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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 Love Soccer (축구동영상) 원문보기 글쓴이: 부산☆ _
1. 감동적이었던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선전, 그리고 K리거들
숱한 오심 논란과 갖은 풍파속에서도 어느덧 런던 올림픽 일정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비록 펜싱 신아람 선수의 빼앗긴 메달은 끝내 돌려받지 못했고, 축구 박종우 선수의 IOC의 무지에 의한 메달 수여 보류라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은 현재 진행형이긴 합니다.
그래도 박종우 선수의 잘못은 신아람 선수와 마찬가지로 근거 자체가 없기 때문에 무난히 마무리 되리라 봅니다. IOC도 FIFA의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하는 가운데, 정몽준 명예부회장이 직접 손을 쓰겠다고 한 이상 뭐... 기껏해야 벌금형이겠죠. 원래 그런 동네니까요.
이런 저런 아쉬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역대 최고성적으로 사상 첫 메달을 따낸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선전에는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갤럽조사에 따르면, 국민들 역시 70
%에 달하는 응답자가 축구를 가장 흥미있게 본 종목으로 선정하였다고 합니다. 그만큼 흥미진진한 경기가 이어졌죠.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북중미 무패팀이자, 결과적으로 금메달을 수확한 멕시코, 유럽 예선에서 스페인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스위스, 아프리카 1위팀이었던 가봉까지. 원래 한국이 속한 B조는 '죽음의 조'라고까지 불렸으며, 우리는 그곳에서 무패로 8강 토너먼트에 진입했다는거 자체가 대단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개최국 프리미엄을 맘껏 행사한(말도 안되는 페널티킥을 전반도 끝나기 전에 거푸 내주는걸 보면서 다들 더욱 더 확신하셨을 겁니다) 개최국 영국도 그들 자신들이 할 말 없게 발라버린 힘... 바로 튼튼한 수비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 중심에는 K리거들과 그 출신들이 있었죠. 주전 센터백 두명과 다소 부진했던 김보경, 백성동을 제외하면 다른 선수들은 현직 K리거이거나, K리그 출신이었습니다.
2. 이제는 관심을 K리그로 돌리자! 그런데... 뭘로??
늘 그렇듯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몇몇 축구전문가들은 이제 이 관심을 K리그로 돌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K리그를 비롯한 국내리그가 한국 축구의 근간이며, 경쟁력을 입증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물론 옳은 소리죠.
허나, 과연 그게 사람들에게도 그럴까요? 원래 K리그 보던 사람들이야 그게 옳은 소리다. 이제 좀 더 경기장에 자주 가야겠다고 말할 수 있겠죠.
하지만 K리그에 평소 아무 관심 없다가 마침 이번을 계기로 관심을 가져보자고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봅시다.
자. 이제 당신이 K리그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주위에 K리그 보는 분들이 없네요?
이제 당신이 K리그를 접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뭘까요? 중계가 없다시피 하는 팀도 수두룩하니까. 대개의 경우, 일단 경기장에서 직접 봐야겠다는 결심부터 할 겁니다.
그러니 할 수 있는 일은
1. 혼자서 경기장에 간다.
2. 열심히 축구 사이트를 뒤진다.
정도가 되겠죠.
우선 초보자들은 1번에서부터 엄청난 장벽에 가로막힙니다. 특히 여성분들 같은 경우, 혼자서 경기장에 가는 일은 보통 용기를 요구하는게 아닙니다. 서포터즈 석에서 같이 놀아요?
