
. 그러나, 그는 땀을 닦을생각조차 안 하고 힘겹게 입술을 떼었다.
“예, 그럼 말씀올리겠습니다.”
그는 다시 악마상에 일 배를 올리고는 허공으로 시선을던졌다.
천하대전도의중앙(中央), 대중원을 가리키면서 그의 말은 시작되었다.
“중원은 현재 장강(長江)을 기점으로
남으로는 정천무맹북으로는 천년마궐이자리잡고 있사옵고...”
흑천뇌작의 말, 그것은 곧 천하의 대정세였다.
중원의 남(南)-정천무맹(正天武盟).
중원의 북(北)-천년마궐(千年魔闕).
남해(南海)-사해군림맹(四海君臨盟).
천축(天竺)- 대불연화사(大佛蓮花寺).
북해(北海)- 북천빙설궁(北天氷雪宮).
묘강(苗疆)- 살황천독림(薩荒天毒林).
대초원(大草原)- 태양천화궁(太陽天火宮).
신강(新疆)- 혈환사령성(血幻邪靈城).
“이들이 바로 환우팔성천으로 현 천하를 팔등분하고 있습니다.
이들만 부순다면저절로 천하는 본 암흑마계(暗黑魔界)의 손 안으로 굴러들어 옵니다.”
흑천뇌작 피천홍은 땀을 닦아내리며 말을 끝맺었다.
“크크크... 틀렸다!”
예의 비릿한 괴음이 그의 말을 뒤집었다.
“무, 무엇이...?”
피천홍은 다시금 얼굴이 사색(死色)이 되어 말을 더듬거렸다.
“크크크... 잊었느냐?
본국의 최대숙적인 태무신국과 마교(魔敎)의 후신(後身)인아수라성전(阿修羅聖殿)을?”
분노한 듯한 음성, 피천홍은 그 말에 조심스레 대답했다.
“그들은 이미 천 년 이래로 나타나지 않았는지라...”
“크크크... 모든 일은 만전을 기해야 하는 법!
찾아라! 그들이 죽었다면시신이라도.”
“존명(尊命)!”
흑천뇌작 피천홍, 그는 등에 식은땀이 흐름을 느끼며 황급히 복명했다.
그러자,
아수라마존상에서 흡족한 듯한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크크크! 알면 되었다. 그럼 다음 단계는?”
신비인의 물음이 떨어지자, 흑천뇌작 피천홍은 황급히 말문을 열었다.
“예. 지금 중원과 남해, 대초원이 서로 싸우고 있으니
그들은 그대로 두고새외(塞外)를 민저 취해야 할 줄로 사료됩니다.”
“새외를 먼저 취한다?”
“예, 마황 전하! 그들이 서로 싸우고, 연후에 기진맥진한 그들을 일거에!”
“크크크! 알았다. 그렇다면 어디부터 접수하는 것이 좋겠느냐?”
피천홍은 신비인의 물음에 황송한 듯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천축(天竺)부터 거두심이 상책입니다.”
“천축? 천축이란 말이지? 크카카카...”
우우우우웅...
아수라마존상에서 흘러나오는 광소는 은은히 대전마저 뒤흔들 정도였다.
순간,광소가 뚝 그쳤다.
“좋다! 모든 것을 네게 맡기마!
본좌가 출관할 때까지 천하경략을 마치도록 하라!”
“존명!”
대전의 흑의인들은 일제히 복명하며 신광을 발했다.
“크크크콧! 이제 천축은 사라진다!”
한 소리 엄청난 마소와 함께,
츠파파파팟-!
허공 중에 떠있던 천하대전도의 일부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바로 천축(天竺), 그위치였다.
암흑마계(暗黑魔界)-이 파천(破天)의 마국이 다시금 천하를 노리다니...
중원은전쟁터로 화해 있고,
새외(塞外)의 마웅(魔雄)들도 호시탐탐 천하를 노리는데..
알기나 할까?
암중의 거대한 힘! 암흑(暗黑)의 제왕(帝王)이라는 암흑마계가
서서히용트림을 하며 잠에서 깨어나는 것을...
보인다, 겁륜(劫輪)의 마화(魔火) 속에 몸부림치는 천하(天下)가...
* * *
<대불연화사(大佛蓮花寺).>
천축 불문(佛門)의 최대성역(最大聖域).
딱! 딱! 딱!
청량한 목어(木魚)의 우짖는 소리와 아울러,
“관세음보살이하인연(觀世音菩薩以何因緣)... 불고무진의보살(佛告武盡意菩薩)...
수제고뇌(受諸苦惱)...”
불심(佛心)이 깃든 고승(高僧)의 독경소리가 울려퍼진다.
사위(四圍)는 침잠한어둠이 내리고...
편월(片月),
조각달의 잔영(殘影)이 어슴푸레하게 드러난다.
돌연,
스스스스슷-
어둠을 타고 고요히 접근해 오는 흑영(黑影)들,
하나... 둘... 일백(一百)... 천(千)... 끝없이 꾸역꾸역 몰려드는
흑의인(黑衣人)들, 줄기줄기 뻗어나오는 신광(神光)들로 보아
가공할 고수들임이분명했다.
아울러 공포스런 마기(魔氣)가 천공을 가득 메우고
오천어 흑영들, 그들은 소리도없이 그림자처럼 대불연화사를 에워싸고 있었다.
두려웠을까?
한 조각 편월마저도 구름(雲) 사이로 머리를 감췄을 때
돌연 선두에섰던 흑의노인, 흑천뇌작의 손이 허공을 가르며 일 장을 내뻗자
그 순간,
츠파파파팟-꽝! 꽈르르르르...
육중한 사문(寺門)이 박살나며,
“크크크... 모두 죽여랏!”
“크하하하! 냄새나는 중놈들을 모두 극락에 보내줘라!”
오천 명의 흑의인들이 일시에 대불연화사를 덮쳤다.
“크아아악!”
“적이... 크악!”
평화 속에 잠들고 있던 대불연화사-
독경을 외우며, 혹은 잠결에 선문(禪問)을던지던 승인들은
갑자기 덮쳐온 마수(魔手)에 추풍낙엽과 같이 흩날려 갔다.
