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실] 04
S#1. 편의점 / 낮
3부 엔딩 연결로...
승재 : 이의원 딸이 아니라 그 집 운짱 딸이었어...
자영 : (진열대에 몸을 숨긴채 얼어붙어 서있고)
동료1 : 아버지 직업이 무슨 상관이야. 사람만 좋으면 되는거지.
승재 : 애두 별루였으니까 하는 말이지.
자영 : (얼어붙어선채 가슴이 찢어지고) ...
동료1 : 그래서? 찼어?
승재 : 뭘 좋아했어야 차던지 말던지하지. 잘나가는 국회의원집 딸이라도 날 따르니까 그게 신기해서 좀 두고 봤던거야.
결국은 그집 운전사 딸이었지만.
자영, 터지는 울음을 간신히 참고 편의점을 뛰어나간다.
S#2. 거리 / 낮
정신없는듯 휘청휘청 걷고 있는 자영.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해 앞이 잘 안보인다.
정신없이 걷다가 아직도 손에 선물을 들고 있음을 깨닫는다.
자영, 선물을 던져버린다.
자영, 계속 걸어가고 바닥에 버려진 선물, 뒤에 붙어있던 카드가 바람에 열린다.
정성스레 쓰여진 자영의 글씨...
자영(E) : 선물이 초라해서 미안해... 생일, 진심으로 축하하고 내년엔 더 좋은 선물 해줄께...
오빠...이 선물 고르면서 나 너무 행복했어...
S#3. 공원 / 낮
시계를 보며 서있는 승재. 둘러봐도 자영, 보이지 않는다.
짜증나는 표정. 시계보며 둘러보다 금방 걸어나온다.
S#4. 뒷뜰 / 밤
멍하니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영.
승재(E) : 이의원 딸이 아니라 그 집 운짱 딸이었어...
자영 : (소리죽여 울음을 참고)
준엽, 대문에서 들어오다 자영을 본다.
준엽 : 자영아...
자영 : (눈물 주르륵) 아저씨...
준엽 : ???
S#5. 공원 / 밤
가로등 켜진 공원.
벤치에 나란히 앉아있는 자영과 준엽.
준엽 : 오히려 잘된거라 생각해. 더 좋은 사람 만날려구 이렇게 된거라구. ...내 말이 맞을꺼야.
자영 : ...이걸루 끝이겠죠?
준엽 : ??...
자영 : 다시 안돌아오겠죠?
준엽 : 돌아오길 바라니?
자영 : ...
준엽 : 돌아오길 바라지 마, 그놈은 함량미달이야.
자영 : ...그 사람은 왜 운전기사 딸을 사랑할 수 없는걸까요?
준엽 : ... 많이 좋아했구나...
자영 : ... 그랬나봐요...
준엽 : 이제 공부만 열심히 해. 일단 대학에만 가봐라. 똑똑하고 괜챦은 남자애들이 쫙 줄서서 우리 자영이랑 데이트하길 기다릴껄.
자영 : ...
준엽 : 언젠간 널 알아보는 근사한 남자가 나타날꺼야.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봐.
자영 : (끄덕끄덕)
S#6. 자영 방 / 밤
무선전화기로 옛날에 남겨진 삐삐메세지를 듣는 자영.
(F) : 장기보존된 메세지가 세개 있습니다.
승재(F) : (다정한) 학원에 잘 갔다왔어? 벌써부터 보고 싶은데 어떡하지?
자영 : (8번을 누른다)
(F) : 메세지가 삭제되었습니다. 두번째 메세지입니다.
승재(F) : 자영아, 나야... 나 지금 학원 앞에 와있는데...
자영 : (8번을 누른다)
(F) : 메세지가 삭제되었습니다.
승재(F) : 자영아... 나 너 좋아하는것 같다...
자영 : (멍하다...다시 한번 2번을 누르면)
승재(F) : 자영아... 나 너 좋아하는것 같다...
자영 : ... (8번을 누른다)
(F) : 삭제되었습니다.
자영, 전화기를 내려놓는다. 어깨까지 들썩이며 흐느껴 우는 자영...
S#7. 학원 앞 / 새벽
아직 푸르스름한 새벽.
가방을 멘 자영, 걸어온다. 새로운 결심을 한듯 머리를 질끈동여묶고 눈빛을 빛내며 씩씩하게 걸어온다.
S#8. 강의실 / 낮
열심히 강의듣는 자영. 강사의 설명을 들으며 책에 적고 줄치고...
두눈을 빛내며 강의를 듣고 있다.
S#9. 자영 방 / 밤
무섭게 책을 파며 공부하는 자영. 읽고 연습장에 쓰고 눈감고 외우고...
눈빛을 번뜩이며 책장을 넘긴다...
책장을 넘기다 문득 승재 생각이 떠올라 멍해지고...
S#10. 회상 몽타쥬 / 밤
1부. 승재와 처음 만나던 날.
승재가 구해주고 차를 타고 갈때
좌회전을 하려던 승재.
"어떻게 아세요?" 묻는 자영에게 "그냥 뭐 이쪽이 주택가니까..." 얼버무리던 승재...
S#11. 자영 방 / 밤
자영, 눈물을 닦고 책장을 넘긴다...
자영 : (분노로 나즈막히 읖조리는) 처음부터 다 계획적이었어...
자꾸 눈물이 흐른다.
손등으로 쓱 훔치고 또 책장을 넘기고 줄을 치고...계속 흐르는 눈물,
또 옷소매로 쓱 닦아내고 책장을 넘기고...
어둡던 창문으로 새벽 빛이 스며든다.
자영, 밤새 책과 씨름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하는 자영의 진지한 얼굴에서 음악 터져나오며...
S#12. 신입생 오리엔데이션장 / 낮
<환영! 97'새내기>라 적힌 플랫카드 붙어있고 신나는 운동가요를 배우며 율동을 하는 신입생들.
자영, 밝은 얼굴로 노래부르고 율동을 따라한다.
남학생들과 손을 잡고 강강수월래처럼 돌기도하고 서로 등을 두드리고...
자영, 환한 웃음이 얼굴이 돈다.
S#13. 막걸리집 / 밤
영문과 신입생 환영회.
선배 : 자 이번엔 영문과에 10년만에 탄생한 여자 수석. 우리과에 수석으로 들어온 이자영 새내기의 노래를 듣겠습니다...
자영 : (어우...저 노래 못해요... 빼면)
학생들 : (박수치며 노래) 노래를 못하면 시집을 못가요 아 미운 사람... 시집을 못가면 아들을 못낳아요 아... 미운 사람...
