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정의(定義)가 실패할 만큼 인간은 폭(幅)이 넓고 다채다양(多彩多樣)한 것이다. - 쉘러
독일의 철학자 막스 쉘러는 철학적 인간학(哲學的 人間學)이란 학문을 제창(提唱)하고, 그 체계(體系)를 세워보려고 힘쓰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인간이란 어떤 존재냐를 먼저 탐구하기 시작했다. 인간은 하나의 수수께끼이다. 복잡한 존재다. 희랍신화에 나오는 해신(海神)처럼 여러 가지 모습과 측면을 갖는다. 많은 사상가들이 인간을 어떻게 보았는가. 인간의 정의를 정리해 보기로 한다.
유명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고전적 정의를 둘 제시했다. 하나는 사회적(社會的) 동물이요, 또 하나는 이성적(理性的) 동물이다. 파스칼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다. 벤자민 플랭클린은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이라고 했다. 기술문명의 나라인 미국인다운 정의이다. 기독교에서는 인간을 하느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존재라고 본다. 동양에서는 만물의 영장이라고 했다. 라이프니츠는 인간을 소우주(小宇宙)에 비했고, 쇼펜하우어는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 동물이라고 했다. 칸트는 인격의 존재라고 보았다. 또 어떤 철학자는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존재라고 했다. 니체는 약속할 수 있는 동물이라고 했다.
모두 인간 존재의 한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것을 모두 통틀어서 생각할 때 인간은 과연 어떠한 존재냐? 막스 쉘러는 인간은 무엇이라고 정의를 내릴 수 없는 존재라고 보았다. 확실히 인간은 복잡하고 다면적(多面的)이고 신비 불가사의(不可思議)한 면을 갖는다.
철학자 칸트는 철학의 모든 문제는 인간이란 무엇이냐 하는 한 가지 물음에 귀결(歸結)된다고 하였다. 인간은 스핑크스처럼 하나의 수수께끼의 존재이다. 수수께끼를 부단히 풀어보려는 것이 인간의 한 특성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