피(血)! 피! 피...
선렬한 진홍빛 피가 불문의 성지(聖地)를 새빨갛게 혈화(血花)로 수 놓는다.
불영천법존(佛影天法尊),
대불연화사 사대전주(四大殿主) 불영전(佛影殿)의 전주이자
대뢰음사(大雷音寺)의 지존인 그는 느닷없는 비명음에 뛰쳐나왔다.
하나,
“이, 이럴 수가!”
망연자실(茫然自失)한 그는 신형을 멈춰세우고 말았다.
타닥! 타닥!
천축인(天竺人)들의 꿈이요, 천축 모든 사람들이 경모해마지 않는 대불연화사가
타오르고 있었다.
아울러,
“크아아악!”
“으- 아- 악!”
자신의 수족같은 제자들은 처절한 단말마를 토하며 쓰러져 가고...
“우욱! 이놈들!”
불영천법존은 급기야 분노의 노성(老聲)을 지르면서 신형을 날렸다.
“대비(大悲)-천품수(天品手)-!”
추-아-아-!
“크- 아-악!”
“크- 윽!”
불영천법존의 노한 쌍수(雙手)에 몇 명의 흑의인들이 날아갔다.
하나,
역부족(力不足)이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적앞에 불영천법존은 비틀거리기시작했다.
뇌화존자(雷火尊子)-
전(前) 금사신부(金砂神府)의 부주이자, 대불연화사의계율원(戒律院) 원주(院主)인
성이 불같은 육십대의 털보 승(僧),
그의 두 눈의 돋은쌍심지는 허공으로 치솟아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급기야,
“사뢰천멸폭(邪雷天滅爆)! 천지혼멸강(天地混滅 )-!”
순간, 가공할 기세로 뻗어나가는 강기( 氣)!
파파파팟!
흑의인들은 아예 비명도 내지르지 못하고 육편(肉片)이 되어 흩날렸다.
하나, 아무리절세의 괴수라 한들 어찌할손가?
게다가 흑의인들은 무차별하게 살륙을 전개하고있었다.
화르르르...
찬란했던 전각은 소멸되어 가고,
“크-아-악!”
“끄- 악!”
폐부가 갈가리 찢겨지는 듯한 비명성이 대지를 갈랐다.
아아... 대불연화사여!
“드디어... 때가 왔슴인가?”
허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파르라니 빛나는 머리, 그밑으로는 한 쌍의 눈이있었다.
자비(慈悲)로운 불심(佛心)이 가득 차 있는
유현하고도 바다같은 잔잔함이깃들어 있는 벽안(碧眼)과
구름같이 뭉실하게 퍼져 있는 은염(銀髥)은 고고한기품마저 느끼게 하였다.
은은하면서도 결코 범접할 수 없는. 기품의 노인
, 누구인가? 바로,
연화대불존(蓮花大佛尊).
천축의 모든 혈겁을 종식시킨 그였다.
문득, 연화대불존의 시선이 현공(玄空)으로 향한다.
“아! 귀인(貴人)께서 오시려면 아직도 멀었거늘...”
암울한 탄식이 흐른다. 그러나, 그는 곧 안색을 굳히며 일어섰다.
“노납을 따른 천축인들을 어찌 저버릴 수 있으리오..”
홀연히 중얼거리는 그의 몸에서는 흡사 불존(佛尊)과 같은 서기(瑞氣)가 흘렀다.
연화대불존은 문득 시선을 돌렸다.
“공주(公主), 잠시 나오시지 않겠습니까?”
어디서 들려왔을까? 홀연히 나타나는 다섯의 인영-
현란하다.
백(白), 금(金), 홍(紅), 황(黃), 흑(黑)의 오색(五色) 물결,
바로여인들이었다.
그것은 십 이삼 세에서 십 육칠 세 정도의 미소녀(美少女)들의표정에는
한 가닥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대법존(大法尊)... 무슨 일인가요?”
걱정스런 눈으로 백의소녀가 묻자
연화대불존은 심유한 눈으로 여인들을 주시하며조용히 불호를 뇌까린다.
“아미타불... 올 것이 왔을 뿐입니다
. 다섯 분 공주님께서는 심려놓으시고
다만노납의 청을 한 가지만 들어주셨으면 하오이다.”
그의 진중한 말에 미소녀들은 흠칫했다.
그러나, 자신들이 뭐라고 묻는들 아무 것도듣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알았어요. 그럼 소녀들에게 부탁하실 일이란...?”
연화대불존은 희미한 미소를 머금으며 입술을 열었다.
“바로 이것을 보관해 주십시오.”
하나의 보통이를 내밀었다.
“...?”
의문스런 표정을 짓던 미소녀들은 아무 말 않고 묵묵히 받아들었다.
그녀들이보통이를 갈무리하자 그제서야 연화대불존은 안색을 풀며 말했다.
“그것은 한 귀인에게 전해져야 합니다.”
“귀인이오?”
미소녀들은 놀랐다.
연화대불존, 그가 누구이던가?
천축의 살아 있는 생불(生佛)로 추앙받고 있는 고귀한신분이 아닌가?
한데 그의 입에서 귀인(貴人)이라는 소리가 나온 것이다.
미소녀들의 놀람에 찬 표정을 바라보며 연화대불존은 가볍게 미소를 떠올렸다.
“허허... 앞으로 중원에 오실 귀인은 천하의 악(惡)을 멸(滅)하고
천지(天地)에아름다운 자비의 빛을 뿌리실 분이오.
그 물건은 꼭 그에게 전해져야 합니다.”
그제서야, 여인들은 자신들의 임무가 막중함을 깨달았다.
“어찌 그런 일을 소녀들에게...”
“아미타불..그 귀인은 아마도 공주님들과 인연이 있나 봅니다.”
밑도 끝도 없는 소리에 미소녀들은 어리둥절해 있었다.
연화대불존은 그런 그녀들을 일별하며 손으로 탁자를 밀었다.
순간,
쿠르르르릉...
검은 흑오목(黑烏木) 탁자가 좌측으로 밀려나면서 시커먼 암동(暗洞)이 드러났다.
밑으로는 대리석 계단이 깔려 있는 암동이었다.