자영 : (엉거주춤 일어선다)
학생들 : 자, 박수...
자영 : (일어나 노래부르는데 어색하게 못한다)
학생들 : 자, 박수...잘할때까지 앵콜...
자영 : (같이 웃고... 즐겁다)
S#14. 외제차 전시장 / 낮
BMW Z3나 BOXTER같은 스포츠카를 둘러보는 신희와 엄마, 정희.
정희, 대학1학년이 됐다.
신희 : (신경질) 아니 걔는 왜 나만 따라다니는거야? 왜 또 똑같은 학교로 따라 와? (정희 가리키며) 얘네 대학두 좋기만 하구만.
정희 : 그럼 한 사람 실력인데 같은 학교가 되는건 당연하지.
신희 : 시끄러!
정희 : 내가 뭐 틀린말 했어?
신희 : 걔 또 학교에다 이상한 말 하고 다니는건 아니겠지?
신희모 : 무슨 이상한 말?
신희 : (소근거리는) 내가 이신희 대리시험을 봐줬다 어쨌다...
신희모 : 설마 그러겠니. 그럼 자기도 같이 걸려들어가는건데.
신희 : (차 운전석에 타며) 나 이게 맘에 들어 엄마.
신희모 : 외제차는 안된다니까.
신희 : 면허따기만하면 나 사고 싶은거 사준댔쟎아.
신희모 : 아빠때문에 안돼. 너 이런거 타고 다니는 것도 아빠한텐 치명타가 될 수 있어.
신희 : ...(발칵 신경질) 되는일이 없어, 되는일이...
S#15. 증권사 객장 / 낮
어두운 얼굴로 앉아있는 영철.
주식현황판을 보면 아래로 곤두박질 치는 화살표들.
영철, 화가 치밀어 오르는 얼굴로 앉아있다.
양복입은 남자, 객장으로 들어와 두리번 거리다 영철에게 온다.
친구 : 어, 왔냐!
영철 : (다짜고짜 일어나 남자의 멱살을 잡으며) 너 뭐야 이 자식아... 지금 너때문에 끝장났어...
친구 : 이거 놓고 말해...야, 여긴 회사야...
영철 : 저번달에 내가 팔자니까 니가 곧 오른다구 크게 먹자구 기다리 랬쟎아. 너 책임져 새꺄. 나 지금 3분의 1도 못건지게 생겼어..
친구 : 나두 당했어. 작전세력에 휘말린줄 나도 몰랐단말야.
영철 : 너 이게 어떤 돈인줄 알어...응? 어떤 돈인줄 아냐구...
영철, 친구를 한대 갈겨 넘어뜨린다.
분이 안풀리는듯 식식거리며 서있는 영철.
S#16. 동네 포장마차 / 밤
소주잔 부딪히는 준엽과 자영.
자영 : 원샷!
준엽 : 원샷!
준엽과 자영, 술 마시고 얼굴 찡그리며 '크으... ' 한다. 서로 마주보며 웃고.
자영, 승재와 포장마차에서 술마시며 '크으... ' 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잠시 얼굴 우울해지고...
준엽 : (선물 포장 꺼내주며) 자! 입학축하선물.
자영 : (풀어보면 14K목걸이와 삐삐가 나온다) 우와...
준엽 : 그 나쁜 놈이 준 삐삐는 버렸다며? 그래서 내가 하나 샀다.
자영 : ...고마워요 아저씨...
준엽 : 그리구 이건 행운의 클로버 목걸이...
자영 : 이걸 걸면 행운이 오나요?
준엽 : 당연하지.
술 마시는 두 사람.
자영 : 아저씨, 전요... 앞으로 동시통역사가 될꺼예요. 졸업하고 잠깐 회사나 호텔쪽 홍보실같은데서 일을 하다가요,
학비를 벌어서 동시통역 대학원엘 간다음 우리나라에서 제일 실력있다고 인정 받는 통역사가 될꺼예요.
준엽 : 그래. 앞으로 니가 각 국가 정상들 옆에서 통역하는 모습, 내가뉴스에서 볼께.
자영 : 아저씬요?
준엽 : 학술보좌관 일을 한 2년하다가 보스턴으로 유학을 갈꺼야.
자영 : 그 여자친구랑 결혼해서요?
준엽 : 나야 그러구 싶은데...
자영 : ??
준엽 : ...응, 결혼해서 갈꺼야...그때 미국으로 놀러와.
자영 : 네...
준엽 : 자, 그럼 자영이의 빛나는 미래를 위하여!
자영 : 위하여!
S#17. 캠퍼스 / 낮
친구들과 걸어오는 자영.
자영 : 나 잠깐 도서관에 들러서 책 좀 반납하고 갈께...
친구들과 헤어져 혼자 걸어가는 자영.
현우, 책을 들고 바삐 걸어오다 자영을 본다.
현우 : (놀라고 반갑고) ??!!! 자영씨!
자영 : (돌아본다. 현우다) ?
현우 : 나 정현우예요...기억 안나요? 왜 신희생일날...
자영 : (무덤덤하게) 안녕하세요...
현우 : 여긴 웬일이예요? 신희 만나러 왔어요?
자영 : 아뇨...저 여기 다니는데요...
현우 : 그래요? 그럼 우리 후배가 됐단 말예요? (반갑고 좋아서) 어휴...아니 신희는 왜 그런 말을 안했지? 어쨌든 입학 축하해요.
자영 : ...고맙습니다.
현우 : 참, 그 티셔츠는 마음에 들었어요?
자영 : (무슨 말인지 몰라) 네?
현우 : 머리띤요? 안입고 안하고 다니는걸 보니 마음에 안들었구나.
자영 : ...
현우 : 가요, 우리 후배도 됐는데 내가 맛있는 점심 사줄께요.
자영 : 아뇨, 저 지금 가볼데가 있어요... 그럼. (목례하고 걸어간다)
현우 : (자영을 물끄러미 보고 서있다... 반가움과 미소...)
S#18. 강의실 / 오후
철학 교양수업. 열심히 듣고 있는 자영...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자영.
현우, 강의실앞에서 기다리고 서있다가 자영에게 다가간다.
현우 : 자영씨!
자영 : !!
현우 : 가요, 내가 저녁 사줄께요.
자영 : 수업 있어요.
현우 : 수업 다 끝났쟎아요. 내일 아침 3교시에 있는 영문법 수업을 미리 땡겨들을린 없고...
자영 : ...
현우 : 갑시다. 아직 학교앞에 어디가 맛있고 어디가 맛없는덴지 모르죠? 내가 다 가르쳐 줄께요.
자영 : 별로 알고 싶지 않은데요...
