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천성산 용주사
 
 
 
 

친구 카페

 
등록된 친구카페가 없습니다
 
카페 게시글
현림의 소리 스크랩 수락산 매월정의 터줏대감들
현림 추천 0 조회 62 12.12.23 21:33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수락산  매월정의 터줏대감들

수락산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위다. 능선마다 골마다 군왕이 활거하듯 웅장한 기세를 뿜어내는 화강암의 거대한 바위들, 입석대, 철모바위, 하강바위, 치마바위, 코끼리바위 등 하며.. 그러나 언제나 소리없이 수락산을 지키는 지킴이들이 있어 수락을 찾는 이들의 또다른 풍미를 가져다 주는 수락산의 터줏대감들 바로 산새들, 까마귀, 까치, 재잘대는 참새들이다. 언제나 사람들의 눈을 피해가지만 늘 한결같이 수락산을 돌며 지키는 지킴이들.

오늘은 조금 늦은 산행이지만 그들을 만나보러 갔다. 

 

 

수락산 매월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새가 바로 까마귀와 까치다.

까치는 너무나 친숙한 새이기도 하지만 까마귀는 웬지 보면 볼 수록 섬뜩한 생각에 마음이 돌아서는 새다.

그래서 그런지 서양에서는 까마귀를 히치콕 감독의 영화에 소개될 정도로 불길한 새로,

미국시인이자 소설가인 에드거 앨런 포의 갈가마귀에서도 불길한 새로 등장한다.

 

 

까마귀는 전신이 흑색의 날개인데다 기분 나뿐 울음소리, 날카로운 눈빛으로 인해 악마, 죽음의 사자 등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일본에서 신의 뜻을 전하는 영조(靈鳥)로 여겨지고, 중국에서는 3발을 가진(삼족오(三足烏) 불의 요정으로 여긴다. 고구려 주몽 이야기에서 나오는 삼족오가 바로 그 새인데 이는 중국의 신화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신화에 나오는 까마귀는 발이 셋인데 이는 음양오행에서 태양이 양(陽)이기 때문에 양(陽)의 숫자인 3을 생각하여 신화의 새로 둔갑한 모양이다.

 

 

또한 중국의 당나라 시대에는 집의 마당에 까마귀가 둥지를 틀면 집안이 부유해진다고 하여 큰 쟁반에 고끼를 바쳐가며 돌보아 준다고 했고, 후난성 동정호 부근에서는 수신묘에 사는 까마귀는 항해(航海)의 안전을 지켜주는 신의 사자로 여겨 까마귀를 신조로 모셨다고 하니 서양과는 역시 대조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세시풍습에 정월 대보름을 사금갑조(射琴匣條)의 신일(愼日)로 여기고 있는데

이는 음력 정월달 첫날에 해당하는 쥐날(子日), 용날(辰日), 말날(午日), 돼지날(亥日)은 행동을 조심하는 날이라고 여기는 풍습이 있다. 이는 <삼국유사>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나오는 신라 소지왕(炤知王) 때 일어난 사금갑조(射琴匣條)라는 이야기에서 유래된 것인데 <동국세시기>의 내용을 대충 요약하면 이렇다.

 

 

신라 비처왕(소지왕)이 즉위한지 10년인 무진년(488)에 천천정(天泉亭)으로 행차하였는데 길에서 까마귀와 쥐들이 따라 오면서 울었다. 이를 괴이하게 여겨 행차를 멈추자 쥐가 사람처럼 「저 까마귀를 따라가시오」라고 말을 하고는 사라졌다. 이상하게 여긴 왕은 시종에게 쥐가 말한 까마귀를 따라가 보라고 했다. 시종은 까마귀를 따라 가다가 남쪽 피촌에 이르니 두 마리 돼지가 서로 싸우고 있었다. 시종은 이를 구경하다가 그만 따라 가던 까마귀를 놓치고 말았다. 놓쳐 버린 까마귀를 찾으러 이러 저리 배회하는 데 한 연못 속에서 노인이 나오더니 책을 한 권 주고는 어디론가 살아져 버렸다. 그 책 겉장에는 「 열어보면 두 사람이 죽을 것이요, 열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다.」라고 쓰여 있었다. 왕에게 책을 전하자 왕은「 두 사람이 죽는 것보다는 열어 보지 않고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더 낫겠지 하고」하고는 책을 열어보지 않았다. 그러자 일관(日官)이 이르기를 「두 사람은 신하를 의미하지만 한 사람은 왕을 의미하는 것입니다.」라고 하자 왕이 그렇겠구나 하고 책을 열어 보니 「거문고 갑(匣)을 쏘아라(사금갑(射琴匣))」라고만 쓰여 있었다. 왕은 궁으로 돌아오자 금갑을 찾아 금갑에 활을 쏘게 했더니 금갑 뒤에 있던 두 사람이 배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한 사람은 왕비였고 또 한 사람은 내전에 분향을 맡았던 중이였는데 둘이 몰래 사통(私通)하면서 역모를 꾸미다가 변을 당하게 된 것이다. 이로부터 매년 정월 첫 달에 자신오해(子辰午亥)날은 매사에 삼가고 조심하게 되었으며 정월 대보름인 15일을 오기일(烏忌日)로 정하고 찰밥으로 제(祭)를 지냈는데 그 풍습이 지금에 까지 이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책이 나온 연못을 <서출지(書出池)>라고 불리는데 지금의 경주 남산에 있는 서출지가 바로 노인이 책을 전해주었다는 연못이라고 한다.