연화대불존은 암동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곳을 따라 내려가면 노납의 제자가 무사히 호위할 것입니다.
그럼.”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대웅전을 벗어나 밖으로 신형을 날렸다.
남아 있는 다섯소녀들은 서로 눈길을 주고받았다.
백의소녀는 이윽고 할 수 없다는 듯이 계단을 밟았다.
“대법존께서 시키는 대로 할 밖에..”
다섯 여인들, 그녀들은 바로 천축 국왕들의 딸이었다.
일컬어 오천축국(五天竺國)-
중천축국(中天竺國).
동천축국(東天竺國).
남천축국(南天竺國).
서천축국(西天竺國).
북천축국(北天竺國).
오천축국왕들은 자신들의 딸을 연화대불존에게 보내
불심(佛心)을 전천축(全天竺)에퍼뜨리고자 했다.
대불연화사-천축의 불교 집성지가 아니던가? 수많은 고승들이 운집해 있는...
이윽고, 다섯 공주가 암동으로 사라지자,
쿠르르릉...
흑오목 탁자는 다시금 원상태로 되돌아 왔다.
“연화대불수(蓮花大佛手)! 대반야밀다심공(大般若蜜多心功)!”
연화대불존은 잇달아 자신의 절기를 펼쳐내고 있었다.
흑의인들이 감히 그의그림자도 밟지 못하고 있을 때,
돌연,
“크카카카... 연화대불존이라는 애송이가 바로 너였더냐?”
짙은 가래 끓는 목소리가 대전을 쩌렁하게 울렸다.
흠칫하던 연화대불존이 곧 신색을회복하였다.
“아미타불...”
“크카카... 곧 죽을 놈이 아미타불은 무슨 썩어빠진 아미타불이냐?”
언제 나타났을까?
연화대불존의 앞에는 어느덧 두 인물이 나타나 있었다.
잔혹한괴소를 흘리면서...
“크크크. 본좌들은 암흑마계의 이대무작(二大武爵)이니라.”
연화대불존은 저도 모르게 주춤 한 걸음 물러서고 말았다.
암흑마계!
이전설(傳說)의 마국(魔國)이 출현하다니...
암흑의 마정인 악마(惡魔)의 후예들,
전설상으로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이 공포의 마계(魔界)가
드디어 인세(人世)로암흑(暗黑)의 마수(魔手)를 뻗기 시작했으니,
오오... 대불연화사여... 대천축(大天竺)이여...
드디어 수천 년 신비의 장막을벗어던진 불(佛)의 대성역(大聖域)!
천축에 그 흉악한 마심(魔心)을 드러냈다.
전율(戰慄)! 암흑마계의 등장은 이렇듯 전율과 공포와 피비린내를 동반하며
시작되었다,
전율(戰慄)과 참혹!
“크아아악!”
“크악!”
섬뜩한 비명소리가 아득히 들리더니...
“...!”
모든 소리는 마침내 끊어지고 말았다.
죽음같이 을씨년스런 정적만이 장내를 감돌뿐이었다.
그것은 곧 대불연화사의 모든 생불(生佛)의
육체와 영혼(靈魂)이분리(分離) 되었슴을 뜻하는 것이었다.
“아미타불... 세존이시여! 이 악업(惡業)을...”
연화대불존은 조용히 두 눈을 감으며 합장(合掌)했다.
암흑마계의 구대무작(九大武爵) 중(中) 이대무작-
-마천작(魔天爵).
-사천작(邪天爵).
가히 가공지경의 무적고수들이었다.
마천작은 연화대불존을 바라보며 음악한 괴소를터뜨렸다.
“크크크... 이제 네놈만 남았구나, 크하하하...”
통쾌한 듯 대소를 터트리는 마천작을 주시하는 연화대불존의 내심은 착잡했다.
'불존이시여...'
그러나, 그의 상념은 채 이어지질 못했다. 마천작이 광소를 터뜨리며 덮쳐 왔기에,
“크흐흐... 돌중! 오늘로써 천축은 본 암흑마계의 집행하에 있게 될 것이다.
사천멸혼(邪天滅魂)- 파황무(破荒舞)-!”
한 소리 폭갈과 아울러 기습적인 공세를 취하는 마천작.
순간,
휘리리리- 링!
엄청난 묵기(默氣)가 천지에 소용돌이치며 짓쳐들었다.
연화대불존은 황급히 쌍장을포개민서 필생의 공격을 가했다.
“연화(蓮花)- 대주천(大宙天)- 륜강(輪 )-!”
고오오오오...
연화대불존의 합장한 손에서 뻗어나가는 윤(輪) 형상의 강기!
금광(金光)과묵기류(墨氣流)가 마주치는 순간,
콰- 콰콰콰-쾅!
천붕지열(天崩地裂)의 폭음(爆音)과 아울러,
촤- 아-아!
쿠르르르르..!
백 장 이내의 전각(殿閣)이 지진을 만난 것처럼 부서져내린다.
그 순간,
“우-욱!”
“헛-!”
두 마디의 신음성이 터지며 신형이 엇갈려 나갔다.
연화대불존,
가볍지 않은 내상을 입은 듯 그의 탐스런 은염은 점점이 핏물이스며들고 있었다.
그러나 마천작의 상황은 그보다 더욱 비참했다.
“우-욱!”
그의 입에서는 시커먼 선지피가 꾸역꾸역 흘러나오고 있었으며,
가슴에는 금빛연화장인(蓮花掌印)이 찍혀 있지 않은가?
“아우!”
여유롭게 미소를 짓고 있던 사천작,
그는 의외의 사태에 황급히 마천작에게로 신형을날렸다.
사천작은 마천작을 부축하며 걱정스런 투로 물었다.
“아우... 괜찮은가?”
핏물을 흘리던 마천작은 그를 밀치며 일어섰다.
“크으... 네놈이...”
그의 안색은 지옥의 마귀와도 같았다
. 시뻘건 선혈을 뒤집어 쓰고, 산발한 백발은제멋대로 바람에 날리는 몰골...
두 눈에서는 원독에 찬 광망이 줄기줄기 뻗어나오고 있었다.
사천작은 시선을 돌려 연화대불존을 주시했다.