현우 : ...
자영 : 그리구... 저한테 저녁을 사주셔야할 이유도 없고, 저도 저녁을 얻어먹을 이유가 없어요. (간다)
현우 : (가벼운 한숨...그러나 자영 걸어가는 뒷모습보고 미소)
S#19. 캠퍼스 일각 / 오후
현우, 걸어가는데 뒤에서 빵빵하는 클락션 소리.
돌아보면 신희, 빨간색 티뷰론을 몰고와 현우 옆에 끼익 세운다.
신희 : 오빠, 타!
S#20. 캠퍼스 / 오후
캠퍼스를 돌고 있는 신희의 차.
현우 : 초보운전이라고 붙여야지.
신희 : 싫어. 촌스럽게.
현우 : 내 차 있는데서 내려 줘.
신희 : 싫어, 한바퀴 더 돌래. 차 사고 오빠를 제일 먼저 태우는거란 말야.
현우 : 자영이 우리 학교에 왔더라?
신희 : (차를 세우고) 오빠가 그걸 어떻게 알아?
현우 : 아까 우연히 만났어. 도서관 앞길에서...
신희 : (기분 나쁘고)
현우 : 학교오고 갈때 자영이 좀 태워다 주고 그래.
신희 : (화 발칵) 내가 왜? 내가 걔 운전기사야?
S#21. 집 앞 / 밤
거칠게 와서 서는 신희의 차.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리고 차에서 내리는데 저 아래서 집으로 걸어오는 자영이 보인다.
신희, 자영을 보고 서있고 자영 걸어오다 대문앞에 서서 자신을 보고 있는 신희를 본다.
신희 : 지금 오니?
S#22. 지하층 마루 / 밤
경제신문을 어두운 얼굴로 보고 있는 영철.
엄마, 저녁을 차리고 있다.
엄마 : 얜 왜 안들어와?
영철 : 자영이 왔어요?
엄마 : (창밖내다보며) 응... 신희랑 무슨 얘길하나부다...얘, 어떻게 됐니.
영철 : (한숨쉬며) 큰일났어요...작전세력에 속아서 헛정보를 듣고 다 투자했어요.
엄마 : 지금 팔면 얼마나 건질수 있는데?
영철 : 한 3천...
엄마 : 뭐어?
영철 : 그거라두 건지면 다행이게요... 이대로 일주일만 가면 완전히 바닥까지도 내려가겠어요.
엄마 : 아후, 얘 끔찍한 소리 좀 하지마라... 오를지도 모르쟎니. 자영이한텐 아무소리도 하지마.
S#23. 뒷 뜰 / 밤
뒷뜰 의자에 앉아있는 자영과 신희.
신희 : 내가 듣기론 1년 계약으로 전세를 줬다고 들었어. 이제 곧 전세기간이 끝나지 않니?
자영 : 그건 왜?
신희 : 너두 이제 대학생인데 이렇게 지하방에서만 살 순 없쟎아.
자영 : 그래서?
신희 : 아니 왜 좋은 집 놔두고 여기서 살어? 햇빛도 안드는데서...난 정말 너희집 이해할 수가 없더라.
자영 : ...
신희 : 너 솔직히 나랑 얼굴 마주치기 불편하지? 나도 그래. 니가 학교 까지 같은데루 따라와서 더 웃기게 됐어. 우리가 무슨
자매도 아닌데 고등학교때부터 같은 집 살어 같은 학교다녀... 대학와서 도 같은 학교 같은 집에 살어... 코메디 아니니?
자영 :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신희 : 나가서 살어. 너네 새 아파트도 있쟎아.
S#24. 지하층 마루 / 밤
식사중인 자영네 식구들.
영철, 어두운 얼굴로 앉아있다.
엄마, 자꾸 영철을 쿡쿡 찔러 '아버지 있는데 얼굴 좀 펴라' 눈치준다.
자영부 : 자영인 요새 학교 재밌냐.
자영 : 네.
자영부 : 요새 그 뭐이냐...그 미팅이란 것도 하고 그래?
자영 : 아직 한번도 안해봤어요.
자영부 : 신희랑 학교에서두 보니?
자영 : ...아뇨...
자영부 : 하긴...대학교는 수업시간도 다 다르고 교실들도 멀찍 멀찍이 떨어져 있으니까...
자영 : 엄마... 우리 아파트... 전세계약 다음달이 만기죠?
엄마 : 응?...(영철보며) 응...그건 왜?
자영 : 전세 빠지는대로 우리 그리 나가서 살아요. 작년에 약속하셨쟎아요.
엄마 : 그게말이야...다음달엔 좀...
영철 : 자영아...미안하다. 다음달에 그리로 우리 이사못가.
자영 : ...왜?
영철 : ...내가 전세금 들고 주식했는데 다 날렸어...
자영 : !!! ...
자영부 : 이게 무슨 소리야? 응? 이게 무슨 소리냐니까.
엄마 : 아니 그게...난 돈 좀 굴려볼라구... 사채를 주자니 좀 불안해서 말예요...
자영부 : 영철이 녀석 장사밑천으로 쓴다지 않았어.
엄마 : 마땅하게 그 돈으로 할만한것도 없고 해서...
자영부 : 얼마나 날렸냐? 다 날린거냐?... 아, 다 날렸냐고 묻쟎아.
영철 : 한 3천 건질까 말까예요... 죄송합니다, 아버지.
아버지 : 뭐? 전세금 1억을 투자해서 지금 3천?
엄마 : (영철 쿡 찌르며) 아녜요...반은 건질 수 있대요. 또 주식이야 하루 아침에 확 뛸 수도 있는거니까.
아버지 : 다음달에 전세금은 뭘로 돌려줄꺼야?
엄마 : 다행히 그 새댁두 일년 더 있길 바라고 해서...전세금 돌려줄 걱정은 없어요. 계약 1년 더 연장하기로 했어요.
자영 : ... (절망스럽고) ...
영철 : 자영아, 미안하다.. 난 왜 이렇게 일이 꼬이냐.. 내 딴엔 잘해 볼려구... 널 위해서 뭔가 해주고 싶어서 나름대로 노력한건데..
자영 : ...
S#25. 학생회관 / 낮
학생들로 시끌시끌한 휴게실. 서로 이야기하고 먹고 담배피우고 하는 모습들...
현우도 한쪽에 친구들과 TIME 이나 NEWSWEEK같은 영문시사지를 펼쳐놓고 스터디중이다.
자영 들어온다. 게시판으로 가 '과외구함' 종이를 붙이다.
