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cer cell plasticity during tumor progression, metastasis and response to therapy” (Pérez-González, Bévant, Blanpain, Nature Cancer 2023)
논문은
암세포가 고정된 정체성을 가지지 않고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변할 수 있다(세포 가소성, cell plasticity)는
개념을 중심으로
종양 시작·성장·전이·치료 저항을 설명하는 리뷰입니다.
1. 핵심 개념: 세포 가소성이란?
정상 조직에서도 세포는
손상·염증 후 재생을 위해 분화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dedifferentiation: 미분화 상태로 되돌리기, transdifferentiation: 다른 계열로 전환, EMT: 상피→중간엽 전환).
암에서는 이 능력이
**종양 이질성(intratumor heterogeneity)**을 만들고,
선택 압력(영양 부족, 면역 공격, 항암제)을 극복하게 합니다.
유전 돌연변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비유전적(epigenetic·transcriptional) 변화가 큰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하면:
암세포는 “ chameleon(카멜레온)”처럼 상황에 맞게 모습을 바꾸며 살아남습니다.
2. 항상성·재생에서 종양 시작으로
장, 피부, 유선, 전립선 등에서 정상 줄기세포와 전구세포가 손상 시 가소성을 보여 조직을 복구합니다.
종양 시작 시 특정 돌연변이(예: 전립선 PTEN 결실 → basal→luminal 전환, 유선 Pik3ca 돌연변이 → 다능성 획득)가 이 가소성을 촉진합니다.
염증(NF-κB 등)도 비줄기세포가 종양을 시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즉, 재생 메커니즘이 잘못 작동하면 암이 됩니다.
“The Fire within: Cell-Autonomous Mechanisms in Inflammation-Driven Cancer” (Cancer Cell, 2019; Todoric & Karin, Perspective)
이 논문은 염증이 암을 일으키는 방식에 대한 관점을 확장한 리뷰입니다.
전통적으로는 면역·간질 세포가 분비하는 사이토카인이 상피세포를 자극해 종양을 촉진한다고 봤지만(non-cell-autonomous), 이 논문은 상피세포 스스로 염증 프로그램을 켜는 ‘세포 자율적(cell-autonomous)’ 메커니즘이 종양 개시에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핵심 메시지 만성 조직 손상은 원래 조직 재생을 위해 상피세포의 **후성유전학적 재프로그래밍(epigenetic reprogramming)**을 유도합니다.
이 과정에서 분화된 세포가 덜 분화된, 증식력이 높은 상태로 돌아갑니다(탈분화).
여기에 온코제닉 돌연변이 하나(예: KRAS)만 있어도 종양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목의 “Fire within(내부의 불)”은 바로 이 세포 내부에서 일어나는 염증성 재프로그래밍을 가리킵니다.
주요 예시: 췌장암(PDAC) 논문은 주로 췌장 선포세포(acinar cell) → 관 유사 세포로의 전환(ADM, acinar-to-ductal metaplasia)과 PanIN → PDAC 진행을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전통적 경로: 췌장염(cerulein 등) → 선포세포 손상 → DAMP 방출 → 대식세포·섬유아세포가 IL-6 등을 분비 → 상피세포의 STAT3와 YAP 활성화 → 재생·줄기세포 유사 상태 유도.
세포 자율적 경로 1 – NR5A2: NR5A2는 선포세포 분화를 유지하고 염증 유전자를 억제하는 핵수용체입니다. 발현이 떨어지면(haploinsufficiency 또는 만성 췌장염 관련) 면역세포 침윤 증가 없이도 세포 스스로 전염증 상태가 됩니다. 전사 프로그램이 분화 유전자에서 염증 유전자(AP-1/JUN 협력)로 전환됩니다. 인간 PDAC에서도 NR5A2 저발현은 만성 췌장염 병력·고위험 대립유전자와 연관됩니다(Cobo et al. 2018 기반).
세포 자율적 경로 2 – NRF2 / 자가포식 결함: 췌장 상피세포에서 IKKα를 없애면 자가포식이 불충분해지고 p62가 쌓이며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합니다. 이때 NRF2가 활성화되어 MDM2를 유도하고, MDM2가 p53을 억제하면서 NOTCH 신호를 켜 선포세포 탈분화를 촉진합니다. 온코제닉 KRAS는 NRF2 mRNA를 올리지만, 단백질 안정화에는 자가포식 장애가 필요합니다(Todoric et al. 2017, 저자들 자신의 연구).