'아우의 무공은 나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심 생각을 굴리던 그는 마천작에게 의미심장한 눈길을 던졌다
. 서로, 뱃속의 회충수까지 알고 있는 두 사람이 아닌가? 급기야,
“마천혈세류(魔天血洗流)-!”
“사황(邪皇)-만겁(萬劫)-풍(風)!”
두 절세고수의 합공,
츠--- 와와와와!
휘류류- 류류류...
엄청난 와선강기가 천지를 에워싸며 연화대불존의 신형을 압박했다.
연화대불존,
그의 인자하던 안면이 씰룩이더니,
“세존(世尊)-여래(如來)-항마만화참(降魔萬花斬)-!”
또다시 금빛 서기가 감돌며,
연화(蓮花)! 금빛 연꽃이 푹죽처럼 터지며 현란하게천공을 뒤덮었다.
순간,
콰콰콰콰-쾅!우르르르르르...
천축의 살아 있는 생불(生佛)이자 불문(佛門)의 최강고수,
연화대불존과 전설의암흑제왕(暗黑帝王),
암흑마계의 이대무작(武爵), 사천작과 마천작-
이들의 싸움은
처음에는백중세를 이루었으나 곧 연화대불존이 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각 후 급기야,
“마천(魔天)- 멸붕참(滅崩斬)-!”
“사령혈천하(邪靈血天下)-!”
“금불(金佛)-천멸세(天滅勢)-!”
천지가 궤멸될 듯한 쩌렁한 대갈과 아울러
금광(金光), 홍무(紅霧), 묵기(墨氣)가충돌하자,
츠-와와와와와....콰르르릉-!
꽝-꽝-!.
천지(天地)를 또다시 혼돈(混沌)의 장막으로 가둬버리는 폭음이
대기를바스러뜨렸다.
순간,
“으-아-악!”
“우-욱!”
“크- 으...”
세 마디 단말마가 터져나오고, 곧이어 세 인영이 통기듯 십여 장 밖으로 널브러졌다.
연화대불존,
탐스런 은염은 간곳없이 그의 신형은 걸레쪽처럼 갈가리 찢겨져 있었다.
또한, 사천작과 마천작...
“크으... ”
그들은 천천히 신형을 일으켜 세웠다.
흡신악귀 같은 몰골, 얼굴은 밀납같이창백하며 핏기가 한 점도 없었으며,
덜렁거리는 팔은 탈골되어 제멋대로 비틀어져있었다.
“크으으... 끈질긴 놈이었다. 하나! 이로써 천축은 본국의 것이로다.
크하하하하...!”
광소를 터뜨리며 사천작은 마천작을 부축하며 신형을 옮기기 시작했다.
비틀거리며...
천축(天竺)의 죽음(死)-!
그것은 암흑마계의 출현과 아울러 연화대불존의 죽음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핏속에 잠겨있는 연화대불존의 노안(老顔)은 자비롭기 그지 없었다.
오히려 할 일을 다했다는 듯 만족스런 미소까지 머금고 있었다.
그가 말한,-중원에서 오는 귀인(貴人)!
그를 믿고 있기 때문이었을까?
혈풍(血風)의 시작(始作)은 이렇듯 피와 죽음으로 펼쳐지기 시작하는데...
* * *
화사운(花思雲)은 단우비헌의 우람한 가슴을 쓰다듬고 있었다.
그녀의 옥용은 조금전의 열락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듯 붉게 노을이 타오르고 있었고,
한 쌍의 봉목은 꿈속을노니는 듯 몽롱하게 흐려져 있었다.
머리를 단우비헌의 품에 묻고 황홀해 하는화사운,
문득 그녀가 조용히 붉은 입술을 열었다.
“미... 안... 해... 요...”
“....”
단우비헌은 묵묵히 윤기나는 그녀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화사운의 얼굴에는 복잡한기색이 어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녀는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당신에게... 몹쓸 짓을 하고 말았어요.
당신은 이제... 친첩과 함께 가실 곳이있어요.
만일... 거부하시면 당신은 죽... 어... 요.”
그러나, 단우비헌의 표정에는 일말의 변화도 없었다.
“마령천심고(魔靈天心蠱) 때문인가?”
무심하게 흘러나오는 그의 말에 화사운의 교구는 일시간 경직되고 말았다.
그녀는천천히 고개를 들며 단우비헌의눈을 바라보았다.
“알고... 계셨군요.”
단우비헌은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왜...?”
알민서도 자신을 취했느냐는 질책의 눈초리에는 안타까움의 빛도 어려 있었다.
한데, 마령천심고라니!
마령천심고(魔靈天心蠱)-
고중지왕(蠱中之王)-!
백 년 간 천 명(千名) 시신의 골수를 파먹으머
천지간(天地間) 음기(陰氣)를 섭취한고(蠱)를
다시 백 년 동안 천하의 극독(極毒)을 먹이며 키우는 가공할 고(蠱)였다.
천하제일의 화공(火功)은 독공(毒功)을 연성한 사람만이 죽일 수 있다고 전해진다.
하나, 불(火)과 독(毒)은 상극(相剋)이 아니던가?
더구나, 이 마령천심고가 침투하여시술자의 명(命)을 거부하면
마령천심고는 스스로 몸을 분해시킨다.
그와 아울러끔찍한 상황이 전개되니,
피시술자의 뇌수는 가공할 음기에 대뇌마저 얼어붙고,
그동안 마령천심고가흡취한 만류(萬類)의 독(毒)에
신체는 태양빛에 놓인얼음(氷)처럼 녹아내린다.
한데... 그것이 단우비헌의 체내에 침투했다니...
“왜죠? 왜 알면서도... 흑흑...”
깊은 죄책감에 화사운은 고개를 떨구며 흐느끼고 말았다.
그런데, 단우비헌은 자신과무관한 듯 태연히 미소까지 머금고 있질 않은가?
“후후... 나는 그대를 취하기로 약속을 했으니 당연히 할 일을 한 것 뿐이지.
내기에서 이겼으니까 말이야.”
그의 말에 오히려 화사운이 멍해지고 말았다.
“단지... 약속 때문에...!”
