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빛고을]지방말 배우기 -5- 꽃빛고을 자랑을 소개하니이더
내 안의 우주를 느끼게 해주는 꽃빛고을(英陽郡) 입암면 산해리 봉감마실에 오층모전석탑이 있는 등
모전석탑이 제일 마이 있는 꽃빛고을이 자랑스럽지 안니이껴?
* 아! 장중한 아름다움. 탐진치貪瞋痴 삼독三毒을 잊게 하는 산해리오층모전석탑, 화려하지 않고 단촐한
모습에서 삶의 진리를 배울 수 있니이더.
* 영양읍 현리 현동마실에 있는 현리오층모전석탑은 지난해 보물로 지정되었니이더, 한 번 가서 살피시이소.
* 영양읍 삼지리 탑저마실 산중턱에 있는 연대암삼층모전석탑도 있니이더. 가아 봤니이껴?
부처마음이 연꽃으로 피어난 삼지리 연꽃(蓮) 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是 [하나의 티끌도 우주를 머금고
있고 모든 티끌은 다 우주를 품고 연결되어 있다]
연꽃 송이마다 우주의 문이 열리고 밥 한 알에도 우주가 있음을 설법한다카니더.
꽃빛고을(英陽郡)에서의 식사는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우주를 먹는다는거, 즉 모시는 것이 된다카니더.
옛 사람들이 고인돌에 새긴 우주 생명 - 하담고택 고인돌 성혈 등에서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돌아가는가?'
옛사람 얼굴은 볼 수 없어도 여기의 고인돌은 역사를 말하고 있니이더.
[安東문화권 지방 말言 배우기]
문화(文化) 의 특징은 ‘말’ 에서 가장 쉽게 나타난다.
다른 부분이야 한참을 두고 관찰해야 겨우 알아채지 않겠는가?
TV 연속극 등 미디어의 발달과 교육의 보급으로 전국이 하나의
말 -표준어로 통합되고 있어, 지방 말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불과 한 두 세대 전 만 해도 각 도(道) 별은 물론
같은 도에서도 지역별로, 심지어 같은 군(郡)에서도 면(面) 단위로 말이 달라졌다.
다시 말해 경상도 말이라고 다 같지 않으니, 연속극에 자주 나오는
‘대구말’ 이나 ‘부산말’ 과 ‘안동 말’은 상당히 다르다.
인구가 작아서 그런지 안동말은 드라마에 거의 나오지 않고,
영양 출신인 이문열 소설 때문에 겨우 소개가 된 형편이다.
이제 안동 말에 대하여 살펴 본다.
필자(筆者)는 서울에서 나고 자라, 안동 말은 집안 친인척을
통하여 듣기만 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감히 이 글을 쓰는 것은
당사자 보다 약간 떨어 져 살필 때 더 잘 보이는 경우가 가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재경험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과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으니 그 경우 기탄없이 지적해 주기 바란다 !
[안동문화권 安東文化圈]
경북 북부의 지형(地形)은 북으로 백두대간 (소백산맥), 동으로
낙동정맥 (태백산 이남), 서쪽으로 낙동강,
남쪽으로 백두대간과 낙동정맥 에서 갈라져 나온 험준한 산들로
가로 막히니, 다른 도(道)와는 물론 경상도의 딴 곳과도 고립된
절지(絶地)다.
고립되다 보면 그 언어와 풍속이 자연히 달라지는 법이니
경북 북부 문화를 안동문화권 으로 분류하는 학자들이 있다.
이 글에서 ‘안동’ 이라 함은 행정구역 상 현재의 안동시 / 군이
아니라 문화권 개념의 ‘안동(安東)’ 이니, 안동을 중심으로 의성,
청송, 영덕, 영양, 봉화, 영주, 예천을 포함하는 지역이다.
아.. 울진이 빠졌는가? 울진은 1959년인가 이루어진 행정구역
개편으로 경상북도로 편입되기 전까지는 강원도였고,
그 언어와 풍속 즉 문화가 안동문화권과는 조금 다르다.
[경북의 언어등위선言語等位線]
이 글에 올린 모든 도표의 출처는 아래 책(冊)임.
경북방언의 지리언어학 김덕호 박사 (경북대) , 출판사 '월인' 2001년 3월 판
세세히 조사항목을 만들어 경북 각 군의 읍, 면 단위까지 파고
들어 채집 했으니,조사 대상자에는 우리 족인(族人)의 이름도
올라 있다. 전체적으로 실증적 노력을 진지하게 한 듯.