현우, 자영을 본다. 벌떡 일어서는데
자영, 종이를 붙이고 나간다.
현우, 다가가 자영이 붙인 종이를 찬찬히 읽어본다. <중고생 영어 수학 책임지도>
집 전화번호와 삐삐번호 적혀있다.
S#26. 도서관 / 낮
공부하고 있는 자영. 책상위에 진동으로 놓은 삐삐, 드르륵 하며 울린다.
자영, 깜짝놀라 삐삐를 잡는다. 버튼을 눌러본다.
S#27. 학교 공중전화 / 낮
전화하는 자영.
자영 : (밝은 얼굴) 네... 벌써 보셨어요? ... .아... 그럼 학교에 근무하세요? 자제분은 몇학년인데요? ... 네?
그럼 학교앞에 파블로에서 뵐까요.
S#28. 카페 / 낮
앉아있는 자영. 누굴 기다리는듯 자꾸 문쪽을 바라본다.
문 열리고 현우 들어온다.
자영, 눈 마주치지 않으려 시선을 딴데로 돌리고 몸을 비틀어 고개를 돌리고 앉는다.
현우 : 안녕하세요?
자영 : ...네...
현우 : 좀 앉아도 돼죠?
자영 : 아뇨...저 지금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데요...
현우 : 과외받겠다는 사람말이죠?
자영 : 네?
현우 : (앉으며) 바로 저예요.
자영 : !!
S#29. 카페 앞 / 낮
실망하고 화난 얼굴로 카페를 나오는 자영.
현우, 따라나와 자영을 잡는다.
현우 : 나 장난치는거 아녜요. 진짜 자영씨한테 영어과외 받고 싶어서 연락했다니까요.
자영 : ...
현우 : 과외받는데도 사람 차별합니까? 난 왜 못해주겠단 거예요?
자영 : ... 도대체 나한테 왜 이래요?
현우 : ... 왜 이러다뇨?
자영 : 신희가 이러라고 시키던가요?
현우 : ...(신희한테 무슨 상처가 있구나...) ...
자영 : 저 바뻐요.
현우 : 오늘은 수업 다 끝났쟎아요.
자영 : 댁한테 볼일 없어요.
S#30. 자영 방 / 밤
책상앞에 앉아 과외포스터 만들고 있는 자영.
(E) : 전화벨
잠시후 영철이 무선전화기 들고 들어온다. 자영을 똑바로 보지못하고.
영철 : 전화!
자영 : 응.
영철 : (전화기 건네주고 나가려는데)
자영 : (수화기 손으로 막고) 오빠!
영철 : (보면)
자영 : (웃으며) 힘내! 오빠 나 괜챦아.
영철 : (미소, 나간다)
자영 : (전화에) 여보세요... (반갑게) 야, 너 마침 전화잘했다...
S#31. 패밀리 레스토랑 / 낮
매니저 앞에 서있는 자영과 유니폼을 입은 은실.
은실 : 중학교때부터 친구였는데요, 아주 성실하고 공부도 잘했어요. 이번에 과수석으로 입학했대요. 아주 왔다!라니까요.
자영 : (쑥스러운듯 은실을 쿡 찌른다)
매니저 : 은실양이 추천하는 친구라면 뭐 믿을만 하겠지. 자영씨는 그럼 내일부터 출근하는걸로 해요.
시간배정은 다시 한번 맞춰줄께요.
자영 : 감사합니다.
매니저 : 은실씨가 많이 도와주고.
은실 : 그럼요. 확실하게 교육시켜 놓겠습니다.
매니저, 웃으면서 간다.
자영과 은실, 서로 손뼉을 맞부딪히며 좋아한다.
은실 : 신난다...너랑 같이 일하게 돼서...
자영 : 소개해줘서 고마워...
S#32. 학생 회관 / 낮
영문판 뉴스위크 펴놓고 앉아있는 현우와 신희.
신희 : (유창하게 해석해 내려간다)
현우 : (놀라운) ...
신희 : 어때? 나 이만하면 오빠네 동아리에 들 자격돼지?
현우 : 당장에 칼럼 데뷔해도 되겠다.
신희 : 아...나 이제부터 오빠랑 같은 동아리에 들어야지. 모임이 언제야?
현우 : 모레 있어. 올래?
신희 : 좋지... 우리 다른 거 하나 더 번역해보자 오빠.
현우 : 좀 쉬었다하자. 커피나 한잔 마시구...
신희 : 알았어 오빠. 내가 커피 뽑아다줄께... 나 잔돈 많아. (간다)
현우, 신희의 실력이 놀랍다는듯 혀를 내두르며 뉴스위크를 훑어본다.
기지개를 켜며 몸을 펴다 신희가 앉았던 자리를 본다.
영문판 뉴스위크 한국어 번역판을 깔고 앉아있었다. 반쯤 가방에 가려진채 나와있는 똑같은 표지의 뉴스위크 한국어판.
현우, 펼쳐보면 똑같은 기사가 한국어로 번역돼 있다.
현우, 기막히다는듯 피식 웃는데 저만치서 뛰다시피 걸어가는 자영이 눈에 들어온다.
현우 : !!
S#33. 캠퍼스 일각 / 낮
거의 뛰고 있는 자영.
뒤에 열심히 뛰어 따라가는 현우.
현우 : 자영씨! ... 자영씨...
자영 : (돌아본다. 표정굳고 다시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한다)
현우 : 저번엔 정말 미안했어요...장난으로 그런건 절대 아닌데 자영씨가 오해를 하신것 같아요.
자영 : 오해 안했어요.
현우 : 그럼 제 사과를 받아줘야죠.
자영 : 알았으니까 그만 가보세요. (뛴다)
현우 : (따라 뛰며) 얼굴보니까 아직도 화가 나있는데요.
S#34. 학생 회관 / 낮
신희, 커피 두 잔을 들고 우아하게 걸어온다. 아까 자기가 한 번역이 너무도 대견한듯 한번 더 읊어본다.
신희 : 러시아의 핵미사일 개발은 우리 지구의 평화를 위혐하고 더 나아가...
자리로 오는데 현우가 보이지 않는다.
어딜갔지 두리번 거리다 앉아있던 자리에 나와있는 한국어판 뉴스위크를 본다.
신희 : (놀라) 헉! (낭패다... 망신... 울상이 되고...)
S#35. 캠퍼스 일각 / 낮
뛰는 자영의 뒤를 현우가 바짝 따라붙고 있다.
자영 : 언제까지 따라올꺼예요.
현우 : 자영씨 화 풀릴때까지요.
자영 : 다 풀렸어요. 그만 가세요.
