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또래보다는 어른들하고만 놀려고 하는데 우리아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안녕하세요 만3세 딸을 하나 둔 엄마입니다. 유치원을 보내려고 계획 중입니다.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도 적응 하기에 5개월 이상 한참 오래 걸렸습니다. 만2세 때부터 영유아 전담 어린이집을 보내왔고 올해 졸업입니다.
그동안 가기 싫어해서 안가려고 울고 떼쓰며 아침마다 전쟁이었고 또 한동안은 고맙게도 잘 다니다가 겨울방학 이후에 더더욱 가기 싫어하며 다시 울며 떼쓰기 시작입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친구들이 싫다면서요.
제가 평소에 봐도 어른들과 더 잘 어울리고 또래와는 어울리기 싫어하는게 보입니다. 가던 길 앞에 또래가 있거나 하면 빙 돌아서 피해가기도 합니다. 장난감이나 신기한 것들을 구경하더라도 또래가 다가오면 항상 바로 내려두고 피합니다.
어린이집 친구들끼리 함께 놀려보아도 다른 아이들과 달리 구석에서 혼자 노는 모습을 보면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저희 딸이 언어 발달 속도가 좀 빠른 편입니다. 처음 말이 트이기 시작한건 조금 느린 편이었는데 한번 트이기 시작하자 지금은 또래보다 월등히 발음도 더 정확하고 관심 있어하는 어려운 단어들 뜻 차이도 물어보며 다른 어른들에게 설명해주기도 좋아합니다.
예전에는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어른들에게 인사도 잘하고 대답도 잘하고 하다가 언젠가부터 다른 사람이 타면 엄마,아빠 뒤에 숨거나 인사도 안하고 피합니다.
보통 동생이 생기거나 하면 퇴행이 오기도 한다는데 저희 딸은 외동입니다. 다만 이제 자신보다 조금 어린 사촌 동생이 있습니다.
할머니나 엄마가 그 사촌동생을 안아주는거 그렇게 싫었는지 저희 딸이 울고불고 난리치고 아직도 수시로 그 동생 싫다고 말합니다. 더 나아가서 이제는 길가면서 보이는 모르는 어린 아기들도 다 싫다고 하네요.
뭔가 하나 잘해서 칭찬해주면 그 사촌 동생은 못하냐고 물어보는 걸로 봐서 항상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또 한가지는 저희 딸이 돌이 지나면서 아이 엄마가 육아를 힘들어해서 친정어머니가 많이 돌봐주신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딸이 사회성이 부족해진 이유인 것 같기도 합니다.
퇴행이 어떠한 불안감의 요인으로 시작되는 것이라면 이런 퇴행은 그냥 지켜봐주는것 밖에 없을까요? 이런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아이가 요구하는거 왠만하면 다 들어주려고 하는데 이젠 평일에 봐줄사람도 없는데 어린이집 가지 않으려고 해서 걱정입니다. 왠만하면 어린이집도 보내지 말고 하고싶은데로 해주는게 더 좋은 방법일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먼저 남겨주신 글만으로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남겨주신 글로 볼 때, 언어발달이 빠르고 상호작용을 많이 추구하는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양상으로 살펴집니다. 이런 유형의 아이들은 즉각적인 상호작용 피드백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집중해주고 지속적으로 반응해 주는 대상, 대개 성인과의 상호작용을 원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에게 중요한 성인이 다른 또래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돌보는 성인이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지금 남겨주신 글로 볼 때 퇴행이라기보다 이러한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게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시는게 좋고 조카에 대한 관심은 덜 보여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동생들을 싫어하고 거부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또래가 생기고 경험이 확장되면서 아이도 성장합니다.
유치원 연령대는 다른 또래도 언어능력이 발달하여 의사소통적으로 답답한 면은 줄겠지만 성향이 맞는 친구를 만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적응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야기하고 상호작용 반응이 좋은 친구가 필요하니까요.
우선은 주변에 형이나 누나 같은 대상과의 놀이 경험을 가지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주변 또래와의 긍정적인 경험이 필요하지만 또래보다는 형누나가 반응을 더 잘 해주니까 또래 경험 전에 이런 경험이 완충 역할을 해 주기도 합니다.
부적응 문제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성향을 알면 아이에게 맞는 양육방식을 찾기에 좀 더 좋으니까요.
본 기관에 문의하시면 더욱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우리아이를 위한 TIP!>
가장 좋은 것은 어머니와의 돈독하고 친밀한 관계를 만드시고 아이 마음을 잘 헤아려주시는 겁니다. 그러면 아이는 밖에서 친구들과의 갈등이나 소소한 문제도 잘 견딜 수 있고 어머니가 주시는 지지와 위로를 힘으로 삼아 밖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게 됩니다.
추가적으로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먼저 아이가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것을 할 때 즐겁고 행복한지를 정확히 알아야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을 찾아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많은 친구가 아니라 단 한 명일지라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나누고, 서로 공유하며, 공감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합니다. 그런 친구 한 명이라면 행복할 겁니다
또한, 부모님들께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이의 내면에는 이미 이를 극복하고 적응해 나갈 수 있는 잠재력과 창조성, 가능성이 공존한다는 것입니다.
문헌출처: 사회성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초등사회성수업’(이향숙,김경 은, 서보라 공저(2020)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윤희
온라인 상담 하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