 

 

 

 

 까마귀는 전 세계에 100종(種)이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이 텃새이다. 강하고 튼튼한 부리를 가진 몸길이가 23~71㎝ 정도인 새로, 일부 종은 참새목 중에서 가장 크다. 수수하거나 번쩍이는 깃털을 갖고 있으며, 색깔은 단색 또는 대조되는 색이 혼합되어 있기도 하다. 암수 같은 색이다. 거칠고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대부분 무리를 이루어 생활한다. 무리의 조직이 잘 발달되어 있어 상호부조가 강한 편이다. 각 개체들은 유달리 현명함을 보여주기도 하며, 일부 종은 한번 짝을 맺으면 평생 함께 한다. 수컷은 둥지 만드는 것을 도와주며 둥지는 나무나 선반 위에 많은 가지를 쌓아 만드는데, 커다란 번식 집단을 이룰 때도 있다. 암컷은 2~9개의 알을 낳아서 품고 이때 수컷은 암컷에게 먹이를 먹여준다.

 

 

몇몇 종은 남의 둥지를 강탈하는 것으로 악명 높으며 또다른 종들은 농작물을 해치기도 하나, 대부분 많은 양의 해충을 잡아먹고 부식자(腐食者)로서 생활하기 때문에 이로운 새이다.

 

 

 

 

 

 

까마귀는 한번 짝을 맺으면 평생을 함께 한다고 한다.

새끼를 낳으면 5년동안 무리에서 함께 보살피며

남의 새끼를 돌보는 보모(保姆)같은 까마귀도 있다고 한다.

 

 

흔히 부모에 대한 효를 동물에 비교할 때는 으레히 까마귀가 등장한다. 조류생태학자들에 의하면 까마귀 어미가 죽으면 같은 무리 때가 조용히 나무에 앉아 마치 기도드리듯 조용하 앉았다 날아간다고 한다.

 

 

. 부모에 대한 효가 바닥을 치고 있는 작금의 탁(濁)한 세대를 생각하면 조선말기의 가객(歌客)이며 제자 안민영과 함께 저술한 <가곡원류>의 저자인 박효관(朴孝寬: 호는 운애)의 유명한 시가 다시금 생각난다.

 

 

뉘라서 까마귀를 검고 흉타 하돗던고.

반포보은(反哺報恩)이 이 아니 아름다운가.

사람이 저 새만 못함을 못내 슬퍼하노라.

 

반포보은(反哺報恩)이란 말은 까마귀 새끼가 그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준다는 고사에서 생긴 말이다.

 낳아 주고 먹이를 주며 길러 준 어미에 대한 은혜를 갚는다는 의미인데

그래서 까마귀를 자오(慈烏)라 부르며 또 효조(孝鳥)라 불린다. 

   

 

 

 

 

 

 

 

 

 

 

 

 

 

 

 

 

 

 

 

 

 

 

 

 

 

 

 

 

 

 

 

 

 

 

 

 

 

 

 

 

 

 

 

 

해는 서산에 기울고 이제 하산할 때인가 보다.

지는 노을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남은 내 인생도 저 노을빛처럼 고왔으면 얼마나 좋으랴만...

 

 

 

 

 

 

 

 

 

 

 
다음검색
댓글
  • 12.12.27 15:23

    첫댓글 까마귀와 까치 둘다 길조인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까마귀가 좋은 인상을 못 받고 있는것 같습니다.

    요즘 농촌을 지나다 보면 까마귀떼가 수천마리씩 무리지어 있는 걸 종종보는데,

    너무 무리지어 있다보니까..."The birds"란 영화가 생각나 공포스럽기 까지 하답니다.

    오랜시간 동안 관찰과 촬영하신다고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무릉도원에서 송년회 함 하면 안될까요?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