현우 : 화 풀린게 뭐 그래요? 웃지도 않고.
노을이 비끼는 캠퍼스. 자영이 뛰고, 현우가 자영을 따라뛰고...
열심히 뛰어가는 두사람의 모습...재밌어 보인다.
S#36. 패밀리 레스토랑 / 밤
유니폼입고 서빙하는 자영.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자리를 안내하고 음식을 나른다.
자영 : 맛있게 드세요...
은실에게 배워가며 무겁고 큰 접시를 들고 이리저리 움직여 다니는 자영.
현우, 들어선다.
자영 : (인상 굳고)
은실 : 왜 아는 사람이야?
자영 : ...응...
은실 : 쪽팔려서 그렇지? 니 파트로 앉으면 내가 서빙해줄께.
S#37. 크루 휴게실 / 밤
화려한 매장과는 달리 초라한 휴게실.
한켠에 앉아 도시락 먹는 자영과 은실.
은실 : 힘들지?
자영 : 쪼끔...
은실 : 처음 일주일은 삭신이 쑤시고 죽겠는데 그것만 지나면 괜챦아.
자영 : 응...
은실 : 참, 아까 그 사람 손님 아니던데.
자영 : 그럼?
은실 : 매니저님이랑 무슨 얘길 하는것 같더라.
자영 : 무슨 얘기?
은실 : 몰라...왜? 누군데?
자영 : 우리 학교 다니는 사람인데...몰라...알필요도 없어.
자영, 김치를 집는데 너무 길다.
은실이 손으로 쭉 찢어 밥에 얹어준다.
자영, 웃고.
은실 : 참... 그 남자친구는 군대갔니?
자영 : ...몰라.
은실 : 찢어졌어?
자영 : 응...
은실 : 어머...왜?...잘생기고 키 크고 사람도 좋아보이더만...꽉 잡지 왜 그랬어...
자영 : 처음엔 날 부잣집 딸로 알았는데 내가 운전기사 딸이라서 실망 했나봐...
은실 : 뭐? 아니 뭐 그런 자식이 다 있어? 생긴건 꼭 기생오라비에 쪽제비처럼 생겨가지구...
자영 : 잘생기구 키크고 사람 좋아보이더라며.
은실 : 아니 그거야 뭐...
자영 : (웃으며) 됐어...나 괜챦아... 다 잊어버렸어.
S#38. 레스토랑 외경 / 낮
S#39. 패밀리 레스토랑
크루들 서있는데 매니저가
현우를 데리고 온다. 유니폼 입은 현우.
자영, 깜짝 놀라고.
매니저 : 자, 오늘부터 같이 일하게 된 정현우군입니다. 환영의 박수!
점원들, 박수친다.
자영은 건성으로 다른데를 보고 박수친다.
현우 : 잘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자영보고 미소)
자영 : (외면하고)
S#40. 서비스 스테이션(음료및 식기류 준비대)
밝게 웃으며 음료대로 오는 현우. 얼음정리를 하던 자영옆에 선다.
현우 : 많이 좀 가르쳐줘요. 나 콜라 따르는 것 밖에 자신있는게 없어요.
자영 : ...도대체 왜 이래요?
현우 : 뭐가요?
자영 : ...
현우 : 자영씨 보구 싶어서요. 이 방법 아니면 볼 기회가 없쟎아요.
자영 : ...(대꾸없이 가버린다)
S#41. 레스토랑 앞 / 밤
쓰레기 봉지를 낑낑대며 끌고나오는 자영.
역시 손에 반창고를 잔뜩 바른채 쓰레기를 들고 따라나오던 현우, 성큼성큼 걸어가 자영의 쓰레기 봉투를 뺏어든다.
저만치 떨어진 쓰레기통에 갖다둔다.
자영, 현우를 가만히 보고 서있다가.
자영 : 정현우씨.
현우 : 네?
자영 : 왜 이러는거죠?
현우 : ...
자영 : 도대체 왜 이러냐구요.
현우 : 아까 말했쟎아요.
자영 : ...
현우 : 나 자영씨 좋아해요. 좋아하는 사람을 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
자영 : 심심해서 갖고 놀 사람이 필요하다면 사람 잘 못 봤어요.
현우 : 이자영씨!
자영 : ...나 남자친구 있어요.
현우 : ...
자영 : 내일부턴 여기 나오지 않으셨음해요.
현우 : 자영씨한테 남자친구가 있는게 뭐 어떻단거죠?
자영 : ...
현우 : 남자친구가 있으니 날 좋아하지 말아라? 그게 안되는데 어떡하죠? 자영씨 맘속에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있는걸 알아도
자영씨 가 포기가 안돼요.
자영 : 난 댁이 맘에 안들어요.
현우 : 자영씨의 마음이 열릴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자영 : 그럴일은 없을꺼예요. (돌아서 간다)
현우 : ...
S#42. 갈비집 / 밤
손님들 가득한 갈비집.
용석, 카운터와 홀을 왔다갔다하며 바쁘게 지시하고 주문받고
손님들에게 인사하고 분주히 돌아다닌다.
승재, 구석진 테이블에 혼자 앉아 갈비탕 국물에 소주 마시고 있다. 한병을 거의 다 마셨다.
용석, 승재에게 다가간다.
용석 : 야...무슨일이야...
승재 : (말없이 소주 한잔을 다 들이키고) 나 한병만 더 줘.
용석 : ... 승재야...
승재 : 나 2차 안됐어.
용석 : 다른덴 어떻게 됐어? 딴데도 원서냈었쟎아.
승재 : 서류전형에서 떨어졌어.
용석 : 그런게 어딨어 임마. 넌 성적도 좋았고 부전공도 경영학을 했고...너처럼 세빠지게 열심히 산 놈이 어딨냐.
너처럼살아보겠다고 아둥바둥 불쌍하게 개긴 놈이 어딨어...
승재 : (소주만 들이킨다)
용석 : 그럼 이제 어떡허냐? 그 회사에서 계속 아르바이트로 붙어있어야 되는 거야?
승재 : (피식피식 웃는다. 자조적인 웃음)
S#43. 상경대학 앞 / 낮
가슴에 뉴스위크를 들고 건물앞에 서있는 신희. 누구를 기다리는듯 자꾸 건물안을 쳐다본다.
신희 : (얼굴이 환해진다)
현우 : (바쁜 걸음으로 시계보며 뛰다시피 나오고)
신희 : 오빠!
현우 : 어!
신희 : 뭐가 그렇게 바뻐?
현우 : 어... 좀...
신희 : 오빠 오늘 동아리 모임있지. 같이 가자 빨리.