자. 닥치고 혼자 그냥 들어가. 읭?(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말이 쉽지, 그게 보통 일인가요? 생전 부지의 사람들이 열광하는 소리에 동조하는거,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쉬운일이 아닙니다. 특히, 전문 지식이 없다면 더더욱 말할 것도 없죠. 한 예로, 평소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가는 건 그 가수가 앨범을 냈거나, TV와 여러매체에 출연을 많이했을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땐 사실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이미 충분한 정보를 갖고 가기에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옆에서 같이 환호성을 지르는데 큰 이질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선수 이름도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에서, K리그의 재미를 느끼기란? 특히 경기장에서 직관하는건 축구에 익숙해진 분들에겐 전체적인 상황을 폭 쉴새없이 보여주는 훌륭한 방법이지만, 옆에서 설명해줄 사람도 없는 사람이 보기엔 적합한 방식이 아닙니다. 암만 봐도 그저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것 같은데, 누가 누군지, 또 뭘 어떻게 잘하는건지는 모르는거죠. 특히 여성분들의 경우는 그럴 확률이 높아지구요.(비하하는게 아니라, 사실이 그렇습니다)
"신이여 어떻게하면 뜰 수 있나요?' "이대론 못 떠 임마" 출처 - 스포탈 코리아
현재 K리그는 대중들에게 '초보자들에게 한 없이 불편한 리그'에 가깝습니다. 관심을 갖고 싶어도, 어떤 식으로 다가가야 할지 뚜렷한 가이드선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죠. 물론 K리그 팬들이 나름대로 K리그 초보분들을 위한 안내서를 만들기도 하고, 연맹도 명예기자등을 적극 활용해 네이버 블로그를 개설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일반 언론에선 잘 비춰주지 않는 세밀한 면까지도 콘텐츠화 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죠.
많은 아마추어 웹툰 작가들도 엑스포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샤다라빠와 같은 프로들은 포털 사이트의 한 축을 차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긴 힘듭니다. 무엇보다 이들의 존재 자체가 어지간한 신경을 쓰지 않으면 찾기 힘들게 되어있죠. 당장 엑스포츠 뉴스에 접속해서 축구웹툰을 찾아보는 사람들? 이미 축구팬인 사람들입니다. 앞으로 접하고 싶은 사람들이 아니라.
스타 마케팅을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환호를 '얼빠'라고 비하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처럼 여성들의 체육참여가 개판인 나라에서 손쉽게 관심을 갖게 해주는 거의 유일한 요소인것도 사실이죠.
물론 이는 남성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해당합니다. 아무리 축구를 좋아한다고 해도 어떤 선수가 뭘 잘하는지 알지 못한다면 흥미가 반감되기 마련입니다. K리그 전문 커뮤니티를 가보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국대 축구를 발판으로 해외축구나 K리그, 기타 국내 축구로 관심을 옮긴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일단 국가대표급 팀이라면 유명한 선수가 나올 가능성도 높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네셔널리즘 특성상 목표도 명확하니까요.
심지어 스포츠는 싫어한다는 사람조차 국가대표 축구, 그중에 월드컵과 한일전은 본다는 사람들도 여럿 봤습니다. '내 팀'이란 인식에 대한민국의 국기. 더할 날위 없죠. 한국 사람이지, 아닌거 아니잖아요. 설마 일본 응원할 겁니까? 말도 안되는거죠.
3. 우선 알아야 애착을 갖는다. 노출 없이 흥행은 없다!
반면, K리그는 우선 '내 팀'이라고 인식되게 만들어야 하는 지역연고제 스포츠입니다. 대부분은 자기집에서 가장 가까운 팀을 응원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부산에 살면서도 울산이나 서울을 응원하는 경우도 있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유럽 축구, 특히 축구가 일상화되어있는 독일이나 영국같은 사례를 본다면 우리 기준으로는 도저히 잘한다고 보기 어려운 4부리그 팀까지 관중석을 꽉꽉 채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군다나 그런 사람들은 오히려 1부리그팀들을 좋아하지 않거나, 오히려 언젠가는 꺾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거기서 뛰는 선수들은 유명한 선수들도 아니며, 실력또한 우리 리그와 비교해도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이들의 플레이에 열광하며 대를 이어 팬이 되는 현실. 왜 그럴까요?