단우비헌은 느긋하게 그녀의 탐스런 젖가슴을 애무하며 짐짓 화를 냈다.
“감히 본좌보다 먼저 침입한 놈이 있다니! 너는 약속을 충분히 이행치 못했어!”
화사운은 더욱 홍당무가 되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마령천심고,
그것은 바로 여인의 비밀스러운 곳에서만 시술이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데...”
단우비헌은 문득 중얼거렸다.
“어디로 간다는 것이지?”
화사운은 언뜻 정신을 추스르며 고개를 들어올렸다.
“먼 곳이에요. 하지만... 당신은 가야 해요. 살기 위해서라도...”
단우비헌이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화사운의 가슴은 미어질 듯 아팠다.
“당신은 죽지 않아요! 아니 소첩이 그렇게 만들지는 않을거 예요.”
그녀는 입술을 꼭 깨물며 힘주어 말했다.
단우비헌, 그는 정말 화사운의 말대로 꼭두각시가 된 것일까?
아니었다.
천년마야 담비우의 마종천공(魔宗天功)-!
그것은 만마(萬魔) 위에 군림하는 절대마학(絶代魔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단우비헌이 천년마궐에 입성한지 일 년째 되는 날에 달통한 무학이었다.
아울러,
칠대천무(七大天武)-!
하늘의 무학이라 일컫는 칠대천무 중 마령지기(魔靈之氣)를 얻어
마령천붕결(魔靈天崩訣)을 극성으로 연마했다.
사상최강(史上最强)의 마공의 소유자!
아무도 몰랐다.
심지어 지상최고(地上最高)의 마신(魔神)이라 일컬어지는 담비우조차
단우비헌을 대적키에는 미흡하다는 사실을...
그런 그에게 사실 마령천심고는 오히려영약(靈藥)이 될 뿐이었다.
화사운은 몰랐던 것이다.
지금 단우비헌이 하는 행동이 연극임을...
아무리단우비헌이 색(色)을 밝힌다 해도
목숨까지 걸고 그런 짓을 하는 위인이 아니라는사실을...
'후후. 이로써 일 단계는 성공(成功)이로군!'
단우비헌은 혼자 실소를 머금었다.
신비의 여인문파 북천빙설궁-!
그곳을 침투하는데 있어 이보다 좋은 교두보가 어디 있겠는가?
아무튼, 이후(以後)로무창에서 삼대명물의 하나인 천락백화방은 자취를 감췄다
. 아울러, 백 송이의염화(艶花)들도...
무쌍화중화도...
* * *
두두두두!
자욱한 황진(黃塵)을 일으키며 질주하는 수천 마리의 말(馬),
바로일천마왕군림단(一千魔王君臨團)과 천년마궐의 수하 제자들이었다.
최초(最初)의 결전(決戰)!
그것은 천년마궐의 대승리(大勝利)로 시작되었다.
중원 깊숙이 들어왔던 대초원의 별동대(別動隊) 삼만(三萬),
그들은 바로대막혈사궁(大漠血邪宮)이었다.
파죽으로 밀고 남하(南下)하던 대막혈사궁의 삼만정병은
감숙성(甘肅省) 육반산(六盤山)까지 밀고 내려왔다.
그러나,
일대의마왕군림단의 기습으로 완전히 박살났다.
살아돌아간 인원은 겨우 팔천(八千)이었다.
이로써,
-흑룡왕(黑龍王)!
그의 이름은 전중원을 다시금 술렁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아는가?
이 일은 단우비헌이 아닌 다른 한 여인의 머리로 승리를 얻어낸결과였슴을?
하나, 만일 단우비헌이었다면 단 일인(一人)도 살아 도망가진못했으리라.
이것을 계기로 천년마궐은 북진을 계속하고 있었다.
두두두두...!
거의 일만(一萬)에 달하는 대군(大軍)의 질주,
그것은 장엄하기조차 했다.
그 중앙(中央),
여덟 마리의 백설총이 이끄는 팔두마차(八頭馬車)가 있었다.
물샐틈없는 호위망이 펼쳐져 있었는데 홀연,
스스슷!
일진의 바람소리와 아울러 섬전 같은 백선(白線)이 마차 안으로 쏘아져 들어갔다.
그러나, 주위의 인물들은 조금도 그런 기색을 느끼지 못한 듯
모두 앞만 보고진군하고 있었다.
마차(,馬車)의 안(內)은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고 있었다.
바닥에는 은은한 향기가 풍기는 자단목(紫檀木)이 깔려 있고,
침상(寢床) 위로는하이얀 모피가 풍성하게 널려 있었다.
붉은 색 휘장에 가려 은은한 신비감마저조성시키고 있는 실내,
장식품은 모두 금광(金光)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한데, 돌연한 사태가 일어났다.
스스스스...
한 소리 파공음과 아울러 희뿌연 잔영(殘影)이 파고 들더니,
이윽고 그것은 완전한실체를 이루었다.
인영은 바로 단우비헌이었다.
그는 조그맣게 중얼거리며 침상으로다가갔다.
붉은 색 휘장이 젖혀지고, 침상 위로 한 인영이 보였다.
새근새근 숨을 몰아쉬며 잠들어 있는 미청년(美靑年),
이럴 수가! 단우비헌과 비슷한
아니 똑같은 단우비헌이 잠들어 있지 않은가?
어찌된 일인가?
일순, 단우비헌의 얼굴에 짓궂은 미소가 번진다.
그는 발소리를 죽이며 침상가로다가갔다.
한데,
“으... 음... 비헌...”
뜻밖의 소리에 단우비헌은 흠칫했다.
그러나, 곧 그는 실소를 머금으며 피식 웃었다.
그 소리는 침상 위의 단우비헌이 잠결에 한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잠꼬대를 하며 몸을 뒤척이는 순간,
흐트러진 옷자락 사이로 내비치는 것이있었으니,
반쯤 모습을 드러낸 불쑥 솟아 올라있는 새하얀 육봉(肉峯),
그 위로는빨간 앵두가 떨어질 듯 매달려 있질 않은가?
그렇다면, 바로... 여인(女人)?
단우비헌은 음흉스런 표정으로 토끼를 요리하는 늑대처럼
천천히 아주 서서히 손을앞으로 내밀었다.