현우 : 어떡하지 신희야...오늘은 일이 좀 있는데...
신희 : (뿌루퉁) 무슨 일인데...
현우 : (시계보며) 미안하다...내가 연락할께...미안해... (뛰어간다)
신희 : (열 받고)
S#44. 레스토랑 탈의실 / 낮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있는 자영과 은실. 은실, 시계를 본다.
은실 : 걘 안 오나보네... 곱상하니 생겨가지곤 내 며칠 못가 나가떨어질 줄 알았다니까. 어제 철판에 손 디었거든.
분명히 엄살떨면서 이불 뒤집어 쓰고 있을꺼야.
자영 : ...
은실 : 어디 아퍼?
자영 : 응...몸살끼가 좀 있나봐...
문 활짝 열리고 숨이 턱에 닿은 현우 뛰어 들어온다.
현우 : (숨이 차) 죄송합니다... 좀 늦었죠...
은실 : 겨우 3분 늦었는데요 뭘...
현우 : (숨 차 헉헉대며)
은실 : 빨리 옷입고 나오세요. (자영에게) 나 먼저 가서 준비할께. (나간다)
자영 : (거울보며 유니폼 매무새를 고치는데)
현우 : 자영씨... 나 손 덴거 괜챦냐고 안물어봐요?
자영 : ... (대꾸없이 나간다)
S#45. 주방 / 밤
힘없이 쭈그려 앉아있는 자영. 감기열로 얼굴이 발갛다.
현우, 접시를 갖고 들어오며,
현우 : 오리엔탈 치킨 샐러드 아직 멀었어요?
주방장 : 1분만요...
현우 : 예에...
현우, 주문서와 요리들을 챙기다가 한쪽에 앉아있는 자영을 본다.
현우 : 자영씨...
자영 : (아픈 기운이 역력하고) ...
현우 : 어디 아퍼요? (다가간다)
자영 : 괜챦아요...
현우 : 괜챦긴요...볼이 빨간데...(이마에 손을 짚어본다) 어후...
자영 : ...(손 치우며) ...
현우 : 열도 나는데요... 감기몸살 아녜요?
주방장 : 샐러드 나왔어요...
현우 : 예... (접시를 들고 가면서도 계속 자영을 돌아보고)
S#46. 주방 앞 / 밤
현우, 접시를 드고 나오다 은실과 마주친다.
현우 : 은실씨, 여기 비상약품 없어요?
은실 : 왜요? 손 비었어요?
현우 : 아뇨...몸살약같은거 없어요?
은실 : 몸살약은 없는데.
현우 : (접시를 은실에게 주며) 5번 테이블에 좀 부탁해요. (달려간다)
은실 : (접시들고 어벙벙)
S#47. 약국 / 밤
유니폼 입은채 뛰어오는 현우. 약국 문 닫힌채 '상중'이라 쓰여있다.
현우, 다른데로 뛰어간다.
S#48. 레스토랑
테이블의 손님들, 언제 주문했는데 아직도 안나오냐고 매니저에게 따진다.
매니저 : 예,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음료수대로 가는 매니저.
자영, 힘없이 얼음을 채워넣고 있다.
매니저 : 현우씨는 어디갔나?
자영 : 모르겠는데요...
매니저 : 4, 5, 6번 테이블 서빙 좀 도와줘요.
자영 : ...네, 알겠습니다.
현우, 땀에 젖은 얼굴로 숨이 차 뛰어들어온다.
매니저 : 아니 근무시간에 어딜 갔다온거야, 자네?
현우 : 죄송합니다... (자영에게 약 봉지 내밀며 숨을 헉헉) 자영씨...
자영 : ...
매니저 : 정현우씨, 듀티끝나고 나 좀 봅시다. (화나서 가고)
현우 : (숨 몰아쉬며 헉헉) ...
자영 : ...
현우 : (헉헉대며 어서 받으라는 제스쳐)
자영 : ...(약 봉지를 받는다)
현우 : (아주 밝게 활짝 웃으며 땀을 닦는다)
S#49. 패밀리 레스토랑 / 밤
서빙하는 자영의 뒤를 따라가는 현우.
현우 : 열은 좀 내렸어요?
자영 : (짧게) 네.
현우 : 하하하... (기분좋아 웃고 씩씩하게 테이블로 간다)
자영 : (현우를 보며) ...
식사하는 한 가족.
기분좋은 현우, 콜라를 들고 다가간다.
현우 : 콜라 리필입니다...
박상무 : 고맙습니다... (하다가 현우를 보고) !!
현우 : 더 필요한거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구요...(박상무 못본채 콜라를 놔주고 있는데)
박상무 : 저...정회장님 자제분 아니십니까...
현우 : (고개 들어 본다) 박상무님...
S#50. 갤러리 / 낮
신희엄마와 가정요리 모임 부인네들 화랑을 돌아보고 있다.
신희엄마 : 그림들이 참 좋으네요... 뛰어난 안목이세요...
현우모 : 저야 뭐 한게 있나요...우리 큐레이터들 덕분이죠.
신희엄마 : 저희 요리모임에 한번 나오시지 않구요...
현우모 : 저도 늘 마음은 있었는데 어떻게 시간이 나질 않아서요... 다음엔 꼭 한번 초청해주세요...
신희모 : 그럼요 사모님...
둘러앉아 차 마시는 부인네들.
신희모 : 현우는 잘 지내죠?
현우모 : 아유...말마세요...그 녀석때문에 요즘 바깥양반이랑 저랑 얼마나 웃었다구요.
부인2 : 왜요?
현우모 : 요즘 무슨 젊은 애들이 많이 가는 레스토랑 있죠, 거기가서 서빙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대요.
회사 상무 한분이 식구들이랑 가서 식사하다가 현우를 봤다지 뭐예요.
부인1 : 어머나... 세상에...
부인2 : 나름대로의 경영수업 같은데요...
현우모 : 글쎄...뭐 박상무도 그렇게 얘기하긴 하던데... 지 아버지랑 내가 물어봐도 뭐 그냥 한번 해보고 싶어서 한다고 말하곤
설명이 없어요. 애가 좀 말도 없고 속을 모르겠어서요...
신희모 : 어머...어쩜 그럴까...
S#51. 식탁 / 밤
식사중인 이의원과 신희엄마, 신희 정희.
이의원 : 니들 요새 귀가시간이 몇시냐? 정희 너, 어제 12시 다돼서 들어왔지.
정희 : 저 아녜요 언니가...
신희 : (정희 발을 걷어찬다)
이의원 : 우리집이 누구네 집이란것도 다 아는데 다 큰 처녀들이 밤늦게 벨누르고 서있는 꼴을 보면 어떻게 생각하겠니.