잉글랜드 풋볼 리그원, 다시 말해 3부리그 플레이오프 모습. 출처 - 위키디피아
간단합니다. 자기팀이니까 그런거죠. 얘들은 우리팀이다. 라는 인식이 박혀있고, 이미 자리잡았기에 유명 선수들은 중요하지 않은 겁니다. 그렇다고 이들을 세계최고 수준의 리그 놔두고 자기들끼리 히히덕대는 '빠돌이' 혹은 '오타쿠'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비하해서 부르나요? 아니거든요. 그냥 응원하는 팀이 다른 겁니다.
그런데 뭐랄까. 가끔씩 우리나라에선 K리그에 대해선 무조건적인 저평가와 함께 덩달아 즐기는 사람들까지 깎아내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축구를 보는 사람들이 엉뚱하게도 자신들을 최고급으로, 국내리그를 보는 사람들을 한단계 낮은 저급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이가 없을 따름이죠.
모두가 그렇다는건 아닙니다. 상당수의 K리그 팬들은 해외리그에서도 애정을 보이는 팀을 하나정도는 갖고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죠.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특히 포털 댓글들에서 쓸데없는 우월감을 과시하며 왜곡된 정보를 퍼트리려는데 혈안이라는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일부 극단적인 악플러들은 말 그대로 사회적 문제아들, 이유없는 악플러인 경우이겠지만. 상당수의 경우는 K리그에 대한 무지에서 출발합니다. 왜? 다른 사람들도 모르니까. 그들이 옳은 소리를 하는건지 왜곡하는건지 판단할 기준점이 없거든요. 대개 이런 이들이 야구팬을 표방하는 경우도 잦기에 '또 축구랑 야구랑 싸우는구나'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K리그의 당면한 과제는 '노출'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할건 이건 '모르는 이들도 알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부분'에 관한 노출이죠. 즉. 처음 보는 이들도 무리없이 이해하게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인 이미지가 K리그엔 매우 부족하다는 겁니다.
이게 뒷받침 되지 않는 상황에서 해외축구도 잔뼈가 굵은 배성재 캐스터든, 박문성 해설위원이나 여러 축구 전문가들이 아무리 K리그에 관심을! 해봤자 그들의 귀에는 공염불로만 들릴 뿐입니다. 전문가들이 말한다고 해도, 자신들의 눈에 비춰지는 정보는 몹시 부족하며 제한된 정보도 자신들만의 필터링으로 부정적인 것만 각인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4. 스타 탄생?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의미없다.
이를 가장 잘 보완하는 방법이 바로 '하이라이트'와 '데이터'입니다. 한마디로 이런 겁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라고 해도 헛발질 합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팀이라고 해도 항상 재미있는 경기를, 항상 멋있는 플레이를 벌이는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우리 머릿속에 그들이 삽질하는 장면이 머리에 남아있나요? 아니죠.
이들이 항상 최고의 모습으로 '각인'되는건 바로 그런 멋진 플레이들이 영상화되어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스페셜'이란 이름하에 수많은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가 편집되어 저장된 영상을 유튜브나 여러종류의 동영상으로 감상 할 수 있습니다.
K리그는 이게 상당히 부족합니다. 우선 소스가 되는 영상 자체도 희귀할 뿐만 아니라, EPL에서 투입되는 카메라 댓수와 K리그의 지방 케이블에서 투입하는 카메라는 그 자체의 품질도 확연히 차이날 뿐더러(예를 들면 헬로비젼 부산 같은 카메라는 아직도 SD 6mm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EPL은 HD급 고급 카메라를 쓰는것처럼) 한 중계에 투입되는 댓수에도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물론 EPL은 그만한 수익을 보장해주기도 하지만, 어찌되었건 뽑아낼 수 있는 영상 자체의 깊이가 다를 수 밖에요.
김형범이 찬 엄청난 궤적으로 휘어들어가는 오른발 아웃프런트 슛이나, 보스나가 찬 대포알 프리킥이 EPL 카메라였으면? 아마 난리가 났을 겁니다. 여러각도에서 조명해보고 그중 가장 멋있는 각도로 스포츠 뉴스를 비롯해 여러가지로 뽑아 쓸 수 있겠죠. 그런데 우리는 그런 영상 자체가 없습니다.
