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有機農), 오가닉 푸드
2015 괴산 세계 유기농 산업 엑스포(2015 Goesan International Organic Expo)가 충청북도
괴산군ㆍ세계유기농업학회(ISOFAR) 공동주최로 9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괴산군청 앞
유기농엑스포농원 일대에서 열렸다.
엑스포 참여업체 수는 총 264개(국내 190, 해외 74)이다. 인구 3만7900명의 전형적인 농촌
지역인 충청북도 괴산군이 우리나라 유기농 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유기농업학회와 850여개 단체가 가입된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IFOAM)은 유기농 특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한국의 농촌 괴산군을 주목하고, 전 세계인들이 유기농 산업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괴산에서 개최하기로 지난
2011년에 결정했다.
오가닉푸드(organic food)운동, 로컬푸드(local food)운동, 슬로푸드(slow food)운동 등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life style)의 회복과 함께 우리 식탁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것이므로 함께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가닉푸드’는 화학물질, 농약, 유전자 변형 없이 재배된 식품으로 유기농(有機農) 비료, 윤작
(輪作) 등 지속 가능한 농업방식을 사용한다.
‘슬로푸드’란 패스트푸드에 반대하여 식탁에서부터 시작되는 서두르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이며
‘로컬푸드’란 지역에서 생산, 판매, 소비되는 식품으로 지역음식의 가치를 보유한 생산품으로서
브랜드화 된다.
유기농(有機農, organic farming)이란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농사 방법을 말하며
유기농업, 유기농법이라고도 한다.
유기농의 롤 모델로 ‘쿠바(Cuba)의 지렁이 농법’을 빼놓을 수 없다.
쿠바가 경제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해외 원조나 정치의 힘이 아닌 바로 작은 미물인
지렁이를 이용한 농법이다.
‘땅속의 농부’라고 부르는 지렁이는 땅속 깊숙이까지 구멍을 뚫어 공기를순환시키고 빗물을 통과
시켜 유익한 미생물을 번식시켜준다.
또한 썩은 식물이나 동물을 섭취하여 질소, 칼슘 등 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분을 제공해 준다.
한편 쿠바의 도시농업은 획일적이던 쿠바의 농업구조를 바꾸어 놓았으며, 도시농업의 성공으로
시장경제의 구조를 변화시켰다.
도시농업(都市農業, urban agriculture)이란 도시 내부에 있는 소규모 농지에서 경영하는 농업을말한다.
개발도상국에는 도시 내부에 소규모 농지가 존재하고 있어 식량 시스템의 보완, 빈곤의 완화
유기질 폐기물의 재활용 등의 관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도심의 빌딩, 주택의 옥상과
가로변의 유휴지 등을 이용하여 식물재배 등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농업이 여가활동으로 자리 잡으면서 농업(agriculture)과 여흥(entertainment)을
결합한 ‘애그리테인먼트(agritainment)’라는 신조어도 생기고 있다.
또한 농사활동을 통해 도시 생태계의 보전과 사회 공동체 회복에도 큰 효과가 인정되면서 도시농업이 꾸준히 늘고 있다.
도시농업은 도시 거주민의 건강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스티브 카플란(Steven Kaplan) 교수는 자연이 인간정신에 미치는 이점에
관한 연구를 통하여 인간은 자연을 체험하면 기력이 회복되며, 특히 식물의 녹색은 휴식과
안정감을 주는 심리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미국의 대기환경 전문가인 울버튼(B.C. Wolverton) 박사는 사람이 식물 근처에 있거나 식물을
돌보면 편안함은 느낀다고 하였다.
영국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은 고도화된 문명의 발달은 우리의
눈을 다시 자연으로 향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오늘날 도시농업 전문가들이 잉카(Inca)의 도시 마추픽추(MachuPicchu)에 주목하는 이유는
탁월한 자생 프로그램 때문이다.
‘잉카’ 왕국은 15세기부터 16세기 초까지 남북으로는 콜롬비아로부터 칠레의 마울레강(江)까지
그리고 동서로는 태평양 연안으로부터 안데스의 동부 계곡 지대까지 방대한 지역을 정복하여 제국을 건설하였다.
‘마추픽추’는 페루 남부, 쿠스코 주 중부에 있는 잉카 왕국의 유적으로 해발 2400m에 위치하고 있다.
1911년 미국인 빙엄이 발견하지까지 400년간 알려지지 않았던 유적으로 광대한 석조 건조물이
남아 있고 공중 도시로 불리는 관광지이다.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마추픽추 유적은 우루밤바강(江)과 마추픽추산(山)이 둘러싸고 있는 지형으로 인하여 외부에서
접근하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잉카인들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급경사면에 계단을 만들고, 능선 위로 펼쳐져 있는
쟁반처럼 좁은 평지에 도시를 건설했다.
