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의 제목을 보고 도로 위의 무법자 견인차를 생각했다면 오산! 해외는 물론 국내 RV 시장에서 견인차란 용어는 Tow Car 즉 카라반을 견인하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피견인차로 분류된 카라반 혹은 트레일러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법칙 하나가 존재한다. 견인차의 무게는 피견인차의 무게보다 무거워야 한다. 반대로 말하면 피견인차의 총중량이 견인차의 총중량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안전한 알빙을 위한 국내에서 만난 최고의 견인차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카라반 견인을 위한 기본 사항에 대해 우선 알아본다.
총중량 750kg 이하의 소형 카라반, 트레일러, 카고 트레일러, 평판 트레일러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구조변경을 득한 견인장치를 장착하면 합법적인 견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750kg 이상의 카라반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특수 면허인 대형 트레일러 면허나 소형 견인면허를 전국의 면허 시험장 혹은 전문 학원을 통해 취득해야 한다.
카라반, 트레일러를 견인하게 되면 견인차의 앞 범퍼에서 카라반의 후면부 범퍼까지 대략 10~12m 정도의 길이가 나오게 되고 피견인차는 앞에서 당기는 견인차의 동력에 끌려가게 되므로 일반적인 주행 상황과는 다른 조건이 된다. 카라반의 무게와 액슬에 따라 싱글 액슬(1축) 혹은 트윈액슬(2축)으로 불리기도 하고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4종, 5종으로 요금이 부과된다.
앞서 이야기 했듯 견인차의 총중량이 100이라고 가정하면 피견인차의 총중량은 70~8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올바른 방법이다. 이 외에 수직하중, 견인허용하중, 타이어 공기압 등의 세부 사항은 다음에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본격적인 BEST Tow Car에 대한 주관적인 선택을 이야기해본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최고의 견인차는 모하비일 것이다. 물론 연식과 차량의 상태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배기량 2,959cc / 최대출력 260hp / 최대토크 57.1kg.m / 공차중량이 2,305kg에 달해 카라반의 선택에 있어 상당한 잇점을 보이고 있다. 풀타임 4륜 구동과 자동 변속기 8단, 멀티링크 후륜 서스펜션으로 카라반 견인 시 상당히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이고 있다. 수직하중이 상당히 무거운 미국 트레일러의 경우라면 몇 가지 보강과 무게분산 히치를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4륜 구동의 명성을 이어가는 렉스턴 스포츠 칸 역시 다양한 활용도와 안정적인 주행 성능으로 업체는 물론 알비어들의 사랑과 캠핑카의 베이스로까지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전체적인 제원상의 수치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견인차로서의 주목할 점은 대부분의 국산 SUV 차량이 후륜의 서스펜션이 무른 성향을 띄고 있어 강성 스프링과 에어 리프트 등의 후속 작업이 필요하지만 렉스턴 스포츠 시리즈는 픽업 트럭이라는 특성상 견인에 조금 더 적합하고 가성비와 활용성이 높다는 점을 꼽고 있다. 물론 2열 시트의 불편함과 등받이 각도 등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겠지만 개인차가 심해 이 점은 넘어간다. 배기량 2,157cc / 최대 출력 181hp / 최대 토크 42.8kg.m / 공차중량 2,185kg, 파트 타임 4륜, 5링크 혹은 파워 리프 스프링 서스펜션을 적용하고 있지만 무거운 카라반, 트레일러를 견인할 경우 강성 스프링 작업이 필수가 되고 있다. 넓은 적재함을 100% 활용할 수 있고 세금 등의 혜택이 매력적이다.
구형으로 갈수록 더욱 사랑받는 쏘렌토 모델, 상당히 가격이 오른 반면 중고 차량을 견인용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인기가 높은 모습이다. 제원상으로는 동급의 모델들과 비슷한 수준이며 뚜렷한 특징은 없지만 가장 무난한 견인차 중 하나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 외에는 거의 경쟁 모델이 없는 정통 픽업 타입의 쉐보레 콜로라도는 국산 SUV와 수입 모델의 중간적인 포지션으로 가솔린 모델답게 최대출력이 312hp, 최대 토크는 38kg.m을 보인다. 솔리드 액슬 구조의 후륜은 기본 토우 패키지와 결합되어 별도의 작업이 없이도 카라반을 운용할 수 있고 넓은 적재함과 성능을 뽑아내고 있다. 하지만 f150 등의 모델에 비해 체급의 차이를 보이지만 국내 도로 환경에 조금 더 적합한 모습이다.
국내 RV 시장에 있어 봉고, 포터 시리즈를 빼놓고는 캠핑카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애증의 관계이다. 트럭 캠퍼는 물론 카라반, 트레일러의 견인에 있어서도 상당히 주목받는 모델이다. 실생활과 다용도로 추가적인 적재공간을 확보해 1+1 활용성을 보일 수 있어 실용적이며 부담없는 가격과 성능을 보여준다.
르노 마스터 역시 견인차로 주목받고 있는데 자전거 캐리어로 활용할 수 있고 소형 카라반을 추가로 견인해 취침 인원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캠핑카+카라반이라는 최고의 조합이 가능해 대가족은 물론 다양한 활동에 세트로 활용하기에 좋은 구성이다.