당연히 비슷한 각도에서 비슷한 수준의 골을 성공시켜도 뽑아낼 수 있는 영상미는 세계최고 수준과 격차가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역동적인 순간을 포착하는 EPL 카메라. K리그에서 이런 각도 나오던가?
두번째로 짚고 넘어가야 할건 이건 K리그 뿐만 아니라 하키. 핸드볼. 농구. 배구. 다 포함하는 겁니다. 이들 종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체계적으로 정리해줄 곳이 없습니다.
이를 담당하는 미디어들이 하나같이 침묵을 지키고 있으니까요. 대표적으로 KBS 스포츠 하이라이트? 도대체 KBSN에서 하는 야구 하이라이트랑 다를게 뭡니까? 1시간여 편성 시간 중 마지막 30초간 박종우 선수에 대한 언급을 하고, 모조리 야구 소식. 편집입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당일 벌어진 경기를 그토록 훌륭하게 편집해낼 실력자들이 방송국에 있다는 거지만. 그들의 능력은 매우 편중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글의 전 편이 올라간 이후, K리그 구단과 연맹에 마케팅 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전남 드래곤즈가 지동원을 갖고 얼마나 홍보하려고 노력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K리그에선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는걸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EPL 진출설 나오자마자 달라진 대우 받았다는 것도 말이죠.
실제로 구단 마케팅 담당자들이 최선을 다해서 홍보하려고 해도 노출이 안되니까 그 효과가 미비하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같은 선수를 통해 홍보해도, 이미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선수를 홍보하는 것과, 포스터 찍어서 알음알음 온 사람들의 입소문만을 바라보는건 전혀 다른 차원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지금 K리그는 초보자들에게 불편합니다. 왜 알려지지 못해서.
그래도 이해가 안가시나요? 전남에서 벨라미를 지워버린 윤석영을 그전엔 정말 홍보를 안했다고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부산에선 김창수를 홍보 포스터에 안 그려넣었을까요? 그것도 주장인데? 박종우가 독도 세레모니 하기 전에 급히 성형 수술해서 폭풍 수염간지가 된줄 아십니까?
사진 1차 출처 - SBS, 2차 출처 - 스포츠 조선
그냥 미디어에서 안 나오니 암만 이들 갖고 홍보해봤자 사람들은 그 선수들이 얼마나 잘하는지 모르는 겁니다. 어떤 스타성이 있는지도 말이죠. 기성용도 FC 서울에 있을때 욕 먹던 포지션이었지만 힐링캠프에선 시청률 18% 이상을 찍는 안철수급 인지도가 되었습니다. 왜 그럴거 같나요?
바로 '내가 아는 사람이냐 아니냐'의 차이입니다.
5. K리그에 스타들이 사라졌다? 미디어에 나오지 않을 뿐.
K리그는 정확히 어떤 상황일까요?
송종국이 댄싱 위드 스타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목 받았습니다만, 그가 얼마 전까지 울산 현대에서 뛰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전성기때에 비하면야 여러모로 부침을 겪긴 했습니다만. 가장 근본적인건 그가 K리그에서 뛰던 모습을 기억할 방법이 없는 겁니다. 중계도 안되는데, 그가 잘했던 플레이가 하이라이트로 나오며 '아직 나 죽지 않았어!'라고 과시할 방법이 있나요? 없죠.
아이러니하게도 축구가 아닌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뜨게 되는 상황입니다. 그것도 스타 자격으로. 어이가 없는거죠.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현역 선수로 뛰던 그가 정작 본업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예능에서 주목받습니다.
