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시조 75/75 – 증반금(贈伴琴)
윤선도(尹善道, 1587~1671) 지음
소리는 혹(惑) 있은들 마음이 이러하랴
마음이 혹(惑) 있은들 소리를 뉘 하나니
마음이 소리와 나니 그를 좋아하노라
소리 – 음성(音聲). 노래하는 재주.
혹(惑) - 혹시. 의문을 가지면서도 기대가 있는 상태.
뉘 하나니 – 누가 그렇게 잘하겠는가. 뉘 – 누가. 누구가.
마음이 소리와 나니 – 소리 속에 마음이 담겨 있으니.
노래와 마음. 진정으로 듣는 이에게 감동을 주려면 두 가지 모두 어우러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종장의 ‘그’는 두 가지 모두 어울린 상태를 말하기도 하려니와, 그럴 수 있는 어떤 사람을 지칭하는 뜻도 있어 보입니다.
실제로 ‘반금(伴琴)’은 권해(權海)라는 이름의 가야금을 잘 탔고 음률에 능통한 인물로서 고산과는 아주 친한 사이였습니다. 반금이라는 호(號)를 고산이 지어 주었답니다.
작품 말미에 고산이 적은 설명을 고전변역원의 해석문으로 가져옵니다.
훌륭하오. 그대 마음이 은연중에 천지조화와 합치되어 거문고 일곱 줄에서 나는 온갖 소리들이 모두 방촌(方寸 마음) 사이의 일이니, 내가 매양 들을 적마다 고기 맛을 잊는다오.
금쇄동(金鎖洞)의 병든 몸이.
※ 그동안 옛시조 소개와 감상을 하노라며 졸고를 무턱대고 배달하여, 혹시라도 억지로 마주하게 한 점이 있음직합니다. 그런 분들께 무례했음을 사과합니다. 무더위와 열대야를 핑게삼아 잠시 쉬어 갈까 합니다.
찬바람 나고 다시 만날 때까지 건안하십시오. 최이해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