아무리 늦어두 10시까진 들어와. 당신 10시부턴 문 잠그고 문 열어주지마.
신희모 : 우리 애들 10시전엔 다 들어와요... (하면서 신희에게 눈을 부라리고) 참...낮에 대성그룹 사모님이 하는 갤러리에
갔었는데요...그 집 아들 현우가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한다네요. 아르바이트루요.
신희 : 어쩐지...학교에서 만났는데 막 바쁘게 뛰어가더라...
이의원 : 그 녀석 아주 영글은 청년이야. 대성그룹은 앞으로도 걱정 없겠어.
신희모 : 그렇죠, 여보? 아우... 나두 현우 참 맘에 들어요. 걔가 우리집에 놀러오면 그냥 마음이 든든하고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이의원 : 아버지 돈많은거 믿고 어리버리한 놈들 좀 많아. 여기서 대학 하나 제대로 못가서 미국으로 호주로 날아가서
돼먹지도 않은데 졸업장이나 사오고...이런 녀석들에 비할께 아니지. 정회장은 든든하겠어.
신희모 : 그 집이랑 사돈 맺는 집은 참 좋겠어요 그쵸?
이의원 : 좋겠지.
신희모 : 정말 탐나는 사윗감이라니까요...
신희 : (미소)
정희 : 내 취향은 아니니까 언니 가져. 형부감 후보 1번 등록.
이의원 : (웃으며) 녀석두...
신희 : ... (숟가락 내려놓으며) 엄마, 그 오빠 일하는데가 어디래?
S#52. 패밀리 레스토랑 입구 / 밤
예쁜 미니스커트를 입은 신희, 미소를 머금고 들어선다.
사람들 많이 기다리고 있다.
은실 : 어서오세요...몇분이십니까?
신희 : 저 혼잔데요...
은실 : 한 5분 기다리셔야 할것 같은데요... 성함 주시겠습니까?
신희 : 이신희요.
은실 : 네. 이신희... 님이요... (받아적으며 신희를 한번 본다)
은실의 얼굴로 스치는 비젼.
2부 고사장에서 자영의 책상에 놓인 수험표, 이신희란 이름과 증명사진이 스쳐간다.
은실 :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인터컴에 대고) 네, 알았습니다...박현주 손님... 자리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손님들 크루 한명의 안내를 받으며 따라가고.
은실 : 이신희님... 금연석 창가쪽으로 드릴까요?
신희 : 아뇨, 전 정현우씨가 서빙하는 쪽으로 앉을께요.
은실 : ??
S#53. 패밀리 레스토랑
신희, 앉아있다. 현우, 메뉴갖고 오며.
현우 : 메뉴 여깄습... (하다가 신희를 보고) ... 신희야...
신희 : 아...오늘의 추천 메뉴는 뭐가 있나요?
현우 : 혼자 왔니?
신희 : 응.
현우 : 나 여기서 일하는거 알았어?
신희 : (귀엽게) 몰랐지. 그냥 텔레파시인가봐. 괜히 막 이리로 오고 싶더라구.
현우 : (피식 웃으며, 테이블에 무릎꿇고 앉아서) 오늘의 스프는 크램차우더구...
신희 : (애교) 오빠가 골라줘. 신희는 오빠가 골라주는대로 먹을래.
자영, 접시 여러개 들고 지나가며.
자영 : 19번 테이블에 라이트 콜라 하나요...
현우 : 네에...
신희 : (놀라 둥그레진 눈으로 자영을 본다) !!!
자영 : (가다가 멈춰서 신희를 돌아본다) 어, 신희왔니... (짧게 인사하고간다)
신희 : (기분이 상한다. 현우를 본다. 현우가 왜 여기서 일하는지 이유를 알듯하다) ...
현우 : 배 많이 안고프면 그냥 파스타나 샌드위치를 먹던지.
신희 : 오빠.
현우 : 응?
신희 : 오빠 여기서 일하는 진짜 이유가 뭐야?
현우 : ...
신희 : 쟤 때문이야? (소리 버럭) 응? 쟤때문이냐구.
사람들, 신희를 쳐다본다.
자영, 접시를 갖다놓다가 그 소리를 듣는다.
현우 : 너 왜 이래.
신희 : 오빠, 빨리 나와. 그 어울리지도 않는 유니폼 벗어놓고 빨리 나랑같이 나가자. 응? 빨리 나오라니까.
매니저, 은실에게 신희를 가리키며 뭐라고 한다.
신희 : 오빠, 빨리 나 와. 나랑 같이 가.
현우 : (엄하게) 신희야!
신희 : 계속 여기있겠다구? 왜? 자영이땜에?
은실 : (다가와) 손님...좀 조용히 해주시겠습니까?
신희 : 시끄러!
은실 : 뭐?
신희 : 오빠 빨리 나와. 당장 여기서 나가자니까!
은실 : 야, 너 조용히 못하겠어?
신희 : (은실에게 물을 끼얹는다)
은실 : (물을 맞고 인상 구겨진다) 아니, 이 미친년이...
은실, 신희의 머리채를 잡는다.
신희, 소리지르고 크루들 다가와 말리고 아수라장이 된다.
현우 : ... (자영보며) ...
자영 : ...(현우와 눈이 마주치자 시선을 돌린다)
S#54. 거리 달리는 차 안 / 밤
분기를 가라앉히지 못해 식식거리며 운전하는 신희. 분기를 가까스로 가라앉히고 한 손으로 핸드폰을 누른다.
신희 : 여보세요... 어머니세요?
S#55. 갤러리 / 밤
전화중인 현우 모. 핸드백을 손에 들고 막 나가려는 태세.
비서, 갤러리 문을 닫고 불을 끄고 정리중이다.
현우모 : 응... 웬일이야? 이 시간에.
신희 : 그냥 지나가는 길에 어머니 생각이 나서요...
현우모 : (기특하다. 웃으며) 그랬어?
신희 : 네...그리구 또 말씀드릴 것도 있고 해서...
현우 : 그래? 뭔데?
신희 : 전화로 말씀드리긴 좀 그런데... 지금 바쁘세요?
현우모 : 나 지금 막 나가려던 중이었는데. ...내일은 어때? 시간 괜챦으면 내일 점심을 같이 할까?
S#56. 거리 달리는 차 안 / 밤
신희 : 좋아요. 어머니 그럼 내일 뵈요. (전화끓으며, 씩 웃는다)
신희, 운전하고 가다 다시 핸드폰을 누른다.
신희 : 여보세요? 미자니?