따라서 좁은 공간을 최대한 이용했기에 건물들은 빼곡히 들어서 있고, 도시 아래 급경사면에
만들어진 계단식 밭이 유적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마추픽추는 인구가 밀집해 있는 주거지역, 도시 전체를 먹여 살리는 농업지역, 생필품을 만들어
내는 공장지역, 그리고 사후(死後)의 세계를 안치하는 신성한 지역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특히 주거지역과 농사지역이 같은 면적으로 구분되어 있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농업지역 농경지(農耕地)는 계단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높이의 차이를 이용해 위쪽 계단에는
낮은 기온에 적합한 고랭지 식물을 심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따뜻한 기온에서 잘 자라는 곡물을 재배했다.
또한 농사에 필요한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을 재활용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잉여 농산물은 시장을 열어 유통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등 완벽한 자생력을 갖추도록 했다.
‘2015 괴산 세계 유기농 산업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충북 괴산군은 2012년 전국 최초로 유기농
업군(郡)으로 선포되었다. 괴산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옥수수(대학찰옥수수), 배추,
고추, 잡곡류 등 명품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괴산군은 1997년 전국 최초로 준고랭지 배추를 활용해 김장용 절임배추를 만들어 도시
주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괴산지역 698농가는 우수한 종자, 기능성 자재, 국산 천일염, 지하 암반수 등을 조합한
절임배추 생산시스템으로 292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농촌 내음이 물씬 풍기는 엑스포농원은 생명의 씨앗탑, 벼품종 전시포, 잡곡농원, 과일농원
동물농장, 민물고기 체험장, 잡초밭, 호박터널, 수수밭 미로, 쟁기조형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자연생태, 곤충, 수목, 전통문화, 공예 분야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충청북도와 괴산군은 유기농 산업 육성을 위해 2020년까지 집중 투자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기농 특화 실현을 정책목표로 세우고 있다.
한편 국제연합(UN) 협력기구인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IFOAM)은 엑스포 기간에 미래 유기농
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유기농 3.0 괴산 선업’을 발표하고 유엔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번 엑스포는 ‘생태적 삶 - 유기농이 시민을 만나다. (Organic Life - Science Meets the Publi
c)’를 주제로 전시, 체험, 학술대회 등 다양한 유기농 관련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엑스포의 핵심인 10대 주제관은 유기농의 순환과 상생을 포현한 각 전시관을 독립적이면서도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진정한 유기농이란 종자부터 농부가 직접 채종하여 사용하며, 농사를 지을 때 자연 에너지를
이용한 동력과 농기구를 사용하는 것을 이른다. 즉 농부, 식물, 그리고 땅이라는 삼각구도에서
서로 유기적인 순환을 이루는 농사를 말하며, 유기농사는 사육과 재배를 최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괴산군은 한살림ㆍ흙살림ㆍ자연농업학교ㆍ아이쿱생협ㆍ유기식품산업단지ㆍ발효식품산업단지등
유기농 관련 단체와 기업체가 많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괴산은 속리산과 가까우며 화양동계곡, 쌍곡계곡 등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명소가 많아
연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밥상살림, 농업살림, 생명살림 등을 표방하는 ‘한살림 공동체소비자협동조합’은 1980년대 중반에
자원 개발과 경제 성장에 집착하는 산업주의 세계관의 한계를 인식하고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사는
길을 모색했다.
그리고 생명이 살아있는 유기농업(有機農業)을 실천하는 농민들과 함께 유기농 쌀과 유정란
(有精卵) 등 건강한 먹을거리를 가지고 돈과 상품만 오가는 차가운 시장의 질서를 넘어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직거래 운동을 시작했다.
‘한살림’은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하기 위하여 농산물은 농약, 화학비료 사용을 배제한 유기 농
산물을 우선으로 하며, 과일은 성장촉진제, 수정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충분한 시간을 두어
재배하고 완전히 익은 다음 수확하기 때문에 맛과 향이 좋다.
축산물은 항생제, 성장촉진제, 합성항균제, 방부제가 첨가되지 않은 사료와 국산 부산물 조사료를
먹고 건강하게 자란 축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우리는 생태순환의 원리에 맞는 농업이 지속되게 하고 소비자가 안전한 먹을거리로 건강한 삶을
꾸려갈 수 있게 직거래운동과 함께 다양한 생활문화운동을 펼쳐야 한다. 특히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 농업과 식량위기, 에너지 고갈 등 문명의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글쓴이/ 靑松 朴明潤(보건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