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일지
인문학의 목표는 지혜의 개발이고, 그 지혜를 사랑하는 일이다. 그러면 그 지혜는 우리가 미래로 나아가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우선 만물의 구성과 만물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알아보려 한다. 왜냐하면 만물이 구성되는 원리를 알아보고 싶은 것이 지혜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근본적 원리는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이 만들어진다. 그 원리를 찾으면 그게 지혜이다. 만물, 즉 자연에 깃들어 있는 기본 원리를 찾아야 한다. 그 것이 최고의 지혜에 도달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1) 고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는 '만물의 시초는 물'이라 했다. 노자도 비슷한 주장을 한다. 노자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을 한다. 물은, 상선약수(上善若水, 지극히 착한 것은 물과 같다)라는 말처럼,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자신을 드러내지도 타인과 다투지도 않는다. 또한 물은 겸허(謙虛)가 몸에 배어 있어 언제나 낮은 곳으로 스스로 저절로 아무 소리도내지 않고 흘러 들어간다.
'상선약수'는 처세(處世)의 한 방법일 수 있다. 가급적 물처럼 살아 보고 싶다.
▪ 물은 자신의 모양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그릇에 따라, 물은 모양을 달리 한다.
▪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물은 항상 낮은 곳으로만 흐른다. 그러나 낮은 곳으로만 흐르다가 마침내 도달하는 것 곳은 드넓은 바다이다. 물은 쉬지 않고 흘러간다. 자신이 가야 할 곳, 바다를 향해 묵묵히 인내하고 흘러간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 물은 고이면 썩는다. 항상 웃물이 아랫물로 바뀌어야 살아 있는 물이다. 현기영의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에서 읽은 내용이다. "인생이란 앞 강물, 뒷 강물 하면서 흘러가다가 하구에 이르면 바다로 빠지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난 바다로 안 갈래'하면서 버티면, 그게[ 웅덩이가 돼서 고이고 썩는 것이다. 그러면 노년이 추하다. 자연스럽게 강물 따라 흘러가 버리면 된다. 그래서 나이 들면 자연과 잘 어울려야 한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얼마간의 시차를 두고 그렇게 너나없이 흙으로 돌아간다. 그때까지 주어진 길을 꿋꿋이 헤쳐 나아갈뿐, 누구라도 흐르는 강물을 거스르진 못한다.
▪ 물은 스며들어 없어지면서도 자기를 주장하지 않는다. 바람과 같이 사라진다.
▪ 물은 무서운 힘을 갖고 있다. 물은 평상시에는 골이진 곳을 따라 흐르며 벼 이삭을 키우고 목마른 사슴의 갈증을 풀어준다. 그러나 한 번 용트림하면 바위를 부수고 산을 무너뜨린다. 또한 물은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 즉 가장 약한 힘인 듯 보아는 한 방울의 물들이 계속 떨어질 때,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단단한 환경도 변화시킨다.
• 천지신명은 우주의 균형과 조화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신적 존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복상복이 중요하다. 생의 과정은 모든 단계에서 동시적으로 상보(相輔) 관계를 이루고 이룬다.
"생(生)"의 과정은 반드시 "복상보(復相輔)"라고 하는 역의 관계를 동시에 수반한다. 이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흥미롭다. '"복상보"의 논리'에 따르면 내가 나의 자식을 생한다면, 나의 자식은 동시에 나를 생하여야 한다는 거다. 태일이 물을 생한다면 물은 동시에 태일의 생성을 도와 하늘을 생한다.
청산은 나를 보고(靑山兮要我(청산혜요아)/나옹선사(懶翁禪師)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靑山兮要我以無語 청산혜요아이무어)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혜요아이무구)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聊無愛而無憎兮 료무애이무증혜)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如水如風而終我 여수여풍이종아)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靑山兮要我以無語 청산혜요아이무어)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혜요아이무구)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聊無怒而無惜兮(료무노이무석혜)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如水如風而終我 여수여풍이종아)
이 시를 읽으며,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네"에서 나는 불필요한 말을 삼가라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리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와 "성냄도 벗어 놓고 탐욕도 벗어 놓고"에서 '비우라는 말은 꼭 필요한 것만 담겠다고 다짐하라는 말로 들었다. 그리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에서는 '맞서지 말라'는 말로 읽었다. 마지막으로 "세월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에서는 '남에게 상처주는 일 없도록 하라'는 말로 읽었다.
'낮추며 살라'는 말은 '행여 높이 오른다 해도 오만하지 않으며, 겸손하게 살라'는 것으로 알아들었다. '따뜻함을 전하라'는 말은 '어려운 이웃과 음지를 외면하지 않는 심성을 키우라'는 말로, '나를 지우라'는 말은 '상처를 받지 않는 넓은 아량을 기르도록 하라'는 말로 알아 듣었다. 좋은 삶의 지혜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