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샘터 문예공모전 생활수필 부문 대상을 받은 시각장애인 에세이스트 조승리의 첫번째 단행본 '이 지랄맞음이 축제가 되겠지'를 읽었습니다.
오늘 오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단 몇시간만에 다 읽을 정도로
그녀의 글 한편 한편은 읽는 이를 완전히 빨아들일 정도입니다.
"그들은 나를 자랑스러워했다.
나도 내가 자랑스러웠다. 처음이었다.
나는 내 자신이 무척 사랑스럽게 생각되었다.
움츠렸던 어깨가 펴지며 새로운 꿈과 함께 자신감이 피어났다.
나의 새로운 장래희망은 한 떨기의 꽃이다.
비극을 양분으로 가장 단단한 뿌리를 뻗고, 비바람에도 결코 휘어지지 않는 단단한 줄기를 하늘로 향해야지.
그리고 세상 가장 아름다운 향기를 품은 꽃송이가 되어 기뻐하는 이의 품에, 슬퍼하는 이의 가슴에 안겨 함께 흔들려야지.
그 혹은 그녀가 내 향기를 맡고 잠시라도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내 비극의 끝은 사건의 지평선으로 남을 것이다." p238
한 사람의 비극의 끝이 어떻게 사건의 지평선으로 남을 수 있는지 이 책이 너무 잘 보여줍니다.
이제 더위가 가고 새로운 계절의 갈마듦을 기대하게 되는 때입니다.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