카라반과 트레일러의 견인에 있어 포드 F150 모델에 대한 이견은 없을 것이다. 넉넉한 파워와 토크 외에도 토잉 모드, 최대 견인 허용 중량까지 고르게 갖춘 최상의 견인차로 꼽힌다. 물론 유럽식 카라반 견인에는 유럽 태생의 경쟁 모델이 있지만 미국 트레일러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워낙 잘 알려진 모델이라 따로 제원상의 수치를 논하진 않겠다.
카라반 견인을 위한 만반의 준비가 된 자동차를 찾으라면 볼보를 추천한다. 물론 모델별로 총중량이 달라 카라반 선택 시 중량과 허용 하중 등의 조건을 대입해 보아야 하지만 안전, 견인성능, 견인장치, 각종 어시스턴트 등 최고의 견인차임을 보여준다.
X5 역시 최고의 견인 성능을 보여주는 자동차 중 하나이다. 넉넉한 출력과 토크 외에도 편안한 승차감, 즐거운 드라이빙의 재미까지 겸비한 멋진 모델이다.
물론 랜드로버 브랜드의 모든 자동차들은 견인에 있어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나뉜다는 등의 뒷 이야기가 있지만 견인 시의 안정적인 성능에 있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모델들이다. 탁월한 서스펜션 성능과 안전성, 개방감 확실한 랜드로버 만의 감성까지 더한다면 최고의 견인차로 손색이 없다.
지프 브랜드 역시 최고의 견인 조건을 갖추었지만 지프 계열의 특성으로 인한 불편함을 조금은 감수하여야 하는 모델군이다. 그랜드 체로키라면 미국, 유럽의 모든 RV에 적합한 성능을 보여주지만 루비콘 계열의 자동차를 견인용으로 쓰게 된다면 카라반 역시 호주, 미국 타입의 오프로드 모델이 적합할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오프로드 성능과 알빙을 요구한다면 최고의 만족도를 보여준다.
아우디 역시 동급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지만 제원상의 수치이므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유럽 카라반은 모두 견인이 가능하지만 미국 트레일러에 활용하는 예는 거의 볼 수 없었다. 넉넉한 적재공간과 세련된 실내, 주행성을 보여주고 있는 모델이다.
최근에는 전기차를 견인차로 활용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었고 엄청난 토크로 인해 의외의 성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전기차로 견인해서 도착 후 전기를 뽑아쓰는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지만 가솔린, 디젤 엔진의 내연기관을 능가하는 견인력을 갖추고 있다. 테슬라 모델의 경우 주행 가능 거리도 상당하고 강력한 견인력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사이버 트럭과 F150의 힘겨루기 영상을 본 사람들이라면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전기차가 힘이 없고 주행 가능거리가 짧아 고민이긴 하지만 유럽의 트렌드 변화를 보면 전기차와 전기차를 이용한 견인, 카라반과 캠핑카, 모터홈 역시 전기로 운용 가능하도록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위의 사진처럼 사이버 트럭과 조합되는 트레일러라면 충전을 위한 각종 시스템이 추가되어 주행 가능 거리를 대폭 늘일 수 있고 기반 시설과 모든 여건은 지금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를 것으로 예상해 본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본다. 카라반을 견인하는 모든 견인차들은 최대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공기압과 밸런스를 갖추어야 하고 카라반의 무게에 대응할 수 있는 견인장치, 하체 보강 등의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무작정 최대 출력이 높고 최대 토크를 보여주면 된다는 발상은 금물이다.
견인차에 있어 수평에 대한 중요성은 여러 번 강조하고 있다. 카라반을 걸고 난 후에 후륜 서스펜션이 눌려 앞이 뜨고 뒤가 눌리는 뒷처짐이 발생한다면 전륜은 조향성을 잃고 제동력에 있어서도 불균형을 초래한다.
장거리 운행을 위해 고속도로에 들어서면 카라반을 견인한 상태라면 우측의 최하위 차선을 이용해 주행 시에 다른 자동차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출력이 높은 견인차일수록 과속에 대한 유혹을 느끼게 되는데 80~90km/h의 정속 주행을 추천한다. 100km/h 이상의 과속은 카라반에도 무리가 가지만 스웨이 현상은 물론 불규칙한 노면, 교량 위의 횡풍, 터널 구간의 불규칙한 공기 흐름, 대형 차량과의 와류 현상과 결합되는 순간 가족은 물론 주변 자동차에 상당한 영향은 물론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도로에서 카라반을 견인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견인차의 앞으로 무리하게 끼어들거나 견인차와 카라반 사이로 끼어드는 행위는 모든 운전자가 삼가해야 한다. 견인 시의 특성을 모른 체 몇 초 앞에 가려고 무리한 행위를 하는 것은 한 가족을 위협하는 범죄행위에 가깝다. 국도에서 카라반을 만나게 되더라도 신호를 주기 전에 무리한 추월은 삼가하길 바란다.
시간이 지날수록 견인하는 상태의 카라반과 트레일러를 더욱 자주 보게 될 것이고 본인도 언젠가는 견인을 하게 될지 모른다. 카라반 견인 시의 자동차는 견인 직전의 자동차 특성을 갖지 못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제동거리도 길어지고 회전 반경은 물론 좌우의 폭, 높이 등 모든 주행 조건이 달라졌기 때문에 그에 적합한 운전 기술이 필요하다. 견인차 과속은 절대 금지! 적정 공기압 유지는 물론 견인 전 점검은 필수! 자동차의 성능을 너무 맹신하지 않길 바란다.
카라반, 캠핑카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함께 도로 위의 안전에 대한 모두의 관심과 배려를 기대해보며 포스팅을 마무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