이윽고,
“...!”
뭉클!
그의 손 안 가득히 여인의 융기가 들어오고... 순간,
“어-맛! 누구?”
뾰족한 비명성이 터져나오다가 다시금 목구멍 속으로 사라진다.
분명 목소리로 보나단우비헌이 손 안에 쥔 감촉으로 보나 여인임이 확실했다.
그러나, 침상 위의 얼굴만 같은 단우비헌은
자신의 소중한 부분이 불청객의 손 안에있슴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기쁜 듯이 활짝 미소를 머금고 있지 않은가?
“염홍, 이제 본 모습으로 돌아가지. 원 못 생긴 얼굴을 해가지고...”
그러자,
....
여인의 얼굴이 꿈틀거리더니 이윽고, 드러난 옥용(玉容)!
바로 환락요희(歡樂妖姬)갈염홍이 아닌가?
천화궁의 궁주,
이번에 출정하는 단우비헌의 시녀로 스스로 자청해서 따라와
그의모습으로 대초원의 예봉을 꺾은 여마(女魔)였다.
갈염홍은 살짝 눈을 흘겼다.
“그렇게 갑자기 들어오심 어떡해요. 깜짝 놀랐잖아요.”
그녀는 짐짓 가슴을 쓸어내렸다.
단우비헌은 놀란 듯 눈을 흘기는 그녀의 교태에 마음이 진탕됨을 느끼며
그대로갈염홍의 풍염한 나신 위에 체중을 얹었다.
“흐응... 소천주님. 아...”
육중한 사내의 체구에 그녀의 나신은 더욱 탄력을 통겼다.
순간,
“아아...”
갈염홍의 교구가 파르르 떨렸다.
여인은 해일을 만난 조각배처럼 흔들린다.
문득, 단우비헌은 그녀의 풀어진 눈동자를 바라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훗훗! 염홍! 이제까지는 그대의 몸에 손때만 묻혔지만 이제부터는...”
어쩌려는 것인가?
“아 아...”
여인은 연신 비음을 발하며 신형을 꿈틀거리고...
“하하. 이제부터는 그대를 여자로 생각할 거야!”
단호하게 말을 뱉은 단우비헌...
이윽고,
“악!”
여인은 파과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살짝 이슬(露)을 반짝인다.
그것은 환회이자 한가닥 허탈감이라고 할까?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흐윽...”
여인은 모세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번져가는 희열감에
모든 것을 망각으로 묻어버렸다.
그것은 그녀가 생(生)을 살아오면서 느낀 그 어느 것보다도 짜릿한쾌감이었다.
마치, 구름(雲) 위를 떠가는 기분이랄까?
이 년(二年)여의 세월 동안 지켜보았던 단우비헌,
이제 그가 자신을 여자로생각하겠단다.
여인(女人)...
여인은 흐느꼈다.
가슴 벅차오르게 차오르는 감동의 물결...
그것은 희열 탓만은아니었다.
자신이 단우비헌에게 한 여인으로서 인정하고 확인되어 가는데 대한
너무나 가슴벅찬 감동이었다.
* * *
“크흐윽.
태양천자(太陽天子)시여!
대초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이 막륭, 죽음으로죄를 청하나이다.”
혈사황(血邪皇) 막륭(莫隆)-!
초원육패(草原六覇)의 하나인 대막혈사궁의 궁주,
그는 오체(五體)를 완전히 바닥에밀착시킨 채 통한의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화려거대(華麗巨大)한 군막(軍幕) 안이었다.
바로 대초원의 신(神)이라 일컬어지는태양천자 철천룡의 거처...
혈사황 막륭은 육반산에서의 대참패로 삼만(三萬)의 수하를 모두 잃고
간신히 홀로살아 이곳에 복귀해 있는 것이다.
“....”
태양천자 철천룡,
그는 묵직한 태사에 파묻히듯 몸을 실은 채 무거운 침묵으로
혈사황 막륭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의 침묵으로 인해 군막 안은 숨막힐 듯한 긴장이 감돌고 있었다.
....
문득, 태양천자 철천룡의 입이 조용히 열렸다.
“천년마야도 아닌 흑룡왕... 그가 그렇게 대단했단 말이냐?”
“크윽! 분하오나, 그는 신(臣)의 상대가 아니었사옵니다.
그는... 강했습니다.”
혈사황 막륭은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며 전신의 경련과 함께 대답했다.
그때였다.
“흥.”
나직하게 매서운 코웃음이 일었다.
태양천자 철천룡의 곁에 서 있는 한 소녀(少女),
사내 못지 않은 패기와 정열을발산하는,
가히 불꽃같은 강렬한 아름다움을 지닌 그녀의 입에서 나온 냉소였다.
-화령천화(火靈天花) 철미라(鐵美羅).
그것이 그녀의 이름이었다
. 그녀는 대초원 유일신인 태양천자 철천룡의 유일한혈육이었다.
“난 믿지 않아요! 그깟 이십도 안뒨 애송이가 그렇게 대단하리라곤.”
이어, 그녀는 태양천자 철천룡을 향해 강렬한 시선을 던졌다.
“할아버지! 저를 보내 주세요. 흑룡왕인가 뭔가 제가 상대해 보겠어요.”
“네가?”
태양천자 철천룡은 힐끗 그녀를 바라보더니 문득 희미한 미소를 피어올렸다.
“좋겠지. 그것도...”
승낙인가?
너무도 쉽게 떨어진 승낙에 철미라는 의외인듯 철천룡을 다시 보았다.
“할아버지, 허락해 주시는 거예요?”
“후후. 네 입에서 말이 떨어진 이상 누가 네 고집을 꺾겠느냐?
그리고...”
무심한 철천룡의 시선도 자신의 손녀를 볼 때만은 한없이 자애로와진다.
“한 번쯤 호된 꼴을 당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와아! 할아버지!”
칠미라는 환성을 내질렀다.
“그럼요! 그 시커민 검은 용이란 작자에게 정말 호된 꼴을 보여 주겠...”
그녀는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의 아미가 매섭게 치솟았다.
“할아버지! 제가 호된 꼴을 당한다는 말씀 아니에요?”