사진 출처 - MK 스포츠
김남일과 설기현이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어도 그들이 얼마나 잘하는지 알 방법이 있습니까? K리그 자체가 알려지지 못한 상황에서, 그곳에서 뛴다는것 자체 하나만으로 못하는 선수 취급 받는거죠. 물론 둘 다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노련하게 인천 유나이티드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견인줄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아직 죽지 않았다는걸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TV에 나와야 알든가 말든가 하겠죠.
그들이 어떤 플레이를 펼치는지 알 방법이 있나요? 없습니다. 그리고 철저히 그림자 속에 파묻히죠.
이미 있던 스타 조차도 없는 사람들로 만드는 현실인데, 하물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아이러니입니다.
'독도 세레모니'로 화제가 된 부산의 박종우는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는 아닙니다. 전전후 미드필더에 가까우며, 공격과 수비에서 균형추를 실어주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공격적으로도 무난한 모습을 보이며 실제로 소속팀 부산에서도 절대 수비에 치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때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2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베테랑 김한윤에 맡기고 자신은 이종원(이 선수도 올대 마지막 평가전에 시험 발탁된 적 있습니다)과 함께 수시로 공격가담하죠.
사진출처 - 일간 스포츠
그런데 사람들은 박종우가 독도는 우리땅 피켓을 들었다는것 외, 수비하는 모습만 기억할 겁니다. 기성용과 함께 더블 볼란치로서 역할에 충실했으니까요. K리그에서 보여주는 그의 모습이 사실 본래 그의 모습에 가깝지만 계속해서 말한것처럼, 사람들은 알 방법이 없죠. 그가 대구전에서 골키퍼까지 제치며 드리블 돌파하며 골을 집어넣는 모습이 스포츠 뉴스는 커녕, 제대로 중계 되던가요? 도대체 그의 다재다능함을 부산 구단에선 뭘로 어필해야 합니까?
"아니? K리그에서 드리블 돌파가 있어??"라고나 안하면 다행일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사람들은 자기가 모르면 최대한 부정적으로 판단합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건 근거가 있어야하지만, 부정적으로 말하는건 몰라도 편하거든요. 이건 그 사람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사람인 이상 당연한 겁니다.
K리그 팬들은 국가대표팀에서 가장 주전 경쟁이 치열할 포지션으로 주저없이 우측 풀백을 꼽습니다. 리그에서 훌륭한 폼을 보인 선수들이 많았거든요. 부산의 김창수, 포항의 신광훈, 성남의 박진포, 서울의 고요한 등등... 물론 수원의 오범석도 있죠.
대한민국 우측 풀백에 차두리와 오범석만 있는게 아닌데도, 사람들은 오범석이 월드컵에서 부진했으니 차두리 외에는 어떤 다른 선수도 우측 풀백에 설 수 없는 것처럼 이야기했습니다. 이게 불과 몇달 전 이야기입니다. 물론 조광래 감독의 헛짓거리(김재성의 포지션 전환 등)도 이에 영향을 끼쳤지만, 미디어들이 정상적으로 이들을 조명했으면 절대 그럴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사진 출처 - 인터풋볼
올림픽에서 김창수의 등장에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죠. 언론들은 당연한듯, 이를 '재발견'으로 포장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김창수를 모르게 만든건 다름 아닌 미디어들의 푸대접입니다. 선수가 올림픽 되서야 잘하는게 아닙니다. 암만 잘하는 선수라도 큰 대회에선 실수 할 수도 있고, 평소 실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활약 할 수 없습니다.
방송에 나오지 않고 뜨는 연예인은 없듯이, 미디어가 침묵하는 이상 어떤 종목도 흥행 할 수 없습니다. 설령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선수들이 노력한다해도 말이죠.
6. 미디어가 지원한 리그와 그렇지 않은 리그의 극명한 차이
예를 들어볼까요? 지금 세계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핸드볼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는 핸드볼 코리아 리그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볼건가요?
