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꿈틀거린다. 9월 분양가 상한제 실시 등의 변수로 아파트값이 내리길 기대하며 매수시점을 늦춰왔던 대기매수세들이 매수대열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일부 지역에선 실수요 뿐 아니라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놓는 가수요까지 나타나고 있다. 경전철 호재 등으로 집값이 오를 조짐을 보이자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일부 매수세들이 선취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0.08% 올랐다. 강북권(0.25%)의 강세로 지난주(0.05%)보다 평균 주간상승률이 높아졌다.
성북구 돈암동 태영부동산(02-921-2100) 성기완 사장은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매매시장이 조용하다가 이달 들어 다시 거래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돈암동ㆍ동소문동 일대에서 일부 매물은 전세를 낀 상태로 매매가 되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온누리부동산(02-984-7300) 장명환 사장은 “최근 105㎡형(32평형) 매물을 찾는 매수문의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길음동 일대에서 89㎡형(27평형)의 경우 올 초부터 계속 매물이 귀해 값이 강세였고 최근 들어 30평형대까지로 매수세가 확산 되고 있다는 것이다.
“매물이 없어 거래 못할 정도”
강북구 번동 호박공인(02-945-0888) 유정미 사장은 “투자수요까지 붙고 있지만 매물이 없어 거래를 못 할 정도”라고 전했다. 강북지역 집값 상승의 걸림돌이었던 교통문제가 경전철 건설로 인해 해결될 것이란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도봉구 방학동 프라자 공인(02-956-3003) 관계자도 “소형 위주로 매수문의가 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노원구 상계동 황토공인(02-932-2244) 최재영 사장은 “지역 내에서 평수를 넓혀 이사 가려는 수요가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권은 관망세 두드러져…재건축 오름세도 ‘주춤’
강북지역과 달리 강남권(0.05%)은 조용한 편이다. 지난달까지 2개월간 호가 오름세를 지속해왔던 강남권 재건축 시장도 관망세가 두드러진다.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주간상승률이 지난주 0.29%에서 이번 주 0.15%로 낮아졌다.
일반 아파트 매매시장은 거래 기근이 이어지고 있다. 송파구 신천동 중앙공인(02-415-8900) 김진국 사장은 “매물은 계속 나오는데 집을 사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끊기다시피 한 상태”라고 전했다.
강서권(0.04%)과 강동권(0.04%) 아파트 시장도 보합세다. 강서구 가양동 세종공인(02-2658-8100) 정혜영 사장은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되고 있고 시세변화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 개발호재 지역만 강세
수도권(0.07%)의 경우 주요지역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개발 호재가 있는 외곽지역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과천(-0.13%)ㆍ화성(-0.12)ㆍ김포(-0.07%)ㆍ성남(-0.06%)ㆍ고양시(-0.01%) 등이 내림세를 보였고 시흥(0.52%)ㆍ의정부(0.35%)ㆍ평택(0.08%) 등이 올랐다.
5개 신도시는 평균 0.02% 내렸다. 산본(-0.09%)이 대형 위주로 하락폭이 컸다. 인천은 집창촌 재개발 등 개발열기가 뜨거운 남구가 1.04%나 오른 영향으로 평균 0.28%의 주간상승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