“글쎄... 그럴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구나.
흑룡왕이라는 그놈... 아무래도 네상대로는 벅찰 성싶다.”
기이한 일...
그렇다면 승낙해 준 이유는 무엇인가? 상대가 안 되리라 보면서도보내는 이유는 대체...?
철미라를 바라보는 철천룡의 노안에는 뭔가 신비한 기운이 엷게 깔려 있었다.
“흥. 두고 보세요. 할아버지!”
본래부터 남다른 호승심을 지니고 있는 철미라였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소리쳤다.
“누가 호된 꼴을 당하는가 확실히 보고 계세요
. 개처럼 끌고와서 할아버지 앞에무릎을 꿇려 놓을 테니까요!”
“글... 쎄다.”
여전히 신비로운 미소만을 흘리고 있는 태양천자 철천룡,
과연... 그의 의도는...?
* * *
두두두두두두-!
“와아아- 아-!”
“와-아아-!”
천지간 전역을 온통 뒤집어 엎는 엄청난 함성과 흙먼지가 일어났다.
근 사만(四萬)여의 대군세(大軍勢)-
드디어, 화령천화 철미라를 구심점으로 한
태양천화궁의 제이진(第二陣)이 중원을향해 출발하고 있었다.
초령천군단(草靈千軍團)-!
태양천자 철천룡이 손수 키워낸 태양천화궁의 최정예 일천 명(一千名),
그들이철미라의 호위를 담당하며 선봉에 서고,
그 뒤로 초원육패의 하나인
비타선부(飛駝仙府) 부주 비타혈사신(飛駝血死神) 구곡강(仇曲剛)이 이끄는
일만(一萬)의 금타비천대(金駝飛天隊)!
그리고, 역시 초원육패의 하나인 광풍교의교주 광풍마제(狂風魔帝) 흑천웅(黑天雄)의
삼만 광풍거천대(狂風巨天隊)가가세했다.
가히, 중원 전체를상대해도 모자람이 없을 만한 초강 용사(勇士)의집단이었다.
드디어, 그들은 출발했다. 대지(大地)를 진동하는 친둥 같은 말발굽소리와 함께...
두두두두두두-!
창천(蒼天)을 조각조각 갈라내는 어마어마한 함성과 함께..
“와아아- 아-!”
“와- 아아아-!”
* * *
한편, 태양천자 철천룡-
그는 높다란 구릉(丘陵) 위에 서서 장도에 오르는 손녀를바라보고 있었다.
평소와는 달리 왠지 허허로운 기운이 묻어나오는 모습이었다.
“...!”
사만의 대군세가 질풍처럼 일으키는 흙먼지는 점차 그의 시야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중원진출.”
문득, 나직한 독백성이 새었다.
“꿈에도 잊지 못하는 대초원의 숙원... 중원진출....”
태양천자 칠천룡은 서서히 시선을 들어 베면 피라도 배일듯 짙푸른 창공을 웅시했다.
“하나... 결국은 이루어지지 않을 숙원. 그런 예감이 드는 건 왜인가?
하늘의뜻(天意)이 내게 없을 것 같은...”
하늘의 뜻(天意)... 무엇을 느끼고 있슴인가?
대초원의 위대한 희망이라고도 불리는 이 거인(巨人)의 입가에는
한 줄기 씁쓸한미소가 피어나고 있었다.
“흑룡왕...
실체는 알 수 없으나 왠지 거대한 벽이 느껴지는 이름이다.
그 크기를가늠하기 위해 미라를 보냈다만...”
흑룡왕... 거대한 벽이 느껴지는 이름...
“그 아이를 제압할 수 있는 놈이라면,
그리고... 이 느낌대로 그렇게 거대한벽이라면
나 철천룡, 과거의 맹세를 지킬 수밖에 없다.”
그런 중얼거림을 끝으로 태양천자 철천룡은 천천히 신형을 돌렸다.
맹세... 그의 맹세는 어떤 것이었는가?
* * *
북방대초원(北方大草原)-
거기에서 중원(中原)을 향해 남하(南下)하자면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천형(天刑)의땅 하나가 있다.
이름하여 등격리(騰格里)! 바로 죽음의 대사막(大沙漠)이다.
그리고..그 지옥같은 열사오천리(熱沙五干里)의 끝에
중원대륙과 변황을 연결하는하나의 완충지대가 존재한다.
사리극득륜지(沙里克得倫池)-!
그 끝을 모를 가히 바다(海)를 방불케 하는 거대한 호수(湖水),
주변에 울창한수림과 초지(草地)가 함께 펼쳐져 있어
사막을 힁단하는 대상(隊商)들에게 지상의낙원이라고도불리우는 곳.
사막의 거친 풍경은 이곳에서부터 완전히 변화한다.
그리고, 이 호수의 건너편이
바로 중원의 최북방(最北方) 감숙성(甘肅省)의 경계가되는 곳이다.
밤(夜),
고요한 천상(天上)의 성좌(星座) 아래, 신비로운한 조각 편월광(片月光)이흐르고...
진한 어둠의 색깔로동화되어 사리극득륜지의 정경은
부서지는 그성광(星光)과 월분(月粉)에 휩싸여 더욱 신비롭게 잠겨들었다.
시각은 이경(二更)녘, 삼라만상이 황흘한 잠을 준비하는이 시각이었다.
문득,
파아아아...
미세한 일성(一聲)의 파음성이 어둠과 정적을 동시에 베어내며 작렬했다.
빛(光)! 한 가닥 섬광이 호수의 복판을 가로질러 무섭게 뻗쳐오고 있었다.
얼핏보기에 그것은 흡사 유성(流星)의 질주와도 같았다.
하나, 안력(眼力)이 뛰어난내가고수라면
그것이 바로 최상승경공을 펼치고 있는 신형(身形)임을 알 수 있을것이다.
백색 신형,
다시 말해 사람의 형체,
아니 좀더 자세히 말해 불가사의하리만큼 가공할신법을 구사하고 있는
흑의미청년(黑衣美靑年)-
그는 단숨에 호수를 횡단하며 멋진동작으로 서너 차례 허공을 선회한 후
새털처럼 가볍게 호변의 갈대숲으로 내려섰다.