‘니껴’
경북(慶北) 말을 ‘니껴’ ‘능교’ ‘여’ 형(形) 세가지로 구분하는
학자가 있다.
니껴 / 능교 란 ‘존대 의문문’ 에 붙는 어미(語尾)다.
‘능교’ 형 은 선산 이남이니 예를 들어 ‘가다’’오다’ 의 존대의문문을 만들 때
‘가능교? ‘ ‘오능교 ? ‘ 처럼 ‘능교’ 를 붙인다.
그러나 안동지방에서는 ‘가니껴?’ ‘오니껴? ‘ 가 된다.
이 ‘껴’ 는 ‘안동말’을 가장 쉽게 알아보는 특징으로
‘껴’ 소리 나면, 아하 ! 안동사람 이구나 !
(행정구역이 아니라 문화권개념안동) 하고 여기면 틀림없다.
내 동생이 얼마 전 회사 현관 구두닦이한테 수입이 어떠십니까 ?
물었더니 ‘월급쟁이한테 댈리껴 ? “ 하더란다. 이것으로 어디
출신인지 당장 알 수 있었다고 ^^
고어(古語) 가 살아 있다 !
말은 변(變)한다. 멀리 올라가지 않더라도 우리 증조부님들만
되도 외래어는 빼고라도 요즈음 바뀐 말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그 변화의 속도는 같지 않으니. 대체로 중앙이 빠르게
변하고 변두리로 갈수록 더디다.
예를 들면 미국이 제 아무리 강대국이라 하더라도 영어에 관한 한
영국 섬이 중앙이고, 미국은 변경이다. 중심지 영국에서는 쉐익스피어
이래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오히려 미국영어는 옛날에 가깝다고 한다.
또한 언어는 그 경계를 벗어 나면 아예 변화를 멈추기도 한다.
우리나라 한자(漢字)음은 당연히 중국에서 왔다.
본토 중국에서는 지난 천 몇 백 년 동안 발음이 엄청나게 바뀌었으나
우라 나라에 들어 온 한자(漢字)음은 거의 변화가 없어, 자기네 고대
발음을 연구하러 우리 나라로 오는 중국 유학생이 있다고 한다.
안동지방은 서두 이야기 대로 고립 된 변두리 지역이니
중앙에서는 이미 사라 진 고어(古語)가 남아 있을 개연성이 높다.
그 대표적으로 내가 느낀 것은 상대존대어간 ‘이’ 다.
‘상대존대어간 (相對尊待語幹)’ 이란?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사실 옛날 고등학교 국어 고문(古文) 시간에
다 배운 것이니, 바로 높임 말을 만들 때 붙는 어간이다.
오늘 날 존대말을 만들 때 표준어에서는 "ㅂ니다" 를 쓴다.
예 : 믿다 a 믿습니다. (교회에서는 믿슈ㅂ니다 ! ^^)
그러나 15세시 중세(中世) 국어(國語)에서는 ‘믿다’ 의 존대말은
‘믿으니이다’ 였다.
예; 용비어천가 125장 : … 산행 가 이셔 하나빌 미드니이까 ?
안동지방에는 바로 이 상대존대어간 ‘이’ 가 아직 살아있다.
예를 들면 표준어 " 합니다 " "갑니다" , " 그랬습니다 " 는
안동에서 ‘하니이더’ ‘가니이더’ ‘그랬니이더’ 가 된다.
따라서 충청도 말처럼 빨리 해도 되는 말 느리게 빼는 것이
아니니 만큼 ‘이’ 를 빼고 "하니더’ ‘가니더’ ’그랬니더’ 해 버리면
존대 말이 아닌 것이 되어 버린다.
안동뿐 아니라 경상도 전역이 공통인 사항이 하나 생각 난다.
‘ㄴ’ ‘ㅇ’ 이 모음(母音) 연결 될 때 희미해 진다 !
벌써 7-8 년 전 인가 ?
노무현이 부산시장 나온 적이 있다.
이 때 어느 신문이 선거 분위기 취재하고 말미에 덧붙이기를,
“부산에서는 노무현을 ‘노무혀’ 라고 한다.’ 고 썼다.
부산사람들이 노무현을 ‘노무혀’라고 한다 ? 웬 혀 ?
한참을 웃었는데, 뒤에 모음이 올 때 그런 것을 기자가 모른 것이다.
