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록展 』
Lee Sangrok Solo Exhibition
▲ 이상록, 그날이 오면 When the day Comes, 180x180cm, 2014
전시작가 ▶ 이상록(Lee Sangrok) 전시일정 ▶ 2014. 11. 12 ~ 2014. 11. 18 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19:00 ∽ ∥ ∽ 가나인사아트센터(GANAINSA ART CENTER)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 T. 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 이상록의 ‘그날이 오면’과 빛나는 단순미
★윤범모(미술평론가)
이상록은 판화작업으로 이미 일가를 이룬 바 있다. 2004년의 개인전에서 그는 구축적이고도 기하학적인 도상으로 탄탄한 화면 구성을 보여주었다. 당시 그가 즐겨 차용한 소재는 방파제 만들 때 사용하는 콘크리트 구조물 즉 테트라포드(tetrapod)였다. 삼각형 형식의 이 구조물은 외견상 구축적이고 기하학적 도상을 이끌었다. 작품 제목을 <삶의 길목> 혹은 <피안가는 길목>이라 했다. 삶의 길목은 세속을 의미하고, 피안가는 길목은 해탈의 길을 의미한다. 세속의 길이나 해탈의 길이나 모두 이승의 저자거리에서 출발한다. 삶의 바탕을 무시하고 어디 피안으로 갈 수 있을까. 바탕은 우리가 발을 딛고 서있는 바로 이 자리, 우리의 현실이다.
▲ 이상록, 그날이 오면 When the day Comes, 180x180cm, 2014
▲ 이상록, 그날이 오면 When the day Comes, 180x180cm, 2014
▲ 이상록, 그날이 오면 When the day Comes, 180x180cm, 2014
▲ 이상록, 그날이 오면 When the day Comes
10년 만에 개최하는 이상록의 이번 개인전은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무엇보다 판화라는 매체에서 오브제 작업으로 변화의 과정을 선보인다. 일견하여 기하학적 문양의 반복처럼 일정한 패턴을 자아내는 작업이다. 무엇보다 형태의 단순미를 엿보게 하고 거기에 색채의 명랑성을 읽게 한다. 화면 속에 기호 혹은 문자가 등장된다. 이를 표현하는 매체는 목판 위에 반짝거리는 홀로그램을 부착시킨 것이다. 파랑과 빨강과 같은 원색을 과감히 사용하여 색채의 리듬을 추구하고 있다. 거기에 크고 작은 원형은 일정한 패턴처럼 부착되어 상징성을 불러온다. 그러니까 이상록은 지난 10년간 물감을 사용하여 그리는 작업보다 오브제를 사용한 만들기 작업에 주력했다.
사각형의 바탕에 모자익처럼 부착된 원형 홀로그램의 빛남, 그것은 율동을 동반한 작가의 발언이다. 음양의 조화를 기본으로 한 것, 어떤 작품은 실제로 자웅의 생물학적 기호를 쌍립시키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영문자 ‘LOVE’를 표기하여 문자의 기호화로 원용하기도 한다. 기호는 화살표를 차용하여, 2개씩 혹은 4개씩 규칙적으로 배열하여 기하학적 율동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물론 사계절을 의미하는 색채를 배분하는 경우도 있다. 현대인의 화려한 색채생활은 순수미술 작품에서도 수용하게 했다. 밝고 화사하고 명랑하게, 이는 이상록 작업의 외형상 특징이다. 복잡다단한 사회에서 이상록은 왜 이와 같은 모자익 형식의 원형 부착작업을 선호했을까. 그리기보다 만들기, 이와 같은 기법적 특징을 선호한 이유는 무엇일까. 더군다나 신 미니멀리즘과 맥락을 함께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한 구조는 무엇을 의미할까.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나름대로 독법(讀法)을 제시한다면, 복잡다단한 사회에서의 일탈일 것이다. 좀 거창한 표현을 집약한다면, 날로 득세하는 번뇌망상의 세월에서 해탈을 의미할지 모른다. 번뇌 지우기, 이는 무엇보다 단순성을 추구해야 한다. 단순함은 바로 마음 비우기가 아닌가. 급변하는 사회에서의 단순하기, 이처럼 어려운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원리원칙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고, 또 이것의 실천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차용하는 용어가 무엇이든 간에 해탈의 출발은 단순미에서 기초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한다.
▲ 이상록, 그날이 오면 When the day Comes, 180x180cm, 2014
▲ 이상록, 그날이 오면 When the day Comes, 180x180cm, 2014
▲ 이상록, 그날이 오면 When the day Comes
▲ 이상록, 그날이 오면 When the day Comes, 180x180cm, 2014
▲ 이상록, 그날이 오면 When the day Comes, 180x180cm, 2014
▲ 이상록, 그날이 오면 When the day Comes
이상록의 근작은 목제판 위에 반짝이면서도 크고 작은 홀로그램의 원형을 부착하여 상징성을 자아낸다. 언뜻 보면 색맹 식별을 위한 도상과 같은 것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록의 작업은 단순한 형태, 명랑한 색채, 차용된 기호와 문자를 통한 상징성, 그리기에서 만들기의 기법, 이와 같은 측면을 종합하면 이상록 식의 조형세계를 이해하게 된다. 부정보다 긍정의 세계, 바로 작가가 추구하고 있는 세계이다. 그래서 작품 제목으로 <그날이 오면>을 선호했는지 모른다. ‘그날’은 어떤 날일까. 세계평화의 날인가, 개인적 해탈의 날인가. 이상록의 모자익 작업은 질곡의 사회에 던져주는 청량한 메시지와 같다. 반짝이는 단순미, 그것은 마음 비우기의 실천을 요구하는 도상학과 같다. 판화작업에서 변화를 이룩한 오브제 작업, 이상록의 세계에서 들려주는 새로운 발언이다. ⓒ
|
첫댓글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