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24장]
10 네 이웃에게 무엇을 꾸어줄 때에 너는 그의 집에 들어가서 전당물을 취하지 말고 11 너는 밖에 서 있고 네게 꾸는 자가 전당물을 밖으로 가지고 나와서 네게 줄 것이며 12 그가 가난한 자이면 너는 그의 전당물을 가지고 자지 말고 13 해 질 때에 그 전당물을 반드시 그에게 돌려줄 것이라 그리하면 그가 그 옷을 입고 자며 너를 위하여 축복하리니 그 일이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네 공의로움이 되리라 14 곤궁하고 빈한한 품꾼은 너희 형제든지 네 땅 성문 안에 우거하는 객이든지 그를 학대하지 말며 15 그 품삯을 당일에 주고 해 진 후까지 미루지 말라 이는 그가 가난하므로 그 품삯을 간절히 바람이라 그가 너를 여호와께 호소하지 않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네게 죄가 될 것임이라 16 아버지는 그 자식들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요 자식들은 그 아버지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니 각 사람은 자기 죄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할 것이니라 17 너는 객이나 고아의 송사를 억울하게 하지 말며 과부의 옷을 전당 잡지 말라 18 너는 애굽에서 종 되었던 일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거기서 속량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러므로 내가 네게 이 일을 행하라 명령하노라 19 네가 밭에서 곡식을 벨 때에 그 한 뭇을 밭에 잊어버렸거든 다시 가서 가져오지 말고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리시리라 20 네가 네 감람나무를 떤 후에 그 가지를 다시 살피지 말고 그 남은 것은 객과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며 21 네가 네 포도원의 포도를 딴 후에 그 남은 것을 다시 따지 말고 객과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라 22 너는 애굽 땅에서 종 되었던 것을 기억하라 이러므로 내가 네게 이 일을 행하라 명령하노라
[설교]
오늘 본문은 구약에서 대표적인 약자 보호에 관한 말씀입니다. 본문은 크게 세 가지의 내용을 말씀합니다.
첫째는 본문 10~13절입니다. 이웃에게 돈을 꾸어줄 때, 전당을 어떻게 잡을지를 알려줍니다.
둘째는 본문 14~16절입니다. 고용주가 품꾼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알려줍니다.
셋째는 본문 17~22절입니다. 가을 추수의 때에 남은 수확물을 어떻게 처분할지를 알려줍니다.
이 세 가지는 모두 약자 보호에 관한 말씀입니다. 하나씩 살펴봅시다.
우선 본문 10~13절입니다. 이웃에게 돈을 꾸어줄 때, 전당을 어떻게 잡을지 알려줍니다. 이웃이 돈을 꾸어달라고 합니다. 그때 꾸어주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이웃이 자신의 전당물품을 가지고 올 동안 집 밖에서 기다립니다. 본문 11절과 같이 “너는 밖에 서 있고” 이웃이 직접 전당물품을 들고 오기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왜 그래야할까요? 아무리 채무 관계에 얽혀 있어도 이웃에 대한 사랑의 자세는 잃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웃의 집에 함부로 침입하는 것은 이웃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는 행동입니다. 때문에 성경은 이러한 사소한 태도조차 함부로 어긋나지 않도록 백성들을 경계시킵니다.