S#57. 승재 사무실 / 밤
담당주임, 승재를 비롯해 출동대원 5명을 세워놓고 조회중이다.
주임 : 요즘 이 지역에 남녀 2인조 강도가 신출귀몰하며 절도행각을 벌이고 있답니다. 이번달 들어 우리 구역 제 12, 25계약처에도
2인조 강도의 침입시도가 있었지만 센서에 감지되는 바람에 다행히 우리 고객은 아무 피해도 입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구역 다른 가택엔 벌써 여러껀의 피해가 접수된 바, 바짝 긴장해서 근무해주길 바랍니다, 예!
동료1 : 아직도 안잡혔댑니까? 경찰은 뭐하는거야...
주임 : 이럴때 우리가 잡으면 얼마나 폼나겠습니까.
승재 : (시큰둥) ...
동료1 : 인상착의가 어떤데요?
주임 : 지극히 평범한 옷차림으로 다니는게 이번 남녀 2인조의 특징입니다... 특히 여자의 경우 미니스커트를 입어서
경찰도 검문없이 보냈다고 합니다. 미니스커트 입은 여자...무서운 여자입니다...
S#58. 디스코택 / 밤
춤추는 사람들. 테이블에 앉아 술마시는 신희. 과 친구1, 2, 와 미자 함께 술마시고 있다.
신희 술 많이 마신다.
친구1 : 야, 너 오늘 차 가져왔쟎아.
신희 : 놓구 갈꺼야, 걱정마.
친구2 : 무슨 일 있니? 뭐 기분 나쁜 일 있었어?
신희 : (술 취했다) 아냐...나 오늘 기분좋아...
미자 : 기분은 또 왜 좋은데?
신희 : 주제도 모르고 설치는 기집애, 손을 좀 봐줄꺼야.
미자 : 그게 누군데?
신희 : ...이 자 영.
친구들과 함께 나와서 신나게 춤추며 노는 신희. 아까 받은 수모를 다 풀어내려는듯 격렬하게 춤추고 소리치고 흔들고...
내일 일도 기대된다...
S#59. 포장마차 / 밤
은실, 현우, 자영 셋이 앉아있다.
은실 : 자요, 짤린 사람들끼리 한잔 합시다. 아... 그거 미친년 하나가 난리치는 바람에 내 모가지가 대번에 날아갔네.
현우 : 미안해요 은실씨 ...
은실 : 근데 나야 손님을 팼으니 그랬다치고 자기들은 왜 그만두겠다고그런거야? 그리고 그 여자 누구예요?
현우 : 아는 동생이예요.
은실 : 싸가지 없기가 대한민국 최고같애. 좀 더 두들겨 패놓을껄.
자영 : 정현우씨... 나요...아르바이트가 필요한 사람이예요. 이렇게자꾸 따라다니면서 방해를 하면... 정말 곤란해요.
현우 : 미안해요...
자영 : 왜 자꾸 날 난처하게 만들어요...
현우 : ...
자영 : 그리구 신희가 현우씨 좋아해요...그러니까 더 이상 날 곤란하게만들지 마세요. 부탁이예요.
(은실에게) 나 먼저갈께. (일어서서간다)
현우 : ...
S#60. 집 앞 / 밤
늦은 밤. 다니는 행인이 아무도 없다.
신희, 핸드폰을 꾹꾹 누르고 흔들며 울상.
신희 : 이럴때 밧데리가 나가고 난리야...
2층에 돌을 던지는 신희.
신희 : 정희야... 이정희... 정희야...
창문에선 아무 응답없다.
신희, 어쩔줄 몰라하며 동동거린다.
S#61. 동네 / 밤
순찰중인 승재. 차를 천천히 몰며 돌고있는데 저멀리 이상한 물체가 보인다.
자세히보면 집의 담을 넘으려는 사람보인다.
승재, 자세히 보면 미니스커트 입은 신희의 뒷모습.
주임(E) : 지극히 평범한 옷차림으로 다니는게 이번 남녀 2인조의 특징입니다... 특히 여자의 경우 미니스커트를 입어서
경찰도 검문없이 보냈다고 합니다.
승재, 헤드라이트를 끄고 차에서 조심스레 내린다.
한놈은 어디있나...다른쪽을 둘러보며 가스총을 옆구리에 꽂는다.
S#62. 집 앞 / 밤
집 앞에 서있는 이의원의 차를 밟고 벽에 붙어 담을 넘으려는 신희.
하이힐에 미니스커트 입은 다리로 담벽을 밟고 올라 서려는데 잘 안된다.
신희, 손바닥에 침을 한번퉤 뱉고 비빈다. 이를 악물로 벽에 팔싹 붙어 다리를 올린다.
다리를 쫙 들고 벽을 밟아 미니스커트가 반쯤 걷어올라간다.
신희, 안간힘을 쓰며 담을 잡고 낑낑대는데 신희의 허벅지를 확 움켜잡는 우왁스런 손길.
신희 : (깜짝놀라) 헉!
내려다보면 신희의 다리를 잡고 있는 승재. 신희를 빤히 올려다보고 있다.
신희 : (다리를 빼려) 너 뭐야! 당장 이거 놓지못해.
승재 : (다리를 안 놔주며) 가스총 쏘기전에 빨리 내려와.
신희 : 너 뭐니? 너 안 비켜? (하이힐로 걷어차려) 그냥 확! 비켜! 비켜이 새끼야.
승재 : (요동을 못치도록 더 다리를 꽉 껴안으며) 다른 한놈은 어딨어? 응? (다리를 꽉 잡느라 치마 안으로 손이 들어가고)
다른 한놈은 어딨냔 말야.
신희 : 어머... 이 자식 변태인가봐... 놔! 이거 놔! 미친놈아.
승재 : (신희의 하이힐에 어깨를 찍힌다) 윽!
신희 : (발길질하며) 놔! 저리 가!
승재 : (신희의 다리를 잡아 하이힐을 벗긴다)
신희 : 야, 꺼져! 가! 가!
승재, 신희의 발길질을 견디다못해 신희를 담아래로 끌어 내동댕이친다
신희, 나동그라지며 땅바닥에 구른다. 스타킹에 구멍이 나고 올이 쫙 나간다.
신희, 아파서 무릎잡고 쩔쩔매는데 승재 다가와 팔을 뒤로 꺾으려한다.
신희 : (열 확 받쳐) 아...악! 너 뭐야... 새꺄!
신희, 승재의 팔을 뿌리치고 일어나 백으로 승재의 얼굴을 갈긴다.
승재, 신희의 백을 맞고 고개 뒤로 젖혀지는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