아니. 애시당초 우리나라 핸드볼 리그 이름이 코리아 리그란 명칭을 알 방법이나 있나요? 대한핸드볼협회 홈페이지를 방문하지 않는 이상. 방법이 없습니다. 이들이 보여주는 유럽 최강 선수들을 속이는 멋진 동작? 그걸 설마 올림픽에서만 했겠습니까? 당연히 국내리그에서도 핸드볼 선수들은 열심히 뛰고 세계 최고 수준의 플레이를 벌입니다.
그러나. 알 방법이 없습니다. 스포츠 뉴스에 나올길 하나, 그렇다고 이게 왜 멋진 플레이인지 설명해줄 프로그램이 있길 하나. 그러니 암만 포털 사이트 톱뉴스로 핸드볼 리그의 우울한 현실 같은 기사기 실려도 매우 자연스럽게 대중들의 기억에 잊혀지는거죠. 매번 우생순 찍었다가 한데볼 되는 겁니다. 그리고 대중들에게 냄비근성이니 뭐니, 책임을 전가해버리는거죠.
아무리 SK정도의 대기업이 상당한 비용을 들여 투자하고, 리그를 주최하고. 핸드볼 전용 경기장 도입 등 여러가지 애를 쓴다고 해도 이래서야 방법이 없습니다.
반대로 생각한다면, 충분한 노출이 주어지고, 이들의 플레이를 초보자 기준에서도 차근 차근 설명해줄 프로그램이 고정적으로 편성될 시 사람들의 관심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입증할 사례도 멀리 갈 필요없이 곁에 있습니다.
바로 배구입니다.
알다시피 대한민국 프로배구도 월드스타 김세진의 은퇴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미 2004년부터 프로리그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의 인지도는 높아지지 않았죠.
지루한 세트권제 대신 랠리포인트 제도를 도입하고, 외국인 선수들의 도입 등 자체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도 벌였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인기를 결정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었던 계기는 다름 아닌 고정 중계 편성과 함께 이를 뒷받침 해줄 프리뷰 +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인 비바 V리그의 존재였습니다.
사진 출처 : 디씨 아나운서 겔러리
특히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심야 편성된 본 방송 외에도, 경기 시작전 30분 전후로 별도로 편성되어 충분한 정보를 배구 입문자들을 위해 제공하려는 모습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B속공이나 C속공의 차이가 뭔지)이를 보며 여러가지로 느끼는게 많았습니다.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건 확실하게 큰 차이가 있더군요. 그리고 보면서 이거다! 싶더군요.
하이라이트 장면에서는 멋진 플레이는 물론, 전술적인 전문 분석이나 배구 선수들의 세밀한 분석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렇기에 배구 문외한이었던 저도 선수들이 얼마나 매력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었고, 실제로 V-리그는 동계스포츠로선 인상적인 0.2~3%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올라갔습니다.
이러한 인기가 밑바탕이 되었기에 승부조작 사태 이후 상무가 해체되는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관중들이 줄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왠지 안정환을 연상케하는 김연경 사태나 올림픽 준비를 앞두고 벌어진 촌극 등 여러모로 개선해야 할 점이 많지만 이전보다는 든든한 배경이 생긴 것도 부정 할 수 없습니다.
7. 선수들이 할 몫은 끝났다. 이제 미디어들이 나설 차례
이제 이 글도 슬슬 마무리를 향해 갈 시점이군요. 이제 여러분들의 기억을 되살릴 시간입니다.
2002년, 우리는 월드컵에서 하나되어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 등을 외쳤습니다. 한가지 여쭤봅시다.
"여러분들 그거, 어떻게 아셨어요?"
축구장 가서 따라하셨다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물론.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나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그전에 대대적으로 홍보한 방송 광고의 힘을 무시해선 안됩니다. 뭐든지 다 처음이 있습니다. 붉은 악마들의 응원이 전국민적인 응원구호로 자리잡은 원동력은 다름 아니라 미디어의 적극적인 홍보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전 확신합니다. 대대적인 미디어 노출이 없었다면 적어도 우리들은 2002년부터 지금까지 목청껏 하나되어 대~한민국!을 하지 않았을거라고 말이죠.