둘째, 만일 채무자가 가난한 자이면, 전당을 잡았어도, 해 질 때에는 반드시 돌려주라고 말씀합니다. 본문 13절을 보십시오. “해 질 때에 그 전당물을 반드시 그에게 돌려줄 것이라. 그리하면 그가 그 옷을 입고 자며 너를 위하여 축복하리니….” 여기서 가난한 자란 말 그대로 옷 한 벌조차 제대로 덮고 잘 수 없을 만큼 찢어지게 가난한 이웃을 가리킵니다. 이 당시는 지금처럼 쉽게 의류나 침구류를 구할 수 없던 때입니다. 옷 하나 맞춰 입으려 해도 워낙에 비싸서 좋은 옷을 맞춰 입기란 매우 어려울 때입니다. 때문에 이런 이웃에게서 옷을 전당물품으로 가져간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큰일입니다. 단순히 옷 100벌 중에 1벌 정도가 아니라, 정말 옷 1벌밖에 없는 사람에게서 그 옷 1벌을 전당잡는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그러니 어떻습니까? 이러한 이웃의 옷을 전당잡는 것은 사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는 도무지 해서는 안 될 잔인한 일입니다. 네 이웃의 옷을 전당 잡더라도 해 질 때에는 돌려줘라?! 이 말씀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우리는 약자보호 및 이웃사랑의 관점에서 계속 생각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어진 두 번째 내용, 본문 14~16절입니다. 본문 14~16절은 말하자면 임금 체불 금지에 관한 말씀입니다. 임금을 줘야할 고용주가 품꾼에게 임금을 주지 않고, 오히려 저를 학대하는 일을 금하는 것입니다. 이때 고용주가 품꾼을 대하는 태도?! 학대! 이것은 일종의 신체적 폭력이라기보다 정서적 폭력에 가깝습니다. 말하자면 이때 학대는 무관심 혹은 무관용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무관심?! 자신의 밑에서 일하는 품꾼이 얼마나 가난한지, 얼마나 힘겹게 살아가는지,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무관용?! 자신의 밑에서 일하는 품꾼이 뻔히 어떻게 사는지 알고 있음에도 당장에 눈앞에 일 밖에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쉬지 않으면, 임금을 받지 못하면, 사람이 죽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품꾼을 바라보는 눈빛이 여전히 매서운 것입니다. 그래서 본문은 이러한 무관심/무관용을 얼른 벗어나서 속히 품꾼에 대한 정당한 태도를 회복하라고 말씀합니다. 약자보호 및 이웃사랑이란 것이 단지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삶에서 이렇듯 실제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끝으로 세 번째 내용, 본문 17~22절입니다. 본문 17~22절은 가을에 수확하고 남은 곡식/열매를 어떻게 처분할지를 알려주는 말씀입니다. 우선 19절을 보면 밭에서 곡식을 벨 때, 한 묶음 정도 곡식을 베지 않았다면, 그것을 그대로 남겨두라고 말씀합니다. 왜 남겨둡니까? 주변의 가난한 이웃, 고아와 과부와 객이 이 곡식을 취할 수 있도록 남겨두는 것입니다. 20절도 마찬가지입니다. 감람나무에서 올리브를 취할 때, 일정부분은 남겨놓으라고 합니다. 21절도 마찬가지입니다. 포도원에서 포도를 딸 때, 그 후 남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라고 말씀합니다. 왜 남겨둡니까? 역시 가난한 이웃이 이것을 취하여 먹도록 남겨두는 것입니다. 이렇듯 본문의 마지막 단락도 일관되게 약자보호 및 이웃사랑에 관하여 말씀합니다. 그것도 단순히 말로만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방침을 줌으로써, 이웃사랑이 더욱더 온전히 이루어질 수 있게 하십니다.
따라서 성도 여러분, 우리는 오늘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얼마나 구체적으로 약자보호 및 이웃사랑을 명하셨는지 알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정말 자비로운 분이십니다. 때문에 그분의 백성들도 역시 저들의 하나님처럼 자비롭게 이웃을 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성경은 아주 구체적인 삶에 관하여 말씀합니다. 단지 말로만이 아니라, 진정으로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오늘 이 아침 기도할 때,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하나님께 기도하길 원합니다. 우리가 우리 이웃과 형제를 위하여 과연 무엇을 기도할지, 또한 오늘 하루 우리 이웃과 형제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기도함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를 바랍니다. 이로써 오늘 하루도 언제나 하나님의 마음으로 약자를 보호하고, 또한 이웃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삶이 되길 바랍니다. 아멘.