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수 경남기업㈜ 스리랑카 지사장
1. 서론
스리랑카는 1983년부터 27년간 계속됐던 내전이 2009년 들어 종식되면서, 그동안 분산되었던 경제발전의 노력을 한곳으로 모아 연간 5%대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서남아에 위치해 있긴 하지만 인도 등 다른 서남아 국가들과는 사뭇 다르게 오래전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개방화에 익숙해 합리적인 비즈니스라면 항상 오픈되어 있고 유연한 모습도 보이곤 한다.
우리에게도 스리랑카는 1990년대만 하더라도 가장 선호되는 해외직접투자(FDI) 지역이었다. 투자조건도 좋고 외국인투자가라면 특별한 대우도 해주어서 많은 우리 기업이 의류 산업을 중심으로 진출해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중국과 베트남에 대한 선호도가 치솟으면서, 그만큼 우리기업들의 모습도 조금씩 사라져갔고, 2000년대 중반 들어 쓰나미로 인한 재건 이슈가 생기면서 건설업을 중심으로 조금씩 '입질'이 시작되었지만, 2009년 내전이 종식되면서는 경제 재건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오르다보니 우리 기업들이 나서기도전에 이미 유럽, 일본, 중국, 인도 등의 국가들이 시장선점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의 진출 노력은 시공건설 위주로 되는 경우가 많았다. 원청 레벨이 아니다보니 시공사들 간 경쟁도 치열한 편이고 그러다보니 우리 기업들이 원하는대로 비즈니스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조금 더 조심스럽게 시장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먼저 현지 상황에 맞게 프로젝트 기획을 리드하면서 추진해나간다면 최근 떠오르는 서남아 시장에서 스리랑카 시장이야말로 최대의 해볼만한 건설 프로젝트들이 몰려있는 블로오션이 아닐까 싶다.
다음은 스리랑카 건설시장에 대해 개략적인 설명을 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현명한 진출방안이 무엇일지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보고자 한다.
2. 스리랑카 건설시장
1) 기본 프레임
현지 정부에 따르면, 건설산업 종사자는 약 68만 명에 달하는데 현지 인구수가 약 2,200만에 달하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사업체수만도 약 2500개에 달하는데, 현지 정부는 건설산업개발청(CIDA: Construction Industry Development Authority)를 통해서 건설 관련 사업체들을 금융자산, 기술 경쟁력, 현장 경험에 따라 C1에서 C10 등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진출이 특히 활발한 편인데, 최근에는 China Communications Construction Company, China Merchant Holdings International 등이 현지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PIP(Public Investment Program 2017-2020)에 따라서 3년간의 공공투자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는데, PIP에는 미디엄텀(medium term) 기간의 우선순위가 포함돼 있고, Rolling Plan이라는 추진계획에 따라 진행되며, 진행 중이라고 하더라도 기존 혹은 신규 프로젝트 포트폴리오에 근거하여 미래 투자상황을 예측하면서 매년 업데이트시켜 나간다.
2) 부문별 투자계획
공공분야의 투자는 GDP의 약 5.5%를 차지하고, 총투자의 42%를 차지하는 1조4,880억 루피가 투자될 계획이다. 공공분야 투자에 이어서 인력개발분야 21%, 산업·교역분야 11%가 투자될 계획이어서, 스리랑카 정부가 사회기반시설 이외에도 인적자본 개발과 산업·교역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문멸 투자계획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육상운송 ]
육상운송은 다양한 수단을 사용하면서 기술혁신을 통해 승객·화물운송의 품질과 안정성, 그리고 비용절감을 도모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도시와 교외 지역에서의 철도·버스 운송이 우선순위가 되며, 공원과 교통시설을 복합적으로 갖춘 교통센터를 구축하면서 교통수단간 연계성을 강화하고 현대적인 버스와 철도 배치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Veyangoda와 Panadura간 철도전화(electrification), Kurunegala와 Dambulla를 통해 Habarana를 이어주는 신규철도, BRT(Bus Rapid Transits)와 LRT(Light Rail Transits)같은 새로운 교통수단이 도입될 계획이다.
[ 항구·공항(Port and Aviation) ]
스리랑카는 최근들어 관광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글로벌 물류허브로의 발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항구/공항 개발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인식하고 있고, 이에 따른 항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도 추진될 전망이다. 아울러, 최근 경제가 지속성장하면서 항공자유화협정(open sky agreements)도 전망되고 있는데, 국내선 공항 네트워크와 수상비행장(water aerodromes) 개발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은 1,500만 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터미널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을 지원했다.