스스스슷...
신비로운 달빛 아래...
야풍에 펄럭이는 흑삼자락을 바탕으로 실로 준미수려한 그의모습이 드러났다.
유난히 창백한 피부, 우아하고 탈속한 기품,
그리고 세상 그무엇에도눈썹 한 올 꿈쩍하지 않을 것 같은 남성적인 기질과
장난기가 아무런 이질감없이 실로 독특한 개성으로 어울려 있는 모습이었다.
검은 하늘의 모든 별무리를 머금고 있는 듯한 흑안(黑眼)...
그렇다. 바로단우비헌이 아니겠는가?
한데, 갈염홍과함께 북진하고 있어야 할 그가 어찌 홀로이곳에 나타났단 말인가?
“...!”
단우비헌은 갈잎을 밟고 선 채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 듯하더니 시선을 고정시켰다.
북천(北天),
대초원의 맹풍(猛風)이 불어오는 곳...
단우비헌의 입가에 빙그시미소가 떠올랐다.
“대초원! 기다려라, 내가 간다.
그대들이 지닌 화령지기(火靈之氣)가 내겐 너무절실히 필요해서 말이야.”
화령지기(火靈之氣)-!
불(火)의 정화(精華)-!
바로 칠대천무의 최후의 완성을 위한 절대조건 중의 하나를 말함이 아닌가?
그렇다.
대초원은 화(火)에 있어 우내독보(宇內獨步)의 존재였고,
단우비헌은화령지기를 얻는 장소로써 대초원을 선택한 것이다.
“후후. 일석이조라는 것이지.
대초원을 제압함과 동시에 화령지기를 얻는...”
단우비헌은 미소와 함께 중얼거리다가 다시 방향을 가늠하고 신형을 날리려 했다.
한데 그때였다.
어디선가 미미하게 들려오는 물소리가 있었다.
흡사 목욕하는소리와도 같은...
'이 야심한 시각에 누가? 더구나 이런 오지에서?'
의문을 느끼면 참지 못하는 단우비헌,
그는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꾸어 물소리가들려오는 쪽을 향해 날아올랐다.
파아앗...
사리극득륜지 서단(西端)-
그곳에는 무성한 갈대숲과 근 천여 장에 달하는 광대한 초지(草地)이다.
그리고, 수개의 연못이 있었다.
한데, 초지 위-어제까지만 해도 없던 백여 개 이상의 둥근 천막들이
초지 전역을빽빽이 메운 채 들어서 있지 않은가?
파오(包), 그것은 기마민족의 특유의 이동조립식 천막이었고,
그 대열의 정중앙에서는 실로 거대한 깃발 하나가 펄럭이고 있었다.
그리고, 깃발에는 금색수실로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태양천화(太陽天火).>
그렇다면? 그렇다. 바로 대초원의 태양천화궁!
단우비헌을 찾아나선 화령천화 철미라 일행이 아니겠는가?
드디어, 등격리사막을건너온 그들이 중원진입을 위한 일야(一夜)를
여기에서 지새고 있는 것이다.
찰랑... 찰랑...
물소리,
그것은 무성한 갈숲 가운데 자리한 작은 연못 근처에서 들려왔다
. 제법 깊은바닥이 환히 투영되어 비칠 정도의 맑은 연못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여인(女人), 아니 소녀(少女)라 해야 옳을까?
물에 젖어 윤기있는수발을 길게 늘어뜨린 한 소녀가 연못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물론, 실오라기 한 올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호호.”
물고기와 장난이라도 치는 듯 상쾌한 교소를 터뜨리며
은어(銀魚)처럼 매끄럽고탄력있게 몸을 비트는 소녀.
아름답다. 너무도 아름다운 정경이 아닌가?
사방에는 은싸라기처럼 부서지는 달빛(月光),
그 가운데 화려하게 또 신비롭게빛나는 여체(女體)...
그것은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었다.
유연한 곡선을 이루는 어깨...
결코, 크진 않으나 예쁘고 팽팽하게 솟아오른젖가슴...
출렁이는 물결 아래 보일듯 말 듯 신비로운 둔부와 대리석 같은 다리...
가히, 사내의 혼백을 빼앗을 모습이 아닌가?
게다가 그녀는 또한 얼굴까지 절색(絶色)이었다.
선명하도록 뚜렷한 윤곽에서
불꽃처럼 피어오르는 강렬한 개성은 인상적이었다.
그렇다.
바로 대초원의 불꽃 요정, 화령천화 철미라! 바로 그녀였다.
그녀는 지금등격리사막을 건너오면서 묻은
독한 모래먼지를 말끔히 씻어내고 있는 중이었다.
“흥. 흑룡왕인지 뭔지 진짜 뜨거운 맛을 보여 줄 데야.
그따위 벌례 같은 사내자식때문에 이 고생을 하다니.”
벌레, 본래 세상의 모든 사내들을 벌레 정도의 하등동물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그녀였다.
“흑룡왕? 흥! 용은 무슨...
보나마나 벌레 중의 한 마리, 잘 해야 토룡(土龍;지렁이)정도겠지.”
그러나, 그녀는 몰랐다.
지금 그 벌레 중의 한 마리가 자신의 나신(裸身) 구석구석을세심히 뜯어보고 있슴을...
'벌레? 토룡?'
단우비헌, 그의 검미가 미묘하게 꿈틀거렸다.
'그러니까...그대가 바로 세상의 사내들을 모조리 우습게 안다는
화령천화 철미라란말이지.'
그의 신비로운 두 눈에서 기광(奇光)이 번뜩였다.
동시에, 그는 한 줄기 괴이한미소를 배어 물었다.
'좋아, 그대부터 일단 굴복시켜 놓을 필요가 있겠군.
태양천화궁을 접수하는제일단계로써.'
의미 모를 말을 중얼거리며 단우비헌은 소리없이 신형을 차올렸다.
스읏...
첫댓글 잘보고갑니다
잘봅니다..^^
즐~!
즐감하고 갑니다.
즐감요!!!!
ㅎㅎㅎ
ㅈㄷㄱ~~~~~~~~~``````````````````````
ㅈㄷㄳ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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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해요~~~~^~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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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독
잘 보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