노무현 뒤에 ‘이’ 가 붙을 때 경상도 말에는 액센트가 있다 보니,
‘혀’ 를 강하게 발음하고 받침 ㄴ 이 약해져 서울 출신 기자 귀에
‘혀이’ 로 들렸을 뿐이다. 액센트 변화 없이 서울식으로 ‘혀이’ 하면
경상도에서도 못 알아 듣는다.
‘경상도에서는 호랑이를 ‘호래이’ 라고 한다며?’ 묻는 친구도 있다.
경상도 사람들 스스로는 ㅇ 빼고 발음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다만 호 에 액센트를 주고 ‘호래이’ 하는 것이다.
또한 몇 년 전 문경 조령산에 갔을 때 누가 ‘베라모티’ 가 뭐냐고
묻는다. 얼른 접수가 되지 않아 갸우뚱하니 안내팻말을 가르키는 데
과연 그렇게 써 있는 것 아닌가 ? 참… 누가 써 붙였는지 되게 촌사람이다 !
(팔도사람 다 오는 관광지 안내판은 표준말로 써야 하는 것 아닌지?)
생각하며 설명해 주기를 ;
베라는 벼랑이고 ‘모티’는 모퉁이 이니 ‘벼랑모퉁이’ 란 뜻이다.
경상도 말에는 고저와 강약이 있으니 모티의 티 를 세게 하고 이를 붙여
‘모티이’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맏아버지 와 큰아버지
백부(伯父) 백모(伯母)는 표준말로 큰아버지, 큰어머니 지만,
안동지방에서는 ‘맏아배’ ‘맏어매’ 이며, 조부(祖父) 와 조모(祖母) 를
‘큰아배’ 와 ‘큰어매’ 라고 한다.
그러나 경북에서도 다른 지역에서는 백부, 백모를 큰아배, 큰어매 라고하니
지역별 편차는 다음 도표와 같다.
(출처: 김덕호씨의 전기(前記) 책)
모음(母音) "으" 와 "어" 를 구별 못함.
안동 사람들이 기껏 ‘글’ 이라고 해도 내 귀에는 ‘걸’ 로 들린다.
발음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예는 대략 다음과 같다.
글 (文) - 걸 ( 윷)]
틀 (機) - 털 (毛)
들(野) - 덜 (減少)
지역별 편차는 다음 도표와 같다. (출처 : 김덕호씨의 전기(前記) 책)
‘팔다’ 와 ‘사다’ 는 언어착각(言語錯覺) 언어혼동(言語混同)이 대표적으로
심한 말이다.
왜냐하면 화폐경제가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뭘 사려면 곡식을 내다 팔아야 하니
쌀 팔러 가는 것을 쌀 사러 간다 고 말하는 일이 생긴다.
영양지방에서는 제대로 쓰고 있으나 경북 각 지역이 실로 다양하게 말 하고 있어, 그 분포도는 다음과 같다.
두부와 조포
경상도에서는 두부를 조포라고 한다며? 묻는 친구 들이 있다.
‘조포’ 라고 하는 지역이 있기는 하나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영양에서는 ‘두부’ 라고 한다. 단 내 귀에는 ‘드:브’ 로 들리지만 ^^
대체로 경북 북부에서는 두부, 남부에서는 ‘조포’ 라고 한다.
(조포가 두부보다 더 오래 된 말이라고 하는데 확실한 것은 모르겠다)
안동 : 두부, 드:부, 더부, 디비
남부 : 조포, 조:포, 조:푸,
부추와 정구지
아래 도표를 보기 전에는 경북 북부는 모두 부추를 정구지 라고 하는 줄로 여겼는데,
봉화 영주 일대는 부추 / 분추 라고 하는 모양이다.
경북에서의 부추에 대한 변이 도표는 다음과 같다.
경상도 이외에서도 ‘정구지’ 로 부르는 곳이 많다.
간장, 지렁, 장물
안동지방에서는 간장을 장물 또는 지렁이라고 한다.
안동 : 장(:), 장(:)물, (지렁도 산발적으로 발견)
동남 : 지렁, 지랑, 기랑, 지렁장, 지렁물, 기랑물
(대체로 지렁이 古形 이다)
그 지역별 변이표는 다음과 같다.
벽과 베리빡
경북일대에서 벽(壁)은 , 벽빡, 버러빡, 벡, 베루빡, 베리빡, 베럴빡,
빌빡, 비이빡등 다양하게 부르는 데, 그 지역별 변이표는 다음과 같다.
우리 고향 에서는 ‘베리빡’ 이라고 한다.
그 사례를 일일이 들지 못하니 여기서 마치고, 더 궁금하면 소개한
참고서적을 구하여 읽으시도록.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