[ 에너지 ]
에너지 분야는 경제적 비용, 환경적 영향, 공급 신뢰성, 소비자 편의성, 전략적 독립 등을 고려한 에너지 자원과 믹스의 다변화를 통해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현지 정부는 지속가능한 청정녹색 에너지 개발에 맞춰 재생에너지를 통해 발전량을 증가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민간부문은 소형 에너지 개발사업, 태양열 발전사업 등이 장려될 것이며, 현재 정부조달 과정에 있는 300MW LNG 발전소는 2022년 1월에 가동된다고 한다.
[ 수자원 ]
스리랑카 정부는 안전한 식수 공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따라서, 도시 및 시골 지역에서 급수 설비에 대한 접근을 확대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만성 신장질환과 관련해서 안전한 식수 확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최근 확대되는 산업·상업 용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에 필요한 투자를 시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시골 지역에는 위생설비들이 개발될 것이고, 인구밀집 도시에는 파이프로 설치된 하수도와 하수처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ADB(Asian Development Bank)는 Jaffna Killinochchi 급수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 메가폴리스(Megapolis) ]
지속가능하고 역동적인 메가도시를 개발하기 위해 사업과 산업을 집중시키고 외국인직접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투자환경 개선을 촉진시킬 계획이다. 메가폴리스 개발은 이를 추진하기 위한 법적 조치도 이루어졌는데, 스리랑카 서부지역인 이 개발 대상지는 콜롬보 상업도시와 국제항구가 있는 지정학적 특성을 이용하여 금융, 해군, 항공, 운송 및 물류 서비스를 복합 제공하는 개발의 중심지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스리랑카 서부지역 메가폴리스 계획(WRMPP: Western Region Megapolis Plan)은 경제 성장/번영, 사회적 평등/조화, 환경지속가능성, 개인행복을 보장하기 위함이고, Kandy와 Galle 지역에서 이미 개시되어 총 12개의 도시로 확대될 예정이다. 참고로, 현지정부는 향후 10년 이내에 동 메가폴리스 지역으로 약 1,500억 루피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출처: www.ft.lk/front-page/govt--targets-Rs-150-b-FDI-for-Megapolis-in-next-10-years/44-644064)
[ 주택 ]
모든 스리랑카 가정에 대한 양질의 주거시설 접근성을 제고하고, 취약계층의 주거 수요를 해결함으로써, 모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현지 정부는 민간부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가격으로 주택 구입을 위해 투자할 수 있도록 좋은 여건을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관개(Irrigation Sector) ]
용수 이용 가능성과 공간적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데, 관리개선, 생산성향상 및 용수사용 효율성을 통해 적절한 양의 용수를 공급함으로써 가용성을 보장하는데 목적이 있다. 용수 이용량을 절감시키기 위해 집약적인 경작법, 관개기술의 향상 등에 노력을 하고 있으며, 용수 이용가능성 제고에 따른 공간적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다목적 관개설비를 구축하고 유역변경에 주의하고 있다. 용수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보장하고 일정수준 이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관리/보호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3. 우리 기업에 대한 비즈니스 어드바이스
스리랑카 정부의 재정 취약성으로 인한 대규모 인프라사업에 공공사업에는 저가(Lowest) 위주 발주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개발원조자금(ODA)의 재원의 공공사업 발주에는 중국, 인도, 현지 업체 등과 가격경쟁을 통한 참여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사업성 확보가 용이하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리스크가 잠재되어 있어 손실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스리랑카 정부의 재정 취약성은 공공인프라사업에 다양한 사업발주형태로 또 다른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 재정을 최대한 축소하고 공공 민간 공동투자 참여형태인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와 BOT(Build Operation Transfer)의 형식으로 공공인프라사업을 계획하고 추진 중에 있다.
따라서, 스리랑카 시장의 중국, 인도 업체들은 자국기업 간 협력으로 현지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여력 및 금융조달 여력이 있는 한국 대기업과 현지 경험이 풍부한 진출기업 간의 협력으로 현지 공공시장의 참여를 높이고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에너지, 메가폴리스, 항만, 주택분야는 재정사업보다는 투자사업형태로 건설시장이 형성돼 있어 사전 투자사업 경험이 있는 한국 업체와 협력이 필요할 실정이며, 단기간 투자수익 회수보다는 중장기적 전략을 가지고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성공적인 요인이라 볼 수 있다. 또한, 현지 비즈니스는 정치적 변화에 따라 그 부침이 심하므로 그 영향을 덜 받고 독자적 사업 수행이 가능한 민간투자부분에 기회가 많다.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