2006년때는 꼭지점 댄스 응원이 한창이었죠? 물론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관계상 모두가 함께하는 형태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그게 뭔지는 다들 알고 있었을 겁니다.
Pub이 아니라 대형 전광판을 보면서 모두 함께 응원하는 문화, 오히려 유럽에서 더 신기해했습니다. 독일 월드컵에서는 이를 본따 라인강변에 대형전광판을 통한 길거리 응원전을 기획하기도 했고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화 자체가 축구본고장인 유럽이나 영국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졌다는것. 뭔가 재밌지 않습니까? 그게 바로 미디어의 힘입니다. 우리가 열광하는 모습들이 그들에게 접해진 순간, 평상시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거죠.
이렇게 강력한 미디어의 힘.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우선 왜 선수들이 멋진가. 이를 분석할 프로그램이 절실합니다. 그리고 그중에 베스트 오브 베스트들은 스포츠 뉴스에 나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잡혀야 합니다.
왜 야구가 세계최고수준과 근접했다는 말이 나올까요? 정작 메이져리그에선 한국 선수들을 거의 거들떠보지 않게된지 오래인데 말이죠.
바로 이들의 역동적인 장면들이 계속해서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었기 때문입니다. WBC에서 멋진 호수비를 바라보며 감탄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이를 다시 접할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비단 축구 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들도 이런 화려한 화면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편집을 통해 왜 이것이 멋진 장면인지 설명하는 센스도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여기에 필요한게 그래픽이죠. 방송기술은 충분히 발전해있습니다.
예전에 비바 K리그에서 하이라이트를 3D화면으로 전환하는 분석을 통해 얼마나 공간 싸움이 치열하고 찰나의 순간이 승부를 가르는지 잘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보기 힘든 심야에 편성되었고, KBS 파업 등으로 흐지부지되었죠.
단순히 의미없어보이는 동작들도 그래픽을 활용한 설명이라면 초보자들도 "아! 그렇구나. 저 선수들이 정말 잘하는거구나"라고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스타 탄생의 첫걸음이라는걸 두말할 필요도 없겠죠.
두번째론 편향되지 않은 진정한 스포츠 하이라이트가 필요합니다. 야구 하이라이트는 지금도 넘쳐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매일 해야 하는지도 의문입니다. 스포츠 전문 방송국들은 3곳 이상이니 서로 겹치지 않게 편성하는것도 합의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래도 경쟁을 통해서 시청률 싸움하고 싶다면, 야구 하이라이트는 스포츠 전문 케이블에서, 공중파에선 그외 스포츠 하이라이트로 전환해도 됩니다. 어차피 KBS나, MBC나, SBS 모두 다 별개로 갖고 있으니까요. 중복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절약된 곳에서 K리그, 프로농구, V리그, 핸드볼 리그, 하키 리그등을 조망해주고 때로는 특집 프로그램으로 비 구기 스포츠도 취재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팀이 아닌 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취재도 필요합니다. 그게 진정한 공영방송의 자세 아닐까요?
얼짱 선수가 있다면 비록 선수들은 부담을 갖겠지만, 그래도 적극적으로 알리세요. 춤도 잘추고 개인기는 화려한데 팀플레이 안해서 논란인 악동이 있다면. 이 또한 비춰주세요. 반대로 스타 선수도 없고 구단 지원도 없지만 끈끈한 플레이를 통해 훨씬 지원이 우수한 강팀들을 격파하는 팀들이 있다면 이들도 알려주세요.
그러나 알리지도 않고,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가게 만든다음. 이미 관심이 꽉꽉 찬 곳만 다시 비추겠다면. 그건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어 있는 겁니다.
이젠 음지에 있던 선수들을 나오게 할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역할은 철저하게 미디어의 몫입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습니다.
그러니, 이에 대해 어떤 대답을 미디어들이 준비할 것인지, 우린 지켜봐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