또한 자가분비 IL-1β 등이 **후성유전학적 기억(inflammatory memory)**을 유지해 염증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고 언급합니다.
3. 종양 성장과 Cancer Stem Cells (CSCs)
종양 성장은
주로 **암 줄기세포(CSCs)**가 담당한다고 여겨지지만,
이 논문은 CSCs가 고정된 계층이 아니라 가소적이라고 강조합니다.
Lgr5+ CSCs를 제거해도 더 분화된 세포가 다시 CSC로 돌아가 종양이 재성장합니다(대장암 오가노이드 연구).
CSC 니치(niche): 암 연관 섬유아세포(CAF), 혈관 내피세포, 대식세포, 저산소 환경이 CSC 상태를 유지·유도합니다(Wnt, Notch, IL-6, HGF, HIF 등 신호).
치료적으로 CSC만 표적하면 부족하고, 가소성 자체를 막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이 있습니다.
4. 전이 과정에서의 가소성 (Metastatic cascade)
전이는
여러 단계(이탈 → 침윤 → 혈관 진입 → 순환 → 정착 → 성장)를 거칩니다.
특정 **전이 개시 세포(metastasis-initiating cells, MICs)**만 성공하는데,
이들은 고도로 가소적입니다.
EMT가 핵심: 상피 특징을 잃고 이동·침윤 능력을 얻습니다. 핵심 전사인자(SNAI1/2, ZEB1/2, TWIST)가 관여하며, 완전 EMT보다는 부분(hybrid) EMT 상태가 전이에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순환 중·정착 시에는 다시 MET(중간엽→상피 전환)나 대사 가소성(산화적 인산화 vs 해당 과정 전환)이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미세환경: CAF, 면역세포, 저산소, 산성 환경, 세포외기질이 지속적으로 세포 상태를 바꿉니다.
6. 치료 반응과 약물 내성
약물 내성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유전적 저항: 이미 존재하거나 치료 중 생기는 돌연변이 → 클론 선택.
비유전적 약물 내성(drug tolerance): 가소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약물에 덜 민감한 상태로 전환(예: 느린 증식 상태, EMT/CSC-like 상태). 약물이 없으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가소성은 치료 후 잔존 질병(minimal residual disease)과 재발의 중요한 원인입니다.
논문은 가소성을 표적으로 삼거나 역으로 이용하는 전략(가소성 억제, 특정 상태로 강제 전환, 조합 치료)을 논의합니다.
쉬운 비유로 정리
암 종양을 “살아 있는 생태계”로 보면,
세포들은 고정된 직업(상피 세포, 줄기 세포)을 가지지 않고 상황에 따라 역할을 바꿉니다.
항암제는 현재 역할에 맞춰 공격하지만,
세포가 다른 역할로 변신하면 공격을 피합니다.
따라서 변신 능력 자체를 제어하는 것이 차세대 치료의 핵심 과제입니다.
이 논문은 2023년 Nature Cancer 리뷰로,
CSC·EMT·전이·치료 저항을 가소성이라는 하나의 틀로 통합한 중요한 정리입니다.
구체적 그림(Fig. 1–5)은
homeostasis→종양 시작, CSC 니치, 전이 캐스케이드, 분자 메커니즘, 유전 vs 비유전 내성을 시각화합니다.
패널 a: 전체 개념
세포 계층(stem cell → progenitor → differentiated cells)과 가소성 과정을 단순화한 것입니다.
아래쪽 화살표: 분화(differentiation)
위쪽/옆으로 돌아가는 화살표: **탈분화(dedifferentiation)**와 교차분화(transdifferentiation)
핵심 메시지: 분화된 세포도 조건에 따라 덜 분화된 상태로 돌아가거나 다른 계열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패널 b: 장 상피 (Intestine)
Homeostasis: Crypt-villus 구조. Lgr5⁺ stem cell이 자기갱신하고, Paneth cell, transit-amplifying cell, Alpi⁺/Dll1⁺/Bmi1⁺ progenitor를 거쳐 enterocyte 등으로 분화합니다.
Regeneration: Stem cell이 ablation/damage를 받으면, 더 분화된 progenitor 세포들이 다시 stem cell pool을 채우고(replenishment) 장 상피 전체를 재생합니다. 평소에는 제한적이던 세포들이 가소성을 발휘하는 대표적 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